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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고빔의 어원에 대해서 알아보자.araboja



삼고빔도 슬슬 구 인터넷 시절의 유행어가 될 시기라 슬슬 많이 모르는 사람들이 나와서 글 써봄


인터넷 커뮤도 있지만 네이버 블로그들도 상당히 흥하던 시절


의인이거나 대단한 사람들이 사망한 내용이 담긴 글에 다들 표할수 있는 최대한의 경의를 담아 너도나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반대로 죽어도 쌀 만한 사람들이 죽을 경우에도 지금처럼 나름 이것저것 심한 조롱을 했지만


블로그 주인장이나 카페 규칙, 사이트 규칙 등등으로 직접적인 욕설을 심하게 쓰면 차단당했던데다 지금만큼 다양한 욕이 그렇게까지 대중화되지도 않은 시절이라 여러 창의적인 욕이 흥했는데


어디의 누군가인진 모르겠지만 누군가가 "삼가 고인의 명복을 오른쪽으로 돌리(비비)고~ 왼쪽으로 돌리(비비)고~ 액션빔~" 이라는 드립을 비빔면 광고와 연계해서 쳤고,


그걸 본 사람이 다른 커뮤에 날라 시전하고, 사람들이 그걸 창의적이라고 칭찬하면서 자기도 다른 커뮤에 나르고 칭찬받고 하면서 파편화되었던 구 인터넷 시절치고 몇 특이하게도 몇 안되는 전커뮤 대통합 유행어가 탄생함.


(그때는 어느 커뮤에선 이미 질릴정도로 우려먹힌 밈이어도 다른 커뮤에 들고가면 창의적인 밈의 창조자 대우 받으며 칭찬받을 수 있던 시절이었음)




그리고 한동안 이 유행어가 꽤 오래 지속되다가 계속 보는것도 질리고 쓰기도 길고 귀찮고 해서 1차적으로 축약한 버전인 "삼가 고인의 명복을 액션빔" 이라는 버전이 유행했고


이게 다시 창의적으로 파편화되서 "액션빔" "빔" "빔~" "삼고명빔" "삼고빔" 등등의 커뮤지역적인 단기적 유행어가 탄생했다가 가장 어감이 좋고 괜찮은 "삼고빔"이 최종적으로 승리해 정착함.


물론 유행어인 특성상 유행의 지남은 피할수 없었고 시간이 지나고 나자 "삼고빔"은 "신박" "헐" "대박" 같은 단어랑 대충 비슷하게 가끔은 쓰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잊혀지기 시작함





하지만 전커뮤적인 유행어였던 특성상 시간이 지나도 가끔씩 쓰이곤 했기에 지금와서 접하는 사람들이 그걸 듣고 유추하면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를 좀 어감맞춰서 축약한거 아니냐, 삼고빕은 너무 어감이 안사니까 라던가


R.I.P. 와 대충 비슷한 느낌으로 축약해서 쓰는 단어가 밈으로 변질된거 아니냐, 같은 오해들을 낳게 됨




사실 근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단어의 본질만 뜯어봐도 이런 개념 자체가 성립을 못하는 이유는 이게 거의 전 세계에서도 드물 정도의, 사실상 일상생활에서 쓸 일이 없는 초극존칭들의 집합체나 다름없는 극존대 중의 극존대기 때문임


오히려 그런 "일상생활에서 보통 접할 일이 없다" 라는 특수성 덕에 이런 오해가 생긴 거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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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단어들을 하나하나 뜯어보면 다음과 같음


삼가 = 마음깊이 조심하는 마음으로, 극도로 조심하는 마음으로


고인 = 옛 사람. "죽었다"는 표현을 쓰는것조차 상주를 마음상하게 하거나 슬프게 할까봐 그 단어 자체를 피해버리는 배려에서 시작한 단어


명복 = 고인과 같은 맥락. 죽은 자의 복인 사복이 아니라 "깜깜한 어둠 속에서의 행복", 즉 우회적으로 저승 또는 사후를 뜻함.


빕니다 = 마찬가지로 빌어준다는건 정말 강한 표현.


즉 풀어서 말하면


"매우 조심스럽게, 상주의 슬픔과 마음을 자극하지 않도록 언동 하나하나를 조심히 말하는 것이지만, 이제는 옛 분이 되어버리신 그 분이 칠흑의 어둠 속에서도 행복을 느끼시길 마음속 깊이 바랍니다."


정도가 될수 있을듯



"삼가"라는 표현이 진짜 일상생활 자체에서 이게 어원인지도 모르고, 그마저도 가끔 쓰이는 "삼가다" 빼고는 죽어버린 이유도 사실 그 표현이 갖고 있는 이례적일 정도의 초극존칭적 성격 때문인데


그걸 줄여버리면


"아주 조심스럽게, 너 자극하지 않도록 언동 하나하나를 조심해서 말하는 건데, ㅅㄱ" 같은 괴기한 어감이 되어버리기 때문


차라리 명복을 빕니다 정도라면 줄여볼 수 있을지 몰라도 "삼가"가 들어간 시점에서 줄여버리면 본말전도가 되어버린다.


이런 특성 때문인지, 아니면 단지 줄임말에 그렇게까지 익숙하지 않은 구 인터넷 시절의 특성 때문인지 그 시절에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를 줄이려는 시도조차 없었음.


"명복을 빕니다" "아이고..." 같은 줄어들었으면서도 존중하는 듯한 표현이 널렸으니 그냥 다른 표현을 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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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최근 비슷한 유의어로써 언급된 영미권의 R.I.P.는 그냥 말 그대로 Rest in Peace, "편히 쉬기를." 정도의 의미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와는 비교가 안되는 표현임.


사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는 대응하는 단어가 없을 정도로 효와 예를 중시하는 유교적 질서가 전후후무하게 강력한 조선에서 이어져 온 한국이기에 존재할 수 있는 단어긴 함


영미권에서도 경의를 표할땐 종교인이면 soul 같은 표현을 쓰면서 길게 풀어쓰거나,


사실 보통 죽은 사람이랑 어지간히 친한 사이 아니면 그냥 그런 말 자체를 안하고 입을 다물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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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영미권 줄임말은 한국과 감성이 다른 느낌도 있음


예를들어 누가 우울증을 겪고 있을때 한국에서 "ㄱㅊ?" 하면 좀 신경안쓰는거같고 존중하지 않는것 같아보이지만


영미권에서 "u ok?"같이 영어로 쓰면 여전히 존중받는 느낌을 받는 거랑 비슷한 맥락

댓글

  • Lapis Rosenberg
    2024/12/16 14:17

    높힘말은 대부분 길어지는데
    줄여버리면 안돼...

    (Wmh4lF)


  • 루리웹-8488990305
    2024/12/16 14:17

    "선생님 괜찮으신가요?"를 "님 ㄱㅊ?"로 줄이면 안되는거랑 비슷한 맥락이긴하지...

    (Wmh4lF)


  • 건성김미연
    2024/12/16 14:18

    알씀

    (Wmh4lF)

(Wmh4l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