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13) - 시골 마을의 아이들 ^^^^^^^

마을 식당에서 도시락을 먹은 후 밖으로 나와 피사체를 탐색하며 주변을 걷고 있는데
저 쪽에서 아이들이 "컴 온~ 컴 온~" 하면서 나를 부른다.
잉~? 여행하면서 내가 먼저 다가간 적은 있어도 아이들이 먼저 나를 부른 적은 없는데..?
​
​
지금 생각해 보니,
아이들은 관광객이 이용하는 식당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면 안 된다는 지침을 받은 것 같았다..

가까이 다가가니,
아이들이 네게 "쏜횽뮨~ 쏜횽뮨~" 한다.
무슨 말이지..? 잠시 갸우뚱했는데
모두들 손흥민의 골 세레모니인 '저장' 제스추어를 한다.
​
​
아.. 손흥민..
아프리카에서도 손흥민을 알고 있다니.. 호오..
그런데.. 우리가 한국인이라는 정보는 어떻게 알았을까..?
아이들 정보력이 보통이 아니다. ㅎㅎ
​
​
에티오피아에서는 동양인은 대개 중국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동양인을 보면 당연히 중국인인 줄 알고 "찌노 찌노~" 라고 한단다.


아이들이 명랑 포즈를 취해 주어서 열심히 몇 컷 찍었다.
촬영이 끝나니 아이들이 '초콜릿', '캔디'를 달란다.
​
​
아참! 아이들 주려고 모아 놓은 간식거리가 있었지!
국내선 비행기에서 받은 간식과 인솔자께서 나눠 주신 간식들.
미니초코바, 곡물 크런치, 견과류바, 캔디, 비스킷류들.. 지퍼백에 제법 많이 모아 놓았다.
아이들에게 잠깐만 기다리라고 한 후에 지프차로 가서 지퍼백을 갖고 왔다.
​
​
아이들은 그새 열댓 명으로 늘어나 았었고 나를 에워싸고는 와글와글 장난이 아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쩔쩔매고 있는데
어떤 할아버지가 나무가지 회초리를 들고 오셔서 내게 "쏘리"라고 하시며
아이들을 때려서 쫓아 버리셨다. ㅜㅜ
​
​
할아버지께 과자가 든 지퍼백을 드렸다.
할아버지는 엉거추춤 과자 봉지를 받으셨고.
나는 아이들을 가리키며 아이들에게 주시라고 부탁하고 지프차로 돌아왔다.
할아버지는 아이들에게 과자를 나눠 주셨을까..?


지프차가 주차 되어 있는 식당으로 돌아오니,
식당 앞에는 작은 염소 시장이 열리고 있었다.
​
​
어른은 염소의 뿔을 잡고 끌고 가고 아이들은 염소의 귀를 잡고 끌고 간다.
염소 주인장은 흰색 염소의 뿔을 잡고 강제로 끌고 오는데 누렁이 염소가 흰 염소를 뒤따라 온다.
흰 염소와 누렁이 염소는 가족인 것 같다.
​
​
통상적인 가격이 형성되어 있어서 그런지 흥정이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흰색 염소와 누렁이 염소는 각각 다른 사람에게 팔렸다.
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