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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신화오공) 진엔딩 애니메이션 해체 음미(TMI)


(*엔딩 영상 안 본 사람은
꼭 보고 내려가자.)


제목이 사실상 유출(스포일링) 경고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굳이 또 경고함.
진엔딩 영상을 분석하는 글이니까
직접 게임할 사람은 얌전히 뒤로 가라.
그리고 서유기 원전이라도
판본에 따라 설정이 갈린다는데,
여기까지는 나도 어쩔 수 없음.
내가 읽은 번역서 기준으로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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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엔딩 애니메이션에 들어가며
늙은 원숭이의 긴고아를 거부하고
손오공의 육근을 모두 취한 뒤,
화안금정을 뜨는 천명자..
진엔딩의 애니메이션이 그렇게 시작됨.
천명자가 화안금정을 뜨는 건
손오공의 모든 힘을 온전히
계승했다는 의미로 읽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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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내용을 파고들기에 앞서,
이 영상은 원전인 서유기의 여정을
역순으로 담고 있음을 알아야 함.
여정을 마친 뒤에 석가여래가 있는
대뇌음사에 도착하는 장면부터,
손오공이 오행산에 갇히는
수난을 겪는 초반까지 다루니,
원전의 역순이라는 점을 유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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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면에서는 대뇌음사에 두번째로 와서,
석가여래의 앞에 서며 삼장법사 일행이
서역행과 대승경전의 취경에 성공한 공로로
각자에게 걸맞는 직을 받는 모습.


ㅇㅇ, 두번째로 온 상황임.

처음에 경전을 가지고 돌아가,

황제 앞에서 독경을 성공적으로 하고

다시 대뇌음사로 돌아간 것임.
특히, 여기서 석가여래는 손오공을
무려 투전승불로 임명하는데,
이는 서유기의 초장에서 멋대로 지은
제천대성이라는 별명과는 달리
문자 그대로 '성불'하는 모습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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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찮게 태어난 돌 원숭이가

하늘에 맞먹어 보겠다는 의미로
제천대성이라는 별명을 자칭했는데,
여기서의 대성도 불교에서
큰 일을 일궈 존경받는 위인을 뜻하니,
도교와 불교 모두를 엿먹이는 참된 별명임.
그랬던 놈이 삼장 법사를 보필하여
불교적인 과업을 정말로 달성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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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직에 정과를 보탠다는 표현은 아마
투전승불이 그 당시로서는 전에 없던
직이기에 새로 만든 직함이란 뜻인 듯.
참고로, 저오능(저팔계)은 정단사자라는
여직정과에 해당하는 직함을 받는데
기껏해야 불단을 정리하는 자리였으며,
오히려 막내인 사오정의 금신나한이
손오공처럼 대직정과로 정단사자보다 높음.
(*처음엔 저팔계도 자리가 낮다고 투덜대다가
잿밥 먹을 일 많다는 소리에 만족해버림.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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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삼장 법사는 전단공덕불,
손오공은 투전승불, 저팔계는 정단사자,
사오정은 금신나한이 됐으며,
삼장이 타고 온 백마 역시
원래의 모습을 돌려받으며
무려 청룡이 되어 귀향했음.
(원래 용궁의 태자였는데 

얘도 죄를 지어 벌을 받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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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장면에서 등장한 거북이는
사실 자라인데, 서유기 초반에
삼장 일행이 통천하를 건너며 등을 빌렸음.
이 자라가 대뇌음사에 갈 때는
그래도 통천하를 잘 건너게 했는데,
사실 처음에 삼장 일행을 건너보내며
자신의 앞날에 대해 석가여래에게
알아봐달라는 부탁을 한 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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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삼장일행이 이걸 잊어서
괜한 심술을 부리면서 일행을
통천하에 일부러 빠뜨린 것.
굳은 날씨를 만난 재난이 아니라
자라가 빡쳐서 엿먹인 장면임.


여기서 대승경전의 일부를

상실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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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다음 장면인 닭 모이를
비롯한 세가지 시련의 장면..
이건 구곡반환동의 에피소드로,
상당한 후반부에 해당했다.
여기서 나오는 군수란 사람은
봉선군의 군후상관을 의미하는데,
이 양반이 옥황상제에게 올릴 제물을
개도 안 먹을 폐기물(..)로 준비한 탓에
무려 3 년이나 비를 안 내렸다.
대체 무슨 깡인지는 몰라도
하여튼 저런 사정 때문에
삼장 일행이 천계와 합의해서
봉선군에 비를 내려주는 에피소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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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비를 그칠 때에 옥황상제는
*10 장 높이의 쌀로 된 산에서
병아리 한 마리가 쌀을 쪼고,
20 장 높이의 밀가루 산에서
누런 삽살개가 밀가루를 핥고,
마지막으로 금으로 된 자물쇠를
사람 손가락 굵기만큼 크게 만들어
이를 등잔불로 그 고리를 달구게 했다.
(*1 장이 대충 3m, 즉 10 장은 30m.)
병아리가 쌀을 다 쪼고,
강아지가 밀을 다 핥고,
그러고도 금 자물쇠가 달궈져
풀려야만 비를 내리겠다는 소리..
보다 못한 삼장 일행이 나서서
다행히 잘 해결되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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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장면에서는 삼장 일행이
어린 아이를 새장에 가둔 곳을
지나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는 서유기의 비구국 에피소드임.
비구국의 통치자인 상감(왕)은
16 살의 미소녀에게 홀딱 반해(..),
그녀를 제외한 다른 여인들,
심지어 왕후나 왕비까지 외면하고
색욕에 빠져 살다가 몸이 허해졌음.
근데 이 16 살 소녀를 바친 놈이
국장, 즉 상감의 최측근이 되어
그를 낫게 한답시고 어린 사내애들의
간과 심장을 1111 개나 먹게 만들던 중..
그래서 삼장 일행이 도착했을 때
집집마다 거위장을 내걸어 놓고는
거기에 사내아이들을 가둔 거였다고..
근데 그걸로도 모자라서 삼장 법사의
간마저 빼먹으려고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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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의 노인성은 임금의 장수를
기원하기 위한 별이 유래임.)

알고 보니 국장이라는 놈은
원래 남극노인성이라는 신선이
타고 다니는 사슴이었으며,
그가 바친 16 살 소녀는
하얀 얼굴의 여우 요괴였다.
국장은 하얀 사슴으로 되돌아가고
여우 요괴는 손오공이 잡아 죽여
비구국의 상감에게 보여주면서
이곳에서의 에피소드는 끝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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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나오는 노인은..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내 생각에는 아무리 봐도
팔괘로(솥)를 끓이는 태상노군인데,
이런 장면은 서유기의 극초반에
오행산에 갇히기도 전의 오공을
천계에서 벌하던 당시의 모습 같음.
순서상 이 장면은 어색한데,
내 생각에는 비구국 에피소드에서
등장하는 남극노인성이어야 맞음.
근데.. 아무리 봐도 태상노군인데..
씁..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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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오공이 등에 타고 있다.)


다음으로 등장하는 검은 새 요괴는
서유기의 사타동 에피소드에 나온다.
이 검은 새 요괴를 비롯해
이곳 사타동 에피소드에는
청모사자괴와 황야노상까지
총 세 명의 마왕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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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의 금시조는 불교에서
열반에 이르는 길을 인도한다.
가루라, 가루다로도 알려졌음.)

각각 청모사자괴는 푸른 사자 요괴,
황야노상은 하얀 코끼리 요괴,
그리고 우리가 본 새 요괴는
대붕금시조로, 불교에 등장하는
거대한 금빛 새 요괴 되시겠음.
쌈박질로는 손오공에게
딱히 상대가 안 됐지만,
셋을 상대로 한번에 대결하다가
결국 삼장 법사가 납치됐다.
그리고 세 마왕은 삼장이
잡아먹혔다는 소문을 퍼뜨려
손오공이 좌절하게 했는데,
하필 손오공은 이 사단의 책임이
다 부처들에게 있다고 여겨
대뇌음사의 석가여래에게
직통으로 달려가 사정을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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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알고 보니 진짜로
책임이 부처들한테 있었다!(시발!)
사자는 오대산의 문수보살,
코끼리는 아미산의 보현보살이
각각 그 주인인데 도망쳐 나와
요괴가 된 놈들이던 데다가,
대붕금시조는 석가여래가
직접 나선 뒤에야 제압했다.
때문에 진엔딩 영상에서
대붕금시조를 탄 손오공을
석가여래가 마주치는 것..
그렇게 반려동물 출신 세 마왕은
각자의 주인들에게 쥐어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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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나온 붉은 뱀은
희시동 에피소드에 나온다.
이 희시동의 칠절산은
원래 일곱 가지 좋은 요소로
유명한 명산으로 나오는데,
문제는 너무 깊은 산이라서
그 안의 홍시가 떨어져 썩더니
극심한 악취가 났더란다.
어쨋든 이곳 근방의 동네들은
별안간 괴풍이 불어오더니
거대한 뱀 요괴가 나타나서
온 동네의 동물들을 잡아먹었음.
결국 삼장 일행 중에서
손오공과 저팔계가 나서서
맞서 싸우기는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커서 승부가 안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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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을 잘 보면 슬며시 웃고 있다.)

결국 손오공이 일부러 먹혀서
뱃 속에서 난리를 쳐댄 덕에
뱀 요괴는 혼절하며 산에
머리를 처박고 그대로 죽어버림.

(다른 요괴들도 이렇게 

저승 보낸 경우가 꽤 많음.)
그리고는 감 썩은 내 나는
칠절산은 저팔계가 모처럼
거대한 돼지로 변신해서
엄니 달린 주둥이라 파헤쳤다.
인근 주민들은 고마움에
뒤를 졸졸 따라가며
먹을 것으로 그를 보상했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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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다음 장면의 머리 아홉 괴물 새..
이는 제새국에 등장하는 구두충으로,
사실 벌레 충(蟲) 자를 쓰지만
당연히 생긴 것처럼 새 요괴임.
이건 옛 중국의 생물 분류에서
벌레를 제대로 구별하지 않던
관습이 원인인 걸로 보임.
가령, 거북이만 해도 등껍질이
단단하다는 이유로, 사방신 중
갑각류와 벌레들의 왕으로
무려 현무가 봉해졌다..
그만큼 생물 분류가 좀 조악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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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쨋든 구두충이 등장한 제새국은
사실 정치외교적으로 꽤 강성했다.
왕은 덕이 없고, 신하들은
문무를 불문하고 무능했는데,
하필 이곳의 사찰인 금광사는
상서로운 아지랑이가 피어나고
밤에도 멋진 빛을 내뿜어서
주변의 오랑캐 국가들이 경의를 표하며
오래도록 공물과 미녀를 바쳤다고 함.
근데 어느날 하늘에서 피가
비처럼 내려 그 빛을 지웠고,
그렇게 조공이 안 들어오니
국운이 기울어버리고 만 것..
삼장 일행이 사정을 파악하니
만성용왕과 그 사위인 구두부마가
금광사의 보배, 사리불보를 훔쳐서
그 상서로운 기운과 빛을 잃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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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삼장 일행이 들이닥치니
쌈박질을 하다가 구두부마가 변신하니,
그 구두부마가 변신한 게
바로 우리가 본 구두충이었음.
손오공과 저팔계가 함께 덤비지만
결국 이기지 못해 저팔계가 납치되고,
이에 만성용왕이 기뻐하며 잔치를 엶.
그렇다, 저팔계가 진압되는 장면이
바로 이 장면을 영상으로 옮긴 것임.
일이 잘 안 풀리자 오공이 꾀를 내어
용왕을 유인해 잡아죽이기는 했지만,
결국 구두충은 잡지 못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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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압한 저팔계를 납치하는 모습.
무려 이랑진군도 당할 뻔했다.)


마침 사냥 끝내고 근처를 지나던
이랑현성, 즉 오공의 라이벌인
이랑진군을 만나면서 도움을 받지만
결국 구두충은 부상만 입어 달아나고
이후로 서유기에 등장하지 않음.
그렇게 사리불보를 되찾아
용왕의 남은 친인척들을
모조리 작살내버린 뒤(..),
증인으로 그의 조모만 생포하여
금광사로 돌아가 문제를 해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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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참고로 여기서의 구두충이
인간형인 구두부마일 때에
쓰는 무기가 월아산인데,
다른 매체에서는 종종 사오정이
월아산을 쓰는 걸로 나오더라.
이거 고증 오류이니 알아두셈.
사오정이 쓰는 건 항요장(보장)인데
길죽한 병기라는 것 정도 말고는
특별히 정보가 없는 걸로 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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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리고..
손오공이 풀 죽은 채로
쓰러진 손오공을 안은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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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면 배경의 문자가
한자가 아닌 범어임을 알 수 있다.
즉, 부처의 공간에 들어온 것.
이는 서유기 중반 에피소드인
가짜 손오공 출현 에피소드다.
여느 때처럼 숲길을 걷던 일행은
하필 삼장을 앞서 보냈다가
강도 떼를 만나게 해서 사건이 되는데,
오공은 몸이 근질근질했는지
강도 두목을 패죽이고 말았음.
이때 삼장 법사는 다른 곳에서
저팔계의 부축을 받고 있었는데,
삼장이 확인도 할 겸 저팔계더러
오공에게 강도를 죽이지 말라고
당부를 했지만, 뭐.. 두목은 이미 죽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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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삼장은 화를 한 번 참고,
일행이 다시 길을 나서서
어느 일가에 들르게 됨.
근데 이 일가의 아들내미가
하필 앞에서 만난 강도 떼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었음.
하지만 이 일가의 노부부는
마음이 선량하여, 아들의 강도 떼가
두목의 복수를 하려는 것을 삼장 일행을
몰래 내보내서 한 번 막아줬음.
문제는 이 다음이었다.
이놈들이 삼장 일행을 추적하고
결국 손오공에게 그 일가의
아들내미가 목이 잘리고 만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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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장은 이때 화를 참지 못하고
긴고아주를 미친듯이 외워대며
오공의 머리통을 조여 고문했고,
그를 제자에서 파문시켰음.
이에 오공은 고향인 화과산 수렴동에
귀향할 것을 고민했지만,
생각하니 부하들에게 낯 뜨거워서
아예 관음보살에게 가서 읍소한다.
이때, 사정을 들은 관음보살의
반응이 게임 내에서 좀 중요한데,
삼장 법사의 서역행 임무는
불교적인 미덕을 지키켜 가는 것도
하나의 중요한 요소라고 말하면서
강도 떼를 함부로 죽인 것은
삼장의 의견이 맞다고 일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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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요괴에 대해서는 말이 다름.
금수, 요괴, 귀신, 마귀 등이나
그 우두머리인 요왕, 마왕 등은
죽이면 공로로 인정됐을 거라고 함.
이 타고난 신분에 따른 차별주의는
게임에서 중요한 떡밥이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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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쨋든 파문된 손오공은 그렇게
관음보살에게 부탁하여 거둬지고,
삼장 법사도 위험해지면 다시
오공을 부를 거라며 안심시킴.
자, 이쯤에서부터 문제가 생긴다.
삼장 법사가 두 제자에게
먹거리 심부름을 시키지만
둘 다 자리를 비운 틈에
손오공이 물을 들고 나타나는데,
삼장은 화를 내며 거부했다가
오공에게 두들겨 맞는다..
거기다가 이제껏 지나온 여정지의
*통관문첩마저도 빼앗기고.


(*서역행의 내용 증명서라 보면 됨.

가는 곳마다 그 지역의 통치자에게

일일이 )
나중에 돌아온 저팔계와 사오정은
사정을 듣게 되고, 결국 사오정이
심부름을 받아 손오공의 고향인
화과산으로 냅다 들이닥쳤음.
하지만 손오공을 사오정이
싸움으로 이겨낼 리가 없었고,
화딱지가 난 사오정은 그대로
남해의 관음보살에게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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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계와 오정이 자리 비운 틈에
삼장을 쥐어패는 가짜 손오공.)


웬걸, 여기에도 손오공이 있다.
분신 같은 것도 아니었고,
화과산과 남해에 각각 하나씩 있네?
결국 손오공이 둘임을 알게 되자
가짜 손오공을 가리려고 하지만,
손오공끼리 싸워도 결판이 안 나고
관음보살도 구분을 못 해내서
대뇌음사의 석가여래에게 도움을 청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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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석가여래는 구분을 했다.
(굳이 관음보살에게 보는 눈이
영 없다고 꼽을 주면서.)
알고 보니 온 세상(보천)에는
다섯 종류의 지성체인 오선,
다섯 종류의 짐승들인 오충이 있는데,
이마저도 아니라면 사후혼세라는
다른 종류의 존재라고 함.
영명석후, 적고마후, 통비원후,
그리고 육이미후라는 게 있는데,
가짜 손오공은 이 중 육이미후로
이건 음성을 잘 듣고 이치에 밝아
전후 사정을 이해하며 만물을 잘 앎.
참고로 진짜 손오공은 영명석후로
영력이 짙고 똘똘한 돌원숭이라는 뜻.
결국 정체를 들킨 육이미후는
도망을 치려 했으나, 화딱지가 난
손오공이 머리통을 박살냈고,
이 종류의 원숭이는 세상에서
이렇게 대가 끊기게 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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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게임에 등장한 적고마후는 

손오공의 둘째 누님(진짜..?) 되시며,
통비원후가 손오공의 큰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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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애니메이션의 장면은
가짜 오공의 머리통을 박살내고
또 함부로 생명을 해쳤다며
석가여래에게 혼나는 모습 같음.
뭐, 그래도 손오공은
가짜가 하던 짓에 대해 해명하여
다행히 삼장의 일행에 복귀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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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등장하는 장면은
통쾌한 전투장면으로 보이나,
사실 되게 슬픈 장면이다.
게임에는 원수성으로 나오는
태상노군의 보패(무기) 중 금강탁이
요괴 놈에게 탈취당한 상황인데,
그 금강탁을 이용해서 요괴가
삼장 일행과 나타 태자 등
천계 무신들의 무기마저
죄다 흡수해 뺏는 모습이거든..
이 에피소드 도입부는
여느 때처럼 밥 달라고
징징거리는 삼장 새ㄲ.. 아니,
법사님의 청을 들어주며 시작함.
하필 주변에 마땅한 곳이 없어
염려하던 손오공은 보험 삼아서
삼장 법사의 근처에 안신법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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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다, 게임 내에서 등장하는 안식술이
바로 손오공이 쓴 안신법과 같은 것임.
여의봉으로 주변을 원형으로 그으니
불길로 이뤄진 원이 악한 존재를 막아줌.
근데 명실상부 서유기의 최고 빌런인
삼장 새ㄲ.. 아니 법사가 말을 듣겠음?
당연히 배 고프다고 오공의 말을 씹고
길을 나섰다가, 아니나 다를까
요왕 한 놈한테 오능, 오정이랑
사이좋게 납치되고 말았음.

img/24/10/03/1924ddc1cc155c1f8.png

이 요왕은 독각시대왕으로,
외뿔이 달린 괴력의 요괴였음.
손오공이 뒷수습을 하려고
독각시대왕이랑 대결하지만,
금강탁에 여의봉을 뺏기면서
독각시대왕의 정체를 파악하고자 천계로
올라가 옥황상제에게 수소문을 부탁함.
이때부터가 진짜 가관인데,
천계에서 하계로 간 인원을 파악하나
아무도 강림한 자가 없었고,
결국 탁탑이천왕과 나타 태자가
함께 독각시대왕 토벌에 합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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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타 태자도 처음엔 혼자 덤볐다가
나중에는 합세해서 무기를 던져본다.)

근데 냅다 덤빈 나타 태자는
본인의 주무기들을 죄다
독각시대왕의 금강탁에 뺏긴다.
참요도, 작요검, 박요삭, 항마오, 화륜아..
봉신연의를 본 사람은 알겠지만,
나타 태자는 민간신앙에서도
인기가 엄청난 덕분에 무력으로는
천계에서 이랑진군과 맞먹는다.
근데 맥도 못 추고 당한 것임.
결국 대결에서 진 뒤
간밤에 손오공이 간신히
금강탁에 흡수된 무기들을 훔쳐서
다음날에는 한꺼번에 덤볐음.
아마 영상 속 장면이 여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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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영상 내용대로 무기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죄다 뺏김.ㅋㅋ
빡친 손오공은 석가여래에게
직통으로 찾아가서 해결을 부탁하는데,
웬걸, 잘난 척 좋아하는 양반이
특이하게 직접 나서지를 않고
태상노군한테 토벌을 짬시킨다!
그 이유는 금강탁의 원래 주인이
바로 태상노군이었기 때문임.
이후로는 좀 맥이 빠지는데,
태상노군이 파초선을 부쳐서
독각시대왕을 무릎 꿇리자
꼼짝 못하던 놈이 금강탁을
순순히 내어 바치고 항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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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여, 영상이 고증 오류인데,
무기를 던질 때 팔계와 오정은 여전히
납치되어 자리에 없었다는 점임.ㅋㅋ
해결 후에, 삼장은 그래도 반성을 하지만
저팔계는 쪽 팔려서 고개도 못 든다.
그런데도 *처음에 손오공이 구해온 밥은
꾸역꾸역 잘 먹고 다시 길을 떠난다.
(*안식술 써주고 나가서 밥 구한 뒤

처음으로 다시 만난 순간이기 때문.)
하나 더 덧붙이자면 독각시대왕은
태상노군이 부리던 푸른 소였단다.
에피소드 끝날 때 이놈 타고 돌아감.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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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 장면은 좀 순식간에 지나가서

자세히 봐야 알 수 있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손오공이
배례하는 삼장 뒤에 서서
재단을 꾸민 모습이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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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직후에 어떤 호랑이 요괴가
목을 잘리는 모습까지 지나가고,
곧장 그 잘린 목을 어느 개가 묾.
이는 경도멸승 에피소드인데,
서유기에서의 도교와 불교의
우열관계를 간접적으로 드러냄.
경도멸승 자체의 뜻은
도인에게 경의를 표하고
승려는 멸시한다는 뜻이지만,
대승경전 구하러 인도까지 가는
대당서역기의 소설 주인공들이
이 꼴을 그냥 두고 가겠음?
서유기에서는 흑수하 에피소드와
함께 묶인 에피소드이기도 하니,
그냥 동네는 흑수하라고 부르겠음.
(*사실 흑수하에서의 문제는
해결한 뒤에 경도멸승 국가로 옴.)
이 흑수하 국가는 원래
불교를 따로 막지 않았으나,
20 년 전에 가뭄이 들었을 때
승려는 비를 내리지 못한 반면,
도사 세 명이 비를 내린 덕에
경도멸승의 국가가 된 것이었음.
당연히 삼장 일행은 여기서
핍박받던 승려를 멋대로 해방했다가
이곳의 왕과 사이가 틀어지는데,
그 곁의 세 도사 놈들은 아예
삼장 일행을 잡아 죽이려 한다.
왜냐하면 승려들을 풀어주면서
도교를 모시는 사당에서는
잿밥 훔쳐먹고 온갖 난리를 치며
개판을 만들어놓고 도망쳤거든.(..)
그것도 제자 세 놈 모두가
원시천존 같은 도교 대빵들의
모습을 참칭해서 모욕한 것이다.
도사라는 양반들이 이걸 당하고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고,
결국 도사 셋의 도력과
삼장 일행의 법력 대결이 펼쳐짐.
서로 비를 내리는 경합을 하는데,
손오공이 미리 천계에 청탁해서
도사 놈들이 기우제를 할 때는
비를 한 방울도 안 내리게 하고,
당연히 삼장이 제사를 할 때는
비가 쏟아지게 만들었다.
즉, 손오공과 삼장이 올라선 제단이
바로 기우제를 위한 대결 장소였음.
참고로 양 쪽의 두 깃발은
이십팔수를 상징하는 깃발인데,
게임 속 항금룡이 이 이십팔수의 하나다.
(이십팔수는 원래 달의 기울기를 나누어
각각 상징 동물을 특정한 게 유래.)
이 대결에서 털린 도사들은 결국
상자 속 물건 맞추기 등으로
다른 대결도 시도하지만,
손오공이 엿먹이며 다 이겼음.
그러다 끝내 각자의 도력과
법력의 단련 정도를 대결하려고
*참수, 척장분지, 팽형 등의 처형식을
이겨내는 쪽을 가리려고 한다.
(*머리 자르기, 배 갈라 내장 꺼내기,
끓는 기름 솥에 온 몸 담그기.)
도사들은 그런 일을 당하고도
신통력 때문에 무사할 거라며
자신들의 국왕에게 떠벌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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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겼겠음? 당연히 손오공임.
손오공은 천계에서 난리치고도
붙잡혀 처형될 때에 몸은 물론,
털 한 가닥도 다치지 않았다.
태상노군의 팔괘로도 빠져나왔는데,
고작 하계의 처형식 따위는 뭐..
마지막에 지나가는 장면에서
잘린 호랑이 요괴의 목을 문 개는
손오공의 털 분신이 변신한 것임.
세 도사들은 각각 호력대선,
운제현성, 그리고 녹력대선이었는데,
진짜 정체는 각각 호랑이 요괴,
하얀 수사슴 요괴, 그리고 산양 요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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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는 영상대로 머리가 잘려
그 머리만 오공의 개가 어수하라는
강에 내던져 버렸고, 수사슴의 내장은
매로 변한 분신이 물어다 버렸으며,
산양은 아예 기름에 팔팔 끓어서
시신을 전혀 수습할 수 없게 됐음.
그렇게 세 요괴 도사는 토벌되고
삼장 일행이 구원한 경도멸승의 국가는
다시 불교를 따르게 됐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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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다음으로 이 장면..
저팔계가 손오공을 치료하는데,
그 죽이기 어려운 손오공을
삼도천 건너기 직전까지 보낸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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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시뻘갱이 애송이 홍해아 되심.
에피소드 자체는 찬두호산이 배경으로,
삼장 일행을 발견한 홍해아가
삼장 법사를 잡아먹으려고 했으나
손오공이 도움을 청한 관음보살에게
썩 잔인하게 제압되어 불교에 귀의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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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서도 이 내용을 굉장히
깊게 다루고 있기는 했는데,
원전의 홍해아는 우마왕과
나찰녀 사이에서의 친아들이지만
게임에서는 아이를 배는 자모하의
강물을 강제로 마신 나찰녀가
불계에 의해 멸망한 야크샤,
즉 야차 일족의 왕자를 잉태하여
우마왕의 수양아들로 등장한다.
어쨋든 우리가 본 영상 내용은
손오공이 이래저래 달래도 보고,
윽박지르기도 하지만 협의가 안 되어
홍해아를 무력으로 진압하다가
오히려 삼매진화에 당한 모습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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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매진화에 놀란 손오공은
근처의 강에 뛰어들어 불을 끄려다가
갑자기 화기를 끄는 바람에
오히려 숨이 막혀버리면서 기절한 것.
(*이때 저팔계가 시전한 도술은 안마술.)
홍해아의 진압은 결국
관음보살의 도움과 탁탑이천왕의
천강도를 빌린 덕에 해결했다.
참고로 이 당시의 홍해아는
불교에 귀의를 '당하면서'
팔과 다리에 금고아를 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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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음은 삼장 법사가
손오공을 여러 번에 걸쳐
긴고아주를 외워 고통을 준 모습.
근데 이런 모습은 여러 번 나와서
어느 에피소드인지 특정이 어렵다.
긴고아주를 여러 번 외운 장면을
하나씩 나열하자면..
1) 오행산에서 해방되자마자
삼장 법사가 관음보살에게
긴고아주를 전수 받으면서.
2) 삼장을 잡아먹으려는
백골부인 에피소드에서
백골부인이 가짜 시신을 남기고
여의봉에 당한 척 했을 때.
이 요괴는 여인으로 둔갑했는데,
때문에 삼장은 무고한 여인이
오공에게 맞아 죽은 줄 알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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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에피소드의 삽화.)


3) 오계국 왕을 소생시킬 때,
삼장의 부탁을 안 듣고
소생을 거부하여 혼나면서.
4) 가짜 손오공 에피소드에서
삼장의 권고를 무시하고
강도 떼를 무참히 척살했을 때.
..늘어놓고 보니 생각보다(..) 얼마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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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튼 진엔딩 영상의 순서상
서유기의 원전 역순임을 감안해
아마 2)와 3)이 유력함.
근데 유의할 점이 하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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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뒷장면에서 나오는,
오공을 유혹하는 여인 때문에
백골부인 에피소드로 단정할
우려가 있는데, 내가 보기엔 아님.
백골부인은 삼장을 유인했지,
오공을 유인한 적은 없다.
그럼 저 여자가 누구냐고?

img/24/01/07/18ce2b9ecd951d53b.jpg?icon=3454


내 생각에는 제작진이 또
순서를 비틀어 놓은 것 같음.
오공을 유혹한 여인의 에피소드는
탁탑이천왕의 수양딸 에피소드인데,
영상 속 그녀의 도술이
예사롭지 않아 보이는 것도
이 에피소드라면 납득이 됨.
이 수양딸은 손오공 말고도
인근의 라마승들을 유혹해
이미 여섯이나 잡아먹은 요괴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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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티벳의 라마승.
즉, 상당한 후반부에 해당한다.
이 에피소드의 순서가 문제임.
이 에피소드는 순서상
비국국 에피소드보다도 후반이니,
원전인 서유기의 역순을
곧대로 따른 것만은 아님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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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쨋든 이 수양딸 요괴는
손오공도 먹으려 한 모양인데,
그가 경전을 읽느라 바빠 보이자
영상처럼 아예 달라붙은 것이었음.
그러나 유혹이 안 먹혀 싸우게 되고
이리저리 손오공을 피해 내빼지만,
손오공이 은신처를 뒤적이다가
탁탑이천왕과 나타 태자에게 올리는
제단을 발견하고는 이 요괴가
천계의 무신들과 친인척 관계임을 알아
천계에 그대로 고발하러 올라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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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이 탁탑이천왕 이정,
오측은 그의 삼남 나타 태자.)


수양딸이 있는 것도 잊은 탁탑이천왕은

나타 태자가 사정을 떠올려주자
이 딸을 석가여래의 부탁으로
자비를 베풀어 살려뒀음을 떠올리고,
결국 천계로 압송하여 데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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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왜 굳이 이 장면인지는 몰?루.
아마 정성 들여 영상을 만들었는데
제작진은 굳이 이걸 빼기 싫었나 봄.
순서가 좀.. 많이 낯설기는 하다.
어쩌면 여기서의 손오공의 번뇌를
일부러 삼장의 긴고아주 외는 모습과
연이어 보여주려던 것 같기도 함.

img/24/10/03/1924df15e9f55c1f8.png



어쨋든 이 부분을 빼고 보면
백골부인 에피소드의 바로 이전인
인삼과 에피소드는 제대로 나온다.
순서상 바로 이어진 에피소드거든.
영상 장면만 놓고 보면
손오공이 무슨 해로운 과실을
나무를 흔들어 떨어뜨리고
없애는 장면처럼 보이겠지만,
사실 손오공이 성질 부리는 중이다..
이 인삼과를 키우던 곳은
진원대선이라는 도사가 지내는
만수산의 오장관이란 장소임.
진원대선은 삼장 일행이
방문할 당시에는 자리를 비웠는데,
그를 수행하는 동자들이 대접할 때
인삼과를 약간씩 내놓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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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환단 인삼과는 3천 년마다 꽃이 피는
진귀한 영근의 선과수에 맺히는데,
문제는 열매를 맺기까지 3천 년,
또 열매가 익기까지 3천 년이 걸림.
즉, 열매 하나가 거의
1만 년이 걸려야 하나 맺힘.
그 모양이 어린아이와 닮아서
이름도 인삼과라고 붙인 것이었음.
맛만 좋은 게 아니라 효능도 쩌는데
인삼과를 그냥 보기만 해도 460 년,
아예 먹기까지 하면 47000 년의
수명을 보장해주신단다.

img/24/10/03/1924df28ddb55c1f8.png

근데 영상에선 이게 떨어지며
왜 땅 속으로 푹 꺼지듯이 묘사됐냐고?
워낙 채집 조건이 까다로워서
무턱대고 딸 수도 없거니와
땅에 떨어지면 그대로 녹기 때문임.
더 기가 막힌 건 인삼과 나무가
하필 47000년 짜리 토양에서 자라는데,
이 땅이 겁나 단단해서 손오공도
여의봉으로 후비지 못한다는 점.
좀더 이야기를 살피자면,
처음에는 오공과 팔계가 욕심을 부려
인삼과를 몰래 훔쳐 먹다가 걸려서,
진원대선의 동자들이 화를 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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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게 과했는지 손오공은
덩달아 화가 나서 나무를 쓰러뜨린 것.
우리가 본 장면이 바로 여기인 거고.
다만, 원전에서는 맨손으로
나무를 쥐어 흔든 게 아니라,
여의봉으로 후드려 팬 걸로 나온다.
이 깽판을 쳐댔는데, 진원대선도
두 동자들이 당한 걸 보고는
형구를 마련하여 삼장 일행에게
형벌을 주려고 했다.
어찌저찌 손오공이 반성하며
천계, 불계에 도움을 빌리면서
선과수를 다시 세우고 열매를 맺어
어쨋든 해피엔딩으로 지나가게 됨.
자, 다음 장면부터는 좀 쉽다!

img/24/10/03/1924df46e1c55c1f8.png

별안간 거대화한 저팔계가
역시 거대화한 사오정과 싸우는데,
이는 상당히 초반부의 장면으로
삼장 일행 중 마지막인 오정을
서로 제대로 된 소통을 안 해서
오해하는 바람에 싸우는 모습.
참고로 저팔계는 별명이고,
제자로서의 본명은 오능인데,
팔계의 의미는 저오능이
천계에서의 잘못에 대해 반성하며
오훈과 삼업을 끊고 지냈기에
삼장이 지어준 별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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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훈은 자극적인 향취의 다섯 채소,
(우리가 흔히 아는 오신채 맞음.)
삼업은 각각 불교에서 말하는
몸, 입, 그리고 마음으로 짓는
죄업들을 합쳐 부르는 말임.
어쨋든 장면알 잘 보면
사오정의 외양도 참 특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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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부 에피소드의 사오정 목에는
해골 목걸이가 안 보인다.)


해골 아홉을 엮어 만든 목걸이는
사실 이전의 장면들, 그러니까
서유기 후반부에서는 안 보이는데
사오정의 합류 에피소드에서
강을 건널 때 배로 바꾸는 법술에
소모되는 소모품이기 때문임.
그리고 다른 매체에서와는 달리
그냥 험악하고 머리 벗겨진
붉은 털의 아저씨 모습인 건,
원래 서유기에서 사오정의
외양 묘사가 따로 없기 때문임.
이후로도 험악하게 생겼다는
꽤나 모멸적인 묘사만 나오거든.

img/24/10/03/1924df7373b55c1f8.png

그리고 다음!
삼장법사가 백마를 타고 홀로
오행산을 방문하는 모습이다.
손오공을 구하러 온 거겠지?

img/24/10/03/1924df7744155c1f8.png

근데 이 장면도 고증 오류다!


삼장 법사에게 가장 먼저
귀의한 제자가 바로 손오공이고,
삼장이 탄 백마는 원래
용왕 아들내미인데 오공보다
늦게 합류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것까지 지적하는 건
좀 과한 일 같기는 한데..
삼장 법사는 오행산에 갈 때
종자 둘, 그리고 유백흠이라는
사냥꾼과 동행하고 왔다.
손오공을 제자로 맞고서야
이들과 헤어지며 서역행을 출발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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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행산의 봉인 부족.
옴마니반메훔이라 적혔다.
석가여래의 불교적 가르침의 진수를 의미함.)


바로 다음 장면에는
삼장 법사가 오행산 꼭대기의
석가여래가 법술로 봉한
부적을 제거하는 모습이 나옴.

img/24/10/03/1924df97b5855c1f8.png

영상에서는 바로 오행산이 부서지나,
원래는 부적을 떼고서 삼장이
오공에게 따로 말을 건넨 후,
안전하게 멀찍이 떨어진 다음에
오행산을 무너뜨리고 오공이 해방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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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24/10/03/1924dfa339055c1f8.png

그렇게 빠져나온 오공이
오행산에 갇히기 전의 행색으로
곧장 다음 장면이 이어진다.
이 장면에서의 무장은
동해용왕한테 뜯은 무기 여의금고봉부터,
(여의봉은 원래 강바닥 고르게 만들 때
쓰던 공구 같은 물건이었다나..)
북해용왕이 연뿌리 실로 짠 신발 보운리,
(구름을 밟을 수 있는 신발.)
서해용왕이 쇠 실로 짠 황금갑주,
남해용왕이 봉황 깃털로 짠
자금관을 뜯기면서 완성된다.
그러니까 손오공이 천계를
어지럽히기 전에는 이미
강과 바다에서 용왕들은
죄다 하나씩 보물을 뜯긴 것임.(..)
이러고서 하늘에 맞먹어보겠다고
자칭 제천대성이라며 별명을 만들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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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웬 기둥에 오줌을 싸는데,
이게 천계를 엉망으로 만들다가
석가여래에게 걸려서 그의 법술로
오행산에 갇히게 되는 서사의 도입부다.

img/24/10/03/1924dfb5d6155c1f8.png

손오공이 석가여래와 내기를 하며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겠다고 장담하는데,
석가여래의 다섯 손가락 중 하나에
'제천대성은 잘 놀다 감.'이라고 쓰고,
확인용으로 냄새를 남기려고
오줌까지 싸 갈기는 모습임.

img/24/10/03/1924dfc10f555c1f8.png

근데 저 손을 못 벗어나고
손가락 다섯 모양 그대로 오행산이 되어
5백 년이나 손오공의 감옥이 된 거지.

img/24/10/03/1924dfcad6455c1f8.png

자, 다음 장면은 무려

이랑진군과 나타 태자가
모두 나서서 오공을
제압하려는 천계 군대의 모습이다.
이랑진군과 나타 태자 모두
도교에서는 실제로도 인기가 많았고,
도계 최강의 무신들로 등장함.

img/24/10/03/1924dfd119455c1f8.png
(앞에서도 본 금강탁의 사용례.)


내가 읽은 번역본에서는
나타 태자가 등장하진 않는데,
대신 관음보살이 친히 나선다.
여기에 덧붙여

댓글

  • DDOG+
    2024/10/03 01:19

    설명추

    (x7nQu5)


  • 진리는 라면
    2024/10/03 01:20

    춪현

    (x7nQu5)


  • 루리웹-9453626826
    2024/10/03 01:24

    재밌게 잘 읽었음 추천

    (x7nQu5)

(x7nQu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