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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해머)황제에게 아들이 반역한 이유


원본출처 | 햄갤






벤지풀 스피릿의 갑판 위에서, 카오스의 에버초즌 호루스와 인류의 주인이 서로를 노려보았다. 
황제의 빛나는 두 눈이 대반역자를 주시하자, 난생 처음으로 호루스는 공포를 느꼈다. 

그의 몸 안에서 소용돌이치는 카오스신들의 속삭임이 간신히 그가 뒷걸음질치는 것을 막고 있을 뿐이었다.


'내가 저 자를 이길 수 있을까? 인류의 황제를?'

 
호루스는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코른의 분노가 그를 채찍질하고, 젠취의 지혜가 그를 돕고, 너글의 인내가 그를 보호하고, 

슬라네쉬의...얘는 솔직히 뭘하는 건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카오스신들의 가호가 있다 한들 저 황금의 거인 앞에서는 한낱 종이짝같을 것 같았다.

 

투사의 두려움을 눈치챈 것인지 그의 몸에 담긴 카오스 신들의 의지가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이윽고 내면에서 사나운 신들의 성토와 격려가 에버초즌을 향해 쇄도했다.


"가서 저 오만한 거인을 찢어죽여라!"


코른이 포효했다.


"저 자에게 너의 교묘함을 보여주거라!"


젠취가 속삭였다.


"그의 몸을 썩히고 머리를 잘라 어깨에 매달아라!"


너글이 꿀럭거렸다.


"그를 따1먹어!"


슬라네쉬가 ㅅㅇ했다.

 
그러나 호루스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겉으로는 사납게 일그러진 표정을 하고 있으되, 사실은 그냥 겁에 질려 안면근육이 굳어버린 것 뿐이었다. 

카오스신들은 난처한 얼굴을 하고는 서로를 마주보았다.

 
'이 새끼 존나 개쫄았는데' 


'내가 그래서 앙그론 새끼 밀어주자고 그랬잖아'


'걘 너무 멍청해서 안된다니까'


'뭐 그럼 얘는 똑똑하냐?'


십만분의 1초동안, 신들은 인류 역사에서 이루어졌던 모든 토론을 합친 것보다도 더 많은 토론을 나누었다.

그때, 어둠의 왕자이자 목마른 그녀인 슬라네쉬가 하반신을 발딱 세웠다. 좋은 생각이 난 모양이었다. 욕망의 신이 호루스의 귓가에 속삭이기 시작했다.


"저 오만한 황제의 머리칼을 보거라..."


호루스의 손톱이 움찔했다.


"빛나고 아름다우며 풍성하도다..."


호루스의 어금니가 사납게 다물렸다.

슬라네쉬가 냉혹하게 속삭였다.


"그 혼자서만 말이지!"


호루스의 떨리는 손이 자신의 정수리를 매만졌다. 공허했다. 황폐했다. 모근이 존재했단 흔적조차도 애저녁에 사라졌다.

그런데 아버지는? 아버지는 어떠한가? 마치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수만개의 머리칼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혼자서만.

 
"그는 너에게 모근을 주지 않았도다...혼자서만 모근을 독점했노라...그는 너를 탈모충으로 창조했노라! 평생 거울을 볼 때마다 상실감과 열등감에 몸부림치도록 말이다!" 

 

호루스의 입에서 비통한 괴성이 울려퍼졌다.

슬라네쉬는 잔혹하게 웃었다. 나약한 인간들에게 질투와 증오만큼 강력한 전투-마1약도 없으리라.


"그를 내버려두겠느냐? 너를 탈모충으로 창조한 풍성충을?"


"죽일테다!"


"그럼 가서 싸워라, 우리의 아들아!"


에버초즌 호루스가 짐승같은 기세로 뛰어나갔다. 그 기세는 마치 인류 역사 수억년에 걸친, 풍성충을 향한 탈모충들의 증오 그 자체가 현현화된 폭포수와도 같았다.

태양처럼 빛나는 대머리를 앞세우며, 대반역자가 눈물을 쏟으며 포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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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뒈져라, 풍성충!!"
댓글

  • 루리웹-4231330700
    2024/09/25 12:40

    불칸:?

    (ko2179)


  • 초란
    2024/09/25 12:41

    이...건 인정...호루스....

    (ko2179)

(ko2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