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에서 협이란 목숨을 걸고 이루어내야 할 은원과 신념이며 무란 그 협을 이루어낼 강력한 힘을 말한다.
하지만 무림은 어떤가? 협은 땅에 떨어진지 오래이며 빛바랜 추억이 되었다. 결국 강하다면 천하제일의 힘으로 원하는 것을 쟁취할 것이다.
그야 말로 아귀도.
옳고 그름은 오직 강함만으로 정해지는 그런 야만적인 세계가 바로 무림이다.
그 무림에서 힘을 얻기 위해선 가장 좋은 방법은 한 세력에 들어가는 것이다.
문파에 들어가 그들이 준 무공을 익히며 그들의 시키는 일을 하는 것.
문파의 커리큘럼은 대체로 비슷하다.
어린 제자를 받아드리고 그 제자에게 본문의 기반이 되는 쉬운 무공을 익히게 하여 자질을 살핀다.
그 중에서 그 자질이 뛰어난 자들은 내성 제자로 삼고 자질이 평범한 이들은 외성 제자에 머물게 된다
스포츠로 말하면 내성제자는 1군이고 외성제자는 2군 어린 제자는 유소년 클럽 정도라고 보면 된다.
내성제자가 되면 문파가 오랫동안 연구하고 배워왔던 상승 무공을 익힐 기회를 받게 된다.
그것만 익혀도 어디서 꿀리지 않을 고수가 되는 건 당연지사.
그에 반해 외성제자에게는 보통 상승 무공을 볼 기회를 주지 않는다.
상승 무공의 양과 질이야 말로 곧 문파의 힘이라 할 수 있으니 당연한 처사였다.
그런 정석적인 방식으로 강해진 고수가 바로 남궁심이다.
남궁가의 비전을 잇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승화하며 누구도 무시 못할 고수가 되었다.
많은 강호인은 남궁심을 대협이라 부르며 칭송한다.
그에 반해 조활은 어떠한가?
조활의 재능은 뒤늦게 개화되었고 그것도 망향편에 대한 깨달음 뿐이었다.
외성제자인 그에게 상승 무공을 익힐 기회는 적었기에 그저 수많은 비급을 탐구하며 망향편의 깨달음과 접목시킨다.
누구도 가지 않았던 길.
조활의 무공은 당문의 것이되 당문의 것이 아니고 다른 문파의 것라기엔 너무 많은 것이 뒤섞었다.
누구도 가지 않을 길을 갔기에 조활은 고수가 될 수 있었다.
조활은 조활의 길을 만들었다.
날것의 무공을 조합하여 자신만의 것을 만들어 낸 것.
이는 개파조사의 길이고 이젠 잊혀진 길이었다.
그것이 오래전 당중령이 깨달은 길이었고
조활은 그 길을 증명했다.
무엇이어도 좋다.
그저 그것이 나라면 되는 것이다.
모두가 상승무공과 문파의 규율과 무림의 음모에 허덕일 때 조활은 자유롭다.
자유롭기에 당문을 선택했고 스스로 구속되길 바랐다.
길은 하나가 아니다.
우린 무엇이든 될 수 있다.
꼭 대협이 아니어도 된다.
그저 나 일 뿐이라면 나는 내 길을 선택하고 나아갈 것이니까.
그러면 기적이 일어난다.
루리웹-7131522764
2024/08/29 01:10
아무것도 없었지만 우직하게 내 길을 따라 걸어서 협객이 된 조활과 모든것을 가졌지만 남에게 조종 당해 평생 협객이 될 수 없던 서생이 구도가 참 감명깊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