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며드는 것
― 안도현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한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싫어할만 하지 ㅇㅇ
시 끝에만 듣고도 바로 무슨 시인지 아는 리노아님도 대단하네요 ㅋㅋ
무사시 GUN道
2024/08/23 01:50
찾아보니
대충 간장게장 속 죽어가는 암게의 모성애를 표현한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