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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딸)괴문서)"나 같은 아저씨가 뭐가 좋다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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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아….”

어느 화창한 날, 나리타 탑 로드는 턱을 괸 채로 땅이 꺼져라 한숨을 푹 내쉬고 있었다.


불과 며칠 전 있었던, 처참하기 그지없는 기억이 머릿속을 맴돌며 그녀를 괴롭히고 있던 탓이었다.


-조, 좋아해요. 트레이너 님! 정말로…너무너무, 좋아해요!


처음 스카우트 되었을 때부터 줄곧 트레이너를 사모해 왔다. 그 마음은 하루하루 부풀어, 어느새 마음 속에 도저히 숨겨둘 수 없을 만큼 커지고 말았다. 그렇기에 용기를 내어 고백했다. 하지만…


-미안, 탑로드. 너의 마음은 받아줄 수 없어.

-네? 어째서인가요! 담당 우마무스메이기 때문인가요?

-물론 그것도 있지만…


트레이너는 곤란하다는 듯 뒷머리를 긁적이고는 덧붙였다.


-넌 내 딸 뻘이잖니. 널 여자로 보는건 무리야.


쓴웃음을 짓는 트레이너의 눈가에 잡힌 잔주름이 한층 깊어졌던 것을, 탑로드는 기억하고 있다.


“하아아…”

물론 나이를 비롯해 여러가지 장애물이 많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트레이너가 자신을 여성으로 보고 있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나름 의식적으로 어필해 보아도 트레이너는  귀엽다는 듯 웃어넘길 뿐이었지만, 점잖은 트레이너가 일부러 내색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 하는 헛된 희망까지 품어가며 그 사실을 애써 부정해왔다.


그러나 트레이너가 그리 못박은 이상, 더이상 헛되이 기대할 수는 없으리라. 24살이나 되는 나이 차이는 노력으로 극복할 수 없는 거대한 장벽이었던 것이다.


“토뿌로쨩, 왜 그리 한숨을 쉬어?”

“그러니까. 무슨 일이라도 있어?”

같은반의 모브코와 모브미가 탑로드에게 다가온다. 온몸을 비틀어대며 번민하는 탑로드가 퍽 안쓰러웠던 모양이다.


“아, 아니야. 아무 일도 없어. 걱정해 줘서 고마워.”

탑로드가 화들짝 놀라며 거짓으로 얼버무린다. 곧이곧대로 트레이너에게 차였다고 말했다간 그에게 적잖은 폐를 끼치고 말테니까.


“아무 일도 없긴? 척 봐도 엄청 있구만.”

“축축 처지고 우울해하는걸 보니, 혹시 실연?”


“히끅.”

모브미가 별 생각 없이 던진 한마디에 탑로드의 얼굴이 새빨개진다.


“어? 뭐야, 그 반응? 진짜야?”

“꺄아! 상대는 누구야? 혹시 담당 트레이너 씨?”


“아아아아아아니? 아닌데?”


“에- 100% 맞다는 표정이잖아!”

“어? 그러고 보니까 토뿌로쨩 담당 트레이너 씨라면…”


모브코와 모브미의 머릿속에 탑로드의 트레이너가 떠오른다. 나이가 꽤 지긋한 사람이 아니었던가? 자신들과는 거의 부모자식 뻘일텐데.


“흐음… 그렇게 된 거였구만?”

“어렴풋이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역시 토뿌로쨩 취향은…”

두 사람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다.


“후후, 이렇게 우울해하는 반장님을 보고 그냥 넘어갈 순 없지.”

“암암. 평소에 신세진 만큼 갚는게 도리 아니겠어?”


“토뿌로쨩! 외박계 내러 가자! 마침 금요일이니 딱 좋네!”

“응? 외박계라니? 갑자기 왜?”


“사소한건 묻지 말고 어서! 분명 즐거울 거라구?”

“자, 잠깐…!”


그리고는, 탑로드의 손목을 한쪽씩 잡고 그녀를 어디론가 이끌었다. 어쩐지 거부하기 어려운 박력을 뿜어내고 있는 두 사람에게, 탑로드는 속절없이 끌려갈 뿐이었다.


————————————————— ———————


“여긴 왜 온 거야? 변장까지 하고서!”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린, 트레센 근방 으슥한 뒷골목의 초입. 모자를 눌러쓰고 선글라스를 낀 탑로드가 안절부절하며 묻는다.


“트레센 소속이라는걸 들키면 좀 곤란하거든”

“걱정없이 즐기기 위한 사전준비라고 생각해줘.”

마찬가지로 철저히 변장한 모브코와 모브미가 여유롭게 답했다.


“들키면 곤란하다니? 설마 나쁜 짓 하려는건 아니지…?”

탑로드의 귀가 불안함을 숨기지 못한 채로 연신 움찔거린다. 이제껏 모범적인 반장으로서 일탈 한 번 해보지 않은 탑로드에게, 지금 상황은 미답파된 오지를 맨몸으로 탐험하는 극한 상황이나 마찬가지였다.


“아니야, 아니야! 그냥 조금 재미보려는 것 뿐이라구.”

“절대로 문제생길 일 없으니까 안심해!”

그런 탑로드를 애써 안심시키는 두사람. 탑로드는 여전히 내키지 않아하는 눈치였지만, 모브코와 모브미는 집요하게 그녀를 뒷골목 안쪽으로 밀어붙였다.


“그래서 뭐 하려고 온거야? 우리.”

탑로드가 재차 묻는다.


“금요일 저녁에 외박계 내고 나올 이유는 하나밖에 없잖아?”

“그러니까 그게 뭐냐고?”


“뭐긴, 아저씨 사냥이지♡”

“뭐… 뭐? 무슨 사냥?”

되돌아온 대답이 너무나 터무니없어 멍하니 되묻는 탑로드.


“아저씨 사냥! 먹음직스러운 아저씨를 찾아서 하룻밤 즐기는거야♡”

“무슨 소릴 하는거야? 나 갈래!”


“뭘 빼고 그래? 토뿌로쨩도 아저씨 좋아하면서♡”

“아, 아냐! 나는…!”


“에이, 여기까지 와서 발뺌이야? 트레이너 씨한테 고백했다며?”

“아빠뻘 되는 사람한테 연애감정 품었다면 100프로지♡”

“그러니까 그건…!”


문답이 여러번 오가는 사이에, 세사람은 어느새 뒷골목 깊숙한 곳까지 당도했다. 모브코와 모브미는 눈을 반짝이며 타겟을 물색했다.


“거기 아저씨~ 한 잔 걸치고 들어가는중?”

“외근 다녀왔나봐? 땀냄새가 아주 풀풀 풍기는데?”

“네? 누, 누구시죠?”

모브코와 모브미가 전형적인 50대의 외모를 한, 즉 머리숱이 적고 뱃살이 두둑한 히토미미 남자에게 추파를 던진다. 남자는 서류가방을 양팔로 감싸안으며 몸을 가린 채로 불안한 눈빛을 내보였다.


“음? 킁킁. 담배피는구나? 담배 쩐내가 셔츠자락에 아주 찐-하게 들러붙었어♡”

“이런 야한 냄새 자각 없이 풀풀 풍기고 말야…♡ 우리같은 우마무스메들 어쩌라고 그러는거야? 응? 혹시 유혹하는 건가?”

“왜, 왜 이러세요? 소리 지를 거에요!”

남자는 빠른 발걸음으로 빠져나가려 했으나, 두사람은 능숙하게 그를 양쪽으로 에워싸 가두었다. 남자가 한층 더 위축되자 두사람은 더욱 기세등등해져서는 입술을 혀로 핥짝이며 입맛을 다셨다.


“소리지른다고? 좋지. 반응 없는 심심한 아저씨보다야 훨씬 좋다고.”

“우리 같이 우마뾰이 밤샘 라이브 쇼 할까? 아저씨가… 코러스, ‘넣어줘’…♡”

남자의 훤한 이마와 말랑한 뱃살을 쓰다듬고 문지르며, 노골적인 제스쳐를 보이기 시작하는 두사람.


“이… 이러지 마세요! 전 아내와 자식이 있는 몸이에요!”

남자가 벌벌 떨며 마지막 용기를 모아 힘껏 외친다. 그의 눈가에는 눈물까지 한가득 고여 있었다.


“아~ 정말. 누가 들으면 오해하겠어? 그냥 잠깐 놀다 가라는 것 뿐이야…♡”

“야근 늦게 끝났다고 하면 문제없잖아? 택시비도 내줄게…♡”

그런 반응마저도 기껍다는 듯, 두사람은 남자의 귓가에 연신 입김을 불어대며 꼬리로 팔다리를 옭아맸다. 그렇게 연약한 아저씨가 속수무책으로 더럽혀지려 하는 그 때.


“자… 잠깐! 처자식 있으신 분은 건드리지 말자! 그건 너무나… 너무하니까…”

일련의 과정을 모두 지켜보고 있던 탑로드가 두사람을 멈춰세웠다. 두 사람은 그녀가 말릴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는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탑로드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치… 그게 좋은 건데.”

“알았어, 알았어.”

불필요한 마찰이 달갑지 않았던 두사람은 아저씨를 순순히 놓아주었다.


“그래도 나중에 생각 바뀌면 라인 메세지 보내줘? 여기 내 아이디.”

“피…필요 없어요!”

모브미가 한조각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핸드폰을 내밀었지만, 아저씨는 힘껏 그 손을 밀쳐내고 도망쳤다.


“아깝네… 딱 내 취향이었는데.”

“뭐 어때? 금요일 저녁이니까 아저씨는 수두룩하다고! 자자, 다음 아저씨 찾으러 가자!”

“아니, 그만두라니까! 거기 서!”

빠른 걸음으로 다음 아저씨에게 다가가는 모브코와 모브미. 탑로드가 어떻게든 말려 보려 무진 애를 썼지만, 추잡한 욕망으로 눈이 돌아간 두 사람을 말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 싫어요! 오늘은 결혼기념일이라 빨리 가야 한다고요!”

“안돼요! 아이가 잠도 안자고 절 기다리고 있어요!”

“꺄악! 손 대지 마세요! 전 평생 아내하고만 관계하기로 신께 맹세했어요!”

숨을 몰아쉬는 우마무스메들에게 겁을 집어먹고 도망치는 십수명의 아저씨들. 옅게 남은 담배의 잔향을 아쉽게 쫓으며 숱한 실패를 맛본 후에야, 마침내 입질이 하나 왔다.


“오~ 아가씨들, 예쁜데? 같이 놀래?”

“좋아쓰! 드디어!”

“우효~ 딱 내취향의 뱃살 빵빵한 아저씨 한명 겟또☆”

연이은 허탕으로 몸이 달아오른 두사람이 뛸듯이 기뻐하며, 살집 두둑한 아저씨의 몸을 더듬는다. 


“거기 뒤의 아가씨는? 아가씨도 같이 어때?”

“아… 아뇨! 전 아니에요! 전 그냥… 지나가는 우마무스메에요!”

돌연 아저씨가 자신을 언급한 것에 깜짝 놀란 탑로드가 손사래를 친다. 


“쓰읍….”

그녀는 반장으로서 마지막 한 번만 더 모브코와 모브미를 막아세워볼까 고민하다가, 헛수고임을 직감적으로 깨닫고 물러섰다.


“그냥 가게? 분명 후회할 텐데~☆”

“그래도 강요하진 않을게! 우리는 이 아저씨랑 우마뾰이 전설 라이브 올나잇 쇼 하러 갈테니까…”

방해꾼이 사라진 것을 반기며 두사람이 아저씨를 러브호텔 방면으로 이끈다.


그런데 그 때.


“어머나~ 궁금하네요. 그 우마뾰이 전설 라이브 올나잇 쇼라는 거.”

닌자… 아니, 하야카와 타즈나가 나타났다.


“켁! 하야카와 씨?!”

“여긴 어떻게 알고?”

귀신이라도 본 듯이 깜짝 놀라는 모브코와 모브미.


“어떻게 알긴요. 히토미미 남성분들께서 긴급회선을 통해 연락해주셔서 알았죠.

아, 거기 남성분? 이제 됐어요. 협조 감사합니다.”

“어흐흑! 무서웠어요!”

타즈나의 신호를 받자마자 달음박질쳐 달아나는 아저씨. 방금까지의 능글맞은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애처롭게 바들바들 떠는 모습이 볼만했다.


“터무니없는 짓을 저질러 주셨네요. 정말이지… 황금 같은 금요일 저녁에 문제아를 잡으러 뛰어다니는 제 입장도 좀 헤아려 달라고요.”

"...."

"...."

거스를 수 없는 위압감을 내뿜는 타즈나를 보며, 두사람이 은밀하게 눈빛을 주고받았다.


“어딜 도망치시려고요? 10년은 이르다구요.”

“아아악! 아파요! 놔주세요!”

“히토미미가 어떻게 이렇게 빠른거야?!”

모브코와 모브미가 반대방향으로 도망치려던 순간, 한달음에 거리를 좁힌 타즈나가 두사람의 귀와 꼬리를 휘어잡아 여유로이 제압한다.


“우리… 조용한 곳으로 가서 느긋하게 이야기 좀 나눠볼까요? 두 분이 바라셨던 것처럼”

“아, 아니, 오해에요 하야카와 씨! 저희는 그냥 차 한잔만 하려고…!!”

“지친 아저씨들이 귀가하다가 사고라도 당할까봐 잠깐 쉬게 해주려는 거였다고요!”

“네. 자세한 이야기는 트레센 특별지도실에서 듣도록 할게요. 괜히 저항하다 더 아픈 꼴 ㅂㅈ 말고 얌전히 따라오세요.”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 신세가 된 두 사람이 눈물을 흘리며 애원해보지만, 트레센의 집행자는 냉엄했다. 타즈나는 전력으로 발버둥치는 두사람을 양 옆구리에 끼고 성큼성큼 걸어나갔다.


“아, 그리고 탑로드 양?”

걸음을 우뚝 멈추고 고개를 돌려 탑로드를 바라보는 타즈나.


“네, 네엣?! 저, 저 탑로드 아닌…”

“이번 한번은 불문에 부치겠지만, 두번은 없어요?”

“네…넵….”

심장을 저미는 듯한 한기가 탑로드를 덮친다. 그녀는 극심한 공포에 휩싸인 채, 연행되는 두 동급생을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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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로드 오지콘 밈은... 굉장히... 굉장해요!

댓글
  • 린성신관알타 2024/08/21 18:49

    역시 신마님이야 가차없지 낄낄


  • 린성신관알타
    2024/08/21 18:49

    역시 신마님이야 가차없지 낄낄

    (5kyF2q)


  • 메에에여고생쟝下
    2024/08/21 18:51

    모브코들 무섭구만

    (5kyF2q)

(5kyF2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