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24시간 뒤
“이번 임무를 맡을 건지 아닌지 의견을 나눠보자.”
뭔가를 준비하고 있는
쿠도 신이치와
그를 말없이 바라보는
검은 전술복에 마스크까지 쓰고 있는
두 명의 남자들을 제외하고
쿠로바 도우치,
쿠로바 카이토와
쿠도 신이치의 큰 사촌형
그리고
모리 코고로
네 명이 모여
아무 말 없이 각자 깊은 생각에 빠져 있다.
대가는
각자에게 전달되는 150만 달러의 캐시였다.
작전 참여 시에
선금으로 50만 불,
성공시에 100만 불을
쿠도 신이치가 지불하기로 전달된 것이었다.
그리고
사실 신이치에게는
그들에게 지급할 돈은 문제가 아니었다.
인질로 잡힌
그들의 머리 속에 있는 정보가
더 중요했으니까.
그 이유는
그 세명이
과거 스탈스크-12의 건설을 담당했던
핵심 인력이었기 때문에
스탈스크-12의 실제 좌표와
그.......
미래에서 인버전 된
알고리즘의 복사품과
진짜 판도라가 보관되어 있는
특별보안실을 직접 만들었기 때문이었으니..........
"신이치가 간만에 통 크게 푸는구만.
우리가 이 건을 맡을지 아닌가 장담은 못 하겠지만···"
"150만 달러가 커요?
미 정부가 최초 제안된 금액을
내가 오픈해야 하나. 말아야 되나···"
"야야. 그만해.
들으면 속상할 수도 있으니까.
내 그릇이 이만한 걸 어쩌냐···"
그리고
참고로 말하지만 난 할 거야.
나 혼자서라도···”
모리 코고로가 손목시계를 두드렸다.
"결국 돌고 돌아
이 폭탄이 우리한테 오네요?
우리가 자폭한 셈인가요?
데브그루 병신들!
폼만 잡고 제대로 하는 일이 없어!"
"더 골 때린 건
거길 뚫고 들어가서 구해 오라는 게 더 웃기다.
맵 좀 띄워봐."
그 말에
툴툴거리던
신이치의 큰 사촌형은
들고 있던 테블릿 PC에서 맵을 찾아서
그 화면을
전면 스크린에 띄우고는
자기도 모르게 한숨이 나오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으니.......
그들이 작전을 수행해야 하는
바이다보(Baydhabo)에서
가장 근접한 도시이자
해안에서 가장 가까운 마르카(Marka)도 202km에 달했다.
"바이다보에서 마르카까지 202km고,
에디오피아 국경까지 160km야.
이게 말이 되는 소리야?
정부도 없는 무법자들 천지 한가운데로 들어가서
건장한 성인 남자 세 명을 구해 나오라고요?
거기다가
데브구르가 실패해서 쑤셔놓은 벌집을요?"
그런 신이치의 큰 사촌형의 푸념에
그 말을 듣고 있던
코고로는
작전을 지시한
쿠도 신이치를 노려보면서
"옵저버(쿠도 신이치, 키리가야 카즈토를 통칭하는 은어)
너 방법이 있지?
있으니까
이 작전을 지시한 거 아냐?
보따리 좀 풀어봐.
내 돌머리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모르겠다."
그 말에
신이치는 피식 웃더니
"아니
내가.........
뭐........
숨쉬는 전술 컴퓨터라고 불린다고 해도
무슨 방법을 쌓아놓고
때맞춰 하나하나 풀어 내면서 산답니까?
너무 하시네."
그 말에
코고로는 답답하다는 얼굴로
"답답해서 하는 소리 아니야?"
그 말에
신이치는
자신의 큰 사촌형에게서 테블릿을 넘겨받은 뒤
뭔가를 조작하면서
"뭐 정답은 에디오피아네요."
그런 신이치의 말에
코고로는 기가 막히다는 얼굴로
"바이다보에서 에디오피아?"
그러자
신이치는 조작을 끝낸
태블릿에서
뭔가를 스크린 쪽에 비추게 하면서
"잠입이야 뭐.
사실 코고로 아저씨의 능력이면 문제가 없는데,
엑스 모빌 직원들 소재 파악도 중요하고,
가장 중요한 건 구출한 다음에
거리상으로
160km나 되는 에디오피아 국경쪽으로 어떻게 이동하느냐죠.
반대로 조금만 생각하면
지리적으로
누구나 생각할만한 빤한 길이라서 문제기는 한데···"
그 말에
코고로는 답답하다는 듯이
"그러니까.............
그 퇴출 방법 좀 알려주라."
하고 대놓고 묻자
신이치는
아예 비꼬듯이
"생각 좀 하고 사시죠?
머리 그거 장식용으로 달고만 살면
녹은 안 쓴답니까?"
하고
대놓고 까는 말투로 툴툴거리자
코고로는
자신도 부끄럽다는 듯한 모습으로
"시꺼 임마."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전술복 차림에
얼굴에 마스크를 쓴 두 사람 중
한 명이
“할게.”
하면서
손을 들자,
연이어
다른 한 사람도 손을 들었다.
“나도.”
그 말이 끝나자마자
모두의 시선이
곧바로 쿠로바 도이치, 쿠로바 카이토에게 향했고
결국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던
쿠로바 도이치를 대신해서
쿠로바 카이토가
“...... 알았어.
알았다고......
하면 될 거 아냐.
와...
나만 배신자 만드는 것 같은
이 요상한 분위기는 뭐지?”
결국
그 둘도
등 떠밀린 꼴로 작전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카이토의 말을 들은
전술복 차림의
두 남자가
방을 나서고
그것을 말없이 바라보던 중
곧바로
쿠로바 카이토는
궁금하다는 얼굴로
“근데
단순히 참여한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뭔 디테일한 계획이 있어야 할 거 아냐?
그냥
뚜벅, 뚜벅 걸어가서
데리고 나오면 끝입니다야?
뭐 정교하고 잘 짜여진 플랜 같은 거 없어?”
그 말에
쿠도 신이치는
스크린에 비춰지고 있는
소말리아와 전도가 나와있는 지도의 한 지점을
손가락으로 찍었다.
“엑스모빌의
로버트 맥나이트의 핸드폰 비콘 신호로 위치를 찾았다는 첩보야.
10분전에 올라온
아주 따끈따끈한 정보지···”
그런 신이치의 말을 잇듯이
모리 코고로가
"어느 병신이
그 핸드폰을 인 마이 포켓해서
고맙게도
사방에 전화를 걸어줘서 그런 거지."
“바이다보.”
신이치는
소말리아 남부의 중앙을 손으로 짚었다.
“바이다보에서 서쪽 해안까지 최단거리는
마르카가 제일 가까운데,
거리가 202km에 달해.
해안으로 빠져나가면
곧바로 미군의 비호를 받을 수 있어서 좋기는 한데
도달하기까지
완전히 알 샤바브 천국이야.
그....사토르의 조직이
하부 부하로 쓰고 있는
테러조직 중 하나이지.
그래서
그 반대 방향으로 눈을 돌려보면
최단거리는 에디오피아 국경까지 160km니까.
해안 퇴출로보다 짧고
알 샤바브의 숫자가 적어.
거기에
해안 방향보다는 경계가 상대적으로 덜해.”
그 말에
카이토가 무릎을 탁 쳤네.
“그래 답 나왔네.
바이다보에서 에디오피아 국경까지 160km!
거기네!
근데 바이다보가 어디야?”
그 말에
신이치는
지도의 한 지점을 가리켰다.
“바로 여기!
바이주의 주도이고
모가디슈에서 256km 떨어져 있데,
인구는 227,761명으로 별로 많지 않아.
어쨌든.
중요한 건 그게 아니고.”
신이치가
바이다보에 대해 제대로 나와있지도 않은
몇 줄짜리 서류를
허공에 던졌다.
서류들이 팔랑거리며 흩어졌다.
“여행 가는 거 아니잖아?
중요한 건
인질들이 거기 있고,
알 샤바브 애들이랑
이 지역 똘만이들 수천 명이 우글거리는
악의 소굴이라는 거.
사실 정확하게
걔네들이 정확하게 얼마나 되는지
그 대가리 숫자는
뭐든 잘 알고 있다는
CIA도 몰라.
그건
알 샤바브 자신들만 알겠지.
작전지에 들어가서
재수 없으면
사방의 주민까지
모두 적으로 돌변하는 곳이야.
우리는
엑스모빌 직원들의 구출과
이후의
안전하고 완벽한 퇴출에 대해서만 논해야 돼.
애초에 거기에 있는
미지의 병력들까지 섬멸하자는 작전은 아니니까.
기왕 하기로 했으면
거기에 대해서만 자세히 논하자.
다른 건 아무 의미가 없어.”
그 말에
쿠로바 도이치가
조심스럽게
신이치의 큰 사촌형과 모리 코고로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
“일단 잠입해서
기구를 타고 퇴출하는 것은 어떤가?”
“어디에?
어느 부근에 띄울 거요?”
모리 코고로의 비꼬는 듯한
물음에
머리를 긁적인
쿠로바 도이치가 바이다보 외곽을 찍었다.
“여기?”
“아니!
아니......지!
그건 죽자는 거지.
적이 기구를 발견하면
그야말로
거대한 표적이 될 건데,
기구가 얼마나 느린지 알기나 하쇼?
그걸 아이디어라고 내는 거요?
대놓고 우리를 죽여 주십쇼 하고?
하여튼간.......
도둑들 생각이란.........”
모리 코고로는
쿠로바 도이치의 발언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러자
곧바로
“바이크 세 대로
삼면에서 밀고 들어가는 거는 어떤가요.
나올 때는 한 명씩 뒤에 태우고 탈출하는 거지요.
어때요?”
하면서
쿠로바 카이토가 다른 방법을 제시했지만
이번에는
쿠도 신이치의 큰 사촌형이
비웃는 듯한 얼굴로
"오프로드용으로요?
길이 너무 안 좋은데.
별로 좋지 않은 생각인 거 같아요.
퇴로가 될 지점이
죄다 산악지형이고 길도 없는데?
숙달된 선수가
구조인원 없이
혼자 단독으로 이동해도 될까 말까 한데···"
라고 말하는 것과 동시에
모리 코고로도
진지한 얼굴로
“바이크를 타기에는
길이 일단 너무 좋지 않고,
160km나 되는 거리를 빠져나가야 하는데,
오프로드용 이라고 해도
뒤에 사람까지 태우면
기동력 저하에
지형 문제까지 겹치면
실제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겠지.”
그런 그들의
이러쿵 저러쿵에
진짜 빡 돈 신이치는
결국
“이런저런 의견들은 좋은데,
빨리 답을 도출해야 돼요.
작전 투입까지
이제 10시간 밖에 남지 않았어요!”
하고 툴툴거리거니
결국
이 방법밖에 없네 하는 얼굴로
“좋아요.
이렇게 하지요!”
결국
신이치가 제시한 안건대로
구출작전에 대한 계획이
콜로서스(키리가야 카즈토)에게 전달이 되었다.
얼핏 보면
엉성한 작전이었지만
인질들의 위치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막상 임무에 돌입하면
변수가 마구 나타날 것이 분명했고
대부분
임기 응변으로 대응해야 한다.
변수가 많을수록
작전은 좌초할 가능성이 커지고,
실행하는 인원들의 생존활률은
점차 제로에 수렴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애초에
완벽한 작전을 짤 수 있는 여건도 아니었고,
어설픈 작전이라도
현장에서
유연하게 계획을 변경하면서
부대끼는 수밖에 없었다.
신이치는
결국 옵저버(콜로서스)의 도움을 받아
작전 계획을 말했고,
그 방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신이치가 계획한 작전에 대한 의문과 반발이 컸다.
특히 그들의 심정을
쿠로바 카이토는
단 한마디로 정의내렸으니..........
“넌 정말 미친놈이야.”
그렇게
신이치의 무모한 작전 계획을 들은
쿠로바 카이토가
먼저 펄쩍 뛰었고,
나머지 멤버들의 반응도
카이토와 별반 다를 바 없었다.
다만
마스크를 쓴 정체불명의 두 사람만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한
눈빛을 보였지만
그것을 눈치챈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니.........
https://cohabe.com/sisa/3892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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