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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아카) 데쿠가 꿈을 포기한 이유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의 결말은 여러 문제가 있는데, 가장 큰 문제는 당연히 미도리야가 개성이 사라졌다는 이유로 꿈을 포기한 것.
다른 논란은 내용이 미비해서 생긴 밈에 불과하지만, 결말부에 명확하게 "미도리야 이즈쿠가 꿈을 포기했다"고 명시되어 있음.
당연하지만, 이 때문에 작품의 서사가 붕괴되고, 더 나아가 캐릭터에 대한 비하로 이어지고 있음.

그런데 이게 작가를 욕할 일이지, 미도리야에 대한 비하로 돌아서자 마음에 안 들어서 이번 글을 씀.
1. 미도리야 이즈쿠의 캐릭터성 붕괴
현재 결말 때문에 미도리야가 1화에서 노력도 하지 않고 덕질만 하는 놈이라고 심각한 비하를 받고 있는 상황.
하지만, 1화와 최종화에서 미도리야의 상황은 전혀 다름.
(이하 내용은  이 내용도 응용: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67145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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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미도리야는 무개성으로는 히어로가 되는 데에 가망이 없다는 것을 내심을 알고 있었고, 모든 사람에게 꿈을 부정당하고 있었음.
그래서 속으로는 사실 절망하고 히어로와 개성을 분석하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안 한 것.
무개성 히어로라는 전례 자체가 없으니까 데쿠도 입으로는 꿈을 말하면서 실제 생각으로는 갈피를 잡았고, 방향도 잡질 못하니 노력을 할 염두도 못 낸 것.

(이 내용은 다음 글에 쓴 댓글과 대댓글을 응용했음: https://bbs.ruliweb.com/best/board/300143/read/67168937)


미도리야가 자기 엄마에게 듣고 싶었던 것은 미안하다는 게 아니라 자기 꿈을 긍정해주는 말 한 마디였음.
만약 무개성이라도 히어로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면, 올마이트에게 애걸하듯이 묻지도 않았을 것.
즉, 당시 미도리야는 나태한 게 아니고 노력의 방향성을 조정하고 길잡이가 되어줄 사람이 필요했음.
절대로 미도리야 이즈쿠라는 캐릭터가 히어로가 되고자 망상만 하고, 혼자서는 노력도 안 게 아님.
왜냐면 미도리야 이즈쿠는 개성을 얻기 전이나 후나, 올마이트를 만나기 전이나 후나 미친 놈이기 때문.
1화에서 바쿠고의 유명한 쓰레기 발언: "내세에는 개성이 깃들리라 믿으며 옥상 다이빙이나 해봐라."라고 했었는데, 미도리야는 오히려 자살 교사로 인한 바쿠고 내신 걱정이나 해주고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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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화에서 그 유명한 "네가 도움을 바라는 얼굴을 하고 있었어."
이 때 미도리야는 올마이트에게 무개성은 히어로가 될 수가 없다는 선언을 듣고, 히어로의 꿈을 접은 상태.
즉, 히어로가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순수하게 이타심, 바고쿠가 도움을 바라는 얼굴을 보고 바쿠고를 구하려고 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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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최고의 명장면: 미도리야의 포효

그리고, 동경하던 올마이트가 자신의 꿈을 인정하고 직접 어떻게 노력해야할지 알려주자마자 미친듯이 노력하고,
그리고는 올마이트조차 초하드하다고 평가한 과제를 올마이트 상상이상으로 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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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팔을 버려가며 토도로키 쇼토를 구원하고자하는 미도리야


원포올을 가진 뒤로는 자기 어머니가 졸도할 정도로 몸이 부셔져라 히어로 활동을 하게 됌.
이런 미도리야의 대표적인 기행들은:
* 토도로키 쇼토를 구원하기 위해서 자기 오른팔이 망가져가는 거는 상관하지 않음. 덕분에 오른팔이 영구히 망가짐. (심지어 여기서 올마이트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도 포기한 것.)
* 코타를 머스큘러에게 구하면서 두 팔이 망가짐. 여기까지는 자기랑 코타의 목숨이 걸린 일이니 그렇다치지만, 팔이 망가진 상태에서 A반, 특히 바쿠고를 구하기 위해 다시 싸움 뛰어듬
* 르밀리옹이 개성을 잃자, 원포올을 넘기는 것을 제안 (물론 이건 원포올에 대한 책임감이 없다고 비판받음. 한편으로는 무개성이었던 설움을 알고 있음에도 르밀리옹을 구하려고 한 것.)
* 최종결전에서 자기 때문에 웅영고 사람들이 위험해질까봐 스스로 떠나서 독고다이로 활동
* 웅영고로 돌아왔을 때 피난민들이 불합리하게 자신을 배척하자, 화내기는커녕 자기가 알아서 떠나려고 함.
이 때문에 미도리야는 미네타, 쇼토, 코타 등에게 하나의 모델이나 감사의 대상이 되지만, 동시에 크레이지 보이 취급을 받음.
이러니 마지막화에서 미도리야가 그 집념과 광기를 잃고 포기한 게 납득이 되질 않음.
하다못해 원포올을 얻기 전에 하던 개성 분석을 토대로 히어로 보조 업무라도 할 수 있을텐데, 작중에서는 마치 도망치듯이 웅영교 교사가 되었다고 묘사되었음.
그러니 누가 납득해?
2. 개연성 붕괴
사실 팬들이 작품 결말과 최종화에서 미도리야 이즈쿠의 행적을 가장 욕하는 이유.
개성이 없다고 히어로의 꿈을 포기했다는데, 암만 봐도 개성이 없이도 히어로 1명 몫 정도는 해내는 사람들이 잔뜩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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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질랜티 너클 더스터. 사실상 무개성 히어로라고 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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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밀리옹. 개성이 소멸한 뒤에도 5분 동안 에리를 지켜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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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수달은 미르코. 사지가 절단되면서 사실상 토끼 개성을 상실했음에도 의수끼고 여전히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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랙돌. 결말의 미도리야과 가장 비슷한 처지:"히어로였지만, 개성을 상실"임에도 그 동안 자기 개성을 써왔던 경험으로 다른 팀원들을 서포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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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크스. 개성을 잃었지만 공안요원으로 활동한 공적과 경험으로 새로운 공안위원장에 취임.

(호크스야, 미도리야 같은 인재를 공안위원회에 안 데려가고 뭐했냐. 최소한 넌 나강에게 총 맞아도 할 말 없다.)

이외에도  아이자와 쇼타도 미도리야처럼 무개성이 되었지만 오히려 교사일에 전념하게 된다. 그리고 아이자와 쇼타는 원래 신체능력만으로 이형계 빌런도 때려잡았음.
서 나이트아이도 맨몸으로 5kg짜리 인감 던지고 다니는 등, 개성은 보조고 신체능력이 메인인 히어로가 많음.
즉, 1화에서 완전히 0인 상태에 무개성으로 히어로가 되는 건 무리라고 해도, 신체를 단련해서 그간의 경험을 살려서 충분히 히어로 활동을 할 수 있음.
아니면, 랙돌처럼 개성을 얻기 전부터 있던 분석 버릇을 통해서 보조 업무를 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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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작품 초반에 미도리야는 이미 무개성으로 잘만 활약했음.

대표적으로 체육대회 1회전인 장애물 달리기에서 개성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1등을 함.

(이 덕분에 팬들은 미도리야가 설령 원포올이 무력화되어도 제 몫을 해낼 거라고 생각하게 되었음. 결말에서 거하게 배신당하지만)
즉, 미도리야가 히어로 역할을 못한다면, 올마이트처럼 단순히 개성이 없어서가 아니라 몸 상태가 말이 아니라서라는 이유라도 있어야 함.
(실제로 그 동안 몸을 혹사시켜왔다고 하지만, 최종화에서 이런 내용없이 그냥 개성이 없으니 꿈을 포기했다고 하는 건 결국 작가의 연출미스임.)
그런데 미도리야는 결국 이도저도 아닌 상태가 됌.
결국 제목인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에 맞추거나, 올마이트의 서사와 맞추기 위함인지 미도리야가 하는 일은 교사로 한정시킴.
(그리고 미도리야는 원포올을 얻기 전에도 가졌던 특기인 "개성 분석"으로 히어로 일을 하든, 교사일에 사용한다는 묘사조차 없다.)
제일 큰 문제는 본인은 히어로로 활동하지 못해서 불만족스러운데, 이는 어디까지나 작가의 수미상관 구도를 위해서 박탈감에 시달려야하기 때문.
1번에서 설명했듯이 자기 꿈에 대한 집념과 광기를 가진게 미도리야 이즈쿠고,
2번에서 설명하듯이 개성이 없어서 히어로 활동을 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이 분명 있음.
그런데, 결말에서 미도리야 이즈쿠의 처지는 미도리야 이즈쿠의 캐릭터성과 작품의 개연성 붕괴로 귀결.
3. 추측: 1화에서 올마이트의 심리
이것도 결국 작가가 그 놈의 수미상관에 집착한 탓으로 보임.
(대표적으로, 미도리야는 박탈감에 시달려야하니 옛 동료들이 옆에 있으면 안 되고, 이 탓에 우라라카도 히어로를 구하는 히어로로서나 연애 빌드업으로서나 미도리야 옆에 없게 되었음. 그리고 토가의 빌런 아카데미아로 갈아탐.)
그리고 최종화의 미도리야가 1화 보다 못한 정신상태를 가진 건, 1화에서 올마이트의 초심이 다소 퇴색된 것을 반영한 것이 아닐까 추측함.
1화에서 미도리야가 올마이트에게 무개성도 히어로가 될 수 있냐고 묻자, 올마이트는
"빈말로라도 무개성은 히어로가 될 수 있다고 말할 수 없다." 그리고 "분수에 맞는 현실을 봐야한다."라고 함.
이후 올마이트의 언동을 생각하면 굉장히 이질적이고, 냉혹한 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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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마이트의 꿈: 평화의 상징


무엇보다 올마이트 본인이 과거 무개성이었음에도 평화의 상징이 되고자 노력한 것을 생각하면, 과거 자신을 부정하는 것과 다름없는 발언임.
당시 올마이트는 올포원과 싸워 큰 부상을 입고, 히어로로서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 점차 줄어들면서 초심이 변질되어 있었음.
즉, 1화는 미도리야가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나가기 시작하는 화이자, 올마이트가 자신의 초심, 즉 오리진을 되찾는 화임.
최종화를 잘 보면, 미도리야는 1화 당시의 본인과 올마이트의 역할을 둘 다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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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너는 히어로가 될 수 있다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의 불후의 명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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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화: 너는 히어로가 될 수 있다

아무런 감동이 없음


그런데 찬찬히 뜯어보면, 미도리야는 본인의 1화 당시 행적 그리고 올마이트의 서사 중 안 좋은 점만 가져옴.
* "절망하여 꿈조차 꾸지 못하는 1화의 미도리야"만 있고, "올마이트에게 그 오리진을 다시 일깨워주는 하는 광적인 이타심"은 없음.
* "개성과 몸이 소진되어 은퇴한 올마이트"만 있고, "제자의 교육에 전념하고 다시 싸우고자 노력하는 올마이트"는 없음.
* "초심이 변질된 1화의 올마이트"만 있고, "바고쿠와 미도리야를 진흙 빌런에게서 구해주고, 미도리야를 구원하는 올마이트"는 없음.
* 무개성을 위한 전투용 슈트라고 해도, 올마이트의 슈트는 "무개성도 히어로가 될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자 고결한 희생"인 반면에, 이즈쿠의 슈트는 "데이터 수집을 위한 모르모트"임.
즉, 작가는 미도리야와 올마이트의 서사에서 기분 나쁜 요소만 가져온 것.
무엇보다 미도리야가 초심, 자신의 오리진을 잃었다면, 왜 잃었는지가 나와야하고, 더 중요한 것은 오리진을 되찾고 이를 수행하는 장면이 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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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오리진을 되찾는 올마이트

올마이트왈: "너(미도리야)가 없었다면 나는 말만 앞서는 가짜 근육이 되었을 거다."


1화에서 올마이트는 미도리야 덕분에 자신이 망각하던 오리진을 다시 떠올릴 수 있었고, 이 때문에 미도리야를 자신의 후계자를 정했음.
비슷하게 미도리야가 자신의 오리진이 도로 불타오르는 장면이 있어야 했는데, 막판에 올마이트가 슈트 하나만 주고 끝나니, 아무런 카타르시스(감정의 분출)이 없음).



결론을 말하자면, 원래 작가는 주인공 서사를 등한시한다는 비판을 들어왔음.
그리고 마지막에서 마지막까지 주인공의 서사, 무엇보다 그 오리진을 누락시키면서 주인공 미도리야 이즈쿠의 이야기를 최악의 형태로 마무리함.


마지막으로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의 진정한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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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아룬드리안
    2024/08/12 23:17

    마지막화 단 하나에 그간의 모든것을 부정하기 있기없기

    (3cDYbr)


  • 내히로아카돌려줘
    2024/08/13 08:43

    확실히 작가가 수미상관 구도에 집착하느라 바로 이전화인 429화까지 쌓아온 빌드업을 날려버린 건 최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429화 동안 이어져온 주인공인 미도리야의 서사를 부정하고, 작품의 줄거리를 부정한 꼴이죠.

    (3cDYbr)


  • 네코카오스
    2024/08/12 23:19

    마지막화 올마이트 등장씬 부분은 뭔가 되게 "덧붙인" 느낌이었는데
    그 직전까지는 잘 그리다가 뭔가 작품 외적인 트러블이 있었던게 아닌가 싶음

    (3cDYbr)


  • 루리웹-0105900765
    2024/08/12 23:28

    나한테 히로아카는 2차창작뿐이었지

    (3cDYbr)


  • 데차악귀
    2024/08/12 23:31

    8년이 아니라 1년이라고 했어도 어느정도 이해는 갔을듯 ㅋㅋㅋ

    (3cDYbr)


  • 아알호메프
    2024/08/13 11:28

    작가가 데쿠를 싫어한다 까진 모르겠지만 애정이 없는건 확실한거같음. 그렇지 않고서야 저따위로 소모할 수가 없음....

    (3cDY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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