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를 향해 가던 어느날
건널목에서 신호등의 파란불을 기다리고 있던 어느 순간
희미한 얼굴 하나가 프레임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오랫만이네..."라는 대사가 들리자 저는 그 인물에 촛점을 맞추었습니다.
조금 나이가 들긴 했지만 분명 아는 여자의 얼굴이었...
그러나
저는 파란불이 들어오자 아무런 대꾸없이 건널목을 건넜습니다...
....
저는 D3이 그런 카메라인데...
이거 처음 나왔을 때
나름 세계적인 작가랍시고 어깨에 힘주고 다니는 친구가 들고 다니는 걸 아주 잠깐 빼앗아 몇 컷 찍와봤지요.
그리고 그때의 묵직한 손맛을 오래동안 기억했습니다.
하지만,
천만원에 육박하는 가격 때문에 가져보는 꿈조차 꾸지 못했죠.
세월이 흘러 완전 똥값이 된 D3을 손에 넣게 되었을 때
웬지 감격하여 그 쇳덩이가 새털처럼 가볍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한 5년 간 마르고 닳도록 쓰다가
그 사이에 노쇄한 나의 몸이 그 무거운 쇳덩이이 무게를 견디지 못하게되어
저는 단돈 20만원에 D3을 팔아버렸습니다.
그리고 그후로 거리에서 누군가의 목에 걸려있는 D3을 만난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
https://cohabe.com/sisa/3870414
가끔 그립지만 우연히 교보문고 앞에서 마주치면 쌩깔 것 같은 옛 애인 닮은 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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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너무 잘 쓰십니다 ㄷㄷㄷㄷㄷ
제목에 확 끌려 들어왔습니다.
역시 글도,
그리고 사진은 더더욱!!!
감사합니다
스토리가 참.... 아려오네요.
이야기도 사진도 참 멋집니다~~~
사진도 좋고 글에서 무언가 여운이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