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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프로젝트 4 월드 그레이트 게임 (91)


조수석 문에 걸터앉은 잇토키는
왼손을 뻗어
추격 차량 선두에서 맹렬히 따라오고 있는
토요타 시에나를 겨냥했다.
두 차량의 거리가
이전보다 가까워졌지만
여전히 잇토키의 손에 들린 월터 P99의 총구와
시에나의 운전석까지의 거리는
20m가 넘었다.
오른쪽으로 굽은 길 때문에
브레이크를 살짝 밟아 속도를 줄이던
신이치의 큰 사촌형의 시선은
전방 도로에 집중되어 있었다.
이것은 죽음의 검은 길이었고,
그가 탄 밴은
평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이 위험한 길을 지나가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핸들을 잡은 두 손과,
엑셀레이터와 브레이크를 계속 컨트롤하는 발만큼
그의 두 눈도
전방 도로를 향해 집중해야만 했다.
그럼에도
그는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신이치의 큰 사촌형은
운전자의 본분을 잃고,
결국 참지 못하고
곁눈질로 조수석을 살폈다.
그리고 그의 시선에,
이미 상반신을 밖으로 빼고
조수석 창문에 걸터앉은 채
바람을 맞아
입고 있는 검은 교복 위로 탄탄하게 드러난
사쿠라바 잇토키의 복부가 들어왔다.
“이런 미친!”
그 모습을 본 카이토는
다시 시선을
전방으로 옮기며
자신도 모르게 크게 소리쳤다.
카이토는
창문에 매달린 사쿠라바 잇토키를
잘못 판단했다고 생각했다.
처음 보았을 때는
단순히 과묵한 남자
아니
소년인줄 알았고,
인도에서 같이 벌인
침투작전(?)에서 보여준 행동력과 판단력으로 미루어
군 출신의 유능한 남자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후 대화를 통해서
전체적인 그림을 보고 판단하는 모습을 보고는
지휘관 경험도 풍부한 베테랑,

모리 코고로나
쿠도 신이치의 큰 사촌형과 비슷한 부류의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달리는 차 안에서 몸을 빼내
권총을 쏘겠다는 생각을 하는
상식 밖의 사람일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저런 미친놈일 줄이야!
그리고
그 모습을 흘깃 바라본
쿠도 신이치의 큰 사촌형은
핸들을 오른쪽으로 살짝 더 틀었다.
차량의 무게중심은
살짝 돌아간 핸들에 비해
훨씬 더 강하게 왼쪽으로 쏠렸고,
에스턴 마틴 DB5는
그 반동으로 크게 휘청거렸다.
신이치의 큰 사촌형도 알고 있었다.
사쿠라바 잇토키는
사격을 하려고 몸을 빼낸 것이다.
그에게
최고의 사격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차체를 흔들리지 않도록
안정시켜야 한다는 것을,
그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중앙분리대를 들이 받을 수는 없잖아!
꽉 잡아!”
신이치의 큰 사촌형은
누구에게 하는지도 모를 말을 외쳤다.
핸들은 오른쪽으로 더 꺾었지만
속도는 줄이지 못했다.
원심력은 더욱 강해지고,
원심력을 제어하기 위해
타이어는 더욱 강하게 도로와 마찰했다.
타이어와 도로가 강하게 마찰하는,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고음파가 도로위로 울려 퍼졌다.
그리고
차량은 더욱 강하게 요동쳤다.
불꽃을 뒤로 내뿜으며 압력으로 찌부러지는
왼쪽 타이어에 비해
기울어진 차체의 오른쪽에 달린 타이어는
공중으로 뜰 지경이었다.
차량이 기울며 크게 요동치자
필연적으로
밴에 매달린 잇토키의 몸도 충격을 받아 강하게 흔들렸다.
그런 흔들림 속에서도
변하지 않은 것이 두 개 있었다.
잇토키의 시선과
쭉 뻗은 왼쪽 팔.
시에나를 겨냥하고 있는
잇토키의 왼팔은
마치 특수촬영장비인 짐벌 크레인처럼
여전히 미동도 없이 쭉 뻗은 채
방향성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총구가 겨냥한 그곳,
그 한 점을
잇토키는 흔들림 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잇토키의 시선과 총구가 고정되어 있는 곳은
시에나의 운전석,
잇토키를 보고 소리지르고 있는 운전자의 왼쪽에 있는
사이드미러였다.
일말의 흔들림도 없이 고정되어 있던
잇토키의 검지가
마침내 움직여 방아쇠를 당겼다.
첫 번째 9mm 풀메탈자켓 탄환이
화염과 함께
총구를 벗어났다.

댓글

  • 컨트리볼매니아
    2024/08/01 07:37

    곧 100 화 축하 드립니다.

    (loaJ0t)

(loaJ0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