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천국 코하비닷컴
https://cohabe.com/sisa/383821

다시는 애견 키울 생각 못할 것 같네요.

딱 3일 전까진 몰랐습니다.. 그냥 피곤해 그러는 줄 알았어요. 오늘 아침 병원에서 극성빈혈이라 진단받고 수술은 엄두도 못낸채 집에 돌아와 자기가 제일 좋아했던 쿠션..
거기서 가쁜 숨을 몰아쉬다가 마지막 사력을 다해 고개를 이리저리 두리번 거리며 저를 찾더군요. 
그렇게 제품에서 몇 분 헐떡이다 숨이멎었습니다.
아버지 돌아가셨을때도 전 눈물 한방울 안흘리며 덤덤히 받아들인 놈입니다.
그런데 마지막 숨쉬는 순간에 힘을 다해 저를 찾으며 꺼억 꺼억 최후의 한숨을 내뱉는 모습을 보니 눈물이 주체가 안되더군요. 
조금 일찍 신경썼으면 살릴 수 있었을까?
너무 무관심해 징후를 놓쳤나? 
정말 3일 전까지 멀쩡한줄 알았습니다.  그냥 피곤해서 많이 자나보다. 나이가 들어 활동량이 주는가보다..
이렇게 허망히 가버리네요.
가지고 놀던 삑삑이들, 자주먹던 간식들, 사료도 한가득인데..
12시에 무지개다리 제품에서 건너고 5시에 두손바닥에 올릴정도의 재로 변해버렸네요.
하루정도 집에서 재울껄 그랬나.. 명절 지나고 보낼껄 그랬나..
하.. 잘 갔겠지.. 너무 일찍 보냈다 서운해 안하겠지. 
왜 일찍 병원에 안가봤을까..
왜 나 몸이 안좋아요하는 신호를 못알아줬을까..
내가 너무 미안하구나.
주인이 둔한 놈이라 니가 그렇게 아프다는걸 너무 몰랐네.. 
무슨 검사라 하면 이렇게 활달한 놈이 무슨 병이 있을라고..
검사비에 혹은 수술비에 갈등하고 고민하고..
 무관심하게 넘겨버린게 이제야 죽도록 후회스럽다.
 
 내가 너무 미안하다.. 내가 너무 미안하다.. 

댓글
  • gaesoon 2017/10/02 19:03

    힘내세요.. 저도 올초에 보냈는데 항상 미안함 가지고 살고있어요.

    (rBAumo)

  • noble 2017/10/03 00:36

    ㅠㅠ 기운내세요....정말 정말....말이라도 통했으면 하는때가 있죠.....목마르다고 말을 하지 이놈아....아프다고 말을 하지 이놈아....ㅠㅠ

    (rBAumo)

  • 아임파인땡큐 2017/10/03 09:14

    힘내세요 글쓴이님
    그리고 미안해하지마세요
    글쓴님 품에서 마지막을 함께한 강아지친구도
    분명 하늘에서 그동안함께해줘서 고맙다고
    미안해하지말라고 그럴꺼에요
    글쓴님도 그러니까 그동안함께해줘서
    고맙다고해주세요...
    댓글쓰면서 저도 눈물이나네요ㅜㅜㅜ

    (rBAumo)

  • 맛있는햇살 2017/10/03 14:09

    거진 삼개월을 저도 매일 울었어요
    친구가 사용한 제품들은 그래도 잘 버려주세요 그게 도움이 될거에요

    (rBAumo)

  • sunwood0 2017/10/03 14:12

    그래도 그정도면...
    다만 한가지.. 죽었다고 바로 화장하거나 묻지 마세요...
    숨이 멎어도 아이들 눈빛이 완전히 사그라드는데는 3일정도 걸리니까요....

    (rBAumo)

  • tatari 2017/10/03 14:14


    개들은 약해지면 무리에서 버림 받는 게 습성이라... 감각이 둔하고 설령 아파도 티를 잘 안 냅니다.
    마지막까지 당신 곁에 있고 싶어서 그랬을 거예요. 알아주지 못했다 한들 당신의 잘못이 아니예요.
    제가 미신은 잘 안 믿지만 유일하게 믿고 싶어하는 것 하나를 사진으로 올려봅니다.

    (rBAumo)

  • 기계과6학년 2017/10/03 14:20

    자식을 잃은 슬픔이 이런걸까요. 마음속에 뭍혀서 영원히 한자리를 차지하고있을놈...

    (rBAumo)

  • D.Va. 2017/10/03 14:28

    그래도 좀 편히 간것같아 다행인것 같네요
    저희집 강아지는 악성종양이라 치료도 못하고 죽어가는걸 보고만 있네요..
    종양이 커지다가 피부가 감당못해 괴사가 진행중인데.... 보기 너무 힘드네요ㅠㅠ

    (rBAumo)

  • GTX980 2017/10/03 14:29

    에고..ㅠㅠ

    (rBAumo)

  • koomini 2017/10/03 14:37

    저도 내새끼 가슴에 묻는다는게 이렇게 아픈지 몰랐어요.
    우리 양돌이 한달동안 아프다 8월에 하늘나라로 가버렸어요.
    하늘나라 잘 갈 수 있도록 고맙고 사랑한다고 많이 말해주래요.. 미안하다 하면 멍멍이들도 맘아파서 편히 못간다고..
    속으론 미안해죽겠는데 꾹 참고 좋은 말만 해줬어요.

    (rBAumo)

  • 오느리햇밥 2017/10/03 15:03

    키우던 반려견이 죽는 모습을 본다는건 슬프고 안타깝고 힘들지요..
    그러나 굳이 "아버지 돌아가셨을때도 전 눈물 한방울 안흘리며 덤덤히 받아들인 놈입니다." 이런말로 그 슬픔을 극대화시킬려고 할 필요가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드네요..

    (rBAumo)

(rBAum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