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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포서드를 전부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2017년 요맘때쯤 E-PM2와 14mm 2.5로 시작해서 벌써 7년이나 되었네요.
이젠 같은 돈으로는 비슷한 것도 다시 구하기 힘든지라 굉장히 고민하면서 조금씩 정리하다보니 드디어 오늘 마지막 아이템이 저를 떠났습니다. 절대 포기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떠나보내면서 의외로 아쉬움이 크지 않네요. 다시 들이거나 할 일은 없습니다. 같은 예산이 있다면 지금 사용중인 L마운트에 투자할 테니까요.
학생 때 취미 시절에 렌즈 교환식 카메라를 처음 사용할때 니콘 F마운트 DSLR과 필름 카메라로 시작했었는데,
2021년에 카메라는 모두 사라지고 수동렌즈들만 남았다가 결국 모든 니콘 F마운트 아이템이 저를 다 떠난 것도 올해 상반기 중이구요. 거의 20년 가까운 시간이었지요.
소니, 후지필름 등 여러 다른 회사들 것도 사용해봤으나 2년 정도 기간 내에 연구 차원에서 시험 사용해 본 것이었구요.
가장 오래 사용했던 렌즈 마운트 두 가지가 2024년에 몽땅 사라지고 지금은 L마운트만 남았습니다. S1과 S1R을 사용 중인데, S5와 S5m2의 경우 상당기간 시험 사용해 본 결과 굳이 S1과 함께 사용해야 할 이유가 안 느껴지더라구요. 크기만 조금 작을 뿐 딱히 낫다고 할 부분이 그리 많지 않다보니...
마이크로포서드마저 전부 정리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인데요,
첫째로는 L마운트 파나소닉 카메라의 사용 기간이 1년 반 정도 되어가면서 사용방법이 과거 니콘 DSLR을 사용하던 때처럼 안정되어가는 중이고, 그러다보니 둘째로 드디어 저에게도 마이크로포서드 카메라의 효용이 다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E-M1 mk3/E-M10 mk4/G9 까지 사용해 보았습니다) 좋은 휴대성만으로는 이제 충분치가 않았구요. 그럼에도 점점 하나의 상징이나 관성처럼 쓰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달까요. 그리고 최신 마이크로포서드는 제가 알던 마이크로포서드가 아니라서, 굳이 마운트를 두 종류로 그걸 같이 사용하느니 그냥 L마운트 카메라를 쓰는게 여러모로 더 낫다는 판단이 들었죠. 애초에 이제는 휴대성에서도 별로 차이가 안 나니까요. 여기에 덧붙여 L마운트 카메라들, 특히 에누리 없이 만들어져서 그런지 S1 시리즈가 굉장히 맘에 들어서도 그렇습니다. 상술했지만 어떤 기기를 사용할 때 이것만 들고 있으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고, 마음으로 안심이 되는 기종을 만나는게 의외로 힘듭니다. 과거에 기억나는 기종이라면 D850과 함께 감히 니콘 DSLR 최대의 걸작이라 할 수 있는 D5 정도를 예로 들 수 있겠네요. 둘 다 필름과 디지털을 아울러 수십 년 니콘 F마운트 역사에서 카메라의 정점이자 최종판이라 할 수 있는 레전드급 기종이다보니, 사용자가 손에 들어 보면서 카메라가 참 훌륭하다는 느낌을 받지 않기가 더 어려운 기종들이기도 하죠.)
다만 그렇다고 해서 저에게서 니콘 DSLR이 정신적으로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제가 느끼기에 지금 사용중인 S1 시리즈는 현존하는 모든 미러리스 카메라들 중에 니콘 플래그십 DSLR과 손에 들고 쓰는 느낌이 가장 비슷합니다. (요즘의 니콘 기종보다도 더 비슷합니다) S1 시리즈를 손에 들고 있을 때 드는 뭔가 안심되는 기분이 저에게는 바로 과거의 그 느낌이라는거죠. 그리고 (아직 구입 안했지만) 파나소닉의 다른 기종보다도 S9와 26mm F8 수동 번들렌즈에 관심이 매우 높은데, 제가 마이크로포서드에서 가장 즐겨 사용하던 방식 중 하나인 올림푸스 혹은 파나소닉의 작은 바디에 올림푸스 15mm F8 바디 캡 렌즈를 사용하는 것과 매우 비슷하니까요. 그래서 저는 예전에 다른 글에도 썼었지만 과거 우리가 알던 캐주얼 마이크로포서드는 이제 풀프레임 S9로 정신적으로 이어진다는 느낌이라는 생각입니다. S9가 마음에 들면서도 기계셔터와 플래시 연동 기능의 부재가 못내 아쉬운 건 그 때문이구요.
즉, 니콘 F마운트 카메라들과 마이크로포서드 카메라는 비록 물질 자체는 사라졌지만 정신적인 맥락에서는 여전히 계속 저와 잘 맞는 도구로서 제 곁을 지키고 있는 것이고, 앞으로도 보강해서 갖출 생각도 든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기기들의 변화에 단지 제가 구태가 되어서 못 맞추고 있는 것을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댓글
  • -아립- 2024/07/29 14:38

    최신기종을 M1m3까지 써보신거면 마포 버릴만도 하죠.

    (5KWwoj)

  • dancersdomain 2024/07/29 14:41

    풀프레임 장비들이 가성비가 좋아지다보니 이제 마포로는 그것도 못 당하게 되는 듯 합니다.
    오랜 기간 충분히 써 봤고 또 잘 썼으니 이제 이사 가는거지요.

    (5KWwoj)

  • -아립- 2024/07/29 14:52

    네 저는 가격이 싸서 마포를 쓰던건 아니거든요.
    망원을 많이 사용하기에 마포가 아니면 도저히 전체 무게를 감당할수가 없습니다..

    (5KWwoj)

  • dancersdomain 2024/07/29 14:58

    저도 풀프레임에서 일 때문에 큰 렌즈도 많이 사용했죠.
    마포가 망원렌즈가 가벼운 것도 사실 이젠 옛날이야기이기도 하고... 요즘은 풀프렌즈를 마포용으로 만들기도 하는 시대인데 마포바디도 이젠 가볍지도 않으니까요.
    저는 사실 마포를 망원용으로는 안 썼는데요,
    마포는 조리개 4이하로 떨어지면 낮이라도 조금만 광량이 떨어져도 쓰기 어려울때가 많다 싶어서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역광 조건인 항공기 사진 같은 경우도 그렇고 역광 촬영을 하게되면 또 DR문제로 쓰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빛이 강해도 어렵고 어두워도 어렵고...
    국내나 해외유저들이 마포장비가 장망원이 가벼워서 탐조용으로 많이 쓴다고 하던데,
    위와같은 상황이 많을텐데 어떻게 극복하고 쓰셨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5KWwoj)

(5KWwo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