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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최악의 여행을 경험했습니다...

2012년.
혼자 갔던 인도 뉴델리에서 길 잃고, 릭샤 사기 당한 것보다 더 최악의 여행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얼마전 주말.
이보다 더 최악이었던 국내 여행을 경험하고야 말았습니다.

내용은 지금부터 쓸겁니다만..
기니까 요약을 보시려면 아래로 쭉쭉~ 내려가시면 됩니다~~

1. 금요일 저녁 친구와 술을 마시다가 홧김에 토, 일로 여행을 가기로 결정함.
2. 여행지 선정과 함께 동행자를 선발했는데 친한 친구 하나, 데면데면한 친구 하나. 이렇게 둘이 더 붙어서 총 넷이 됨.

네.. 이 때만 해도 '재밌을거라' 생각하며, 어느정도 경험이 있던 '강릉'으로 가기로 하고 만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조짐부터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3. 다들 토요일 낮에 일정이 있어서 저녁에나 되어야 출발 가능.
4. 결국 저녁 8시가 되어서야 모두 모임. (그마저도 코리안 타임 크리...)

그리고 최악의 여행이 시작되었는데..

5. 차로 세시간을 달려 밤 11시에 주문진 도착.
6. 그런데.. 문 연 횟집이 없음.
7. 차를 탄 채로 주문진항을 계속 두리번 거렸으나 몇집 빼고 아예 다 불까지 꺼놓음.
8. 그나마 열린 집들도 길어야 1~2시간뒤면 영업 종료라 손님 안받음.
9. 그렇게 횟집 찾는 와중에 주문진항 정전......;;;;;;

음.. 망했다 싶었는데.. 스마트폰으로 열심히 검색하던 친구가
'야! 정동진에 24시간 횟집 있대!!' 라더군요.
그 말 한마디에.. 일이 더 커집니다..

10. 선택권이 없었기에 정동진으로 이동함.
11. 정동진을 3km쯤 남겨두고.. '그 집 토요일엔 9시까지만 한대' 라는 새로운 정보 입수.
12. 정동진 도착. 주문진과 마찬가지 상황.
13. 겨우겨우 근처에 횟집 하나 찾음.

다행히 네시간 정도 술을 마시고, 얘기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저는 운전을 담당했으므로, 술은 입에 대지 않았는데..
술이 취하지 않은 상태로 술을 마신 사람들을 보는건.. 유쾌하지 않더군요.

14. 데면데면한 친구가 술이 취하더니 꼰대짓으로 광역 어그로 시전. 데면데면한 친구가 나가면 남은 애들끼리 다 욕하고 난리도 아님.
15. 결국 그들은 최장 3년동안 끊었던 담배도 피움.

그렇게 거의 쫓겨나다시피하니 새벽 5시.
그렇다면...? 당연히 일출을 봐야죠.

16. 일출시간은 6시 5분 예정. 일출보기 위해 바닷가에서 기다림.
17. 날 흐려서 해 안뜸.

으하하.. 완전 최악이더군요.

18. 빠른 포기 후 초당순두부집에 가서 순두부 전골 먹음(다행히 방문경험이 있어 성공!)

그리고 이틀차 일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위해, 차에 시동을 걸려던 찰나.
한 친구(데면데면한 친구 아님.)의 결정적 한마디.

19. "야. 나 오늘 회사 선임 돌잔치 꼭 간다고 했는데... 깜빡했다."

아....

20. 바로 강릉을 떠나 세시간동안 운전해서 돌아옴.


무박 2일 여행을 계획했었는데.. 돌아오니 정오더라구요.
돌아와서 다 흩어지고.. 반납시간이 남은 렌터카를 보는데.. 화가 살짝 치밀었지만...
더 있었으면 더 최악이었겠지... 하면서 마음을 다잡고..

그냥 렌터카 세차나 한번 하고.. 조금 일찍 돌려줬습니다...


사실 혼자서 충동적으로 여행해서 좋았던 적은 더러 있어서
이번에 '도전삼아' 한번 해봤는데.. 다시는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저는.. 여행만큼은... 아직은 혼자가 더 좋습니다!


------ 최악의 여행 요약 ------

1. 남자 넷이 토요일 저녁 8시에 만나 강릉으로 무박2일 여행 가기로 함.
2. 주문진 갔는데 횟집 문 다 닫고, 심지어 정전크리.
3. 정동진에 24시간 횟집 있대서 갔는데 알고보니 '평일만 24시간'
4. 겨우겨우 다른 횟집 찾아서 갔는데.. 한 친구가 술 취해서 꼰대짓으로 광역 어그로 시전함. 
5. 원래 담배 펴본적 없는 작성자 빼고 나머지 세명은 끊었던 담배 다시 피움.(심지어 3년만에 피운 자도 있음...;;;)
6. 정동진 간 김에 일출보려고 기다렸으나 구름이 많아 일출 못봄.
7. 초당순두부집 가서 아침 먹음.(이것만 평온했음.)
8. 안목해변 가서 다음 일정 수행하려는데 한 친구가 오늘 꼭 가야 하는 경사를 기억해냄.
9. 모인지 열두시간만에 강릉에서 다시 출발.(이 중 차 탄 시간이 세시간)
10. 돌아오니 정오.(자정 아님.)
11. 렌터카 시간 남아서, 분노의 세차 하고 일찍 반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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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최악의 여행 경험도 궁금하네요!

댓글
  • 보더군 2017/09/27 20:42

    .......  혼자 가는게 낫죠. 욕보셧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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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디 2017/09/27 20:46

    역에 떨궈서 혼자 보내버리시지ㅡㅅㅠ
    고생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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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이리다 2017/09/27 21:39

    경험상 돌발여행이 생각만큼 보람느끼기 힘들더군여 거기다 술까지 함께했으니...고생많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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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브 2017/09/28 11:28

    왜 다시 돌아오셨죠?;; 그런 변수가 생기면 당연히 그 친구가 감수하게끔 기차역이나 버스역에 내려줘서 혼자서 가게끔 하셨어야죠..
    만약 그런걸로 기분나빠한다면 그런 친구는 애초에 싹을 잘라버리는게 좋습니다
    정상적인 친구였다면 미안하다 내가 일요일에 스케쥴 잡힌걸 잊었는데 나는 버스나 기차를 타고 갈테니 너희끼리라도 놀다가 가라 라고 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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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까까88 2017/09/30 14:18

    갈 사람은 기차역에 데려다주고 혼자서라도 2일치 일정 소화했을거 같아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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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삼말미잘 2017/10/01 13:10

    웨에에에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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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머해영 2017/10/01 13:30

    계획이 없어도 너무 없이가서 벌어진 참사 아닌가용 ㅎㅎ 날씨라도 보고 가셨어야져 ㅋㅋㅋ저녁8시에갈정도면 저같음 파토냅니당 ㅋㅋ낮에 일정있다고하면 담에가자고했어야하는데 다들 기분파셧나봐여
    저도 최악의 여행이 있어요. 더블커플로 보드타러갔는데 친구커플 변덕땜에 보드 종일권을 이틀내내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와서 엄청 열받았더랬죠 ㅎ 어디 놀러가면 계획과 강행이 필요하단걸 느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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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nceux 2017/10/01 13:33

    그걸 집까지 태워다 준다구요? 이해불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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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관소녀 2017/10/01 13:44

    원래 무계획 여행치고 상상한 것만큼 즐겁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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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라파독 2017/10/01 14:03

    친구때문에 돌아갔다는건 책임을 물을 핑계거리를 찾은느낌인걸요 강릉이면 버스 시간도 엄청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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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찰떡아이스 2017/10/01 14:32

    그걸 왜 데려다주세요.. ;;; 강릉이면 서울가는 버스가 얼마나 많은데.. 애도 아니고;; 버스터미널 이런데 떨궈주고 알아서 가라고 하시지 그러셨어요. 지사정으로 다른친구들까지 여행을 중간에 쫑내게 만들다니 이해가 안되는 상황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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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lorin 2017/10/01 15:01

    글쓴님도 그렇고 나머지 분들도 그냥 이여행은 망이다 라고 생각하시고 서울로 가자 한거 같은데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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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흥할꼬야 2017/10/01 15:07

    잉 기차태워보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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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아재 2017/10/01 15:10

    저는 친한친구, 안친한 동창 이렇게 셋이 일본 갔는데
    안친한 친구 일본어 할줄 안다해서 별로 안좋아하는데도 델고갔더니만 공항 도착서부터 일본어 할줄 몰라 시전
    결국 제가 영어로 대화..
    일정에서 제가 가고싶은곳 가면 계속 투덜투덜
    지 가고싶은곳(아키하바라)은 두어번 반복해서 가면서 지 관심없는 가게는 들어가지도 못하게 칭얼거림
    그러다 결국 지혼자 빠져서 또 아키하바라 직행
    친한 친구랑 신나게 놀다 집에 들어갔더니(숙소가 친한친구의 고모님댁)
    그놈 들어와서 신나게 놀고있고, 고모님은 너네 어찌 친구를 버리고 노니 라고 하시고...
    결국 그놈은 아키하바라만 4번정도 갔고 지가 산 성인게임을 한국에 가지고 갈 수있는지를 직원에게 영어로 물어봐달라고 시전
    그때부터 걍 개객끼 취급하고 절교함요
    뭐 쓰자면 5박 6일동안 일 많은데 진짜 최악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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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bel 2017/10/01 15:48

    무계획은 진짜 잘 맞는 친구가 아니면... 역시 무계획 여행은 혼자 다니는게 최고 같아요. 전 막 최악은 없었는데... 아니다 부모님 모시고 간 태국 자유여행이 최악이었어요. 왜 패키지 여행이 존재하는지 알게해준 소중한 인생경험이었죠. 하하...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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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찌밤탱 2017/10/02 13:55

    고생 많으셨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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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간망토초초 2017/10/02 13:57

    주문진에서 정동진이면 강릉 끝에서 끝입니다..
    엄청 멀리 가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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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떡이 2017/10/02 14:07

    고구마 게시판에 가야 할 것 같아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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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고싶은밤 2017/10/02 14:09

    어? 이게 왜 베오베에;;
    사실 친구들이 술을 먹고 지쳐있는 상태였는데
    그 상황에서 한명이 '돌아가야해..'라고 하니 동조의식이랄까..
    이런게 생겨서 남은 일정들을 포기하기로 한거죠...
    그 때 저도 사실..
    '아 이정도면 그냥 집에 가고 싶다..'
    라고 생각할 정도로 최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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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빛56 2017/10/02 14:11

    안맞는 친구들은 중간중간 빼버리고 남는 사람들끼리 즐겁게 보내야 하는데 안타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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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멸살 2017/10/02 14:21

    무계획 여행이 되게 낭만적일거 같지만 현실은 답답하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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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찮은흠냐리 2017/10/02 14:21

    여행은... 이야기만 해도 재미있는 친한 친구들이랑 가는게 아니면. 힘든거 같더군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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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가다김모씨 2017/10/02 14:26

    나같으면 간다하더라도 얄미워서 데면데면 버스로 먼저 보내고 출발했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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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쿨쿨서태웅 2017/10/02 14:26

    최악도 나름 시간이 지나면 추얻이 되더만요 저도 경험한적이 있는데 지금은 웃으면서 이야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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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일또만나요 2017/10/02 14:56

    ㅎㅎㅎ 그렇게 최악은 아니거 같아요 제 친구들은 만나면 싸우고 여행 몇 번 안갔은데 맨날 싸워요 ㅎ 차 렌트해서 해변에서 빠지고 차 뺀다고 밀다 차 바퀴에 발 들어가고 렉카차와서 빼고 ㅋㅋ 개판 이었던적이 있었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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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핑크팬서1 2017/10/02 14:59

    좀 맘에 안드는 친구한명을
    쓰레기 만드셧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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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포가미끌 2017/10/02 15:07

    역시 궁합 쩌는 조합이 아니라면 여행은 패키지가 짱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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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VGEEK 2017/10/02 15:25

    친한 친구끼리 가도 싸울 확률 100%인 번개여행 ㅎㅎㅎ 좋은 경험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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