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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3) - 두만강 ^^^^^^^^^

도문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버스로 약 1시간 가면 두만강이다.
두만강과 북한의 인접 마을을 보는 일정이다.


두만강 입구에 들어서자 큰 광장이 나오고
붉은 공산당 기의 형상인 표지판에 시진핑의 교시(?)인지 어록이 쓰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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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만강 푸른 물에~~ ♪ 노 젓는 뱃사공~~ ♬

우리가 아는 노래처럼 두만강은 푸르지 않았다.
흙탕물이 흐르는 작은 강이다.
한강을 보다가 두만강을 보니 강이라기보다는 시냇물처럼 보인다.


두만강에는 관광용 부두가 있는데 얼마 전부터 외국인은 안 되고 중국인만 뗏목 유람을 할 수 있게 바뀌었다.
수심이 얕아서 그런지 배가 아니라 뗏목으로 유람한다.
아마도.. 남북이 경색되자 관광 오는 유일한 외국인인 한국인을 제외시킨 것 같았다.
현지 가이드 신선생이 공안이 어떤 때는 사진 촬영을 못하게 하는 날도 있다고.
오늘은 공안이 많이 나오지 않아서 촬영해도 괜찮다고 하신다.


중국인들도 모두 사진 찍느라 여념이 없다.
아무 생각 없이 부두에서 촬영하고 있는데 어떤 남자가 왁왁대며 소리를 지른다.
공안인 듯한데 중국말로 사진 찍지 말라고 소리 지르며 화를 내는 것 같다.
공손하게 "쏘리~" 라고 말하고 나왔다.


바로 전 여행지였던 인도의 타지마할 내부를 지키던 군인 아저씨가 생각났다.
타지마할의 내부에서는 영상 촬영 금지로 잘못 알고 있었던 내게
작은 목소리로 사진 촬영 금지라고 속삭이듯 말해 주던 군인 아저씨.


중국에는 공안들의 위세가 대단했다.
그러니, 완장 찬 홍위병들이 얼마나 설쳤겠는가.. 미루어 짐작이 간다.
죽창을 든 홍위병들은 이념적 반대자가 아닌 평소에 감정 있던 사람도 무도하게 해쳤다고 한다.
암튼 중국 여행에서 느낀 점 중에 하나는, 완장의 위세가 유난했다는 것.
완장 찬 사람들은 목소리도 크고 왁왁대며, 줄서기도 무시하면서 알량한 권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두만강2.jpg
↑ 한국인은 승선이 안 되니 유람용 뗏목들이 놀고 있다.
두만강3.jpg
강변에는 상점들이 늘어서 있다.
그런데 가게마다 스피커로 호객행위를 한다.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가 시끄럽다.
그나마 사람이 직접 나와서 호객하지 않으니 다행이다.
두만강4.jpg
↑ 한복 대여점이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우리나라 고궁을 방문할 때 한복을 빌려 입는 것과 비슷하다.
중국인들에게 한복은 입어 보고 싶은 멋진 의상인 것 같은데..
품질도 낮고 색감과 디자인이 다소 촌스럽고 북한스럽다.
뭐.. 그래도 우리나라 한복 대여점처럼 국적 불명의 드레스는 아닌 것 같아서 다행이다.
두만강변에는 소수민족에 대한 안내판이 몇 개 있었다.
다 찍은 줄 알았더니 '회족' 안내판만 촬영했나 보다.

회족은 후이족이라고 부른다.
중국의 56개 소수민족 중에서 1위 장족, 2위 만주족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민족이다.
중국 최대의 무슬림 민족이라고 보면 된다.
회족은 한족과 용모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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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물집.
복숭아 주스와 음료를 파는 가게다.


연변의 조선족과 북한은 우리 한글을 많이 지키고 있는 것 같아서 흐뭇했다.
대한민국의 국어는 잡탕밥이 되어 가고 있는 것 같아서 씁쓸하다.
만약 통일이 된다면 북한이 지켜온 우리말들을 그대로 살렸으면 좋겠다.
얼음보숭이.. 아이스크림이라는 말보다 얼마나 정겹고 아름다운 단어인가~!
두만강6.jpg
'여기서 쉬면서 막걸리를 마실 수 있다'는 멘트가 중국어와 한국어로 나온다.
이 쪽 끝에서 저 쪽 끝까지 계속 스피커를 통해 손님을 호객하는 녹음된 말이 반복된다.


암튼 중국은 시끄럽다.
어딜 가나 중국인들 관광객으로 가득했다.
인도와 마찬가지로 코로나 팬데믹을 겪은 후 중국에서도
'악착같이 돈을 모아서 집을 사자'는 '쓰고 죽자'로 바뀌었다고 한다.

두만강 건너편은 북한이다.
건물에는 붉은 글씨의 구호도 보이고 김정일과 김정은의 초상화가 나란히 걸려 있다.
그런데 아무리 자세히 보아도 사람이 눈에 띄지 않는다.
대부분의 건물은 인적이 느껴지지 않을 뿐더러 생활의 흔적이 보이지 않아서 빈집처럼 보이기도 한다.
두만강7.jpg
산 중턱의 길을 따라 돌아 가면 산 뒤편이
우리에게는 유배지로 잘 알려진 아오지 탄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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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청-산 2024/07/24 18:04

    악 ~ 일 등 ~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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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래공주 2024/07/24 18:18

    ㅎㅎ 캄사~!
    오늘 많이 더웠죠~?
    무더위에 컨디션 조절 잘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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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산 2024/07/24 19:41

    얼음보숭이 먹으면서 컨디션 조절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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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래공주 2024/07/24 20:00

    ㅎㅎㅎㅎ
    저도 얼음보숭이를 사다가 냉동실에 넣어야겠습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무더위가 시작되겠는데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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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랜지스터 2024/07/24 18:31

    두만강이 생각보다 폭이 넓지 않네요, 한강쯤 될 줄 알았는데요.
    북한 사람들이 성인 남자 뿐만 아니라 여자나 어린이들도 두만강으로 중국으로 넘어가서 우리나라로 온다는 말을 들었는데,
    이 정도라서 가능한 거군요. 깊이도 그렇게 깊지 않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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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래공주 2024/07/24 19:19

    맞아요.
    배가 다니지 못할 정도의 깊이라 마음만 먹으면 건널 수 있는 강입니다.
    탈북인들 중에는 옷을 머리에 이고 건너왔다는 증언도 있으니
    북한군에게 총만 맞지 않으면 바로 건너 올 수 있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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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봉산 2024/07/24 19:53

    30 여년전 블라디보스톡에 갔다가 기회가 생겨 후르시쵸프와 김일성이 회담했다는 작은ㅈ건물도 구경하고 러시어 국경과 접해있는 두만강을 본적이 있는데 상상하고 있던 강보다 넘 초라(?)해서 놀랐던 기억이 소환됩니다.
    감사히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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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래공주 2024/07/24 19:59

    탈북인들이 옷을 머리에 이고 건너왔다는 강이라고 해서 큰강은 아닌가 보다 했는데도~
    너무 작은 강이라 의외였어요.
    이래봬도 백두산 줄기가 만들어낸 강인데 말이죠~
    관심있게 보아 주셔서 제가 도리어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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