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제품이든 우열은 나뉩니다. 그러나 우열에 따른 가격탄력성이 반드시 등비로 나눠지는 건 아니기 때문에 분명한건 소비자들이 현명해질 필요는 있죠. 그리고 내려진 결론에 따라 그냥 더 좋다 싶은 제품을 쓰면 그뿐인데, 유독 우열가리기에 열심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다만, 우열만 가리면야 덕분에 공짜로 비교도 잘하고 선택에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만, 한쪽이 좀 떨어진다 싶으면 아예 쓰레기급으로 깍아내리는 일부 극단적인 사람들이 보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어느 정도 “우월의식”이라는 걸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월하지 못한 평범한 사람들이죠. 일종의 “결핍”이라고 볼수 있지 싶은데, 스스로 우월하지 못함에 대한 보상심리인지 모르겠습니다만, 본인 대신 사물에 의식을 투영해 “우월의식”을 충족하는 즉, 일종의 “허세”를 부리게 되는 것 같고, 이게 일정 선을 넘게 되면 “사치”의 영역에 이르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저같은 경우는 사진 실력 부족이라는 “결핍”을 비싼 장비라는 “허세”를 통해 “우월의식”을 살짝이나마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월수입을 고려하면 이미 “사치”의 반열에 올랐을수도...ㄷ ㄷ)
그러나 아무리 좋은 카메라를 들고 다녀도 찍는 사람이 안바뀌니까 결과적으로 결과물은 바뀌지 않는 것처럼 아무리 좋은 사물을 소유해도 나라는 존재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 법이죠.
대부분의 사람들은 “선”이라는 걸 지키게 됩니다. 자본주의 사회이므로 “금전”이라는 막강한 방해물도 있고, 타인에게 폐까지 끼치며 자기만족을 하는 걸 터부시 하는 경향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 속마음은 몰라도 최소한 겉으로는 자신의 장비보다 싸고 성능 떨어지는 장비를 가졌다고 해도 “격려”라는 걸 하게 됩니다.
적어도 이런게 “인간다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캐논이 좋네, 소니가 좋네하며 와와~거리는 건 저도 니콘 좋네라며 와와~ 할때가 있으니까, 전혀 시비거리가 안됩니다. 그런데, 특정회사의 제품 성능을 찬양도 하지만 다른 회사의 제품을 깍아내리는데 열중인 친구들이 일부 있던데, 제가 가진 장비를 까는게 기분나쁜게 아니라 적어도 제 눈에는 “인간다움”이 부족한 친구들로 인식됩니다.
현실에서는 분명히 평범한 사람들일텐데, 인터넷 게시판에서는 왜 저런 모습을 보이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정확히는 그 심리가 궁금했습니다.
첫 번째는 서두에 언급했듯이 스스로 가지지 못한 “우월함”에 대한 “결핍”을 “조롱”이라는 형태로 분출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최고의 장비를 막 지르면서 그렇지 못한 타인을 조롱하는 경우도 극히 일부 있긴 하겠지만, 대부분은 A9M3의 성능을 보며 한껏 고무된 자부심을 가진 상태로 A7C2같은 보급기 들고 길바닥에 나가서 F8로 조인 풍경사진을 찍는 친구들이 많이 보이죠. (물론 A7C2를 비하하는 건 절대 아닙니다.)
두 번째는 “무지”에 기인한 측면도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자면 R1의 크로스포인트AF는 완전한 쿼드픽셀이 아닌 기존 듀얼픽셀에서 픽셀 하나만 수직으로 틀어서 기능을 하는 방식입니다. 이 자체만으로도 수평, 수직선으로 된 사물 찍을 때나 정확한 초점을 잡는데 상당한 도움을 받게 되죠. 그런데, 예시 그림에 녹색 픽셀 하나가 수직으로 되어 있으니 녹색말고는 크로스로 못잡아서 삐꾸라는 황당한 캐논까가 나오기도 합니다.
니콘의 경우 2세대까지는 실제로 AF측면에서 질타를 받아도 할말이 없는 지경이었지만, 적어도 플래그쉽 Z9은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런데 AF성능 같은 하나의 요소만으로 브랜드 자체를 평가해버리니까 플래그쉽 바디가 어떤 바디인지에 대한 개념을 잘못 가진 사람들이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중, 보급기를 사용하면서도 AF하나만 보고 굉장히 좋은 장비 또는 현명한 소비를 하는 소비자라는 착각에 빠지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또한 중보급기를 비하하는 건 절대 아닙니다.) 괜히 써보지도 않고~라는 말이 나오는게 아닙니다. 다만, 모두가 플래그쉽의 성능이 필요한 건 아니니 예산에 맞춰 용도에 맞춰 적정선에 있는 바디를 선택할뿐이죠. 실제 장비 운용 경험이 풍부한 분들은 고프로같은 액션캠도 용도에 맞게 사용할때는 매우 좋은 장비라고 극찬을 하시죠. 더불어 선넘는 우열가리기에 지적을 하면 니콘은 까면 안되는 신성불가침의 영역인가라는 스스로 모자람을 드러내는 우문을 남기는 경우도 극히 일부 보입니다.
좌우지간 이런 잘못된 지식과 이해력에 기반한 사고를 하다 보면 좋고 나쁨에 대해 극단적인 경향을 보이게 되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좋으면 무조건 최고, 조금 나쁘면 최악이라는 식으로...
회사 생활을 25년째 하고 있습니다. 어쩌다 보니 관리자가 되었고 지금도 제 앞에서 일하는 건지 노는 건지 모르겠습니다만, 뭔가 한다고 낑낑거리는 2~30대 친구들이 몇 명 있습니다.
무언가를 진행하기 위해, 왜 해야 되는지에 대해 A/B플랜 및 예상 효과를 금액과 퍼센티지로 명확하게 설명하는 친구가 있고 그냥 이거하면 좋은데요라는 친구도 있습니다. 물론 후자는 격노와 함께 듣도 보도 못한 욕설을 하며 박살내는 날이기도 합니다만, 전자는 전제가 이렇게 했을때 효과, 저렇게 했을때 효과의 정확한 차이, 그에 따른 효용성 증대의 측정치에 집중하는 반면, 후자는 이렇게 하면 좋은거고 안하면 나쁜거라는 식의 추상적이고 모호한 주장만 하쥬.
“실력”보다는 “포장”에 열심인 친구들도 보입니다. 이런 유형들의 공통점중 하나는 “인적네트워크”를 중요시하더라구요. 물론 “인적네트워크”는 매우 중요한 사회생활 요소가 맞습니다만, “인적네트워크”에만 집중을 하기 때문에 문제로 여겨지는 것이겠죠?
실력은 없고 무리에 끼긴 해야 되니 “포장”이 자꾸 들어갑니다. 외모, 차, 있어보이는 보고서, 잡지식등등...
그런데 뭔가 중요한 판단과 의사결정이 필요한 순간에는 이 친구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숟가락을 얹을수 없거든요.
오늘 굉장히 쓸데없이 글이 길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고작 카메라일뿐입니다. 업으로 하시는 분에게는 돈벌어주는 도구일뿐이고, 취미로 하시는 분에게는 정신을 풍요롭게 해주는 장난감일뿐입니다. 그냥 좋다 싶으면 좋네요라고 해주고, 좀 떨어져 보인다 싶으면 괜찮아요라고 자게는 몰라도 적어도 포럼에서는 말해줄수 있는 “인간다움”을 가지시길 바라는 마음에 장문의 글 남겼습니다.
제일 좋은 장비는 내가 버는 돈벌이 수준과 사용하는 용도에 부합하는지 여부의 조합에서 제일 좋아 보이는 장비를 지르면 됩니다. 너무 멀리 갈 필요가 없쥬.
여름 날씨가 절정입니다. 쓸데없이 사진 찍는다고 무거운 장비들고 밖에 나가서 땀흘리지 마시고 시원한 에어컨 나오는 실내에서 포럼질에 집중하시는 하루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저는 더운 여름 Z8/9 덕분에 잘 견디고 있읍니다만...Z6iii도 살짝 탐나고 옆동네 새로 나오는 R5M2도 탐나고 그렇네요.ㅠㅠ
후우~ 가지지 못할바에야 시원하게 까주겠…아,아닙니다. ㄷㄷ
https://cohabe.com/sisa/3817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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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아,아닙니다. ㄷㄷ ㅡㅡ
핸드폰으로 사진 생활 빡세게 하고 있는 1인으로 …
요즘 카메라 어떤걸 봐도 다 좋다고 느끼는 1인….ㄷㄷㄷㄷ
그걸 잘 못쓰는 사람들이 꼭 더 저렇….ㄷㄷㄷ
어찌되었거나 뭔가 욕구불만이니 일단 제 욕구부터 풀어주세요. ㄷㄷ
저기요 선생님. 글을 원래 이렇게 잘 쓰셨어요? ㄷㄷㄷㄷㄷㄷ
집중해서 읽고 갑니다 ㄷㄷㄷㄷ
당연히 대필…아니 챗지피티…아,아닙니다. ㄷㄷ ㅜㅜ
옳소!!!!
세븐님은 일곱번 해주세염. ㄷㄷ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저도 좋은 사람이 되겠습니다. 글쓰면서 반성을 하게 되네요. ㅡㅡ
박사님 글 잘 봤습니다.저 또한 무지해서 장비 바꿈질을 하게됨을 아는터라 글에 공감합니다.,다행인것은 저의 경우는 어느 정도 알게 되어 더 나은게 없다 싶으면 10년정도는 쭉 가지고 있게 되더라고요...
헌데 으뜸박사님 Z6_3는 부분적층형이지만 Zf와 화질은 같은 계열일까요? 박사님도 Z6_3살짝 탐내시지만, 저도 Zf화질은 대만족인데 그립도 그렇고 펑션키도 한개고 이런저런 이유로 Z6_3를 고려하고 있기에 여쭈어 봅니다.
동네 평범한 애아빠한테 자꾸 박사라고 부르시면. ㅜㅜ
그리고 저는 대학원 근처도 목가본 학사 나부랭이예염. ㄷㄷ
Z6iii은 DR특성이 적층형 센서랑 유사해서 고감도에서 DR이 살짝 떨어지긴 하고 아마도 저감도에서 노이즈 패턴도 유사하지 않을까 싶네요. 화질 자체만 보자면 Zf가 나을 것 같긴 합니다만, 뭐 그 차이를 느낄 정도로 극단적인 환경에서 사진 찍을 일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마음 가시는대로 하시쥬. ㅡㅡ
맙습니다. 어떤 대화를 하건 '감정'을 넣는 태도는 미숙한 정신상태라고 보는 입장입니다. 특히나, 자기가 쓰는 장비나 제작사의 단점을 언급했다고 해서 기분 나빠하는 것도 참으로 어리석고 미숙 어린이 상태라고 봅니다.
저는 더 나아가서 설령 틀린 소리를 해도 그것은 그저 그 사람의 생각일 뿐, 감정적으로 '한 심하다, 우리를 기분 나쁘게 한다, 멍청하다, 저런 인간들이 있다니' 등으로 대하는 것 역시 어린이 라고 생각을 하죠. 그럴 경우에는 그냥 '그것은 사실과 다르다. 이러 저런 자료가 있으니 보아라'라는 식으로 이성적으로 대하면 그만.
맞든 틀리든 다양한 생각은 그냥 재미있는 대화일 뿐 감정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10여년 전과 다르게 우리 사회가 조금씩 점점 너그러워지고 있다는 것을 SLR게시판에서도 느끼고 있습니다.
이왕이면 생각을 발설하기 전에 충분한 검토를 거치면 좋쥬.
다행입니다. 저만 월급루팡이 아니.. 아.. 아닙니다.
그런데 뭔 일이어요????
일이 없으니 심심해서 이러고 있쥬. 잘 아시믄서. ㅜㅜ
적응 다 하셨구만요..
할일은 찹첩산중인데, 날도 덥고 하게 싫네유. 내일 몰아서 하쥬 뭐.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