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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을 이용해서 중대 폭파시킨 썰 -1부-
당시 우리 소대장은 임관한지 얼마 안된 열정적인 쏘가리였음
그래서 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사건이 중대장까지는 보고가 올라갔음.
나는 당직취침이 끝나고 중대장실로 불려가 상황설명을 요청받았고
나는 보안이고 뭐고 있는 그대로 죄다 얘기해버렸음.
내가 C를 때린 것 까지.
그로부터 1주가 지나고 2주가 지났지만 C에 대한 징계라던지 뭐 최소한
중대 내 인원 이동이라던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나는 적어도 내가 전역할 때 까지는 괜찮을테고, 전역할 때 쯤엔 A랑 B도 짬 좀
먹었을테니 괜찮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B에 대한 구타 및 가혹행위를 자제하던 인원들도 다시 알게모르게
나 없는 곳에서 B를 괴롭히기 시작함.
(내가 스스로 알아차린건 아니고 A의 제보를 통해 알게 됐음.)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분대장 수첩에 적혀있는 B의 어머니 번호로 전화를 걸고,
모든 걸 말씀드림.
그리고, 중대장 선에서 컷 당할 수 있으니 부대 내로 신고하시지 말고
민원을 통해 헌병이나 기무부대 쪽으로 신고를 하시라고 충고까지 드림.
그 다음날 바로 기무부대가 중대에 방문한다는 소식에 부대가 뒤집어졌고,
소대내 고참들은 애들을 하나하나 불러 보안을 지킬 것을 거듭 강조했음.
그리고 맞선임은 너를 따르는 애들이 많은걸 보면 앞으로는
너와 함께 소대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할 것 같다면서,
난데없이 화해와 함께 협력을 요청함.
그러던 중 중대장실로 불려간 나는 '니가 B 부모님에게 찔렀냐'
는 굉장히 직선적인 질문을 받았고, 나는 대답하는 대신
B 부모님께서 그렇게 말씀 하셨느냐고 되물었음.
그러자 중대장이 아무말없이 녹취테이프 같은걸 틀더니,
내가 B의 어머니께 진실을 말씀드린 통화 내용이 들려왔음.
부대 쪽에서 계속 오리발을 내밀자 B의 부모님이 녹취파일을 제출했던 것 같음.
역시 사건을 해결하기 보다 신고자를 찾는걸 우선시 하는 군대답게
그 때부터 난 모든 훈련 및 부대 내 생활에서 열외되어 따로 행동하게 됨.
그로부터 1주일 정도 지난 시점에,
마지막으로 3자대면을 통해 마무리를 짓기 위해 중대장실로 주요 인원이 모이게 됨.
중대장실에는 중대장과 소대장, 그리고 기무부대원 한 명이 앉아있었고
(혼자 양복 입고있어서 계급을 알 수가 없었음)
내 쪽에는 나와 A 그리고 B 이렇게 앉았고
반대 쪽에는 내 맞선임과 맞후임, 그리고 C가 앉았음.
진실공방은 C의 자기변호부터 시작됐음.
"본인은 저를 때렸다고 인정을 했는데 우리는 A, B 안 때렸고 때렸다는 증거도 없는데
혼자 때렸으면 혼자 처벌 받으면 되지 않습니까?"
나는 몇번이고 똑같이 얘기했던 그 때 그 상황을 그대로 얘기했고,
C와 내 맞선임은 부정했고, 내 맞후임은 침묵했으며,
A는 B에게 "니 입으로 말씀드려야해, 분대장님이 말씀하시는 것 처럼 그대로 말씀드려"라고
응원했고 B는 겁에 질려 덜덜 떨며 멍한 표정으로 허공만 응시했음.
그러길 1시간 쯤 지났을까, 중대장이 여태 하고싶은말은 다들 한 것 같으니 마지막으로
아직 아무 얘기도 하지 않은 내 맞후임에게 지금 이 상황에 대해서 할 말이 없냐고 물었음.
이 때 내 맞후임이 말했던 그 목소리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음.
(확실히 기억나는 부분은 대화체로 쓰겠음)
맞후임 - 더는 못하겠습니다.
중대장 - oo이, 뭐를 더 못하겠다는 말이야? 지금 하고 있는 3자대면 이거?
맞후임 - 옳은 사람, 바른말 하는 사람 하나 몰아넣고 나쁜사람 만드는 이런 짓 더 못하겠습니다.
중대장 - 너 그게 무슨 말이야 지금 여태까지 말 한마디 없다가?
맞후임 - 제가 분명히 봤습니다. 분대장이 한 말 모두 사실 입니다.
중대장 - 분대장이 C를 때린 것 까지? (이 중대장 시발세끼 지금 생각해보니 이 상황에도 빠져나가려고 수 썼네)
맞후임 - 네 맞습니다. 분대장의 맞선임, C, 그리고 모든 소대원들 전부 B를 모욕하고 구타하고 괴롭히고 방관했습니다.
중대장 - ... 알겠어, 다들 나가봐.
우리는 기무부대원과 중대장이 뭐라고 얘기하는 목소리를 뒤로하고 중대장실을 나옴.
그리고 생활관으로 복귀하던 중 소대장이 나와 맞후임에게 뭐라고 말하려던 찰나,
맞후임이 먼저 내게 말을 검.
맞후임 -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제가 잘한건지도 ..
나 - 고맙다. 너가 A, B 그리고 나까지 우리 다 살린거야.
맞후임 - 아닙니다..
나 - 우리 끝까지 싸워보자.
맞후임 - 예. 알겠습니다.
이 대화를 듣고있던 소대장은 뭔가 말하려다가 그냥 입을 닫고 퇴근했음.
거의 10년은 된 기억이라 쓰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걸려서 딱 한번만 더 끊고 가겠음.
이번에는 딴짓 안하고 바로 쓰기 시작할거임.
워령
2024/06/24 15:07
중대장부터 사람 새끼가 없네 진짜...
힘들었겠다
나뭇강아지
2024/06/24 15:10
밥먹고 이제 오면 어떡하냐
글고 그만 끊고 다시 돌아와
DeadSoul
2024/06/24 15:16
3부 빨리 써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