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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공군 조종사께서 보시는 한국군의 문제점

군생활을 30년이나 한 육군 간부가 돌격용 소총이라는 말을 처음 들어봤단다.
어떤 분인가 프로필을 봤더니 나와 겹치는 페친들이 많은데, 사관학교나 학군출신 고급간부같다.
하긴 돌격용소총이라는 말을 처음 들어봤을 수도 있기는 하다.
대한민국 육해공군 소총관련 교범 어디에도 돌격용 소총이라고 안나오니까...
돌격용 소총의 정확한 명칭은 Assault rifle이다.
독일이 2차대전 말기에 실전배치했던 Stg-44 Sturmgewehr에서부터 유래된 반자동/자동 기능이 있는 소총들을 assault rifle이라고 부른다.
기존의 M-1이나 마우저 소총 등과 달리 전투소총탄과 권총탄의 중간 정도 위력을 가지는 탄(intermediate-powered ammunition)을 사용하는 자동소총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돌격소총탄으로는 7.62 x 39 mm(AK-47), 5.56 × 45 mm NATO(M16 소총, K2 소총), 5.45 x 39 mm(AK-74) 등, 기관단총보다 강력한 화력을 제공하면서 경기관총보다 가벼운 소총을 일컫는 명칭이다.
하지만 2차 대전 이후 개발된 소총들 중에서도 M-14, G-3, FN-PAL, 64식 소총 등은 Assault rifle이 아닌 Battle rifle(전투소총)의 분류에 들어간다.
하지만 교범에 없다고 이런 명칭도 모른다는게 웃기는 것 아닌가?
그럼 Carbine 소총은? M-1/M-2 carbine은 왜 카빈 소총(기병총)이라 부르는지 전혀 의문도 안가져봤단 말인가?
이런 간부들이 많다 보니까 K-1A 소총을 기관단총이라고 처음부터 만들어내는 일이 발생하지 않는가!
물론 K-1A의 개발 목적이 M-3 그리스건의 대체 목적이라는 것은 알지만 대체목적이 기관단총 교체라고 해서 단축형 돌격소총 내지는 기병총을 만들어 놓고 기관단총이라고 부르는게 웃기지 않는가?
웃을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간부들이 칼45는 알아도 칼45의 칼이 캘리버의 준말인지도 모르고 정식명칭이 M-1911A1인지는 더더욱 모른다.
그러니 더블액션이 뭔지, 리볼버와 피스톨의 차이점도 모른다.
이들이 하사나 소위와 같은 초급간부라면 몰라도 상관없다. 총만 잘 쏘면 되니까!
하지만 중사/중위 이상 간부라면 자기가 쓰는 무기의 명칭/용도/기능은 알아야 자기가 담당할 임무와 전장 환경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연구해 보고, 토론이나 교육을 실시할 수 있지 않는가?
이렇게 무기체계와 운용전술에 대해 공부를 안해도 군대생활과 진급에 영향이 없다는 것은 대한민국 국군이 전쟁준비와는 거리가 먼 군대라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그러니까 공군 전투기 조종사 출신 장군이 열추적 미사일은 반드시 적기 꼬리 30도 이내에서만 발사해야 하고, 전방에서는 발사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작사 전통부장이라는 사람이 악천후로 전투기가 못뜨는 상황에서 방공포병이 "유리가 대응할 수 있습니다."라고 하는데도 "너희는 빠져!"라고 하고,
전투기 조종사 출신 박사학위를 가진 공군대학 교수가 조종사들이 휴대하는 권총을 교체하자는 보고서에 "자살용이기 때문에 총알만 잘 나가면 된다"라고 주장하고, 그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방공포병 사령관이 겨울철에는 미사일 워헤드에 히터를 틀어두라는 미친 소리를 하는 것이고,
해군 대잠초계기 조종사가 초계기 탑재 경어뢰로 순양함을 단발에 격침시킨다고 하고,
초계함 함장까지 했다는 사람이 함대공 미사일이 있는지도 모르고,
기갑장교가 M-48A3의 90미리 전차포로 T-72를 격파한다고 하고,
연합사에서 과장을 하던 포병출신 대령이 미군들과의 회의에서 MTCR과 한미 미사일협정은 생각지도 않고, "우리 미사일은 ***km까지 날아가요!"라고 발언을 하려 해서 과원들이 말 못하게 만들었더니, 오히려 혼내고,
청와대 안보상황실에 파견나간 육해공군 고급 장교들이 연평도 포격 후에 비상출격한 전투기들이 왜 폭격을 안하냐는 말에 한마디도 대답도 조언도 못하는 것 아닌가!
부디 군인이라면, 그것도 직업군인이고 장교라면 자기 직업의 기본에 충실할지어다.
본인이 다루는 무기도 잘 모르면서, 전술과 전략 교리, 전장환경을 논하고, 부대행정과 병력관리, 군운용, 국방정책을 운운한다는 것이 부끄럽지도 않은가!
내가 아는 어떤 선배님은 참모장이 전차 조종을 직접 하시고 전차장 훈련도 받으시더라!
왜? 전장감각이 있어야 하니까! 실제 최전방에서 포탄을 맞아가며 돌격할 전차병의 감각을 느껴야 올바른 지휘가 되니까!
공군에서 박성국 중장은 비행단장으로 부임하고 나서, 전투대대 조종사들처럼 FM대로 각종 자격 재자격 훈련받으시고, 대대 일선 조종사들과 동일하개 단좌 전투기로 모든 임무를 소화하셨다.
그게 전투 조종사가 아닌가? 그럼에도 많은 수의 조종사들이 오히려 박성국 장군을 험담했었다. 일선 대대 조종사들에게 부담을 준다고!
전쟁이 나면 단장은 그저 작전과에 틀어박혀 이리 가라! 저리 가라!지휘만 할 것인가?
베트남전에서 래리 올즈 대령은 비행단장임에도 전투에 나서서 4대의 월맹 전투기를 격추시키고 최소 3대의 월맹 전투기 격추 기회를 그의 wingman에게 양보했다.
군인이란 무엇인가?  
간부들 스스로 군인이기를 사양하고, 그저 월급쟁이 특수 공무원으로 살고 있지는 않은지 뒤돌아봐야 한다.

댓글
  • 전직공무원 2017/09/20 23:40

    뭐 더 유명한 일화로는 미공군(2차대전 당시는 육군항공대) 커티스 르메이 장군이 적군들에게도 끔찍한 존재였지만 폭격 임무에서 과감한 임무를 자꾸 부여해 폭격기대에도 반발이 많았습니다. 성층권 바로 밑까지 상승되는 B-29를 폭격 정확도를 위해 저공 비행시켜서 피격되는 일도 많았구요.
    그러나 폭격 임무의 타당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꼭 선두 폭격기에 탑승해서 직접 겪어보는 사람이었습니다.
    잔인할지언정 비겁하지는 않은 지휘관이었죠.
    그리고 철저하게 이익과 손해를 분석해 이익이 높고 손해가 적다는 게 확인되면 무조건 강행했습니다.
    전쟁이 나면 게으르든 부지런하든 똑똑한 사람 밑에 있어야 합니다. 멍청한 사람 밑에 있으면 진짜로 죽습니다.

    (RUeNSA)

  • 곰돌슨 2017/09/21 01:39

    근데 독일군은 자국 소총 제식명에 하이픈을 주로 사용하진 않습니다. 그리고 독일어에 흔한 이어붙인 단어도 원래 각각의 단어별로 끊어 읽듯이 해서 Sturmgewehr=Sturm+Gewehr이므로 St+G=StG로 씁니다. 때문에 1944년에 제식화된 명목상의 세계 최초 돌격소총의 제식명은 StG44입니다.

    (RUeNSA)

  • 곰돌슨 2017/09/21 01:47

    근데 진짜 우리나라는 좀 심한것 같아요. 군인이라는 사람들이 무기 전문가는 아니지만 기본은 알아야 할것이 이럴때는 "우리는 군인이지 총 만드는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구분지으며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으면서, 또 밀덕들이 이런저런 이야기 하고 있으면 미필들이 군대도 안간 주제에 하며 군부심 부리는 경우가 흔합니다.
    웃긴건 그들 말대로 전문이 아니라서 다이아고 별이고 달때까지 관심 없으면 알 일도 없는 싱글/ 더블액션, 오픈/클로즈드 볼트 같은것들을 인터넷 좀 빠져서 겉핥기로 입문한 초딩 밀덕들도 알려면 충분히 안다는겁니다.
    그러면서 정치에는 또 얼마나 관심히 많은지 아는것도 없으면서 그 "전문"도 아닌 무기 분야에 대해서 군인신분의 권위를 빌어 와 티비에서 주저리 주저리 말도 많이 하죠. 문제는 그게 거의 항상 제정신 박힌 사람들을 방해하는 방향에서 말한다는거구요. 원균같은 것들.

    (RUeNSA)

  • 전직공무원 2017/09/21 02:29

    류성룡 : 왜군이 조총이 생겼다 하오. 조심하시오
    신립 : 아, 거 조총이란 게 쏜다고 다 맞는답니까?
    - 징비록

    (RUeNSA)

  • micro1 2017/09/21 04:38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한 전투적 능력이 떨어질수밖에없죠. 장성들도 그냥 고위직 공무원이지 군인으로는 안느껴집니다.

    (RUeNSA)

  • Scuderia 2017/09/21 07:37

    험지주행 가능하고 포 달렸다고 IFV를 전차라고 부른 옆나라 육자대를 비웃을게 아닌...

    (RUeNSA)

  • 따꺼 2017/09/21 07:54

    아니 전장 몇미리 전고 몇미리, 엔진 어느회사
    이런걸 알고있으란게 아니라 어떤무기가 우리한테 있는데 어떤어떤 미사일이 운용가능하고 그 미사일들은 보통 이런이런 사거리와 요런 성능 특성을 갖고있다
    요정도는 알아둬야 유사시에 비싸게 주고 산 무기 제대로 써먹는게 아닐까 싶네요..

    (RUeNSA)

  • 냐호 2017/09/21 08:01

    위의 박성국 장군 일화는 물론 일선 조종사들이 부담을 느꼈을수도 있었겠지만...그정도 부담도 감당 못하면서 어떻게 임무비행을 하겠다는건지 의문이 드네요.
    우리나라의 어긋난 꼰대문화가 부하들과 진심으로 가까워지고자 하는 상사들도 몰상식한 꼰대로 쉽게 둔갑시킬수 있다는 점이 정말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RUeNSA)

  • coldmund 2017/09/21 08:51

    FN-PAL --> FN-FAL 아닌가요?

    (RUeNSA)

  • 도길 2017/09/21 09:21

    간부가 공부를 더 해야한다는 주장에는 공감하지만 무기의 명칭/용도/기능을 전문가수준으로 알아야 한다는건 좀 아닌거 같습니다. 작가에게 서지학을 요구하는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책표지의 역사는 어떻게 되는지, 제책할때 어떤방식이 있는지, 자신의책이 십진분류표에서 어떤 항목에 있을것인지도 모르면서 작가라고 할수 있냐?... 라고하면 작가는 이야기를 만드는사람이지 모양이 이쁘고 분류가 잘된 책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겁니다.
    군간부 역시 지휘를 하기위해 있는 사람이고, 이 지휘능력을 높이기위해 교범이라는 필수 교육과정에 총기의 분류와 역사를 넣어야 하냐 라는 문제인데, 개인적인 의견으론 넣지 않아도 될거 같습니다. 저런거 배울시간에 탄도학이나 심리학, 게임이론 같은걸 교육하는게 더 효율이 좋아보이거든요.

    (RUeNSA)

  • Bluewolf 2017/09/21 09:50

    지휘관이라는 사람이 기본이 안 되어 있다면 숙련된 조종사로 자폭전술이나 구사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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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c스테고 2017/09/21 10:07

    '군인이라기 보다는 월급쟁이 특수공무원' 이란 말이 너무 와 닿네요. 전쟁나도 탈영하지 않기를 바랄뿐...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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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으랏샤 2017/09/21 11:09

    군인이라는 사람들이 장비를 모르니, 미군 헬기의 레이더 위에 올라타서 인증샷이나 찍고 그러죠.
    진짜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군에 있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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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힝ㅠ 2017/09/21 11:24

    서든하는 초딩도 그정도는 구분하는데 참 심각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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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keItBetter 2017/09/21 11:57

    군대의 관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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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젠아재 2017/09/21 12:56

    구십년대 초반에 군 생활할 때 분대장 달고 어쩌다보니 동절기 실내교육 때 교관까지 했었는데 진짜 간부들... 하~
    분대장 휴게실에 있는 군사서적만 봐도 알수 있는걸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별 차이 없나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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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VA★ 2017/09/21 13:46

    조종사출신 장군은 초기형 AIM-9 사인드와인더 가지고 작전하던 시절 양반이겠군요...
    장군이면 장비들이 어떻게 바뀌었고 어떻게 좋아졌는지는 파악해서 작전지휘를 할 생각을 해야지...ㅂㄷㅂ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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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즈닉 2017/09/21 13:49

    그래서 무능한지휘관은 전쟁나면 사살 1순위라는 소리가
    떠돌아 다니죠 ^^ 차라리 없는게 더 도움이 되니까요
    6.25때도 알게 모르게 많이 죽였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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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벼흘 2017/09/21 14:04

    간부마다 수준차가 천지였죠.
    군인인지 양아치인지 구분이 안 가는 중위도 있었고
    또 다른 중위는 자신이 육군임에도 타군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분도 있었습니다. 지나가는 전투기를 보고 저건 f-4d이므로 그걸 주력으로 하는 기지는 어디어디니 그곳에서 온 모양이다.
    같이 작업하면서도 한국군이 만든 종심전투교리도 설명하고 그랬죠.
    누가 진급했는지는 전역해서 모르겠지만 그 격차를 봐서는 우리 군에서는 간부에 대한 수준관리가 안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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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아악 2017/09/21 14:25

    ㅋㅋㅋㅋㅋㅋ 스타크래프트를 할 때도 전략을 짜기 위해서 자기가 부릴 유닛들의 상세 스펙과 환경에 따른 효율성, 적 유닛과의 상성 등 많은 것을 외워놓고 염두에 두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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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rman 2017/09/21 14:44

    야전형 군인은 도태되고 정치군인들이 진급하는 시절을 겪어와서 그렇습니다.누구나 명장으로 인정하는 만슈타인,롬멜,구데리안,몽고메리,패튼등의 공통점은 그들이 뛰어난 야전지휘관 출신이라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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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유불급 2017/09/21 15:14

    육군출신 합참의장. 한명은 NLL경계선에서 해군함정들이 일렬 기동하면서 위력시위하라는 미친소리를 해댄적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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