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한줄 알았는데 성질 있어요."
거실에서 아기가 짜증내는걸 보며 제가 어머님께 말했어요. 그랬더니 어머님이 너랑 같다는 이야길 농담처럼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생긴건 남편 닮았는데 성격은 저를 닮았나봐요~ 하고 대답했죠. 그리고 방에 들어와 나에 대해 생각해봤어요.
혼전임신으로 시누이가 심하게 반대했어요. 아이를 지워라부터 평생 먹을 욕을 다 먹은 것 같아요. 그래도 그땐 죄지은 느낌과 순간만 참으면 된다는 생각에 상처 꾹꾹 눌러담고 가만히 있었어요. 시부모님과 남편이 시누일 많이 나무랐거든요.
그런데 아이를 낳고 원룸에서 나와 시댁에 들어가니 순간만 참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게 되어버렸어요. 시누이의 사소한 시비 (제 생일날 저한테 욕하고 폭언, 고기 한 점 남은거 실수로 버렸다고 잡아먹을듯이, 몇 천원짜리 슬리퍼 벗겨진 것 아기가 그랬다며 시비검 등등...여러 사건들이 있었네요.)로 점점 제 정신이 피폐해지는 걸 느꼈어요. 또 이유모를 시어머님의 기싸움까지...
게다가 남편은 부모님의 그늘 아래서 직장을 구하려하지 않고, 대책없이 차를 사고 철없이 굴어 점점 싸우는 빈도가 많아졌어요. ( 아이를 낳고 제 손목이 나가도록 남편은 게임을 하고...)
일년 반정도는 남편에게 하소연하며 참았는데 남편도 미안해하면서도 제가 시어머님으로부터 오는 스트레스를 왜 자신에게 푸냐고 힘들어해서 그마저도 좀 덜하게 됐어요...
혼자서는 삭혀지지 않아서 근래 들어서는 이제 더이상 참아지지가 않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시누이랑도 대판 소리질러가며 싸우고... 어머님이랑도 두번정도 언쟁하고 하니 편해졌어요. 둘다 절 조심하려고 노력하더라구요. 특히 시누이는 무슨 말만 하면 소리를 지르는 스타일인데 가족들이 그걸 다받아주는 것 같았어요. 근데 전 그게 안되겠더라구요 그래서 대판 싸우고 아무도 없는 곳에서
평생 입에도 대보지 않던 술을 10분동안 한병 마셨어요. 인사불성이 돼서 울고불고 하니 속이 참 많이 후련했습니다 그뒷날 숙취때문에 죽다살았지만요... 어머님은 모르는 척 해주시더라구요...
어른 앞에서 소리지르고 싸우고 술먹고...정말 상상도 안했던 일이었어요. 늘 예의바르게 행동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거든요. 도서관 다니면서 얌전히 책보고 글쓰고 주로 집에서만 시간 보내고 살면서 친구랑 싸워본적도 없고 착하고 얌전하다는 말만 들었던 제가...이제는 한성질한다는 소릴 듣고있어요.
이렇게 변할 수 밖에 없었던건지...아니면 제 안에 숨어있던 제가 본성을 나타낸건지....
순하다 착하다는 기준은...아무리 기분나쁘고 속상해도 다 참고 넘기는 것이 되어버린건지....
이렇게 내 성격이 변한건 당신 아들딸때문이다 라고 풀어서 얘기하려다가 그냥 흘러넘겨 대답한게 잘한거겠죠?....
그래도 속상하네요... 착하다는 말만 듣고 살다가 시집와서 고집있고 보통아니라는 말을 들으니 착잡해요...가만히 있는 날 왜 자꾸 건드리고 못살게 굴까요...?
https://cohabe.com/sisa/370587
순한줄 알았는데 성질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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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어머님과 언쟁하고 남편과 수도 없이 싸운 끝에
어머님은 저를 더욱 존중하고 말도 이쁘게 하려고 노력해주시고...술 마신 뒤로 제 마음을 알아주려 노력하시고 아기도 많이 봐주셔요. 나쁜 점만 보면 나쁘고 좋은 점만 보면 한없이 세상에 이런 시어머니있을까할 정도로 좋으신 분입니다 ㅎㅎ...
남편도 정신차리고 제말 잘들어주고요...
시누이도 전보다는 많이 절 조심해줘요...
다잘된 일이지만..결국 저는 보통이 아닌 승질 있고 고집있는 사람이 되어버렸네요... 처음부터 지금처럼 대해주셨으면...나도 그러지 않았을텐데...
복잡한 밤입니다..ㅜ
보자보자하면 보자기로 보는 세상에 살고있어서 그래요..
승질있고 고집있다. = 똑순이.
이기적이지 않으면서(중요!) 사리분별 확실하고 해야 할 말 다 하는 사람은 똑순이에요. 님은 똑순입니다. 거울보고 셀프 엄지척 한번 하세요. ㅋ
'"순한줄 알았는데 성질 있는게 아니라
순했는데 성질 생긴거예요... 누구 때문에... "
라고 말해주시지 그랬어요... ㅜㅜ
순하다라는게 칭찬이 아닌것 같아요.
저분들 얘기는 만만하다=순하다 인것 같네요.
그런말에 일희일비하지마시고 자신을 지키면서 사세요! 날 지켜줄 사람은 나밖에 없더라고요
ㄹㅇ 어느순간부터 순하다란 말이 칭찬으로 안 들리더라구요.
왜 저렇게 나쁘게 하는걸까요 ?
아니에요. 할말다하고 사는게 손해안보고 사는거죠. 내가 왜 남들 편하라고 손해를 감수해야되요??
글쓴분 잘하셨어요. 같이사는 가족들이지만 어떻게보면 결혼한 시댁식구들이잖아요.
저건 아니라고봐요. 싸우고 성질내고 내 권리찾았으면 잘하신거에요.
제가 평소엔 세상 순둥인데 누가 잘못건들면 진짜 놀랄정도로 정색하거든요. 너 두얼굴이다 라고 누가그러길래 내가 두얼굴이 아니고 니가 나쁜년이라 나도 나쁘게 대해준거라고 했더니 씩씩거리더라구요.전 일단 첨엔 누구에게든 잘해주고 똑같이 나한테 잘해주는 사람에겐 더 잘하려하고,반대로 호구로 보는 사람에겐 무시와 멸시를 주는편이예요.
님이 나쁜게 아니라 그냥 받은거 돌려준거예요.
자책마셔요^^
그러면 안되는데 사회생활하다보니 뭔가 촉이 서는 일이 있을 때, 제대로 톡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 자주 있습니다.
방금 선 넘었어요. 라고 신호를 보내주지 않으면 그게 당연한 줄 알아요.
당연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무조건 신호 보냅니다. 그게 나나, 다른 사람이나 편한 것 같아요.
그게 싫으면 알아서 날 피하거나, 행동을 조심하겠죠.
원래 착한 사람이 폭발하면 더 무서운거죠
전에는 그냥 성질내도 괜찮겠지했다가
이젠 생각은 하게 만든게 더 좋은 것 같네요
호랑이와 말의 동거이야기가 있습니다.
호랑이가 말을 짝사랑하여 둘이 동거를 시작했죠.
호랑이는 말이 너무 좋아 매일 힘들게 사냥해서 말에게 고기를 가져다 바쳤죠. 물론, 말은 고기를 못 먹지만 호랑이의 마음을 아는지라 겉으로 늘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고맙다고 이야기했죠.
그런데, 이런 관계가 과연 얼마나 오래 갈까요?
동거한 지 3개월이 지날쯤, 말은 서서히 짜증이 나기 시작했고, 그것 때문에 호랑이는 호랑이대로 스트레스가 쌓이기 시작합니다.
나는 뼈빠지게 사냥해서 고기를 가져다주는데 왜 저 여자는 저렇게 시큰둥하지? 왜 저러지?라는 의문을 시작으로요.
결국 둘 다 서로가 서로에게 원하는 것을 이야기하면 파국을 맞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으며 6개월째를 보낸뒤엔,
그들이 정말로 두려워했던 파국을 맞이하게 됩니다.
웃기게도 서로에게 "난 정말 최선을 다했어..."라는 말과 함께.
둘 중 하나는 이야기 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넌 니 마누라 식성도 모르냐?" 아니면 "넌 내가 어떻게 해줘야 만족하냐?"
이 세상의 모든 싸움은 모두 "파국"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서로를 이해하기 힘들 때, 서로가 자신의 속 마음을 여는 것을 두려워할 때, 작은 말 다툼은 온건하고 형식적인 대화만 오가는 관계에서는 절대로 알 수 없는 상대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는 또 다른 기회이기도 하죠.
글쎄요? 성질 있다는 이야기가 정말로 안 좋은 이야기라는 생각은 절대로 안 들어요.
내 사랑을 지키기 위해 내 행복을 위해 온건한 대화만으로는 알릴 수 없는 내 사정과 상대의 사정을 들을 수 있다면 제때 적절히 쓸 수 있는 "성질"은 오히려 행복에 있어 필수 불가결한 요소가 아닐까 합니다.
뱀발로, 오히려 남자들에겐 "내가 왜 화났는지 몰라??"보다는 그냥 대 놓고 긁는 바가지가 더 속 편합니다.
착하다 예의바르다는 말만 듣고 산게 지금 돌이켜보니 마냥 좋은것이나 긍정적인것만도 아닌것같아요. 나이들수록. 그냥 기쎄보이고 똑부러지고 할말하는 사람으로 보이는게 훨씬 맘고생 덜하고 사는길같습니다. 앞으로도 할말 다 하고 속에 쌓아두지말고 그렇게 사세요. 그래도 괜찮아요.
시어머니와관계가 저랑비슷하시네요
저도 처음에 ,착한며느리병으로 고생했었어요
결혼1년차에 시어머니,시누이랑 대판했죠
그뒤로는 친정엄마랑 똑같이지내요
투닥거리다가,사랑하다가~
잘하셨어요!
가족끼리 다투고하면서
맞춰가는거죠
승질나쁘다는소리도 계속듣다보면
칭찬으로 들려요
만만하지 않은사람이라고 인정해주는거니까요
속상해하지마세요
님 잘하셨어요.
풀땐 푸셔야 합니다.
그래야 님이 살 수 있거든요.
잘하셨어요 정말루요.
힘 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