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천국 코하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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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부탁 드려도 될까요?

1톤 냉동 탑차를 운전해서 밥벌이 하고 있습니다.

 

잘 다니던 회사, 주식과 도박으로 말아먹고 짤리고 아내와 아이들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짓고 하루 하루 속죄하며 살고 있습니다.


저녁 9시에 집에서 나가 새벽 6시까지 일하고 받는 돈 230, 다시 새벽 6시반부터 낮 12시 즈음까지 일해서 260, 집에 오는 길에 탕발이라고 그때 그때 콜 들어오는 화물 운송해주고 하루 3-4만원, 이렇게 해서 월 550정도 벌고 있습니다.

 

이 중에 300만원 정도는 내가 구경도 못하고 은행에서 이자와 원금갚는 걸로 빠져 나갑니다. 나머지는 생활비 하고요.

 

한달에 단 하루도 쉬지 못하고 일한지 9개월이 넘어갑니다. 어쩔 땐 너무 힘들어 혼자 울기도 하지만 매일 웃으며 일하고 있습니다.

 

제가 두 번째로 일하는 것은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에 베@크 치즈타르트를 배송하는 일입니다.

 

하루에 많게는 28박스에서 적게는 10박스까지 매일 배송하는데 여기 매니저님이 저를 항상 감동시켜줍니다.

 

정신머리 없이 거래명세표를 빼먹고 문자로 사진찍어 보내드려도 오히려 신경써주셔서 고맙습니다하고 저를 편안하게 대해 줍니다.

 

가끔은 제 아내에게 주라며 타르트를 챙겨주시기도 합니다. “판매하기에 약간 흠집이 있어서요. 그래도 맛은 똑같습니다. 사모님 드리세요그럴때면 염치없이 꾸벅 고맙습니다. 인사하고 받고 옵니다.

 

백화점이 10시 반에 오픈해서 9시 반에는 제품이 배송완료되어야 하는데 가끔 교통체증이 너무 심해 늦을 때가 있었습니다. 전화를 드리면 천천히 사고나지 않게 오세요하면서 제 걱정을 덜어 줍니다.

 

20박스가 넘으면 큰 핸드카 두 개를 제가 낑낑 대고 밀고 가야 합니다. 매니저님은 직원분에게 저를 도와주라고 합니다. 제 할 일인데 말이죠. 너무 고맙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거래명세표 위에 레모나를 올려놓고, 사탕도 올려놓으면서 제 작은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저는 매일 아침 신세계 강남점에 배송할 때 웃으면서 하려고 합니다. 적어도 베*크 치즈타르트를 운송하는 기사가 인상써서 제품 이미지를 훼손해서는 안되니까요.

 

혹시나 고객이 그 제품은 맛만 좋은게 아니라. 배송기사도 친절하더라. 이런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하면서요.

 

그런데 오늘 매니저님이 낮에 전화를 주셨습니다. 그런 일은 거의 없는 일인데 말입니다. 매니저님이 정말 어렵게 말씀하시더군요.

 

주문했던 양보다 오늘 손님이 많아서 타르트가 모자를 것 같은데 혹시 혹시 혹시 한번 더 와 주실 수 있냐고요. 내일 주문 분을 미리 오후에 갖다 주십사 하는 거였습니다.

 

하아.. 그 때가 4시가 넘었고..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이제 집에 가서 자야 하는데 강남에 갔다가 다시 집에 와서 9시에 출근하기에는 제가 잠 잘 시간이 안됐습니다.

 

5분 정도 생각하다 전화 드려서 정중히 힘들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죄송하다고요.

 

매니저님이 오히려 더 죄송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제가 일하는 9개월 동안 거의 처음으로 부탁하신 거였는데 들어드리지 못해서 너무 죄송했습니다.

 

제가 이렇게 길게 쓴 것은 혹시나 오유 유저분들 중에 신세계 강남점에서 타르트를 드신다면... 배송기사가 부탁말씀 못 들어줘서 죄송하고 항상 고마워하고 감사하다고 전해 주실 수 있을까요?

 

혹시 혹시 그런 분이 있을까요?

 

* 어느 게시판에 올려야 할까 생각하다가 그래도 조금이라도 먹는 거에 연관이 있어서 요리게에 올립니다.

 

댓글
  • 링클레터 2017/09/12 17:58

    ㅜㅜ
    많은사람이 보게 보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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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젤리콩콩 2017/09/12 19:39

    베스트 로 가시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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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기엔게보린 2017/09/12 19:41

    ㅜㅜ 너무 멀어서 추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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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소사나움 2017/09/12 20:06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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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련한할머니 2017/09/12 20:17

    베오베로 가시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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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답맨 2017/09/12 20:19

    자신의 과오를 씻기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당신
    멋 있습니다. 힘내세요. 내일 해당점 점장님 그리고 배송기사 칭찬콜 넣겠습니다.
    힘내시고 부디 두번 다시 실수안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반드시 잘 되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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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이내린미모 2017/09/12 20:22

    응원드릴게요!!! 힘내세요!! 말이쉬워 개과천선이지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대단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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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뽀시기뽀 2017/09/12 20:23

    매니저님과 글쓴이님 멋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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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다음텅장 2017/09/12 20:26

    감사함을 표현할 줄 알고, 그 감사함을 당연히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의 표본을 보는 거 같네요. 멋있습니다. 본받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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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렌디피티 2017/09/12 20:28

    아고..
    콧등 이 시큰거리네요 ..
    멋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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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쌈맛족발 2017/09/12 20:32

    아... 진짜 선하게 살고 볼 일입니다...
    이루수님께서 피곤함을 무릎쓰고 주무실 시간을 쪼개어 이렇게 긴 글을 써서 칭찬해 주실만큼
    신세계의 타르트매장 매니저님의 선함과 배려가 느껴지네요....
    그걸 또 이렇게 긴 글 쓰셔서 감동주시는 이루수 님도 언젠가는 큰 복 받으실 겁니다.. 반드시!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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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해지기 2017/09/12 20:34

    줄이 길어 한번도 못 먹어본 그치즈 타르트가 이렇게 배달되어 완성되는군요
    좋운 사럼들의 따뜻한 마음이 어우러져야 진정 맛난 음식이 됨을 다시금 느낍니다...
    다음번에 줄이 길더라도 꼭 사먹고 말씀 전하든 속으로 웅얼거리던( 소심...ㅜㅜ)  감사한 마음 가질게요
    원글님도 매니저님도 따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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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ysky 2017/09/12 20:49

    그 타르트, 매니저님 때문에라도
    일부러라도 가서 먹어보고 싶어지네요
    가게되면 꼭 말씀드릴게요
    그리고 얼른 청산하시고
    밤에 편히 주무실날이 오시길 바랍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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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4 2017/09/12 20:55

    꼭 가서 사먹어보고 전달해드리고 싶은 메세지입니다. 정말 고생 많으십니다. 매니저님께 꼭 전달해드릴게요. 두 분 모두 행복한 하루 데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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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씐난당호이 2017/09/12 20:56

    거리만 아니면 진짜 일부러라도 찾아가 매니저님도 칭찬해드리고 우리 글쓴님도 칭찬해드리고 싶어요! 아름다운 세상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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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uvmeluv 2017/09/12 20:57

    눈물 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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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마워케이크 2017/09/12 21:02

    이 글 보고 신세계 강남점 가서 그 타르트 사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늘 하루도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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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블리 2017/09/12 21:03

    직장 때문에 매일 고속터미널 역을 가는데 이거슨 운명!!
    내일 꼭 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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