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학회모임이 있어서
애리조나주에 있는 피닉스에 정확하게는 Scottsdale에 있는 리조트에서 나흘정도 다녀왔습니다.
그날 저녁 칵테일 파티에서 그녀를 처음 봤죠.
콧날이나 눈빛이 확 끌리더군요 절대미인은 아니지만 딱 내 스타일.
쿠바 출신이었는데 얌전하지만 대화에 적극적이고 예의바르고 적당하게 분위기 맞출줄 아는 딱!!!!! 내 스타일.
학회에 가면 좋은점은 일단 공통 관심사가 많기 때문에 이야기를 풀어나가기가 쉬운게 장점이죠.
그녀와의 경우도 마찬가지, 가볍게 먼저 다가가서 인사하고 공동관심사에 대해서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개인적인 이야기랑 사는 이야기로 이동.....
전 술을 마시면 영어능력이 5배로 확장되는 이상한 병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 친구들이 농담도 하죠 "넌 술만마시면 제비가되냐...." 솔직히 영어쓰는 여성들이 이야기 하기가 더 쉬워요.
남자에 대한 편견이나 조건을 덜보기 때문에 대화를 하기가 더 편하고 배려심은 더 높음.
그래서 나랑 나이차이가 무려 XX가 나는대도 불구하도 전혀 꺼리낌 없이 즐거운 시간 보냈네요.
술도 잘 마시더군요 특히나 밤10시 한국식당에 갔었는데 나올때 남긴 소주가 아까웠는지,
반병 남은걸 잔에 계속 따라 마시더라는....애기해줬습니다 " 걍 병으로 마셔 그게 더 쿨하게 보여....."
농담했는데 진짜 마시더라는 ㅎㄷㄷ....같이 마시다가는 먼저 죽을꺼 같아서 전 그때 부터 금주.
아니나 다를까 좀 뒤를 안보고 마시는 스타일이라 밤에 룸에 데려다 주는데 혼자 가라고 했으면 큰일날뻔 했었다는.
이상한 상상은 하기 마시기 바랍니다.
그이후로 이틀동안 둘이서 틈만나면 디너 파티든 점심이든 세미나든 짝 들러붙어서 같이 다녔습니다.(안전거리는 유지.!!)
마지막 날에는 새벽 3시반까지 같이 즐겁게 얘기하면서 내년에 다시 만나자고 쿨하게 안아주고 이제 안보나 했는데...
다음날 오전에 호텔로비에서 오후에 쓰려고 차를 빌리고 있었는데 우연히 공항으로 가는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그녀를 만나서 (이걸 우연이라고 하는건지 운명이라고 하는건지)
공항까지 데려다 주고 거기서 다시 이별의 포옹.....(뭐 별뜻은 없고 예의라고 해두죠...) ㅠㅠ..............................
흠.....사흘동안 참 즐거웠던 시간이었네 하고 지나간 시간들을 곱씹어보니
갑자기 아쉬움과 알수없는 요상한 감정이 몰려오길래 쇼핑가려고 했던 계획을 취소하고
리셋을 위해 북쪽으로 차를 돌려서 세도나라는 피닉스 북쪽의 휴양도시로 향합니다.
호텔로비에 있는 쓰다듬어 주는 개입니다.
어슬렁 거리고 다니면서 저처럼 멍때리고 있는 사람에게 와서 옆에 가만히 앉아 있죠.
기발한 아이디어@@@@
그것도 두마리나 한사람에게 한마리씩. 기가막힌 훈련의 결과.
자~~ 피닉스 시내를 빠져나오니 바로 탁 트이는 풍경입니다.
평지 같지만 고저차도 꽤 있었습니다. 운전이 꽤 재미있었다는.
풍경은 탁 트였는데 마음은 아직 안 트였음...뭐 그걸 바라고 온건 아니니깐..
렌트한 차는 미국에서 생산되고 미국에서만 팔리는 2.4 SE 모델입니다.
대략 2만천불 정도하는 모델. 183마력인가 할겁니다.
출력은 그냥 딱 적당하고 패키지나 핸들링 브레이킹 코너링 딱 적당합니다.
아니 사실 쏘나타를 시승말고는 처음 몰아봤는데
생각보다는 훨 좋았습니다. 장거리 참 편하더군요 5시간 거의 쉬지 않고 와인딩이나 고속도로 시내
마구 운전했는데 5시간 자고 일어난 체력으로도 피곤해지지 않더라는.
렌트카 치고는 꽤 높은 5만키로 뛴 차였는데 낡은느낌도 안나더라는.
박효신 노래가 잘 어울리는 드라이브입니다. Pandora의 Enya 채널이 좀 더 잘 어울리긴 하더라구요.
세도나로 행하는 I-17입니다.
저 멀리로 고원이 보입니다. 저기까지 갈겁니다.
가까워 보이지만 수십키로가 넘음@@@@
짚도 추월!!! 전 일차선 정속주행을 하지 않습니다^^
옆으로 군데군데 작은 마을들이 보입니다.
저 황량한 땅에 어디서 물을 길어서 사는지? 참 신기하더라는
앗 내리막길에 주유소와 스타벅스 사인이 보입니다
렌트카 기름을 반 밖에 안 넣어서 솔직히 가는곳에 주유소도 없을까봐
고속도로를 빠져 나옵니다. 오아시스다!!!!!!!@@@@@@@@@
쏘나타에게 쉘 기름 먹여주고
전 맞은편에 보이는 스타벅스에 가서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간식거리를 삽니다.
자~~~ 기름 만땅에 냉커피 한컵, 간식거리, 100% 충전된 휴대폰 그리고 지갑...
이것만 있으면 지구 끝까지 길이 닿는한 어디라고 갈수 있습니다.
참 쏘나타 번호판을 보니 이녀석은 이미 저멀리 1500키로 정도 떨어진 몬타나에서 왔더군요.
갑자기 이녀석이 나보다 사연이 더 많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분은 여전히 꿀꿀합니다.
기름 넣고 출발한후 대략 20분쯤 가니 경치 좋은곳이 나옵니다
탁 트인 마른 계곡에 저멀리 보이는 산줄기.
말이 휴게소이지 걍 화장실이랑 자판기뿐.
갑자기 한국 휴게소의 감자구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동까지 떠오르면 그냥 죽어 버릴꺼 같아서
사징 한장 찍고 급하게 차를 출발시킵니다.
목적지인 세도나가 보입니다.
저멀리 우뚝서있는 바위산 아리조나와 네바다 이쪽의 상징적인 풍경이죠
차가 없을줄 알았는데 휴양도시라 그런지 줄줄이 사탕.....
저기오는 렉서스 LX470 참 없어보입니다 무슨 갑옷도 아니고
좀더 가까이 가니 더 웅장하네요@@@@
잘 볼수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한컷
햐~~~ 저 여성분 사진 찍는줄 알면서도 뭘그리 주섬주섬 챙기시는지 걍 찍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