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친구 중에 중고거래 고자가 하나 있습니다.
참을성이 너무 없어서, 오늘 카메라를 올렸는데 내일 안에 연락 안오면 10만원씩 깍아서 손해보며 팔아 치우는 친구입니다.
그래서 차라리 전체 판매액의 10%를 제게 주겠다고 대신 팔아달라 하더라구요.
그래서 팔자에도 없는 소니 렌즈를 대신 중고 판매 하고 있습니다.
그 렌즈들을 팔며 황당했던 3가지 썰을 풀어봅니다.
1) 무조건 니가 와서 팔아라!
이 렌즈는 서드파티 광각 단렌즈로 저렴한 렌즈였습니다.
하지만 인기있는 매물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렌즈를 올린지 3주 정도만에 드디어!!
첫 문의가 왔습니다.
그런데 자기가 거주하고 있는 동네에 와서 거래를 하자는 겁니다.
이상했어요.
“보통은 구매자가 오는게 국룰 아닌가요?”라고 물어봤는데
“안오면 못사겠다”고 하는 거에요.
그런데 하필이면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그 동네가 저희 장모님 댁이 있는 동네였습니다.
그리고 하루는 7살 난 아들이 외할머니에게 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제가 거주하는 동네에서 왕복 110km 떨어진 곳!! 그 곳으로 가면서 연락을 해 봤습니다.
"혹시 오늘 7시쯤에 그 동네 가게 될 것 같은데, 렌즈 구매 의향 있으신가요?"
상대도 좋다고 하는 겁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또 문제가 벌어집니다.
저희 장모님 댁이랑, 구매자 위치가 대중교통으로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습니다.
그런데 저보고 자기 있는 곳 까지 오라는 겁니다.
빡이 쳐서 "그럴거면 그냥 안판다." 했습니다.
그러자 그제서야 자기가 오겠다고 하더군요.
시간이 되어 상대를 만나자 저는 그 모든 것이 이해 되었습니다.
한국 말이 서투른 외국인 분이셨습니다.
버스 타는 것도 실수할 까봐 추운 겨울에 자전거를 타고 오셨더라구요.
그래서 따뜻한 국밥이라도 드시라고 만원 더 빼드렸습니다.
2) 이상한 계산법
두번째 이야기 속의 렌즈는 그래도 꽤 인기가 있는 렌즈였습니다.
금액은 70만원 정도 되는 렌즈였습니다.
나름 구매 문의도 여러건 있었고 금방 팔릴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 한 분이 연락이 와서 당장 내일 달려 오겠다고 하는 겁니다.
저는 좋다고 했습니다.
제가 사는 지역을 공유 해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너무 멀다고 하는 겁니다.
먼 거리를 오는 거니까 네고 해 달라고 하더라구요.
네고 안해주고 택배 거래는 어떠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자기는 중고거래는 웬만하면 실물로 보고 하는 주의라 하더라구요.
그럼 알겠다고 하고 네이버 지도에서 그 분 사시는 곳에서 저희 집, 길찾기로 검색을 했습니다.
차량 유류비 + 톨비 X 2(왕복) 해서 빼드리겠다고 했습니다.
거리는 왕복으로 80km 였고 톨비 포함해서 3만원 깍아드리겠다고 했죠.
(제 렌즈가 아니어서 많이 못 깎아 드리는 것도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거기에서 3만원을 더 깎아야 한다는 겁니다.
70만원에 올려 두었던 렌즈가 어느새 64만원이 되었습니다.
친구가 10%를 떼어줘도 이 렌즈에서는 남는게 없는거죠. ㅎㅎㅎ
그래서 그럼 제가 갈테니 76만원에 사겠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제가 오면 70만원 주겠다는 겁니다.
애초에 저와 친구가 가격 산정한 기준이
최근 중고나라, 번개장터에서 최소 금액으로 팔린것 에 맞춘 것이었습니다.
70만원에 올렸지만, 75~80에도 거래 되던 렌즈였던 거죠.
적정가가 70만원인데, 지가 오면 64, 내가 가면 76 되야 하는게 맞는 계산 아니냐니까
엄청 짜증 섞인 대답을 하더라구요.
먼 거리 가는 건데 야박하다고...
"본인 유리한대로만 하려고 하시고... 너무 하시네요." 라고 하니까
의미 없는 연락 그만 하시죠. 이러고 저를 차단 하더라구요.
3) 이딴게 쿨거래?
이번 렌즈도 첫번째 이야기 속에 렌즈처럼 저렴한 가격대의 서드파티 단렌즈였습니다.
이 렌즈는 참 연락 오는 사람이 적었습니다.
중고나라와 번개장터에 반복적으로 올려서 2달 반만에 처분 했거든요.
한 분이 연락이 왔습니다.
쿨 거래 하고 싶다는 겁니다.
그래서 "좋습니다. 주소 주세요!" 라고 보냈습니다.
그랬더니 한다는 소리가
"조금만 네고 해 주시면, 송장 번호 찍히기도 전에 입금, 쿨거래 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깎아 달라고 하면서 쿨거래요?
쿨거래 개념이 나랑 다른가?
그래서 그냥 "거래 안합니다." 라고 대답했습니다.
마침 다른 분도 연락이 오셨고 해서 ㅋㅋㅋㅋㅋ
그 분에게 팔 생각으로 제가 거절 했습니다.
그런데 그 다른분이 한다는 소리가 ㅋㅋㅋㅋ
"혹시 한 2만원 정도만 깎아 주시면 안될까요? 깎아 주시면 바로 쿨거래 가능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네고 해 달라는 쿨거래는 처음 보네요." 이렇게 답장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진짜로 바로 번개 페이 입금 해 주시더라구요.
참 신기한 쿨거래를 경험했습니다.
이제 마지막 렌즈 한개 남았습니다.
중고나라와, 번개장터에서 하두 안팔려서...
SLR클럽에 올려볼까 하다가...
경험담 먼저 남겨 봅니다. ㅋㅋㅋㅋㅋ
모두 즐거운 사진생활,
즐거운 중고거래 하세요!
https://cohabe.com/sisa/3537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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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고생하셨군요.
저도 카메라쪽 거래는 무조건 직거래하는 편이라....
정말 부득이한 경우에는 택배거래를 하지만요.
셈법이 이상하신 분들도 많은거 같습니다.
내가 갈땐 깎아줘, 너가 오면 더 안줘...
이기적인 사람들도 많지요.
남은 거래도 무사히 잘 마치시기를 바라봅니다. :)
따뜻한 댓글 감사합니다. ^_^
용팔이 만나셨군요
저도 두번이나 당해봐서 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