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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초등교사가 써보는 현 상황 정리글...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참으로 비참하고 참담한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몇몇 교대생들의 철없는 행태를 보며 참담했고,
이어지는 격앙된 반응들과 공격적 답글들을 보며 참담했고,
뼈저린 비난 글을 보며 스스로를 돌아보니 참담했습니다.

다만 몇몇 글들의 경우 감정적인 흥분 때문인지 정치적인 의도 때문인지 몰라도
객관적인 사실을 호도하는 바가 있어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물론 절대적으로 객관적이란 건 존재하지 않겠습니다.
객관적으로 상황을 정리해보고자 하지만 저도 인간이고
현재 겁나게 욕을 얻어먹는 교직에 있는 이상, 아마 변명거리 그 이상이 안 될 수도 있지만

최대한 상대적으로나마 객관성을 유지하며 글을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사범대까지 포함한 중등교원 수급의 포괄적인 상황 말고,
현 초등교원 수급 사태에 관한 파문만을 놓고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1. 현 사태가 문재인 정권의 잘못이다?

말이 안되는 소리입니다. 이런 소리를 보수진영에서 지껄이든, 모 교대생들이 지껄이든
주장 자체가 거짓이고, 그만큼 근거로 댈 수 있는 것 또한 없습니다.
갖추어진 지 3달여 채 안 된 정부에게 지난 십수년 간 이어진
교원 수급 정책의 폐단과 실수를 묻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2. 현 사태가 전 정권의 잘못이다?

대체로 맞는 말입니다. 지난 몇년 간 초등교원 임용고시 TO를 보면서 느낀 점은
"어? 분명 지금 줄여야 할 시기일텐데 왜 이렇게 더 많이 뽑지?" 였습니다.

인구절벽, 신생아수 감소 등으로 입학인구가 현저히 줄 게 뻔한 상황이었습니다.
당연히 학생수가 주는 만큼 초등교원 수도 줄여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오히려 제가 임고를 봤던 MB 정권 때보다 더 많은 수의 초등 교원 TO를 내는 게
너무나 이상했습니다.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아무리 이유를 찾아보려 해도
더 많이 뽑을 이유가 없는데... 정책결정권자의 오판이 아닌 이상 나올 수 없는
TO수가 계속 나왔습니다. 그래도 무슨 의도가 있지 않을까?..

는 개뿔. 정말 시대 흐름을 읽지 못한 공수표 남발이었습니다. 
결국 이번 정권에서 잘못된 흐름을 막기 위해 올해부터 초등 교원수를 절감하기 위해 나섰습니다.



3. 그렇다면, 대체 왜 현재 교원수급정책이 잘못되었다는 소리가 나오냐?

당연히 학령아동, 신생아 수가 감소하는 만큼 초등교원 수도 줄여야 합니다.
고로 올해 초등교원 TO수가 급감한 것은... 안타깝지만 시대의 조류에 어쩔 수 없는 행보입니다.
전 정권에서 그걸 거슬렀고, 결국 그 폭탄을 현 정권과 불쌍한 올해 임고생들이 맞게 되었습니다.

제가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싶은 쪽은 '서울시 교육청'입니다.

아무리 교육부에서 쪼아대도 해당 지역의 올해 초등교원 TO를 결정하는 곳은 교육청입니다.
즉 교육부에서 초등교원 선발 수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 그 라인에 맞춰 
최종 결정하느 곳은 교육청이란 말씀입니다.

서울시 교육청은 나름 항변합니다. 

'전 정부가 비상식적으로 인원수를 많이 뽑으라 해서 어쩔 수 없이 뽑았다. 그렇다 보니 적체인원이
쌓이고 쌓여도 어쩔 수 없이 계속 많이 뽑을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더 이상 쌓인 인원을
해소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올해 선발인원이 급감할 수 밖에 없었다.'

나름 맞는 소리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전 정권의 압박이 있었다 하여도, 실제 필요 인원수를
예상해서 유도리있게 인원수를 조절해야 했던 곳은 서울시 교육청입니다.

올해 다른 지역들 또한 대부분 작년에 비해 인원수를 크게 감축했지만
서울 처럼 인원이 반의 반도 안되게 격감한 지역은 거의 없습니다.

다른 지역 교육청에선 전 정권 교육부의 압력이 다 빗겨갔을까요?
아닙니다. 다른 지역 교육청에선 전 정권의 멍청한 압박과 실제 현장에 필요한 인원수,
이 두 축 사이의 괴리에서 심각히 골머리를 앓았을 겁니다.

정권의 멍청한 압박을 빗겨가면서도, 최대한 인원 적체가 발생하지 않는 쪽으로
인원수를 선발하기 위해 '운영의 묘'를 나름 발휘했고,
이번 정부 들어 초등 교원 TO 격감이란 폭탄을 맞았어도
나름 안정적인 연착륙을 하며 그나마 갈등의 요소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서울은... 물론 법적으로 도의적으로 잘못한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다른 지역 교육청에서 보여주었던 것처럼 연착륙을 위한 '운영의 묘'를 보여줄 수 없었는지 안타깝습니다.
국정교과서든, 누리과정 예산 문제 등 전 정권의 멍청한 짓거리에 나름 항변하고 잘 싸웠던 진보교육감, 진보교육청이
교육부의 압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많이 뽑았다? 죄송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대목입니다.
오히려 전 정부의 그릇된 압박으로 인식했다면, 더욱 대항하여 싸웠어야 합니다. 
괜히 교육감 직선제를 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다시 말해 전년도 대비 TO가 인구 감소로 인하여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수순이지만...
서울의 경우 8분의 1로 급감한 상황에 대해서는 서울시 교육청의 잘못도 피해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4. 그렇다고 모 교대생들의 항의 구호가 옳은 소리냐?

전혀 아닙니다. 정말 저도 그 피켓을 보고 망연자실 했습니다. 아무리 졸업도 못한 대학생들이지만
시대와 여론을 읽는 눈을 갖추어야 했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자기가 희망했던 지역이 TO가 급감한 것은, 그것도 사상 유래가 없는 일이라 충격이 클 것은 이해하지만...
같은 말이라도 아 다르고 어 다른 것처럼... 사회적으로 여론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구호나 주장으로... 많은 분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을텐데...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물론 모 교대생들의 정신적 데미지도 이해가 갑니다.
아무리 지역에 귀천은 없다지만, 자신이 희망했던 지역의 TO가
반토막도 아닌 반의 반의 반토막 나버린 상황에서... 정신적 충격도 이해는 가고,
당연히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도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그 방향이 조금 안타깝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모든 교대생들과 초등교원들이 영문도 모른 채
함께 뭇매를 맞게 한 행동들을 생각하면...
안타깝지만 이상의 동정은 가지 않네요... 솔직히 이야기 해서 굉장히 화납니다.
이번 사태로 촉발된 여론의 분노와 비난 글들을 읽노라면,
며칠 째 밥도 제대로 못 먹을 정도로 교직에 회의까지 들 정도입니다.


그 이외의 현 사태와 직접적으로 연관 없는 
서울 VS 지역 문제... 지역 교직문화 문제... 사범대 (중등 임용고시)와의 비교... 
등은 이 글에선 다루지 않겠습니다.

긴 글 지루하지만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여 잘못된 내용이나 반박하실 내용이 있으시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 타락악마 2017/08/06 22:44

    근데 큰일이네요 ..
    작성자님 의 후배들은..
    절대 작성자님 처럼 생각 안할껄요 ..
    그리고 작성자님의 생각을 피력하면. .
    아마 배신자로 낙인찍을지도 모르겠네요..

    (PGDNih)

  • 게맛나는인생 2017/08/06 22:50

    다양한 사람이 있는 것 같았어요. 저도 현직교사로서 후배들이 무슨 생각을 하나 궁금해서 카페 들어가봤더니, 자성의 글과 여론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더라구요. 너무 답답한 사람들이 모인 집단은 아니랍니다.

    (PGDNih)

  • 부고옥동삼 2017/08/06 22:54

    전국교대생들이 9월14일까지 시위를 하고 팔월에는 집회까지 한다는데 도대체 어떤명분으로 한담 말입니까.
    말씀하신대로 지금이 정상화된 정상화된인원인데 무슨 현재수급정책을 규탄하고 집회를 한다 말입니까. 결국엔 지방교대생들도 졸업인원 정원대로 다 교사될수 있게 임용보장하라는 말이자나요ㅋㅋㅋ 어디에도 없는 졸업인원 전원임용 보장이라는 권리?아니 억지를 어찌저렇게 당당하게 주장하는지....서울교대생만의 문제 아닙니다.

    (PGDNih)

  • 고기를내놔라 2017/08/06 22:54

    기본 왠만한 취업관련 시험경쟁율이 5대1이면 감사합니다 해야할 상황에서.
    1대2...사실..이것도.서울지역만 그런것같은데.전체따지면 걍 합격접수받으면
    다가는 상황에서  미달지역 뻔히있는데 서울 to없으니 달라고 징징거리니
    아무도 좋게 안봐주죠.전정부의 정책실패니 머니 이건 사실 뒤로 제쳐두고요..
    그동안 얼만 안일하게 생각하고있으며 그동안 그 독점을 당연하게 생각해왔는가..라는
    생각에.일반 취준생.국민들이 더열받아했던거라고 봅니다.
    그와중에 씨알도 안먹히는 시위까지하니 불난집에 부채질한거고..
    교대자체에대해 그동안 몰랐던 사실들 하나둘씩 알게되서
    아마 교대 전체 개혁에대해 말좀 나올겁니다.
    개인적으로 좀 통폐합을 하던지..전국뺑뺑이를 돌리던지..
    바꿨으면 하네요..말로만 창조성있는 교육..변화하는 교육외치는데
    정작 자신들은 바꾸지도 않고 변화도 거부하는데 학생들에게 머라고할
    자격도 없게 되는거겠죠.

    (PGDNih)

  • 구삽 2017/08/06 22:55

    충남 현직교사로서 매우 동감하는 바입니다.
    이번 티오 발표로 정부에 책임을 묻는 것은 어불성설이죠. 좀 더 현명하게 모 교대 학생들이 행동했더라면..
    이젠 티오는 둘째고 1교실 2교사 문제가 떠올랐네요.
    일선의 교사들과는 하나 상의도 없이, 현장에 영향을 주는 이렇게 큰 제도를 시행하려고 하는지 정말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설마 그 상의룰 임고도 합격하지 않은 모교대 4학년 학생들과 끝냈다고 하진 않겠지요? 오늘도 잠이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PGDNih)

  • 미르헌터 2017/08/06 23:33

    그냥 해달라는데로 뽑으면 안되나요??
    발령 여부에 대해서는 입닥치는 조건으로 말이죠
    대기 한 4000번 정도 되면 의미없다는거 깨닫지 않을까요?

    (PGDNih)

  • 컴퓨터게시판 2017/08/06 23:34

    비약일지도 모르겠는데
    지금 시위하는 내용은 결국 4학년들이 1,2,3 학년 TO 가불해가는거 쇼부치자는거 아닌가요?
    전정권에서 비정상적으로 많이 뽑아놔서 줄인다 -> 일정 수준까진 회복시켜라 -> 더 자리가 모자르다 -> 이젠 어쩔수없이 진짜 줄여야한다 -> 현직 4학년 피해 X, 후배 피해 O 인 상황아니에요??
    지금 시위하는거 내용이?

    (PGDNih)

  • Release 2017/08/06 23:46

    TO 감축 안할 때 교대 커뮤니티에서는 선진국의 학생당 교원 비율을 들면서 한국도 그럴 공산인가보다 하는 합리화가 많았죠.

    (PGDNih)

  • 컴퓨터게시판 2017/08/06 23:52

    교원당 학생수를 줄이는 건 찬성이고 좋다고 생각하는데
    교실이나 시스템적 문제가 선행되야 하지 않나 싶어요

    (PGDNih)

  • 만수자금 2017/08/07 00:11

    다른 커뮤니티에서 이걸로 논쟁한걸 본적이 있는데요 그분의 요지 그러니 항의하는 분의 요지는 이거더라구요 자기들은 고등학교 때 엄청 공부해서 명문대 갈 수 있는거 서울교대로 왔다 / 서울교대는 서성한 중경외시 정도의 급이다 이정도 급에서 취업난 땜에 고민하는거 봤냐 / 내가 노력했는데 보상을 못받는게 말이 되냐 / 정책의 실패니 정부가 책임을 져야된다 /  설교대가는데 10:1 근데 임용에서 또 3:1이 말이 되냐 / 위험부담을 감수했다는 표현을 쓰던데 본인들이 교대간 것을 위험부담을 감수했다고 생각하는거 같아요  저도 지금 서울티오가 1/8로 줄었다는건 화가 날 상황이죠 시위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처럼 연착륙을 잘 못했으니까요 교대생입장에선 날벼락 맞은거죠 근데 주장하는게 어처구니가 없고 현재 사회의 상황에 맞지 않는 주장과 특히 엄나백 엄나백은 진짜 전국의 졸업하고 취준 1~3년 가까이 하고 있는 사람들한테 불을 붙인거라고 생각해요 저도 마찬가지고
    그리고 교대 간걸 본인이 고등학교 때 노력한걸 보상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정말 소름끼치더라구요 그분 글 중에 니들이 학생때 교대생만큼 노력했는지 생각해보자라는 문장이 있었는데 교대생분들 말고는 다 학교 꽁으로 들어간건가요? 그럼 반대로 교대분들은 대학생 애들 취업하는거 만큼 노력했냐라는 반문도 있었구요 고등학교 때 본인이 진짜 뭐빠지게 공부해서 교대왔는데 티오 줄인다는게 말이되냐 니들은 학생때 교대생만큼 노력했냐라는 생각이 깔고 있는거 같더라구요 참 ㅋㅋㅋㅋ

    (PGDNih)

  • May0331 2017/08/07 00:31

    제가 몇년전에 대구교대 바로 옆에 살았거든요 제 베프는 대구교대 학부생은 아니고 대구교대에서 석사과정 하고 있어서 친구가 교대 도서관에서 공부할때 몇번 따라가서 같이 공부한적이 있어요.. 임용 시험 기간 이었는지 도서관에 학생들로 꽉차고 다들 열심히 공부하더라구요 며칠 후에 갑자기 도서관이 텅 빈거에요;;; 친구한테 갑자기 왜 도서관에 학생들 없어? 라고 물으니 이번에 티오가 엄청 많이 나서 임용 그냥 치기만 하면 붙을 정도라서 다들 공부 안하고 놀러갔나봐 라고 하더라구요... 지금 이 사태를 보면서 느낀건.. 그렇게 말도 안되는 티오를 뽑을때 그 분들은 왜 가만히계셨던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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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요운 2017/08/07 00:33

    대책 마련해달라는데 이 바보같은 사람들은 그 대책이란게 강제로 미달인곳에 자기들 쑤셔넣는거밖에 방법이 없다는거 모르고..계속 서울 수도권 대도시
    타령이나하고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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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간의꽃 2017/08/07 00:39

    정말 그 피켓든 사람들이 나라의 백년지대계와 아이들을 책임질 선생님이 될 거란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 했습니다. 운이 나빠 그런 스승을 만난 애들은 무엇을 배우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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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변노을 2017/08/07 00:55

    휴~ 쥐박이, 닭대가리 두명의 인간이길 포기한종자들이 싸질러놓은 똥을 현정권이 치울려니참,,
    어떻게 치워도 치워도 싸질러놓은 똥이 이렇게 많이 나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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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보 2017/08/07 01:10

    학부생때, 임용되기 전과 임용됀 현직에서의 시각이 많이 다르죠. 일목요연한글 동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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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락악마 2017/08/07 01:12

    아까 잠깐 끔찍한 생각을 했는데요 ..
    저 시위에 왠지 페미 나 그것들이 껴 들어갈꺼 같다는 생각이 좀 많이
    들더라고요 ..   그러지는 않겠죠 ..
    페미나 그것들이 껴들면 완전 난리 날텐데말이죠 ..

    (PGDNih)

  • 오유뉴스봇 2017/08/07 01:37

    작성자님과 다르게
    선생을 하려는 예비 교사님들께서 시대를 보는 눈이 없네요.
    그러면서 아이들을 가르치겠다고 피켓을 들고 있으니,
    빨리 교사에 대한 까다로운 자질 검사가 이뤄지면 좋겠네요. 경쟁률도 높아지면 좋겠고.

    (PGDNih)

  • 포도냄좋☆ 2017/08/07 02:02

    집단 이기주의는 교육을 통해 자정되어야 하는데 미래의 교사라는 인간들이 성찰도 뭣도 없이 오로지 개인들의 이익만을 위해서 떼쓰고 있다.

    (PGDNi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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