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에 냥군이 집앞에서 울고있어 먹이를 챙겨줬습니다.
동네 냥아치들한테 소문이 나서 9마리의 고갱님들에게 식사를 셔틀하게됐죠. 종종 방문하는 냥이들은 덤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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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냥군과 유독 작고 약해보인 두마리(쪼꼬미, 쪼쪼꼬미)들은 집에서 먹고 자는 외출냥이 되었구요.
한달에 25달러정도면 먹일수 있다고 생각해서 시작한 일이었는데, 절대 정주지 말자고 다짐도 했는데...
제가 유학생이다보니 저를 위해서가 아니라 냥이들을 위해서 절때 정을 주면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게 맘대로 되나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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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문 뒷문 여기저기 널부러있다던 냥아치를 뒤로하고 작년 9월에 한국에 들어갔다 이틀전에 왔습니다.
다행이 같이 살던 룸메들이 냥이들을 돌봐주기로 해서 안심하고 한국에 갔었죠.
한국에 있는동안 쪼꼬미들은 겁이많이 집에 안들어와서 밖에서 먹기고 있다는 소식과,
중간에 오던 냥이중 한명이 안보인다는 비보를 접했습니다. (박스안에 먹는 검냥이)
학생들은 보통 방학때면 집으로 갑니다. 주로 냥이들을 챙겼던 V는 5월에 갔고, C는 5월에 이사를 갔죠.
옆건물에도 먹이셔틀하는 분이 있어서 맘속으로 그분이 여전하길 바랬죠.
길냥이들의 긴긴 방학동안 잘 살아남아 주길 바랬죠.
미국에 오기 며칠전 안좋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6월에 룸메 V의 지인이니 룸메 짐때문에 잠깐 들렀다가 냥군이 집에 있는걸 모르고 문을 잠갔답니다.
다행이 2-3주 후에 룸메 C가 집에 들렀다가 냥군를 발견했다네요.
다행이 냥이 식량이 집에 있었고, 물은 화장실에서 해결하면서, 기특하게도 화장실은 본인 화장실 (다행이 집에 두개가 있어서...)에 해결하면서 잇었나봅니다. 물론 블라인드 몇개가 아작나고, 마루 카펫에 뭔지 모를 얼룩은 생겼네요. 그래도 살아남아준게 고맙죠.
근데 냥군과 함께 집에 벼룩이 있었다는 충격적인 소식도 함께 들었죠.
걱정 잔뜩하고 와서 구석구석 스프레이질은 했는데 의외로 벼룩은 안보이네요. 먹을께 없음 걔들도 스스로 죽나?
집에 돌아왔을때, 애들은 무사할까? 날 알아볼까? 무서워서 도망가지는 않을까? 생각이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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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도착해서 자고 있는데, 새벽에 열린 창문으로 기척이 나서 깨어보니 그놈이네요. 저의 1선발 냥군이.
벼룩이 있으까봐 밖에서 접선했는데 엄청 부비부비하고, 벌러덩 벌러덩하네요. 아놔 감동이....
첫날이라 일이 많아 들락달락하는데, 차 타러 갈때마다 쫓아와서 보고, 쓰레기 버리러 갈때도 저만치에서 쫄쫄쫄 따라오고, 하루종이 집 문앞에만 있네요. 미안하게시리...
냥군한테 벼룩은 안보였지만 그래도 특별 샴푸로 목욕시켰습니다. 싫어하지만 엄청 얌전하게 있더라구요.
그날은 완전 찰싹 붙어서 자네요. 저녁에 되서 옆에와서 뻗어자는데 뭔가 안심한다는 모습이 보여 너무 미안하고 짠했습니다.
갇혀있던 나쁜기억에 다시 집에 안들어수 있다는 룸메C의 지인 얘기가 있었는데, 전~~혀 아니네요.
다음날인 어제 저녁에는 발밑에서 자다 머리 맡에 와서 자고, 근처를 안떠나네요.
아침먹고 산책다녀와서는 또 침대위로 올라와 두발은 몸에 올려 기대누워있다가 갔습니다.
그녀석과 함께 식사 시간에 항상 1등으로 달려오던 녀석이 와서 밥달라고 울더라구요. 반가운녀석.
다음날, 어제.... 헉! 쪼꼬미가 나타났습니다.
사실 냥군은 냥이치고는 인간 친화적입니다. 그래서 내가 아니라 그냥 이집사는 닌겐이라 그럴수도 있나 싶기도 했는데, 겁보인 쪼꼬미가 확실히 증명해주었습니다.
역시 보자마자 의심없이 다가오고, 손 쪽을 자고 머리 갖다데고, 벌러덩 벌러덩. 밥먹다가도 부비부비. 밥먹고도 집앞 난간 위에 쪼그리고 누워있네요. 녀석은 벼룩이 있어 집에는 못들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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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이렇게 세마리만 다시 재회했네요. 다른 녀석을 다른 밥집을 찾아 떠났다고 생각해야지 하면서 혹시나..를 멈출 수가 없네요. 미국은 길냥이들에게 나름 잘해주는 편인듯합니다. 당장 여기만 해도 밥집이 여러집 있으니까요.
일단 1-2년은 더 있어야하는 상황이니 당분간은 모르겠는데...혹 한국으로 가야하는 경우가 걱정되는건 어쩔수가 없네요. 보통 한마리당 500불정도는 든다고 들었거든요. 검역 통과하기위해 이것저것하고 비행기 비용까지...비용은 뭐 까짓것 지르면 되는 거지만 냥이를 위해서 어떤 선택이 맞는건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냥이가 영역 동물인데다가 한국집이 여기처럼 자유롭게 돌아다닐수 있는곳도 아니고... 여기서는 애기 다람쥐도 쫓고, 나무도 타고, 꽤 자유롭습니다. 근데 하는거 보면 데리고 가야하나 싶기도 하고. 아, 게다가 어무니는 고양이를 무서워하는데... 머리가 복잡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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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짤 시크하면서도 귀엽네요
이쁘네요ㅎ
와 고양이들 다 이쁘네요
복 받으실겁니다
감정이 많이 복 받쳐 오르실듯
감동입니다
이제 못 헤어지실 듯
와 훈훈한 냥드라마네요
좋습니다 좋아요~~^^b
글 또 올려주세요~~^^
와 졸귀
[리플수정]첫짤 처다보는애가 쪼쪼꼬미죠?
냥이들은 정말 다 이쁜 듯..ㅎ
그렇게 외노자 집사가 됩니다.. ㅎ
훌륭하십니다! 추천드려요~^^
고갱님들 이쁘네요 ㅎㅎㅎ
동물을 돕거나 거두거나 해야하는 일들은 언제나 현실과 미래를 동시에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일인듯 합니다...
그런 고민을 한참 한적도 있었고 지금도 하고 있지만..결론은 언제나 그렇듯 지금당장 할 수 있는 일..지금 당장
필요로 하는 일을 하자....입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자주 올려주세요~~
엄청나게 예쁜 아이들이 정말 좋은 집사를 뒀군요, ㅎㅎ
님도 냥이들도 두루두루 그저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랍니다.
커여웡ㅜㅜ
멋지네요. 사진만 봐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저도 밥 주던 냥이 한 마리가 있어서 (거기에선 tnr이 이미 되어있는 아이 한 마리만 나타났어요) 밥 주다 집에 들여서 2년 정도 같이 살다가 데리고 한국 들어온지 또 몇 년 지났어요. 절차가 조금 귀찮고 돈이 좀 들긴 하지만 그래도 전 집에까지 들여서 같이 살게 되었기에 절차 다 거쳐서 한국 데리고 왔는데 곧 적응해서 잘 살고 있습니다. ㅎㅎ
근데 거긴 냥이가 몇 마리 되니 고민되시겠어요. 아무쪼록 아직 시간이 꽤 있으니 일단은 밥 잘 먹이고 좋은 결정 하시길 바랍니다. 아이들도 모두 행복하고 건강하길. 글 자주 올려 주세요. ㅎㅎ
냥이각시의 내조로 미국에서 성공하실 듯.
한국에 혹시 들여오시게 되면 아무래도 집밖은 안전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미국은 냥이들이 좀 살만한가 봅니다 좋은 일 하셨네요!
포크볼러// 네. 특히 약해보이고 겁많은 냥인데 아직 안보이고 있네요.
샤키레또// 문득문득 앞으로의 상황 때문에 맘이 심란해집니다. 말씀대로 일단은 지금 할수 있는 일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받는 기쁨에 비해 주는게 보잘것 없지만 말입니다.
댓글이 많아 놀랐습니다. 종종 고갱님들 소식 전하겠습니다.
우와 훈훈하게 잘 읽었습니다ㅠㅠ 너무 이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