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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페미니즘은 마치 왕정복고운동처럼 보인다.

며칠 동안 계속 베오베 게시판에 올라오는 멘붕게 글들.


그 글들을 보면서 남의 연애사, 취향에 참 관심많은 오지라퍼들 때문에 또 사단이 났나 싶어서 몇 개 훑어보다가 관심을 껐다. (역시나 오지라퍼들의 활약 때문에 싸움이 났던 것이었다)

그러다가 오늘 정말 놀라운 게시글을 '목격'했다.(나는 이 순간을 목격했다고 표현하고 싶다)

(이 게시글임)

'고백폭력'

"씨바; 아니 이 신박한 용어는 또 뭐지? 사람이 사람 좋아해서 고백하는 것도 폭력이야???" 내 상식이 또또또 무너질뻔 하다가,

"아! 혹시 막 여자를 패면서 너 나랑 안 살면 죽여. 이런 식으로 고백하는 사람들이 요새 많다는 건가? 데이트 폭력의 일종인가? 그런 말이겠지 설마.."

그런 마음으로 게시글을 유심히 읽었다.



요약하면 이렇다. 취향이 아닌 사람이 고백해오면, 심적으로 불쾌해지니까 "폭력."

물론 취향 아닌 꾸질꾸질한 사람이 10번 찍어 안 넘어오는 도끼 없다고 계속 들이대면 불쾌하긴 하겠다 싶다.

그러나 그 고백은 그냥 매력적인 여성, 혹은 남성이 감수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사건일 뿐이다. (자신을 좋아하게끔 만든 자신의 외모나 성격을 탓할 일이라는 말이 아니다. 그냥 인간사에 흔히 일어나는 이뤄질 수 없는 짝사랑이라는 말이다. 수많은 예술가가 노래했던 그 간절한 마음 말이다.)

누구나 학창 시절에 그 학교에서 가장 예뻤던(멋있던) 여학생(남학생)을 흠모했던 경험은 있다. 개중에는 고백했던 용자도 있을 것이다. 그 킹카와 퀸카는 고백과 더불어 엄청난 러브레터가 쏟아졌다. 그러나 아무도 그들이 집단폭행을 당했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연예인들을 흠모하는 많은 덕후들이 편지, 조공을 바치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그 중에는 진지한 러브레터를 보내는 이들도 있다. 그렇다고 그들이 집단 청부폭행을 모의하고 있다, 실행했다, 고 말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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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는 단지 서론이었고 이제부터 진짜 내가 인식한 문제점이다.

우리나라 페미니스트들은 마치 레이디 퍼스트의 시대, 더 멀리는 왕정시대를 그리워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게 생각하게 만든 근거들.

1. 예전에 유행했던 "Girls do not need a prince" 라는 용어를 먼저 짚어보고자 한다.

나는 처음에 이 문장을 보고 왜 주어는 Girls(보통의 소녀)인데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Prince(왕자)가 아닌 것인지 잠깐 마음에 걸렸던 적이 있었다. 왜 남자 없이 홀로서는 여자의 걸크러쉬를 주창하는 게 아니라, 왜 "왕자"를 걸고 넘어지는 걸까? Boys가 Girls와 대응 관계도 더 밀착력이 있어서 문학적으로도 더 훌륭한 표현이 아닐까? 그냥 그렇게만 생각하고 넘어갔다. "아무도 너희들을 위한 왕자가 돼줄 생각은 없는걸?" 은 덤으로.

그런데 이게 그런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다.

왕자는 보통 어떤 여자와 결합할까? '공주'이다. 그렇다면 왕자가 어떤 일반적인 소녀(Girls)와 결합하면, 그 여성은 신분은 어디에 준하게 되지? 바로 '공주'이다,
우리는 필연적으로 저들이 누락한 용어인 '공주'를 문맥에서 읽어냈어야만 했다.

왜 Boys가 아니라 Prince였는지 이제야 조금 이해가 갈 것 같다. 어린 소녀들(Girls)이라면 누구나 생각할만한 백마탄 왕자님(Prince), 자신을 한 번에 신분상승시켜줄 수 있는 능력자를 거부하겠다는 스스로에 대한 외침 내지는 다짐이었던 셈이다! 

이렇게까지 생각이 이르자 나는 Women이 아닌 이유도 알 것 같았다. 나이가 들고 경험도 많아지고 결혼 적령기에 이른 여성들(women)은 더이상 '왕자님'을 기다리는 우를 범하진 않는다. 현실에 왕자는 없다는 걸 그들은 자연스럽게 깨닫는다. 여성들은 자연스럽게 '왕자님'을 버린다. 물론 그들도 여전히 '왕자님'을 기다린다. 그러나 그 '왕자님'은 자신을 신분상승 시켜줄 동화속 왕자님이 아니다. 자신과 육체적, 정신적으로 교감을 이루고, 적당한 책임감이 있어 함께 아이를 키울 수 있을만한 그런 사람 -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이제 그들에겐 왕자님이 됐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있는 자칭 페미니스트라는 작자들은 여전히 자신을 "a girl"로 인식한다.


2. 기묘한 용어들

시선 강O, 고백 폭력.. 너무 이상한 단어들이 범람하고 있다. 물론 이것은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거기서 불쾌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런데 왜 '강O'이라느니, '폭력'이라느니, 단어를 과장해서 사용하냐는 말이다. (사족이지만, 이런 언어 사용의 문제점은 실제 이뤄지는 '강O'과 '폭력'의 뉘앙스를 약화시키고 결국 사회에 만연하다고 느껴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느낄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이 문제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신 분은 책 "왜 그들은 우리를 파괴하는가"를 참조하시길. 제가 지금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이게 아니니)

나는 평소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그런 식으로 모든 남자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어서 그들이 얻는 이익이 뭘까? 현대적인 관점에서 그들의 의도를 이해하려 했지만 실패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공주'라는 키워드를 대입하는 순간 모든 미스테리는 풀린다.

조선 시대엔 왕족이 백성이 사는 마을에 행차하면 감히 그 마차를 쳐다도 보지 못했다. (사극에서 자주 보는 풍경이었을 것이다.) 감히 쳐다보면 그 놈은 어떻게 될까? 당장 관아로 불려가서 볼기짝 맞기밖에 더할까? 그리고 왕족 여자들은 심지어 어의에게 치료받을 때조차도 발을 쳐놔서 감히 만지기는 커녕 얼굴도 보지 못했었다.

기본적인 사실관계엔 오류가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다. 
"공주"는 감히 천한 남자들에게 시선따위 받지 않는 고귀한 신분이었다. 감히 그런 여자를 쳐다보면? 하물며 말을 걸면? 

3. 의무를 함께 하는 것을 거부함

-생략 (다 알잖아요?)

4. 레이디 퍼스트에 대한 집착

과거 페미니스트들은 자기의 능력은 무시당하고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현실에 대해 투쟁하던 고귀한 운동가들이었다. 그들이 가장 먼저 비꼬았던 풍습은 바로 "레이디 퍼스트"이다. 왜냐하면 그들이 인식하는 여자는 장애인도 아니고 약자도 아니기 때문이다. 심지어 운동능력에도 차이가 없다고 주장하며 스포츠에서조차 남성을 뛰어넘으려 했던 여성들이었다.

그러나 우리나라 페미니스트들은 조금 이상하다.

1) 능력으로 심사받길 거부하고 "성별"로 심사받길 원한다. ex) 고위 공무직 임원 할당제, 여성 경찰 채용시 이상한 기준 적용 
2) 단지 "성별"이 여자라는 이유로 우대해주길 원한다. ex) 여성전용주차, 여성전용도서관
3) "성별"이 여성이므로 힘든 일은 할 수 없다. ex) 외교관의 경우 남성만 후진국 배치, 숙직은 남자만. 군대도 남자만.
4) "성별"이 "여성"인 사람들의 사생활은 매우 중요하므로 (심지어 공적인 장소에서도) 누구도 침해할 수 없지만 남자는 그래도 됨. ex) 어린이집 CCTV 의무화 무산, 남자 화장실 몰카 처벌 X.
5) "성별"이 "여성"인 사람의 부도덕적 행위는 "성별"이 "남성"인 사람에 의한 억압에 의해 이루어졌다. ex) 여자가 바람폈을 때 여초의 태도만 봐도 앎.

대충 기억나는 게 이 정도이다. 자료 검색 하나도 없이 머릿속에서 생각나는 대로만 적었다.

꿀빠니즘이라고 일컬어지기도 하는 것 같은데, 근저에는 바로 "공주"가 되고 싶은 그 마음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가만히 있어도, 세상이 알아서 모셔주는 그런 소녀. 그런 신분. 그런 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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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재미있는 기사를 읽었다. 
성매매 여자들은 성매매를 그만두면 2천만원이라는 거금을 받게 된다. 호스트 남성들에게도 똑같은 혜택이 주어질까? 그렇지 않다면 단지 돈을 받는 이유는 그들이 '여성'이기 때문이다. 왜 여성은 그런 대접을 받아야할까? 고귀해야할 공주가 타락했다는 게 너무 마음이 아픈가?


(번외) 여성의 노출에 대한 이상한 태도.

과거 여성들은 온몸을 꽁꽁 싸매고 다녀야 했다. 감히 남자의 소유물인 여자가 외간 남자에게 살갗을 내보이는 건 금물이었다. 그런데 요새는 페미니스트라 자칭하는 시청자들이 이런 노출이나 표현을 거부하는 분위기이다. 자신의 몸을 당당히 내보이는 여성을 "남성에 의한 성적 대상화를 즐기는 명예 남성"이라 공격한다. 할 말이 없다. 그들의 관점에서 그들이 공격해야할 대상은 여성을 성적대상화해서 시청률을 올리는 방송국이 아닌가?



댓글
  • 묻어버린아픔 2017/07/24 19:10

    ㅋㅋㅋ. 울프 글들이 그런 느낌이 강하긴 하죠. 개인적으로 페미니즘의 시작이 르네상스 이후의 로맨스 소설의 흥행이었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선 작성자분의 생각에 꽤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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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GENTAG 2017/07/24 19:21

    다른것들은 대체로 공감합니다만, 4번 항목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습니다.
    1. 과거의 페미니즘은 그렇게 고결한 운동이 아니었습니다.
    http://realnews.co.kr/archives/4797
    2. 우리나라 페미니즘만 그런게 아닙니다. 페미니즘은 원래 그랬습니다.
    http://realnews.co.kr/archives/5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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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umingTURTLE 2017/07/24 20:56

    해석이 심오하네요 한번도 girls이 공주라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는데 지금 메갈이나 여시를 공주에 대입하면 저 사람들이 왜 저러는지 이해가 조금 됩니다.
    책을 읽고 이 글을 쓰셨다고 하셨는데 혹시 그 책 추천 해 주실 수 있나요? 저도 한 번 읽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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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맛나는세상 2017/07/24 21:30

    전 멘붕게 첫 글 나왔을때 읽어보고 당연히 이건 글쓴이가 화낼 상황이 맞으니 그냥 넘어갔는데
    어느순간 도를 넘더니(그래도 그냥 참음)
    이젠 구라를 섞어서 장난질 하더군요 그런건 제가 잘 못 참아요
    그부분이 뭐였냐 하면 남혐이 슬쩍 껴들던데 모르는척 그런거 없는척 나쁜고백을 왜 반대하냐 이러면서 장난질
    그래서 오늘 참전 했는데 그렇게 열심이 모르는척 거짓말도 살짝 섞던 어느분이 결국 못참고 본성 드러내면서 탈퇴합니다 개허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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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라산대폭발 2017/07/25 09:02

    그들에게 왕자는 필요없을지 몰라도 노예는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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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샛별아빠 2017/07/25 09:08

    스스로 할 능력은 되지 않으면서 빼액거리기만 할 줄 아는 것들이 노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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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르실드 2017/07/25 09:11

    페미니즘은 정신의 문제예요. 많이 아픈 사람들입니다.
    왜 신경정신과에서 이런 집단 피해망상을 제대로 다루지 않는지 모르겠어요. 실체도 허깨비같은 게임 중독은 지네 먹거리로 만들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더만.
    하기야... 불편한 군단이 신경정신과가 집단으로 여혐이니 어쩌니 하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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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레멘음악대 2017/07/25 09:12

    왕자가 필요없긴 개뿔
    돈 많고 잘생긴 오빠가 애기야 가자 하면 눈 뒤집어질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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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evin9 2017/07/25 09:17

    개념글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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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S64F 2017/07/25 09:39

    저는 20세기 말의 구소련 붕괴로 결국 몰락했던 공산주의가 젠더 색깔로 치장만 하고 재림한 느낌이더군요.
    만민은 계급없이 모두가 동등한 하나의 '동무'로 절대평등하다던 공산주의 사회에서조차 공산당원들(특히, 소위 '내부당원'들이라고 해야 할지.)은 귀족 버금가는 호화사치를 누리는 특권계급이 되는 이른바 '공산당 귀족'이었다던가요? 딱 그런 느낌이 나데요ㅋㅋㅋ
    얼마 전엔, 페미니즘을 거부하고 반기를 들었다는 이유로 대학가 페미니스트들은 물론 이에 우호적인 진보언론들이 여혐 딱지를 붙여 반동 사냥을 하는 것을 보니 더욱더 그런 생각이 짙어졌습니다. 가관이었던 것은, 그런 걸 두고도 '학내 민주주의의 진전과 고양을 위해 성평등이 필요하다'고 강변하던 대목이었습니다.
    더불어, 이제는 그 민주주의도 '젠더민주주의'여야 한다고 여성신문 등이 앞장서며 헌법까지 손대려 하는 걸 보면 참... 기가 막혀 웃음도 안 나오데요. 뭐, 이젠 어디 갈 데까지 가 보라는 식으로 절반쯤은 포기한 심정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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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빗자루몽디 2017/07/25 09:45

    이쯤에서 다시보는 귀귀님의 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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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흰눈사람 2017/07/25 09:48

    실제로 작성자분이 보신거랑 멘탈리티도 그닥 큰 차이 없습니다. 어차피 이러나 저러나 여자는 무조건 차별당하니까, 차라리 레이디퍼스트에 철저하게 피부양자 입장이던 시절이 그나마 지금보다 받는게 더 많았으니까 그 시절이 낫다는게 쟤네들의 공공연한 생각이예요. 그러니까 더치페이를 두고 루저페이 운운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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