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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 이야기...(요지없는 글)

올해로 결혼 14년차가 되었군요...

정말 잠깐 함께 살아온 거 같은데,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냥 14년을 함께 살아온 과정동안, 우리부부가 살아왔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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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많이 사랑해서 결혼했습니다. 아내와 저 모두 27살 때였죠

집안 사정 때문에, 고시원에서 살고 있던 아내를 남자친구로써 두고볼수가 없었습니다.

어차피 그녀와의 결혼을 결심한 거라면, 조금이라도 일찍 행복하게 해주자고 생각했었죠.


전 이미 대학 졸업 후 착실하게 저축하며 2년 이상을 살았기 때문에..

지방도시(당시 마산)에 신혼집을 차리는데 크게 부족하지는 않았습니다.(당시만 해도 그랬죠, 지금은 쩝, 결혼비용은 축의금을 충당)


너무너무 행복했습니다. 이래서 결혼하나 생각했고,

제가 퇴근 하면, 우리 둘은 언제나 붙어 다녔죠. 주말에는 남도의 이곳저곳을 여행했구요....정말 행복했습니다.

결혼 5년차 까지는 그랬어요.....뜨겁게 사랑했다는 표현이 정확합니다.


결혼 5년차가 넘어가면서

저도 모르게 서서히 아내에 대한 감정이 식어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내도 그랬죠.

사랑은 했지만, 뜨겁지는 않게 되었죠. 뜨겁지 않으니...정말 많이 허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인생에 그 뜨겁던 감정은 없는 것인가?''뭐 더 없는 것인가?'

지금 아내를 사랑하지만, 예전과 같은 열정은 거의 사라지다 시피 했던 거 같습니다.


전 이때가 저와 아내의 결혼 생활에 가장 심각한 위기였다고 생각됩니다.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또 다른 뜨거운 사랑을 찾기위해 두리번 거리는 시기 였습니다.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니었는데, 서로의 시간을 갖아보자고 했습니다. 정면돌파 였습니다.

아내는 2달간의 여행을 선택했고(인도 배낭여행)

저는 당시 지방에서 처리해야 할 일이 생겨서 지방으로 내려와 일에 몰두 했습니다. (이때는 마산에서 서울로 이사온 후 였습니다)

전화통화는 자주했고, 여행을 떠나고 3주 후부터 아내는 옆서를 써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신기하게도, 완전히 식어버린 줄 알았던 열정이...되살아 났습니다.


아내가 인도에서 돌아온 후, 저도 다시 서울로 복귀했죠.

그 때, 아이를 낳기로 결심했습니다.


아이를 낳고, 함께 키우면서....또 다시 열정은 서서히 식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전과는 달랐죠. 열정은 식었지만, 아내와 전 끈끈한 유대감을 갖게되었습니다.

또, 서로 떨어져 지냈을 때의 경험을 통해

식은 열정도 얼마든지 다시 타오르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방법을 터득한 겁니다.)


아이가 학교에 들어간 지금.

저와 아내는 신혼 때 보다도 더, 서로를 뜨겁게 사랑합니다.

유대와 열정을 모두 갖고 있는 부부입니다.

전 다시 태어나도 지금의 아내를 만날 거고, 다른 사람은 필요 없습니다.

이런 관계를 만든다는 것이 결코 쉬운일이 아닐 테니까요......


요즘은 주말부부로 지내고 있습니다.

월화수목은 서울에서 혼자 지내고,

금토일은 아내가 있는 집에서 마당과 텃밭을 함께 가꾸며 지냅니다.


월요일 오후부터, 금요일 집에 내려갈 때까지....아내가 너무너무 보고싶습니다.

감정이 뜨거워 질 때면, 20살 적 연애할 때처럼, 미칠듯한 열정도 솟아납니다.

하루 두세시간 씩 전화를 할 때도 있고, 편지도 쓰고(주말에 만날거면서), 서로에게 사랑을 고백합니다.

자연스럽게 하게 되더라구요, 열정이 되살아나면 그렇게 됩니다.

 

금토일은 뜨겁게 사랑합니다. 서로를 만지고, 응시하고, 느끼며...꼬박 3일을 함께 보내죠....

함께 보내는 주말도 좋지만,

아내를 그리워하는 월요일 부터 금요일 오후까지의 시간이 정말 좋습니다.

설레임을 느끼며, 사랑함을 느끼며, 곧 만나게 됨을 기다리며, 행복해지는 시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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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쓰다보니 결론이...


1. 부부의 관계는 마치 파도의 파장과 같은 높고 낮음이 있는 그래프를 그린다. (살면서 높아지기도 하고 낮아지도 한다)

2. 부부는 어려움을 이겨내며 함께 신뢰와 유대를 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3. 신뢰와 유대가 있다면, 열정(처음과 같은 연예감정)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4번의 방법으로)

4. 부부가 열정을 갖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과 공간이 분리되어 있는 것이 필요하다.

   (뜨겁게 사랑하면 함께 있고 싶지만, 그렇게 함께 있다보면 어느새 뜨거움은 익숙함으로 바뀌기 때문에)

5. 글 속에는 적지 않았지만, 부부에게 O스는 열정을 유지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멋진 O스를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










댓글
  • 전기장판인생 2017/07/17 21:26

    멋지네요^^ 저도 장거리 커플인데 그리워 하는 시간이 좋다는 점 매우 공감해요. 그리워하는 것도 상대에 대한 열정이 있어서겠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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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콤퓨타야힘내 2017/07/18 04:08

    아 부러워...
    만인이 이 글을 보아야 합니다!!!!
    미혼이지만, 인터넷의 자극적인 부부들(시부모/처부모/권태/바람/이혼 등등)만 보다가
    이렇게도 서로를 사랑하는 부부가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또, 본받고싶어요 ㅠㅠ
    부러워요!
    얼마나 부럽나면 약간(많이) 셈이 날 정도????
    저도 언제까지나 서로를 존중하고
    항상 사랑하고, 사랑받는 그런 사람이 되면 좋겠어요 ㅎㅎ
    좋은 글, 좋은 경험 감사합니다
    언제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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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지기-마님 2017/07/18 06:34

    샘나면 지는거다..샘나면 지는거다..
    너무 부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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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라말아이솔 2017/07/18 08:30


    부릅드아..
    ㅜㅜ 오래도록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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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esthome 2017/07/18 09:07

    결국 답은 주말부부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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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웃집라이언 2017/07/18 09:08

    결혼을 앞둔 총각인데 글쓴님같은 부부생활을 할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자주자주 노하우를 오유에 풀어주시길 부탁드려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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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데이럽 2017/07/18 09:09

    부럽고 좋으네요. 제가 꿈꾸는 이상향이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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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아재 2017/07/18 09:10

    오늘도 이렇게 이론만 늘어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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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할래 2017/07/18 09:10

    5번 동감...다른건 다 있으면 좋고 없으면 마는거 같은데...O스없는 부부는...서로 소원해지는 계기인거 같음...
    결혼생활이 원만하다는 사람치고 ㅅㅅ 없는 부부는 거의 없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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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급하다 2017/07/18 09:10

    난 하지 못할 것 같아서 포기하고 체념했던 걸 해낸 분들 보면요...
    격려, 부러움, 질투같은 말을 다는 것 자체가 나 자신이 초라해 지는 일 같아요 ㅎㅎ
    지금 가진 행복 영원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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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종일해요 2017/07/18 09:17

    이건 진심으로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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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나아빠 2017/07/18 09:24

    멋지네요~
    저도 결혼 10년차인데 아이둘 낳아서 키우는 맞벌이 부부입니다...
    아내는 아이돌에 빠져있곡 전 운동에 빠져있고 ㅋㅋㅋㅋ
    최대한 서로 바라는걸 존중하려합니다... 뭐 백년만년 사는것도 아니고 또 금방 나이먹어 움직이지도 못할텐데
    젋었을 때 해고싶은거 다 해봐야죠... 다는 아니지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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