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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라면이 다 불어터진걸 보고 헤어지기로 했어요.

요새 계속 싸웠어요.
별거 아닌 이유인데도 서로 날카로워져 있었어요.
이번에도 싸운 이유는 별거 아니었는데
좋게 마무리 하려고 맥주 한잔 하자고 했고
컵라면에 물 부었는데 갑자기 2차전이 시작됐어요.
내가 뭘 잘못한건지도 모르겠고
제 탓을 계속 하는데 언쟁만 이어지고
그러다가 물 부어놓은 컵라면이 다 식고 불어터진걸 보니
내가 왜 라면 하나도 제대로 못 먹으면서 이 얘길 듣고 있어야 되고 왜 내가 이 꼴을 당해야 하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
갑자기 눈물도 나구요.
컵라면 다 불어터진 김에 그냥 헤어지자고 했어요.
다른 이유는 모르겠고
컵라면 불어터질때까지 싸우는게 웃기다고요.
웃기다고 하면서도 울었어요.
그러고 화장실 가서 담배 한대 피면서 진정하고 나왔더니
라면을 끓여놨더라구요.
(저희집이었어요)
라면 먹고 싶은데 분 바람에 라면 못 먹어서 서러워서 한 말인줄 알았나봐요.
그거 아닌데요...
끓여놓은 라면을 보는데 화가 나더라구요.
그리고 싱크대에 부어버리고 나가라고 한뒤에 잤어요.
걘 이해 못 할거에요.
그냥 날 계속 몰아세워놓고도 그깟 라면 못 먹어서 헤어지자고 한 여자라고 계속 생각하겠죠.

댓글
  • 똘이애비 2017/07/18 02:19

    그남자....그여자의 사정..............
    남녀사이엔 항상 각자의 사정이 존재하죠...
    각자의 사정을가지고 싸우면 밑도 끝도 없이 계속 싸워야하는데...
    그럼에도 그들은 항상 싸우죠...
    서로에게 양보란 모르고 각자의 사정만 생각하며 그사정때문에 내가 당신에게 이러는것이야라고 외치지만
    그상대역시 사정이있기에 니가 이러니까 내가 이러는거다라고
    또 싸우게 되지요... 서로에게 가시돋는 말만 하는 인연이라면 이쯤에서 멈추는게 맞는거 같아요...
    작성자님... 힘내시구...다음 인연은 서로 양보할줄아는 인연이 찾아오길 빌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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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K든오소리 2017/07/18 04:23

    아이고.... 상황은 모르지만....
    뭐... 사람감정이 상황이 크게 좌지우지 하나요...
    이미 어딘가에서 감정이 틀어졌는데 불어버린 컵라면의 초라함이 트리거가 돼버린것뿐이지...
    야속하고 답답하시겠지만 힘내세요.
    이유없이 싸우고 이유없이 짜증나고 이유없이 꼴보기 싫어질때의 느낌이 공감돼서
    그저 공감하는 1인이 있다는 위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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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리톤 2017/07/18 04:30

    눈치가 없다는 건.... 어떻게 보면 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할 줄 모르는 것이거나 공감할 줄 모르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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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00. 2017/07/18 04:35

    라면은 그냥 화해 수단이 아닌가 싶어요.
    부었으니 그분도 화나서 나갔겠군요.
    서로 욱한 상황에서 밷은 말같은데
    아직 헤어지는 각은 아닌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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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ephyir 2017/07/18 04:52

    뭔가 너무 감정에 매달려서 서로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게 아닐까 싶어요.
    빈정이 상했거나 짜증날땐 마음을 가라앉히고 이러이러하다 라고 조곤조곤 얘기해보는것도.. 나쁘지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렇게 얘기하는 저조차도 그렇게 쉽게되진 않아요. 서로 노력을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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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은목도리 2017/07/18 04:55

    라면때문에 헤어지자했다고 생각해서 끓였다고보기보단
    그렇게 한게 미안해서 끓이고 사과하려는 마음으로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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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편이없다 2017/07/18 06:01

    이런 저런게 쌓이면 진짜 별거 아닌거에서 빠득 하고 끊어지곤 합니다.
    많이 참으셨나봐요 그동안..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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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당무당근무당 2017/07/18 06:13

    라면이 잘못했네 이제 누가 라면머꼬가라고해도 거절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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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ighPierce 2017/07/18 06:32

    라면을 다시 끓인 행위를 글로 쓰면 사과의 제스처로 보이고, 그걸 받지 않은 작성자 님이 매몰차게 보일 수도 있지만
    이건 현장과 상대방이 이제껏 쌓아온 경험에 의해 축적된 뉘앙스라는 게 있기 때문에 작성자 님이 느끼신 감정이 맞을 거예요.
    잘하신 겁니다.
    연애할 때 가장 중요한 게 상대방과 만나면서 내가 어떻게 변하는 지 보는 거죠.
    상대방을 만나면서 내가 긍정적으로 변하거나 생각하지 않고, 부정적으로 바뀐다면.... 헤어지는 게 맞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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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ei♥ 2017/07/18 06:40

    수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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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냐옹이는냐옹 2017/07/18 07:02

    연애를 해보니 다른 거 없더군요. 사람을 감정쓰레기통으로 안 쓰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사람이라는 걸 알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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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렉 2017/07/18 07:03

    싫으니까 그런거죠 뭐. 상대방은 다르게 느꼈을거고. 어쨌든 강은 건너신듯. 후련하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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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언바벨 2017/07/18 08:20

    그런건 있어요. 별거 아닌 거 가지고 싸운다는 걸 자각하면 별거 아닌 걸로는 안 싸우면 됩니다.
    별 거 아닌 걸로 시비거는 쪽이 인성이 글러먹은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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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꼬까꼬까 2017/07/18 08:27

    자기할말 다 했더니 라면가지고 뭐라하니까 라면 끓여놓은 느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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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line 2017/07/18 08:29

    라면은 그냥 작성자님의 이별 트리거가 됐을뿐
    화해하자고 끓여놓았다는건 알지만
    나에대한 공감이나 이해도 하나없는 화해방식...
    이거 정말 사람빡치게 해요
    작성자님도 연애초반엔 넘어가고 했겠지만
    쌓이고 쌓여서 참고 참다가 터진듯...
    토닥토닥
    좋은사람 만나 예쁜연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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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쁘다이뻐 2017/07/18 08:33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지금은 결혼했지만, 과거 돌아보면
    싸움의 원인을 저의 탓으로 돌렸던 연인은
    결코 좋은 사람이 아니었어요.
    저의 탓도 아니었구요.
    굳이 아픈 사랑을 간신히 이어가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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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LAPA 2017/07/18 08:33

    라면이고 뭐고 그냥 헤어질때가 된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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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번선수 2017/07/18 08:35

    라면 매니아로서 충분히 공감합니다.아,물론 작성자님이 라면때문에 헤어지신건 아니라 믿구요..그래도 그렇지 쫄깃하게 먹어야 할 라면을 불어터지게 만든 남친이 얼마나 미우셨겠어요.힘내시고 새로 한사발 끓여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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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ATSBY 2017/07/18 08:42

    상대의 감정과 시간을 갉아먹으며 남는 것은 스트레스뿐인 연애.
    헤어짐을 축하드립니다. 난치병을 극복 하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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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드a 2017/07/18 08:43

    글 하나가지고 연인사이를 이해하긴 어렵지만
    라면 부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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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염색하고시포 2017/07/18 08:43

    라면은 그저 상징적일뿐.. 여태까지 쌓이고 쌓여던것이 폭발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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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몽키D루피~ 2017/07/18 08:52

    남자는 여자분에게
    옳고 그름으로 따졌을 듯 보이네요.
    여자는 그걸 알아도 수긍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자가 자기남자에게 바라는 것은
    옳고 그름을 떠나 나를 이해해주느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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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NTAX_S2◀ 2017/07/18 08:58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잘 쓰여진 소설같아요.
    힘내세요. 오유가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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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종일해요 2017/07/18 09:15

    다툼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을건데,
    그에대한 진지한 고민은 하지않고, 표면적으로
    보여지는 라면에만 초점을 맞춰 행동한다면
    저같아도 헤어지고싶을 거 같아요.
    마치 시 에서 사람의 깊디깊은 감정을 사물에
    대입하여 함축하듯.
    작성자님에게 불어터진 라면은
    그동안의 응어리진 서운함이 쌓이고 깊어져
    꽃봉우리가 터지듯 톡 하고
    터진듯한 상황이겠죠
    감정을 추스리고 나온 작성자에게 정말 필요했던 건 깨끗하게 다시 끓인 라면이 아니라
    진솔한 대화를 해보자는
    작은 제스처였을 겁니다.
    불어터진 라면을 새로 끌였다 한들, 곪아버린 내
    감정마저 새것이 되는것은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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