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천국 코하비닷컴
https://cohabe.com/sisa/2970344

내 친구 치즈 - 행복했고 힘들었고 ^^^^^^^^^^^^^^^^

그 동안 '치즈'라는 단어를 떠올리기가 힘들었습니다.
냥이 사진을 보면.. 속이 울렁거리고 구역질이 올라오곤 했습니다.
욕실로 뛰어가 토한 적도 있습니다.
왜 그런지.. 저도 알 수가 없었지요.

요즘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아직은.. 편치 않습니다.
치즈가 오르기를 좋아하던 꽃사과나무, 기울어진 산벚나무, 이팝나무.. 를 보면
저도 모르게 울컥.. 하게 됩니다.

저녁 식사 후 두 내외가 마당에서 배드민턴을 칩니다.
그 때마다 작약 밭과 눈주목 아래 숨었다가 튀어나왔다가 괜히 왕복달리기를 했다가..
'왜 너네끼리만 노냐~ 나하고도 놀아 달라~' 며 온갖 관종 액션을 취하던 치즈가 생각납니다.
밥그릇을 봐도 울컥~ 하고.. 치즈가 휴식을 즐기던 편평한 바위를 보아도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그 날 밤, 작은 녀석이 혼자 고군분투했을 걸 생각하면 가슴 깊숙한 부분이 송곳으로 찔린듯이 아픕니다.

그리고는..
'~했더라면..' '~하지 않았더라면..' 라고 되뇌이며 후회합니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을 되돌리기하면서 자책합니다.
다시는 냥이도 강아지도 키우지 못할 것 같습니다.




요즘 저희 동네에는 그 많던 길냥이가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 겨울 동사했거나 담비에게 먹힌 것 같습니다.
윗 동네는 대낮에도 담비가 목격 된다고 합니다.
깊은 산 속 야생동물인 최상위 포식자 노란목도리담비.
산줄기를 타고 내려와 쉬운 먹잇감이 있는 곳을 즐겨 찾는 것 같습니다.

동네 사람들은 길고양이가 사라져 뱀을 걱정하지만 저는 들쥐가 매개하는 감염병이 걱정입니다.
페스트가 유럽에서 창궐하게 된 원인은
중세시대 고양이 마녀설로 고양이를 말살한 것이 원인이 되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고양이 사진에 대한 구토증.
언제까지 이렇게 지낼 수는 없는 일.
불편한 냥이 사진과의 정면 승부.

딸애가 키우고 있는 냥이 사진 촬영했습니다.
자연 속에서 생기발랄하게 뛰어 노는 호기심 많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내가 알던 다이내믹한 그 냥이가 아니더군요.

느릿느릿한 걸음걸이.. 거의 움직이지 않는 동선.. 촬영자인 저를 잔뜩 경계하는 눈빛..
치즈와는 전혀 다른 종족.



옛 민화에 그려진 호랑이처럼 생긴 냥이.
흰 양말과 긴 수염이 멋진 녀석.

2T0A7049_p.JPG
2T0A7048_p.JPG
2T0A6960_p22.JPG
2T0A6935_p22.JPG
민화 호랑이 냥이의 아빠.
붙임성이 많고 사람을 잘 따르는 녀석.
2T0A7027_p22.JPG
2T0A7022_p22.JPG
2T0A6938_p22.JPG
2T0A7013_p22.jpg
2T0A6890_p22.jpg
2T0A6863_p22.jpg
댓글
  • 오양골金完起 2023/05/11 16:25

    뭔 냥이가 인간보다 이쁘네요 ㅎㅎ

    (UuaNCs)

  • 고래공주 2023/05/11 16:28

    꽃보다.. 아니, 냥이보다 사람이 더 아름답..
    냥이들은 이쁜 것 하나로 사랑 받고 사는 것 같습니다.
    동물이든 사람이든 이쁘고 볼 일~ ㅎㅎㅎ

    (UuaNCs)

  • 산새와친구 2023/05/11 17:37

    저도 2~3년 계속와서 밥먹던 길냥이가 얼마전부터 보이지않아 마음이 좀 허전합니다
    이젠 다른 길냥이가 밥을 먹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고 주위를 둘러보게 됩니다
    나이가 많이들어 보였는데 고양이는 어디서 죽는지 알수가 없다고하네요
    겨울이면 물이얼까봐 그릇을 땅속에묻고 핫팩도 넣어주고 집도 지어주었는데.....

    (UuaNCs)

  • 고래공주 2023/05/11 18:30

    인연이 뭔지..
    쉽지 않았습니다.

    (UuaNCs)

  • 츄하이하이볼 2023/05/11 18:31

    “ 그런데 많이 알려진 선입견과 달리 흑사병은 오로지 쥐를 통해서만 전염된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13세기 당시 종교적 이유로 쥐를 잡을 수 있는 고양이를 인간들이 대량 학살한 것이 흑사병을 퍼트린 원인이 되었다는 분석도 있었다.
    하지만 장 교수는 2009년 중국 페스트 사태를 언급하며 놀랍게도 당시 쥐가 아니라 고양이가 흑사병의 매개체였다는 사실을 밝혔다. 14세기 흑사병 대유행 당시에도 페스트균에 감염된 설치류를 사냥한 고양이가 오히려 설치류보다 더 위협적인 매개체가 될 수도 있었다는 것. 이를 두고 장 교수는 책의 주제와 연결지어 "동물을 바라보는 균형잡힌 시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양이 역시 수많은 인수공통감염병을 전파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공중보건적으로는 쥐와 다를 것 없죠.
    요는 개체수가 과잉인가의 문제인데, 인위적으로 밥 주는 얌체 행위 때문에 고양이의 개체수가 자연적인 수의 수백배로 늘어나 있으니 문제입니다.

    (UuaNCs)

  • [No잽]지온지석아빠 2023/05/11 18:56

    아, 저는 치즈 찾았다는 내용인 줄 알고 들어왔는데 역시나 였네요.
    그나저나 녀석들 귀엽네요.

    (UuaNCs)

(UuaN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