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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벌 첫 분봉 - 분가하는 날 ^^^^^^^^^^^^^^^^^^^^

작년 겨울에 토종벌이 많이 폐사했다고 합니다.
이상기온 현상으로 날씨가 따뜻해서 겨울을 날 벌들이 계속해서 일을 하다가
추위가 닥치니 봄 까지 생존하지 못한 것이지요.
여왕벌은 11월이 되면 더 이상 알을 낳지 않고 겨울을 나야하는 벌들은 일을 하면 수명이 단축됩니다.
몸 안에 꿀을 가득 채우고 다리에는 화분덩이를 매달고 먼 거리를 왕복하는 일은 엄청 고된 일입니다.
토종벌의 수명은 보통 35~45일 정도입니다.
그런데 겨울을 나는 토종벌은 150일 정도 생존합니다.
겨울 동안 일을 하지 않고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저장해 놓은 꿀을 파먹으면서
여왕벌을 에워싸고 추운 날씨를 견디며 겨울을 납니다.

이런 이유로 토종벌은 겨울 양식을 4칸 정도 남겨 두어야 합니다.
꿀을 남겨 두어야 하니 수확량이 적고 그래서 토종꿀은 가격이 비싸지요.



토종벌은 봄 철에 분봉을 합니다.
일벌들이 새 여왕벌을 육성하면 기존 여왕이 분가를 합니다.

여왕벌이 될 알집(왕대)은 일벌의 집보다 더 큽니다.
왕대 안에 튼실한 알을 넣고 로열제리를 채운 후에 뚜껑을 닫습니다.
왕대는 6~7개 정도 만들고 그 중에서 3~4개의 여왕벌이 탄생합니다.

봄이 되면 여왕벌은 다시 왕성하게 알을 낳기 시작하고
세력을 불린 후에는 분가를 합니다.



분봉의 조짐이 있는데
수벌 집의 뚜껑이 벌집 대문 앞에 떨어져 있는 시점에서 약 1주일 후입니다.


수벌 딱지가 벌집 대문 앞에 떨어져 있는 모습.
(WIDE 화면으로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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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 후에 첫 분봉을 합니다.
비가 오거나 바람이 많이 불면 늦추기도 합니다.
벌들이 모두 집 밖으로 나와 붕붕거리면서 날아 오릅니다.
평상시에는 집 가까이 가면 경비벌이 날아와 위협을 하는데
분봉할 때는 가까이 가도 분가에 정신이 팔려서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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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온 통 꿀벌들로 뒤덮히고 웽웽웽 소리에 정신이 없습니다.
남편이 벌 떼를 놓치지 않으려 방향을 주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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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벌이 분봉하는 영상

아래 쪽 소나무 둥치에 붙었습니다.
대개 1차 집결지는 위로 가지 않고 언덕 아래 쪽으로 정합니다.
1차 집결지에 모여서 안정을 취한 후에 2차 집결지로 갑니다.
2차 집결지는 친정집과 먼 장소로 가기 때문에 1차 집결지에서 거두지 못하면 잡기 어렵습니다.
이 와중에 다리에 화분 먹이 매달고 이사 가는 녀석은 뭐죠~? ㅎㅎㅎ
일 갔다 오자마자 바로 합류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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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다리에 올라 가서 사다리를 나무 둥치에 묶습니다.
(2) 허리에 묶은 안전벨트 고리와 나무 둥치를 등반용 와이어로 묶습니다.
(3) 채집망을 꿀벌 군집에 조심스럽게 둘러 쌉니다. (이 때 군집을 건드리면 날아 오릅니다.)
(4) 꿀벌 군집을 툭툭 털어줍니다.
(5) 채집망 입구를 묶은 후 아래로 내립니다.

분봉 벌은 구매자로부터 연락이 오면 팔기도 합니다. (35만원 정도)
워낙 위험한 작업이라 높은 곳에 붙은 녀석들은 잡지 말라 해도 남편은 괜찮다고 합니다.
더 나이 들면 토종벌 키우기도 못할 것 같습니다.

남아 있기로 한 꿀벌들이 벌통 전면에 붙어 있습니다.
한참을 붙어 있다가 집으로 슬금슬금 들어 갑니다.

기존 여왕은 청년 벌들을 이끌고 분가 나가고, 새 여왕벌이 중장년층 벌과 함께 남습니다.
아마도 나가서 새 살림 꾸리려면 할 일도 많고 환경적 변수도 있기에
경험 있는 기존 여왕이 힘 좋은 청년들을 데리고 나가는 것 같습니다.
청년 벌은 등 쪽 줄무늬가 밝은 노란색이고, 중장년층 벌은 줄무늬가 검은색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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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집결지에 붙은 벌들을 채집망에 거두어서 벌통에 연결해 조용한 그늘에 걸어두면
여왕벌을 위시해서 벌들이 벌통 위로 모두 올라가 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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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고 나면 새 벌통집에 앉혀 줍니다.
새 집에 잘 적응하고 열심히 일 다니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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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여왕벌은 일 주일 안에 교미비행을 합니다.
여왕벌이 높이 날아 오르면 수벌들이 뒤따르지요.
사람들은 수벌 한 마리와만 교미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여왕은 서너 마리의 수벌과 교미합니다.
교미한 수벌들은 침과 함께 내장이 딸려나와 죽습니다.
교미비행으로 여왕벌의 몸에는 평생 쓸 정자를 저장합니다.
여왕벌은 수벌의 침을 몸에 꽂은 채로 귀가합니다.
일벌들은 이 때 예비용 수벌 몇 마리만 집으로 들여 보내고 나머지는 쫓아냅니다.



사람들은 꿀벌 사회에서 여왕벌이 헤게모니를 갖고 있다고 알고 있지만
모든 권력은 일벌에게 있습니다.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

일벌들은 산란 기능을 다한 여왕벌은 내다 버리고 새 여왕을 옹립합니다.
여왕벌 재목의 튼실한 알을 왕대에 봉해 여왕벌을 탄생시키고, 수벌의 개체수를 조절합니다.
수벌은 일벌이 먹이를 떠먹여주기도 하고 일벌이 허락하는 먹이만 먹습니다.
수벌은 일벌보다 덩치가 커서 먹성이 좋습니다.
밥만 축내는 필요 없는 수벌은 가차없이 물어 죽이거나 쫓아 냅니다.




사족 :
나이 드시면 ㅡ
권력은 주방에서 나옵니다.
어부인이 주방에 있을 때는 얼른 나와서 거드세요. ㅎ
은퇴하시면 요리를 배우시거나 간단한 아침 식사를 담당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상은, 영양가 있는 오지랖이었슴다~ ㅎ ^^



댓글
  • 오양골金完起 2023/04/17 17:44

    드디어 벌들의 세상입니다

    (JBT5NM)

  • 고래공주 2023/04/17 17:50

    자연계에 벌들이 잘 살아남았으면 좋겠습니다.

    (JBT5NM)

  • ㄴrㄹr 2023/04/17 18:49

    어릴때 본 기억이 있는데.. 처음 봤을때 정말 무서웠었죠.. 온하늘이 벌들로 가득했으니까요..웅웅거리는 소리... 지금은 그때만큼 벌이 잘 안보이니 안타까워요...ㅠㅠ

    (JBT5NM)

  • 순간의기록[不良文原] 2023/04/17 18:50

    모르는 지식을 많이 알고 갑니다.
    벌이 살 수 있는 건강한 생태계~~~

    (JBT5NM)

(JBT5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