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 누르하치는 여장을 했던 적이 있었어요."

 

 

"거병 초기의 누르하치는 자신의 친족들과 적대 세력으로부터 숱한 암살 시도를 받았거든요... 친족들에게는 '너 같은 새끼 따위가 뭐라고.' , 적대 세력들에게는 '힘도 없는 버러지가 명나라의 칙서를 등에 업고'라는 시선을 받으며 마찰을 겪었다고 할 수 있어요... 그, 그런 상황에서 몇 번이나 암살 시도를 받으면서, 자신의 매부까지도 암살로 잃고, 심지어는 암살되기 직전에 자신이 기르던 개의 도움으로 살아날 수도 있었어요."

 

 

 

 

"헤에. 그래서 여장 이야기는 뭐야?"

 

 

 

"1584년 5월의 암살 시도에서, 누르하치는 여장을 하면서 암살 시도를 회피할 수 있었어요. 잠들기 전에 주위 분위기나 자신의 가솔의 행동이 이상한 것을 느낀 누르하치가 안그래도 1달 전에 암살 시도가 있었던 것에 찜찜함을 느끼고 여자의 긴 예복을 입고 안 쪽에는 갑옷을 갖춘 뒤 무장을 숨기고 집 밖으로 나갔어요. 자신이 집,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한, 위, 위장전술 이었죠. 여자로 위장하고 집, 집밖으로 나가면 자신이 여전히 집, 집안에 있다고 생각할 테니까요. 

 

그렇게 집, 집밖으로 나간 누르하치는 암살자를 찾아서 그 자를 찾아 제압했어요..."

 

 

 

 

"잠깐 봇치쨩. 한문실록인 청태조고황제실록에서는 여자의 옷을 입은 게 아니라 그냥 평상복 안에 갑옷을 갖춰 입고서 뒷간에 가는 척을 했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그...그그그... 그건...마, 만문본 시... 실록에는..."

 

 

"그건 내가 설명해 줄게. 한문사료들을 살펴보자면 확실히 누르하치는 자신이 평소 입던 옷 안에 단갑을 감춰 입고 무장을 숨긴 뒤 볼 일을 보는 것으로 위장하여 밖으로 나갔어. 즉, 한문사료들의 서술은 '누르하치가 암살자의 위협을 느끼지 못한 것처럼 위장하여 밖으로 나갔다'는 논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여져.

 

하지만 한문본 실록보다는 만문본 실록이 원전에 가까운 내용을 싣고 있는데, 만주실록 만문본에는 누르하치가 여인의 옷을 통해 위장했음이 명시됨으로서 누르하치가 실제로는 그냥 바깥에 볼 일을 보러 간 것으로 위장한 것이 아니라 거기에 더하여 자신이 입은 갑옷을 확실히 감추기 위해, 더하여 자신의 정체를 암살자로부터 숨기고 여자로 위장하기 위하여 여성의 옷을 입었다는 것을 알 수 있어."

 

 

 

 

"왜 내용이 바뀌었지?"

 

 

 

"여러가지 추정을 할 수 있는데 하나는 만문을 한문으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하여 해당 부분을 생략했다는 것이고, 하나는 딱히 기술할 필요가 없는 부분이라고 여긴 부분을 축약 혹은 생략하는 과정중에서 생략대상에 포함이 되어 그저 옷 혹은 평상복으로 바뀌게 되었다는 거야.

 

또 하나는 누르하치가 여자의 옷을 입었던 것을 의식, 해당 부분을 의도적으로 윤색하여 그저 평상복 아래에 갑옷을 감춰 입고 나간 것으로 기록을 했다는 것이지."

 

 

"가... 감, 감사합니다..."

 

 

 

 

"고마우면 벗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