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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조선이 춘화나 성에 개방적이었다는 헛소리는 왜 계속 나오는지 모르겠다

유게에도 계속 잘못 올라오는 내용인데 1. 18세기 조선에는 춘화가 있었다 -> 2. 당시 조선에서는 춘화는 양성적인 취미였다 -> 3. 사실 조선은 성적으로 개방되어 있었고 오히려 대한민국은 더 보수화되었다 -> 4. 대한민국이 이렇게 보수화된건 기독교 때문이다 같은 식의 안드로메다로 가는 논리가 계속 올라오더라


근데 1번째 문장을 제외하면 전부 거짓임


2. 조선시대 춘화가 양성적인 취미였다?


거짓. 이건 바로 옆의 중국, 일본과 비교해보면 바로 나오는 문제인데 발견되는 유물의 가짓수부터가 다름. 수위도 각종 체위나 성기를 아주 적나라하게 묘사한 중국, 특히 일본의 춘화에 비해 조선의 춘화는 직접적인 노출이 좀 덜하고 상황 묘사 등으로 간접적인 방식으로 성애를 고조하려는 부분이 많이 드러남. 


우리가 사물의 보이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걸 목표로 하는 (근대 이후의) 서양식 예술론에 익숙해져있어서 자주 간과하는 사실이지만 조선 시대의 예술론을 생각해보면 당연한거임. 조선시대의 그림은 단순히 미적 작품의 생산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의 수양이나 도학적 경지를 드러내는 수단으로 사용되었음. 진선미 중에 미가 가장 낮은 등급이라는게 이런 예술관에서 나온거임.


안견, 신사임당, 김득신, 정선, 이암, 윤두서, 심지어는 신윤복까지도 전부 조선의 이름난 화가들은 내로라하는 양반가 출신이었음. 그나마 김홍도, 최북 정도가 중인이었고 정말 밑바닥 출신 화가는 고종 때 장승업 정도까지 가야 나올 정도임. 근데 정말로 낮은 신분의 화가들은 그림을 못 그렸기에 이름이 남지 않았던걸까? 그런건 당연히 아님. 하지만 이런 사물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예술을 천하게보고 어떠한 도학적 수련이나 경지로서의 예술만을 찬양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낮은 신분의 화가들이 진솔한 방식의 그림을 그리는 것을 막았음.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추구한 화가는 조선끄트머리의 끄트머리인 장승업때부터야 나왔을 정도니... 춘화(더 정확히는 춘화로 분류될 수 있는 그림)를 그린 대표적인 화가가 기존의 조선시대의 사회적 분위기가 많이 무너진 김홍도나 신윤복까지 가야 나온다는 점에서 춘화가 전혀 긍정적인 예술로 인식되지 않았다는 것은 크게 드러남


또 타국의 춘화에 대응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이런 점은 자주 드러남. 실록에 인조 시절 가도에 주둔한 명의 장수 모문룡이 나체의 여인상을 인조에게 보낸일이 있는데 인조는 여인상을 가루로 만들것을 지시했고 그 여인상을 본 신하들이 단순히 그 여인상을 쳐다봤다는 이유로 관운이 막힐 것을 두려워했다는 기사가 있음. 그 외에도 연행사로 북경에 갔는데 종이 춘화를 쳐다보자 주인이 종을 벌했다거나 일본인들이 춘화를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 천박하다고 폄하한다거나 등등 양반들이 춘화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반응했다는 기록은 아주 많이 발견됨.


3. 조선은 성적으로 개방된 사회였고 오히려 대한민국이 더 경직되었다?


남녀칠세부동석. 이 한 구절만으로도 반박이 되는 사실임. 고려시대까지만 해도 부부의 초상을 그릴때는 남녀가 같이 있는 것을 그렸지만 조선전기부터는 이런 그림은 남녀가 따로 앉아있는 것으로 그려짐. 그리고 중기를 지나면 아예 여성의 초상화는 거의 사라지다시피 함. 대부분의 화공이 남성이었기 때문에 화공과 여성이 아예 마주치지도 못하게 했던거임. 신윤복의 그림이 파격이었던 이유도, 그와 동시에 그럼에도 그 여성이 대부분 기생이었던 것도 여기서 기인한거임.


또 위의 주장을 할때 꼭 나오는 얘기가 조선시대에 성교육을 했다는 대목임. 또 그 성교육 교재의 이름이 '보정'이고 보정을 다 뗀 다음에는 춘화로 추가 교육을 했다는 부연 설명이 붙곤 하지. 근데 이 내용은 전부 거짓임


우선 보정이라는 책이 존재하지가 않음. 보정이란 말그대로 '정(精)을 지킨다'라는 뜻의 글귀로 이걸 어떤 종류의 교육적 목표로 삼긴 했음. 근데 이건 말 그대로 몸을 지키고 좋은 후손을 낳기 위해 정을 보전할 것을 주장했고 결국 그 수단은 '절제'와 '금욕'이었음. 현대적인 성교육이라기보다는 결국 정신 수양론으로 들어가게 되는거임. 춘화의 위상이 얼마나 낮은지에 대해서는 위에서 이미 말했으니 더이상의 설명은 하지 않겠음.


현대 대한민국이 더 경직되었다는건 정말 일고의 논의의 가치조차 없는 얘기니 반박하기가 싫을정도임. 예를 들어 개화기에도 남녀의 데이트의 방식은 남자가 몇걸음 앞서서 걷고 여성이 뒤따라서 종종걸음으로 쫓아가는게 일반적인 풍습이었음. 현대처럼 남녀가 손잡고 옆에서 걸으면 길가던 노인이 지팡이들고 후려치러 올걸.


4. 대한민국 보수화의 원인은 기독교 때문이다?


아마 이런 역사적인 거짓을 담은 논리가 설득력을 가지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가 아마 이 논리 때문일거임. 왜냐하면 현대 한국 개신교가 보여주는 모습은 아주 보수적이고 탄압적으로 보이니까. 하지만 이건 오히려 선후가 바뀐거임. 기독교가 대한민국을 보수화시킨게 아니라 기독교가 대한민국의 보수적인 국민들한테 퍼진거임.


일단 이 떡밥의 시작은 이승만 대통령과 제헌국회부터 시작함. '이승만이 기독교인이었고 제헌국회의 과반수가 기독교인이었으며 이에 따라 헌법에 기독교적 내용이 들어갔다'는 것이 주장인데 일단지적해야할게 몇가지 있음. 


첫째로 제헌국회 209명 중 기독교인 숫자는 50명으로 전체의 24% 정도임. 당시 전 인구의 0.5%가 기독교인이었는데 너무 과대대표된거 아님?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고등교육 이상을 받은 식자층에서는 기독교인이 20~30%정도이니 얼추 비슷하게 대표된 셈임. 기독교인들이 이렇게 많이 당선됐던 또다른 이유로는 독립운동 탓도 있음. 전체 제헌국회에서 독립운동 가담자가 50~60명 정도 됐는데 이중 기독교계열 독립운동가가 24명이었음.


그리고 당시 만들어진 법은 국제적으로 참조해온 법(다시말해 다른 나라 법률을 베껴온 것)을 제외하면 기독교적인 내용보다는 유교적인 내용이 더 많이 들어가있다고 평가받음. 대표적인게 동성동본금혼, 가정의례, 간통죄, 호주제 등임. 부모가 자식에게 범죄를 저지르면 감형되지만 자식이 부모에게 범죄를 저지르면 가중처벌되는 형법 역시 이런 유교적인 바탕에서 만들어진 전통임.


오히려 일제강점기와 대한민국 초기에 기독교는 지식인들의 종교, 낡은 전통을 깨부수는 종교 등으로 각광받았음. 예를 들어 1900년대 초에 세워진 교회 건물은 아직 양반과 상민, 남자와 여자의 자리가 구분되어있었지만 많은 비판을 받았고 1900년대 말부터 건축되는 교회에는 그런 건축양식이 보이지 않음. 위에서 언급했던 대로 전체 기독교인의 숫자는 정말 적었지만 지식인 층에서는 상당히 큰 영향력을 가졌고 독립운동에 대해서는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었음.


기독교가 보수적 꼰대 종교로 자리잡은건 반공주의, 한국전쟁, 그리고 경제 발전기간 수많은 사연(원체 사건이 많기도 하고 정떡도 얽혀있어서 자세히 말할 수 없는) 때문에 그리 된것이 한 축에 있고 다른 축에는 원래의 꼰대 역할을 했던 유교가 거의 멸망해버린것도 원인임. 물론 우리의 일상 생활과 제도에서는 아직 유교적인 의식- 장유유서라거나 제사라거나- 이 남아있지만 어떠한 조직화된 세력으로서의 유림은 구성원들의 고령화로 이미 날아가버렸으니...


여하간 길게 설명했지만 유교의 보수성에 대해서 너무 과소평가하지 않는 것이 좋음. 역사에서 증거가 없는 것에 대해서는 절대로 믿지 말고, 무엇보다 현대적인 관점으로 과거의 사건을 끼워맞추려고하면 역사적인 왜곡이 발생함. 

댓글
  • DDOG+ 2023/03/28 11:40

    글자수도 좀 줄여서 축약하고
    노아 난입도 하면 베스트 갈 확률 더 올라감
    마지막은 봇치짱 암튼 그러니 벗어 넣음 됨

  • 슈발로이카1 2023/03/28 11:43

    그건 지금도 사람들 야한건 다 보고 있는데 법적으로 그게 합법이냐 따지면...
    허가받은 성인물이 정해져 있기는 한데 그쪽 수요는 미진한거랑 마찬가지 않을까
    암암리에 돌려보는 암시장이 큰 거지 문화적이나 정책적으로 개방된게 아닌 그런

  • 사스티 2023/03/28 11:41

    조선이 500년이나 되니까 시대에 따라서 다르긴 한데 적어도 조선 후기는 춘화에 관대하던게 맞음 성적으로 관심이 많던 시기임 좀 은밀하게 퍼져서 그렇지

  • 나15 2023/03/28 11:46

    사실) 기독교는 한국 근현대사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해본 적이 없다.

  • ksykmh 2023/03/28 11:46

    사실 중간에 전 대통령이름도 원래 지우는게 맞...

  • 나15 2023/03/28 11:46

    현대에 꼰대같은 부분이 있다면 진작에 호흡기 뗀 유교나 뜬금없는 기독교 탓이 아니라 걍 사람들이 그래서 그런거임.


  • 아재개그 못참는부장님
    2023/03/28 11:39

    봇치짤 더하고 중간에 .... 넣어
    그럼 베스트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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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들개까루
    2023/03/28 11:40

    조언 ㄱㅅ 지금은 좀 힘들듯 하고 나중에 좀 사람 많을때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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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DOG+
    2023/03/28 11:40

    글자수도 좀 줄여서 축약하고
    노아 난입도 하면 베스트 갈 확률 더 올라감
    마지막은 봇치짱 암튼 그러니 벗어 넣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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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sykmh
    2023/03/28 11:46

    사실 중간에 전 대통령이름도 원래 지우는게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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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스티
    2023/03/28 11:41

    조선이 500년이나 되니까 시대에 따라서 다르긴 한데 적어도 조선 후기는 춘화에 관대하던게 맞음 성적으로 관심이 많던 시기임 좀 은밀하게 퍼져서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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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상촌
    2023/03/28 11:43

    전부 탄압할 행정력이 없어서 탄압 못한거지, 조선은 갈수록 성적으로 결벽적인 성리학 교조주의자들이 성문화에 온갖 종류의 탄압 다 했음. 관대하다고 볼 근거는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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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발로이카1
    2023/03/28 11:43

    그건 지금도 사람들 야한건 다 보고 있는데 법적으로 그게 합법이냐 따지면...
    허가받은 성인물이 정해져 있기는 한데 그쪽 수요는 미진한거랑 마찬가지 않을까
    암암리에 돌려보는 암시장이 큰 거지 문화적이나 정책적으로 개방된게 아닌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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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스티
    2023/03/28 11:45

    그림이라는게 서민들이 아니라 부자들 취미라서 우리가 보는 춘화들은 다 양반들 위주로 굴러가던거임 춘화 그리면서 유명해진 화공들도 많고 전에 비해서 확실히 나아진게 맞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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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스티
    2023/03/28 11:48

    다른 이야기이긴 한ㄷ ㅔ여긴 일본 문화 위주라서 그렇지 탑툰 같은 합법 망가들 겁나크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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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리웹-99999999978
    2023/03/28 11:42

    펙트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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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리웹-99999999978
    2023/03/28 11:46

    야 근데 분리수거 박히는거봐라 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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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팥크림빵이조아
    2023/03/28 11:45

    팩트는 언제나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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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겟타
    2023/03/28 11:46

    고려때는 상대적으로 더 개방적이지 않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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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15
    2023/03/28 11:46

    사실) 기독교는 한국 근현대사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해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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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15
    2023/03/28 11:46

    현대에 꼰대같은 부분이 있다면 진작에 호흡기 뗀 유교나 뜬금없는 기독교 탓이 아니라 걍 사람들이 그래서 그런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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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liVer
    2023/03/28 11:47

    댓글 베스트 일타강사들인 거 개웃기네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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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때빵빠레
    2023/03/28 11:47

    어차피 몇일 지나면 빠르면 오후쯤 부터 또 기독교탓이고 조선시대보다 후퇴했고 이럴듯, 잘보면 몇몇 놈들 뭔가 증오 안하면 못버티는 는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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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항공우주국
    2023/03/28 11:47

    글은 좋은데 하필 북유게급 인물을 언급해서 분리수거 쌓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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