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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모임에서 얄밉운 동창한테 사이다 처 먹인 사연

지난주 토요일에 있었던 일입니다.

 

중학교 동창회(?)... 사람이 9명정도니까 동창 모임이 맞겠네요... 정말 오랜만에 동창 모임을 가졌습니다. 졸업이후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첨보는 친구도 만나고 간간히 소식만 간접적으로 들었던 친구도 만나고 참 좋았습니다. 근데 9명중에 한명이 학창 시절부터 별로 좋아라 하지 않았던 A라는 녀석도 포함 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인생에 좌우명이 모난거 없이 둥글게 둥글게 살자입니다... 특별히 싫어하는 사람 없이 살자 뭐 이런 생각으로 40년 가까이를 살고 있는데.... 제 인생을 통틀어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갈 정도로 정이 안가는 케릭터의 친구입니다.

 

어떤 케릭터냐면... 그 친구는 학창시절 집이 좀 살았던 친구인데... 돈 없는 누군가들 엄청 무시하고... 그걸 약점 잡아 놀리고... 그 밖에도 많은 악행들이 있었으나 다 쓰긴 뭐하고 아무튼 기본적인 인성이 많이 결여되어 있는 그런 부류의 인간이었습니다.

 

졸업하고 나서 A에 대해서 들었던 마지막 소식이 결혼해서 외국으로 나갔다가 정도가 전부였습니다. 뭐 제 인생에 그리 중요하지 않은 인간이었는데... 이번에 이혼하고 귀국했다고 이번 모임에 나오게 되었네요. 근데 지 버릇 개 못준다고... 각자의 인생 얘기들을 듣는데... 자기 인생만이 정답인 듯... 남의 인생은 폄하하고 자기의 이혼조차 정당화 하며... 남을 자꾸 깎아 내리는 언행이 계속되더라고요... 그리고 아직도 아버지 밑에서 빌붙어 먹고 있는 걸 자랑인 듯 떠들어 대고 있던 중 한 친구가 먼저 가봐야 된다고 일어났습니다.

 

A넘의 자랑질 더 듣기 싫었던 몇 명의 친구들은 담배도 필겸 배웅 나왔습니다. 근데 먼저 가는 친구가 아반x를 타고 왔는데... 그 친구 가고 나서 얄미운 A의 자동차 부심이 시작되었습니다. A는 현재 벤x e-class 탄다고... “같은 e-class지만 디젤과 휘발류는 하늘과 땅차이다..” 다른 친구들 한테도 넌 뭐 타냐...?” “넌 뭐 타냐...?” 물으며 국산차는 뭐 이래서 안돼 저래서 안돼.... 뭐 이런 본인 기호가 정답은 듯 듣기 싫은 소리만 늘어 놓더라고요. 저한테도 당연히 물었고... 저는 그냥 suv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친구가 suv보단 세단이지... 뭐 이런 얘기들 또 늘어 놓네요... 휴 어짜피 다시 안 볼 넘이니까... 그냥 웃어 넘겼습니다.

 

참고로 저는 좋은 차 탑니다(레인지로X 스포X). A넘이 타는 것 보다 두배 정도는 더 비쌀겁니다. 남들보다 조금 이르게 부동산 관련 일을 시작했고 12년 넘게 부동산 관련 일하면서 제 사업장과 작은 법인 회사의 고문이사직 맡고 있습니다. 작년 초에 아파트 대출금 다 갚고 연말에 나한테 선물해주자라는 생각에 조금 무리해서 좋은 차로 바꿨습니다.(와이프 허락 받는데 한달 넘게 걸린 건 안 비밀.!~) 전 자동차는 모X비 였습니다. 동창친구 중 한명도 저 아직 모하비 타는 줄 알고 있었을 겁니다.

차 첨사고 정말 좋았지만 동네방네 자랑할 정도로 절대 차부심은 없어요... 그냥 SUV가 좋아서 조금 더 큰거 큰거 찾다보니 사게 된 차입니다. 그리고 제가 어설프게 돈 자랑하면 나중에 꼭 아쉬운 소리로 돌아온 다는 걸 많이 경험했기 때문에 어디 가서도 수입에 대한 자랑은 절대 안합니다. 못 받은 돈 많아요. ㅠㅠ

 

그렇게 1차는 마무리하고 2차 장소로 옯기려고 나왔습니다.. 비가 오더군요... 그래서 차에 있던 우산을 꺼내왔습니다. 그 때 A넘 포함 친구들이 제 차를 봤습니다. 다른 친구들이 우와!~ 저거 겁나 비싼거 아냐..?” 그래서 제가 “E클래스보단 비싸!!~~~” A가 벙찐 표정으로 저를 바라보더군요...

저 진짜 차 부심 별로 없는데.. 그때 만큼은 엄청 통쾌했습니다. 2차 장소로 옮겨서는 A는 거의 찍소리 못하고 제 살아온 얘기와 사업 얘기로 시간 가는 줄 몰랐네요...

 

실제로는 굉장한 사이다였는데 글로 쓰니 분위기가 다 전달이 안되네요....

댓글
  • 그저보는한솔 2017/07/05 18:32

    한 마디로 입다물게 할 때의 그 쾌감~!! 크!!!!
    벙찐 표정 관리 못하는 얼굴볼때의 그 쾌감!!!ㅋㅋㅋ
    근데 차알못이라서..ㅋㅋ 저두 suv좋아하는데 랜지머시기 탈만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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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랑금지 2017/07/05 18:34

    그렇군요. 같은성향이신데 그래도 역시 정도의 차이가 중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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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ife_Reader 2017/07/05 18:41

    자랑하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뭐 그냥 그런거지~' 하는 느낌으로 받아넘기신게 정말 멋지셔요 ㅋㅋㅋㅋㅋ 지기싫은 맘에 같이 자랑하고 까내리고 했으면 이 글에서만큼의 임팩트는 없었을거에여!!
    그래서 결론은 글쓴님 잘하셨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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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의여진상 2017/07/05 18:47

    동창 중에 비슷한 놈이 하나 있는데 내 차가 아x떼일 땐 어떻게 상대해야할까요? 놈은 글쓴 님 동창처럼 부유한 자식은 아닌데도 저럽니다. 아x떼는 팔 때 가격이 떨어져서 안된다는둥. 한 선배 직장이 좀 안정적이고 돈도 많이 주는 곳인데(그 선배는 인성 갑입니다. 참 좋은 사람) 그 선배 앞에서 저를 가리키며 '형 이런 애는 신경 안 쓰셔도 되는 거 아시죠? 이 지랄. 전 글 쓴 님처럼 시워시원하게 날리는 체질이 못 돼서 부들부들해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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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arp 2017/07/05 18:49

    멋지시고, 통쾌합니다.
    뒷다마 하는 새퀴들 친구도 아니죠.
    친구를 띄워주면 자신도 같이 뜬다는 걸 왜 모르는 건지...
    좋은 친구는 가치를 매길 수 없는 큰 재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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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치악동 2017/07/05 18:54

    이러한 양식의 팩트폭력이 진정한 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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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문학가 2017/07/05 18:57

    근데 제목이 이해가 잘 안되요ㅎㅎ
    사이다를 쳐먹이셨다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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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홀딱밤새 2017/07/05 18:59

    막말로 e클래스면 어디 가서 자랑할 건덕지도 안되는데 뭔 근자감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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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S64F 2017/07/05 19:10

    저는 본문 속의 그 A라는 분 같은 사람한테는 그냥 조용히 이렇게 말합니다 ㅋㅋㅋ;;
    "아 그렇구나. 근데, 그런 좋은 차도 기관차 앞에선 종잇장 신세라는 거 앎?"
    어째, 글쓴님이 먹이신 사이다만큼 톡 쏘진 않을 듯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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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나시엘 2017/07/05 19:10

    역시 최고의 복수는 성공이죠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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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찍이소다 2017/07/05 19:14

    차알못이라 가격 찾아봤는데 찍소리 못 할 만하네요 ^.^ 내 속옷이 어디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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