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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바다의 괴물-6

생명체가 나타난 이후, 지구가 지옥에 가장 가까웠던

페름기 대멸종과 함께 고생대는 막을 내립니다.

그리고 중생대가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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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모두가 잘 아시다시피 공룡들이 나타난 시기이며

지상, 바다, 공중 안가리고 파충류가 이 지구를 정복했던

시대이기도 합니다.

잠깐 파충류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요.

사실 이 파충류란 분류는 애매한 분류입니다.

뱀, 도마뱀, 악어, 거북을 묶어다가 파충류라 부르고는 있지만

심실 구조같은 점을 보면 악어는 다른 뱀이나 거북보단

오히려 조류와 가깝습니다.

또한 계통학의 발전과 각종 화석 증거들로 인해

조류가 공룡의 한 분파임이 알려지면서 조류와 파충류를 나누는 것이

맞는가? 라는 의문이 생겼고

이제 이들은 석형류(Sauropsid)라는 분류군에 속하게 됩니다.

애매모호한 분류군에 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대멸종으로 비어버린 바다를 차지한 것은

ichthyosaur_1.jpg

 

Augustasaurus_BW.jpg

어룡과 기룡상목(Sauropterygia)의 파충류들이었습니다.

용들이 바다를 지배하신 시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기룡상목의 파충류들은 말그대로 지느러미 발을 가진 파충류로서

처음 등장한 기룡들은 노토사우르스(Nothosaurus)나 아토포덴타투스(Atopodentatus)같이

상당히 수중 생활에 적응한 것으로 보입니다만

발가락 사이에 물갈퀴가 돋은 발과 같이 육상생활에 가까운 발을 가지고 있는 점과

다량의 공기를 저장하기 위한 허파의 비대화와 이에 따른 흉곽의 거대화가 관찰되지 않아

육지와 바다를 오가며 지냈으리라 여겨집니다.

기룡이 아직 물 속에서 지낼까 말까 간을 보고 있을때

이미 육지는 깔끔하게 포기해버리고 바다 속에서 시원하게

물장구치며 지낸 용들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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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룡(Ichthyosaur)들이 그렇습니다.

이름그대로 물고기를 닮은 이 대형 파충류들은

트라이아스기의 바다에 빠르게 적응해서

Shastasaurus1.jpg

 

shastasaurus-size.jpg

트라이아스 후기에 이르자 15m이상의 샤스타사우르스(Shastasaurus)와 같은

초대형종들도 나타나게 됩니다.

 

이들 어룡은 대부분 어류와 두족류를 잡아먹고 사는

어식성으로 추정되며 시각에 의존하였으리라 추정됩니다.

 이는 대형화된 어룡의 눈이 보여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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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중 쥐라기에 살던 템노돈토사우르스(Temnodontosaurus)는

지구에 존재한 생물 중 가장 거대한 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정작 이 땡그랗고 크고 귀여운 눈을 가지고 있는 템노돈트사우루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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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고 다른 어룡이고 장경룡이고 가리지 않고

ㅈ꼴리는대로 먹는 최상위 포식자였지만요.

이런 대형화된 눈을 수압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어룡류는 공막고리뼈를 발달시키게 됩니다.

이 안경같이 보이는 뼈는 악어를 제외한 거의 모든 석형류에서

관찰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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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현대의 새도 공룡도 도마뱀도 모두 갖고 있습니다.

눈안에 존재하는 특성상 보존률이 높진 않지만요.

 

이러한 어룡들은 정말 완벽하게 바다에 적응해서

현대의 바다거북처럼 알을 낳기 위해

육지에 오를 필요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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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난태생으로 물 속에서 출산했습니다.

이렇게 완전히 물 속 생활에 적응하였고

형태학적으로는 가장 물고기와 돌고래를 닮은,

다시 말해 물 속 생활에 가장 잘 적응하였을터인 해양 파충류인

어룡들은 쥐라기 중기부터 쇠퇴의 조짐을 보여

백악기 중기에는 정작 다른 해양파충류나 공룡보다도

빠르게 멸종되고 맙니다.

 

보통 환경의 급격한 변화나 포식자-피식자간의 경쟁,

아니면 같은 먹이와 생활권을 공유하는 다른 동물과의 경쟁에서

밀리는 경우 같이 진화압이 강하게 누르고 있다면,

맞습니다. 달려야죠.

가만히 있으면 멸종이에요 멸종!

 

그러나 이러한 진화압이 강하지 않다면

꼭 열심히 뛸 필요는 없습니다.

키위와 도도새는 외래종이 들어오기전까진

날지 못하여도, 많이 알을 낳지 못하여도 나름대로

잘 살고 있었습니다.

강요받지 않는다면 뛸 이유는 없습니다.

그냥 가만히 있어도 되는 거예요.

 

그런 의미에서 어룡의 멸종은 수수께끼로 남았습니다.

무엇이 이들 어룡을 멸종으로 몰아갔을까요?

무엇이 어룡에게 버틸 수 없는 진화압을 가한걸까요.

다른 경쟁 포식자?

아니면 아노말로카리스 처럼 피식-포식의

경쟁에서 실패해버린걸까요?

아직은 모릅니다.

 

이들이 멸종되고 난 뒤 바다는 누구의 것이 될까요.

그리고 이들만이 당시 바다의 주인이었을까요?

 

다음 옛 바다의 괴물에서 알아보겠습니다.

기다란 목들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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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통과 집안이 구분이 안되는 날씨.

쓰다가 더위로 뻗고 쓰다가 습기로 뻗고...

 

전편 링크

옛 바다의 괴물-1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33954634

옛 바다의 괴물-2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33960743

옛 바다의 괴물-3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33969711

옛 바다의 괴물-4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33980398

옛 바다의 괴물-5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33997566


 

댓글
  • 학도사 2017/07/05 18:10

    예수: ㅎㅎ 메테오

  • 포도죽을쑤는고양이 2017/07/05 18:10

    가만히 있으면 멸종이에요 멸종!!

  • 대사부 2017/07/05 17:53

    존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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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잉여잉간Nepgear('▽') 2017/07/05 17:53

    샤스타사우르스 옆에 떠있는건 뭐요
    해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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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안개 2017/07/05 18:02

    고대 극피 동물은 잘 아는 편이 아니라(뭐 지금까지 쓴 얘들은 잘 알아서 썼냐면 그것도 아니지만) 맞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바다나리의 일종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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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식중식일식양식 2017/07/05 17:55

    기다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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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도사 2017/07/05 18:10

    예수: ㅎㅎ 메테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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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도죽을쑤는고양이 2017/07/05 18:10

    가만히 있으면 멸종이에요 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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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rionac 2017/07/05 18:11

    계속 읽으며 느낀거지만 필력 진짜 좋다 ㅊㅊ
    다음 시리즈도 기대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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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위돌곰 2017/07/05 18:12

    저런 어마어마한것들이 왜 멸종했는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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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uchs 2017/07/05 18:14

    역시 생물학은 볼수록 재밌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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