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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KBS 기자 273명 총파업 선언 "대지진의 진앙지는 언제나 보도국이었다"

우리는 행동을 촉구한다




대지진의 진앙지는 언제나 보도국이었다.



위기는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 KBS는 이미 위기의 단계를 저만치 지나 추락, 아니 '추락 이후'의 단계로까지 접어든 지 오래니까 말이다. KBS의 추락이 비단 어느 특정 부문으로 한정되는 것은 아닐 테지만, 그래도 우리는 다시 한 번 힘주어 말한다. 뿌리까지 다 뽑혀 버린 ‘KBS 대지진’의 진앙과 진원은 언제나 뉴스였고 보도국이었다고 말이다. 몰락의 본질은 누가 뭐래도 저널리즘과 뉴스에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우리들, 기자들의 추락이었다. 
     
우리도 ‘감히’ 요구한다.



얼마 전 사내 게시판에 실린 이사 7인의 성명서에는 주목할 만한 문장이 있다. 양대 노조 위원장이 이사장의 용퇴를 건의한 것을 두고 성명서는 이렇게 서술하고 있다. ‘감히 사퇴를 요구했다’. 작지만 눈에 박히는 부사어 ‘감히’를 본다. 이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행위가 ‘감히’라는 부사어를 동반해야 한다는 것. 이것이 얼마나 봉건적 권위주의로 가득한 문장인지 성명서를 쓴 이사들은 아마 인지조차 못할 것이다. 그들은 그들 스스로의 언어로 자신의 품격과 자질이 공영방송 저널리즘과 조화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도 그래서 ‘감히’ 요구한다. 사장과 이사장의 퇴진을 말이다. 그리고 이것은 이미 수백 명, 그러니까 사내 경영진은 ‘일부’라고 치부하는 바로 그 수백 명, 일선 취재 영역에서 발로 뛰고 손으로 쓰고 입으로 말하는, 사실상 ‘필드 기자 대다수’에 해당하는 바로 그 수백 명의 이름이 실린 연명서를 통해 이미 명료하게 밝혀둔 바 있다. 



 

'저널리즘 독립의 파수꾼'이라니.    



우리는 고대영 사장의 임기를 보장해주는 것이 마치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지키는 것인 양 취급되는 어처구니없는 형식논리를 배격한다. 정권이 위로부터 찍어내려 축출하려는 신망 받는 공영방송 사장과, 일선 기자들이 도저히 견디다 못해 아래로부터 쫓아내려는 자격이 박탈된 사장이 어찌 같을 수가 있는가.     



 

지난 세월 그가 보도국장-보도본부장-사장으로 걸어온 길은 저널리즘 기본 원칙들과 가장 멀찍이 떨어진 길이었으며 저널리즘 독립성을 위반하는 행보였다. 이에 대한 실질적 판단을 사실상 삭제한 채 ‘임기 보장의 형식적 가치’를 운운하는 일은, 고대영 사장을 마치 ‘저널리즘 독립의 파수꾼’쯤으로 만들어버리는 난센스와 같은 결과를 가져올 따름이다. 이게 말이 된다고 보는가. 가장 견고한 형태로 임기가 보장되어야 할 대통령마저도 국민의 뜻에 반할 때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탄핵되는 판국에, 공영방송의 정체성과 가치를 송두리째 날려버린 장본인이 단지 인사청문회 등의 절차를 거쳤다는 이유만으로 임기 보장을 외치는 건 그저 허탈한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요구한다. 총파업을, 그리고 제작거부를. 



 

양대 노조는 이미 끝장투쟁을 선포한 상태다. 다시 강조하지만, 사실상의 필드 기자 대부분도 이미 사장 퇴출을 촉구한 바 있다. 우리는 고대영 사장을 퇴진하게끔 만드는 실질적이고도 유일한 길이 우리 스스로가 일터에서 잠시 떠나는 것이라고 판단한다. 그것을 총파업이라 부르든 제작거부라 부르든 중요치 않다. 고대영 사장의 퇴출은 KBS 저널리즘 재건이라는 길고 긴 여정의 첫 단추에 불과하다. 너무도 작은 일이라서 그의 퇴출만으로 달성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그러나 그의 퇴출이 없으면 그 어떤 기획도 모색도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게 우리의 슬픈 현실이다. 우리는 행동을 촉구한다. 지금 우리에게 손가락질 할 수 있는 유일한 주체는, 왜 그동안 더 많이 더 치열하게 싸우지 못했냐고 타박하는 시청자들, 바로 그들뿐이다.     




(273명)    

강성원 강수헌 강정훈 곽근아 김계애 김민아 김선영 김성한 김시원 김해정

노윤정 노준철 류성호 박경호 박상훈 박효인 송민석 송현준 심각현 엄기숙

염기석 우동윤 유용두 윤나경 은준수 이수정 이승준 이이슬 이재석 이정은

이종완 이진연 임재성 임현식 조승연 차정인 최영준 한주연 황재락 강재훈

강탁균 공웅조 김기범 김종수 김중용 노동수 박미영 박상용 박영하 박은주

박지은 서재희 송명훈 송명희 송형국 안태성 엄진아 오중호 우한울 이성각

이재교 이재민 이재섭 이지현 이하늬 임주영 조미령 지종익 채승민 천춘환

최광호 최세진 최혜진 함영구 황정환 고진현 곽선정 김문영 김상민 김성현

김연주 김용덕 김정은 김준범 김지선 김태현 김효신 변진석 박선우 박주미

서영민 손은혜 신지원 안다영 오수호 유지향 윤지연 이만영 이수진 이종영

임종빈 조경모 조태흠 최송현 최형원 한규석 황현규 강규엽 고순정 고은희

김경진 김도영 김민경 김재노 김진희 백미선 손원혁 신방실 양성모 유승용

이정훈 장성길 정환욱 조세준 조정인 조지현 최경원 최만용 최재혁 한승연

허솔지 김영은 김진화 박대기 윤성욱 정연욱 하선아 강인희 김도훈 박병준

박지성 유진휘 이대완 정면구 한성원 허성권 김기화 김지숙 우정화 윤성구

이승철 정다원 최진영 허용석 홍혜림 강나루 고아름 김빛이라 김수연 서병립

신지혜 이슬기 정연우 최준혁 홍성희 강욱현 계현우 권순두 김덕훈 김민준

김재현 박민철 박준영 박혜진 사정원 석혜원 선상원 손서영 신선민 옥유정

유성주 유현우 유호윤 윤창희 이재설 이재희 이정훈 임주현 정재우 조용호

최원석 황정호 김가람 김보람 류재현 양창희 임서영 이규명 이성현 이연경

이준석 이한범 전민재 정혜미 주아랑 조선우 조연주 조정아 차주하 최진호

강나래 강푸른 고성호 김민지 김민철 김준원 김한빈 김홍희 박 웅 성용희

송금한 신주현 오아영 오현태 이대용 이세연 이세중 이정태 장혁진 정새배

진유민 진희정 하초희 허효진 홍진아 홍화경 황경주 권준용 김민정 김범주

김수연 김수영 김채린 문영규 박상욱 윤봄이 이제우 이지윤 이지은 정유진

하무림 한지연 강병수 김민혁 김성수 김세희 김소영 김재현 김현기 김형준

박민경 박영민 송락규 신한비 양예빈 오대성 오승목 우한솔 이화진 조형수

조혜진 최은진 한문현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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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주민 2017/07/04 21:26

    일베 기자는 저기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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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arget007 2017/07/04 21:26

    여기도 팝콘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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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eutsch 2017/07/04 21:27

    응원합니다....꼭 성취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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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사가 2017/07/04 21:27

    얘네들은 촛불때도 파업한다더니 조용하고 이번에는 달라질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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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활빈당 2017/07/04 21:27

    성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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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ONo.25 2017/07/04 21:28

    늦었지만 너무 많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저런 문장을 토한 용기엔 박수를 보냅니다.
    너무 늦었지만 더 늦을수도 있었기에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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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로마키 2017/07/04 21:28

    MBC도 따라 나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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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과사람 2017/07/04 21:29

    수신료의 가치를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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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rcadian 2017/07/04 21:29

    kbs 기자들 이명박근혜 10년동안 제대로 파업 시도라도 해본적있나요
    정권바뀌니까 무슨 총파업에 결연한척은...
    그냥 그렇게 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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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당서비스 2017/07/04 21:29

    명박그네때는 뭐하고 있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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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rcadian 2017/07/04 21:33

    지금 파업하면 해고나 사측에서 손해배상 요구같은 행동못할거라고 계산하고 이런 성명내는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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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서방불패 2017/07/04 21:40

    힘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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