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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 압사 사고에 대한 어느 연구자의 과거 분석글(장문주의)

7년전 레딧의 한 글(https://www.reddit.com/r/worldnews/comments/3pcvfb/comment/cw5vxtm/?context=3)에 올라왔던 유명한 댓글. (의역주의)


나는 사실 ‘군중 충돌’(crowd crush)와 ‘군중 붕괴’(crowd collapse)라는 현상에 대한 꽤나 섬뜩한 양의 연구를 한 적이 있어 이러한 현상에 대해 조금 말해보려 한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아주 밀집되어 움직이기 시작하면, 개인은 더 이상 물리적으로 자기 결정에 따라 움직일 수 없고 군중 전체가 유체처럼 움직이기 시작하며, 뒤에 있는 사람들이 미는 압력에 의해 힘을 받는다.

 

보통 1제곱미터당 5명일 때 이렇다. (일반적으로 제곱미터당 4명일 때 타이트하지만 360도로 움직일 수 있다. 제곱미터당 5-6명일 때부터 움직임의 자유가 없어진다.)

 

이때 군중은 말 그대로 유체역학의 법칙에 따라 움직이며, 어느 방향에서든 압력이 작용할 경우 그 안의 사람들을 물결치게 만드는 충격파를 겪을 수 있다. moshpit(콘서트장의 관객이 춤추는 공간)에 있어본 이들은 무슨 말인지 알 것이다.

 

이러한 군중 밀집도는 제곱미터당 8명 이상이 되기 전까지는 그자체로 위험하진 않지만, 5-6명인 밀집도에서도 다음 두 가지 이유에서 움직임을 발생시키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1) 초크 포인트를 만날 위험 2) 누군가 넘어질 위험.

 

첫 번째 이유는 ‘군중 충돌’이라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는 ‘하지(Haji)’ 같은데서 주로 볼 수 있는, 극도로 크고 밀집된 군중이 제한된 공간에서 한 방향으로 이동할 때 발생한다. 이는 도시의 한 블록만큼 넓을 수도, 복도만큼 좁을 수도 있다.

 

군중이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다가 ‘초크포인트’, 즉 막힌 출입구, 급회전 구간, 좁은 문, 심지어 반대방향에서 오는 또 다른 군중 등과 만나는 경우, 군중 앞쪽에 있는 사람들은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그들은 더 이상 걷는 것이 아니며, 단지 군중 유체에 실려서 그들이 원해도 멈출 수 없다.(시도한다 해도 넘어질 뿐이다.) 생존자들은 이때를 마치 군중의 강에 휩쓸려 가는 것 같았다고 묘사했다. 군중의 제일 앞쪽에 있는 사람들은(이들은 밀집도가 아주 높지는 않다.) 초크포인트가 아예 막혀 있지 않은 이상 거기서 벗어날 수 있지만, 결국 그 뒤의 아주 밀집된 군중들은 압력에 밀려 거기에 다다를 것이다.


만약 초크 포인트가 군중이 지나가기에 너무 좁다면 사람들로 막혀서 그 틈새로 더 이상 짜여나갈 수도 없으며 뒤에서 밀려오는 사람들 때문에 더욱 압착되기 시작한다. 섬뜩하지만 좋은 예로 2003년 스테이션 나이트클럽 화재 사고가 있다.(시청 주의)


사고 영상이 보고 싶지 않다면, 기본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냐면 나이트클럽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아무도 비상문으로 나갈 생각을 못했다.(다른 요인들도 있지만 다음 기회에) 모두가 정문 출입구로 몰려갔다.


문 두개짜리 클럽 출입구를 나가려던 군중이 너무 밀집하자, 사람들이 문지방에서 막혀 쓰러지기 시작했고 사람들이 그 위로 계속 넘어지면서 6피트 높이로 쌓인 사람들의 머리와 팔이 문밖으로 삐져나왔지만 너무나도 비좁아서 문 밖에 있는 사람들조차 그들을 도울 수 없었다.

 

무서운 부분은 여기다. 사람들은 밟혀 죽지 않는다. 사실 아주 밀집된 군중에서 밟혀죽는 건 불가능하다. 여기서 사람들은 압축 질식사(compressive asphyxiation)로 죽는다. (그렇다, 밀려서 질식하는 것이다.) 그들 위에 깔린 사람들의 무게가 주는 힘에 의해서.

 

최악의 초크포인트인 완전히 막힌 출구에서, 사람들은 순전히 그들을 둘러싼 사람들이 미는 압력 때문에 숨을 들이쉴 수 없어서 선 채로 질식사할 수 있다. 이는 제곱미터당 12명 이상의 밀집도에서 발생한다. 이러한 ‘군중 압력’은 벽도 무너뜨리고, 강철 가드레일을 휘게 만들고, 당연하지만 어마어마한 수의 사람들을 죽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 생각에 더 무서운 시나리오는 ‘군중 붕괴’이다. 이는 과밀집된 군중이 이동하다가 누군가 넘어질 때 발생한다. 유체처럼 움직이는 군중 속에 있는 당신을 상상해보라, 뒤에 있는 사람이 당신을 앞으로 밀 것이고 당연히 당신도 앞에 있는 사람을 밀게 될 것이며, 이는 군중(유체)의 움직임을 만든다.


만약 갑자기 당신 앞의 사람이 넘어진다면, 당신은 더 이상 앞에 기댈 수 있는(밀 수 있는) 대상이 없다. 그러면? 당연히 당신도 넘어진다. 그리고 당신 뒤의 사람도. 그 뒤의 사람도. 그리고 누구든 그들을 도우려던 사람도. 모두들 자기 의지와 무관하게, 넘어진 사람들의 벽으로 밀리기 시작한다. 군중은 최초의 넘어짐이 발생한 구멍 뒤로 붕괴되기 시작한다. 이제 새로운 초크포인트가 생겼다. 단지 사람들로 만들어졌을 뿐이다.


놀랍게도 여기서도 주된 사인은 압축 질식사이다. 2000파운드 이상의 살덩이에 깔리면 그 압력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 이러한 일이 발생하려면 군중은 빠르게 움직일 필요도 없으며 (관람석 붕괴처럼 가만히 있는 상태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경사진 길을 내려갈 때 위험하다.

 

여기가 충격적인 부분이다. 두 가지 경우 모두 사망률이 아주 높은데, 왜냐면 군중 압력을 일으키는 뒤쪽에 있는 사람들은 앞의 충돌 지점에서 무슨 일이 알아차리기엔 항상 너무 멀리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군중들은 아주 시끄럽고, 앞을 보기위해 머리만 빼꼼 내놓는 것도 불가능하며, 여기에 더해 군중 뒤쪽은 밀집도가 낮아 패닉할 이유도 없어서 뒤쪽 사람들은 그저 앞으로 계속 갈 뿐이다. 그러면 앞쪽에 있는 사람들은 압착될 수밖에 없다.


아니면 불이 난 경우에는 앞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더라도 뒤쪽 사람들은 앞으로 밀 수 밖에 없다. 왜나면 타죽거나 앞쪽의 압착을 악화시키는 두 가지 선택지밖에 없기 때문에.


수백명의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도와달라거나 밀지 말라고 소리쳐도 그 말을 들을 수 있는 사람들은 이미 갇혀서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뭔가 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그것을 들을 수가 없다.

 

하지(Haji)의 경우를 보자. 하지는 기본적으로 모든 무슬림이 일생에 행해야하는 연례행사로 4일 동안 종교의식과 관광을 하기 위해 메카와 주변 지역을 여행하게 된다. 아주 짧은 기간 동안 어마어마한 수의 사람들이 방문하면서 아주 높은 군중 밀집도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가장 악명높은 곳은 ‘미나’(Mina) 시라는 곳으로 여기서 악마에게 돌 던지기(Stoning of the Devil)라는 행사가 열린다. 기본적으로 특정한 돌 기둥에 돌을 던지는 행사이다. 당연하게도 그런 작은 장소에 아주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 아주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 사건은 어떤 도로가 막혔지만 사람들이 거기서 우회하거나 하지 않았고 (여기서 뉴스는 그다지 신뢰할 수 없는데, 왜냐면 이러한 사건들은 무슨 이유에선지 아주 정치적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극도로 밀집된 두 군중이 한 교차로에서 충돌하면서 앞에서 말한 압착이 발생했다.


거기다 그날은 엄청나게 더운 날이었고, 사고가 발생할만큼 밀집된 군중 속에서 사람들은 파리처럼 쓰러졌다.

지난 수십년 동안 수백의 사람들을 죽인 군중 충돌 또는 붕괴 사고가 하지에서 거의 2년 마다 발생했다.

 

사실 세계적으로 이러한 압사 사고 발생률은 지난 50여 년간 급격하게 증가했다. 도시가 밀집화되고 도시화가 급증하면서 이제는 당신 인생에서도 마주칠 수 있는 실제 위험이 되었다. 만약 당신이 군중 속에 있고 사고 위험으로 가고 있는 걸 알아차린다면, 불행하게도 그 시점에서 뭔가 해보기엔 너무 늦었다.

 

하지만,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끔찍한 죽음을 피하는데 진지하다면, 만약 당신이 속해있는 군중의 밀집도가 위험한 수준으로 올라가고(제곱미터당 4명 이상) 뭔가 유체처럼 움직이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거기서 빠져나오는 것을 시도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충격파’이다. 충격파는 당신이 사람들 사이에서 움직일 때 당신이 물리적으로 움직이는 속도보다 빠르게 밀리게 되는 압력을 받을 때 느낄 수 있다. 이때 만약 누군가 당신 발을 밟는다면 당신은 아마 신발을 잃게 될 것이다. 왜냐면 당신 발은 이미 군중의 움직임에 실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충격파를 느꼈다면, 절대 여기에 저항하지 마라. 바로 넘어질 뿐이다. 대신 해야할 것은 그저 어디로든 군중이 가는 방향으로 실려 가는 것이다. 그러다가 가능하면 즉시 옆으로 또는 뒤쪽 대각선으로 움직이면서 무슨 일이 있어도 넘어지는 것을 피해라. 그저 어떻게든 군중에서 빠져나가야 한다. (군중이 당신이 가야할 곳으로 향할지라도) 사람들이 죽기 시작할 수 있다. 당신도 그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추가: 만약 당신이 최악의 경우에 빠져 깔리게 된다면, rigid fetal 자세(팔로 머리와 가슴을 감싸고 움크린 자세)로 넘어져서 폐가 숨 쉴 공간을 확보해라. 한 남자가 스테이션 화재 사고에서 이 자세를 취해 아주 적은 양의 공기를 공급받으며, 인간으로 만들어진 방화벽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댓글
  • 반박시 네말맞 2022/10/30 16:25

    눌려서 심정지되는게아니라
    눌려서 폐가 호흡을 하지못해서 질식사하는거니까 숨쉴공간 을 최소한으로 확보하라는소리

  • 땅콩땅콩맨 2022/10/30 16:25

    다급한 군중이동을 유체역학적인 관점에서 해석하는 거는 교수들도 종종 쓰는 것 같드라
    친구가 자기 연구실 교수님이 극장에서 화재대피할 때 효율적으로 군중탈출 가능하게끔 유체역학적인 모델로 안전설계 해서 뭐 따냈다고 술자리서 몇 번 말햇음


  • 키사라기 사요코
    2022/10/30 16:23

    으으

    (HdrwXg)


  • 땅콩땅콩맨
    2022/10/30 16:25

    다급한 군중이동을 유체역학적인 관점에서 해석하는 거는 교수들도 종종 쓰는 것 같드라
    친구가 자기 연구실 교수님이 극장에서 화재대피할 때 효율적으로 군중탈출 가능하게끔 유체역학적인 모델로 안전설계 해서 뭐 따냈다고 술자리서 몇 번 말햇음

    (HdrwXg)


  • 우아카리
    2022/10/30 16:28

    유체모델을 해석하는 데 있어서 유체가 가진 압력이 어떻게 서로 전달되고,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 지 해석하는 게 중요한데 군중 내의 충돌 역시 동일하게 해석 할 수 있어서 서로 연관지는 게 가능한 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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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박시 네말맞
    2022/10/30 16:25

    눌려서 심정지되는게아니라
    눌려서 폐가 호흡을 하지못해서 질식사하는거니까 숨쉴공간 을 최소한으로 확보하라는소리

    (HdrwXg)


  • 루리웹-8922836781
    2022/10/30 16:28

    여기다 이태원은 추가로 내리막길임.

    (HdrwXg)


  • 블랙미노타우르스
    2022/10/30 16:28

    어음 ...... 어제 누가 사진올린거 보니까 피해자들 대부분 신발이 없던데 이유가 이거였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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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이바 나나
    2022/10/30 16:28

    수십만의 인간이 하나하나의 입자가 되서
    마치 유체처럼 움직인다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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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꼴리면자러감
    2022/10/30 16:28

    사람의 이동은 유체역학 보단 분체역학에 좀더 가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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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트마요네즈
    2022/10/30 16:29

    즉 폐가 눌리지않게 가드를 올려 자세를 잡아라 이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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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리웹-0530257583
    2022/10/30 16:29

    이게 유머냐 렉카야?
    베스트 가기 위해서는 100명이 넘는 사람의 죽음도 니 도구임?

    (HdrwX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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