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폴리오 : 르씨지엠
촬영팀 : Z스튜디오
그제 저희 집에서 남편 친구들의 모임이 있었습니다.
날씨도 좋았고 모두들 계곡에 발 담그고 물장구 치고 재미있게 놀다 가셨습니다.
모든 분들께서 예쁘게 집 짓느라 고생 많았다며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지요.
남편 친구 중에 조경사업을 하시는 분이 계셨는데
건물 앞 1미터를 화단으로 만들라고 조언하셨습니다.
'집과 연결된 마당 일부까지 토털 디자인으로 미니멀하고 모던한 컨셉'이라고 말씀드렸지만.
'너무 삭막하다.'는 말씀만 계속하십니다.
제가 수용할 의사를 보이지 않자 남편을 붙잡고 한참 동안 설파를 계속하셨다고.
식물은 빛나는 시간이 지나고 나면 지저분해지기 때문에
회랑 앞에 화단을 조성하면 이장집 분위기 되는 건데.. 참..
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회랑은 걸터앉기도 하고 옷, 모자, 폰 등을 올려 놓는 쓰임새 있는 굿 잇템이기도 합니다.
우리 바닥 사람들(미술 관련 전공자)은 미니멀, 모던.. 이 정도 컨셉만 말해도
아, 하면 아버지고 어, 하면 어머니인데 (굳이 말 안해도 아는 바겠지만)
어떤 설명을 해도 납득시키기 어려운 분들께는 할 말을 잊게 됩니다.
흔히들 미술분야에 있어서 '정답은 없다'고 말하지만,
디자인을 예로 든다면 모던이냐, 엔틱이냐.. 등등의 취향은 있겠지만 그 카테고리 안에서 답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답이 없다면, 고액을 치루면서 미술품 구매라든가 디자인, 광고.. 등을 의뢰할 이유가 없겠지요.
미적가치에 대해서, 혹은 조형적으로 이야기가 되느냐의 문제는 막연한 개념이 아니라
현대미술의 관점에서 정색하고 규정한다면 계량적 수치까지도 가능한 부문입니다.
우리 마을엔 조경업자가 공사한 정원이 주로입니다.
저희 마을을 공사하시는 분이 솜씨 좋고 사람 좋은 조경업자라
대부분의 토지주들이 이 분께 의뢰를 하는 편입니다.
저는 조경업자 특유의 그 틀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안목과 컨셉이 저와는 맞지 않아서
장비 부르고 작업자 불러서 제가 직접 공사했습니다.
베르사이유 궁전의 정원이나 인위적으로 조작한 일본의 정원에 비하면
비원이야말로 아름다운 정원의 극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K팝과 한국 영화가 세계적으로 설득력을 가지게 된 이유에는
우리 민족 특유의 스며들듯 자연스러운 미감.
청자와 백자에서 고도의 미적 감흥의 정점을 찍고 난 후 깨달은,
분청사기의 툭툭한 미감은 어쩌면 청자와 백자보다도 더 여유있는 절정이 아닐까.. 합니다.
크고 화려한 중국자기도, 예쁘게 호작질한 일본자기도, 결코 흉내낼 수 없는 '자연의 미' 바로 그것!
제가 가꾸고 있는 저희집 정원은 처음부터 자연스러움을 추구했습니다.
푹 꺼져 있던 화전민 밭이었던 부분만 마사토를 100차 정도 들여서 화원으로 조성하고
집터와 화단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자생숲의 자연지형을 그대로 살리고
가능하면 자생식물을 보존하고 잡목을 제거해가면서 보완하는 방향으로 작업했습니다.
아름다운 정원으로 꼽히는 소쇄원은 다듬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미의 결정체를 보여주고 있지요.
인간이 아름다움이라는 명제로 온갖 치장과 모색을 한다고 해도 ㅡ
결국, 미의 궁극은 '자연에 대한 미메시스'가 아닐런지..
https://cohabe.com/sisa/2567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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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창이 크면.. 밤에는 좀 무섭지 않으신가요?
아니면.. 밖에서는 안이 안보이게 어떻게 처리를 하셨는지요?
3중로이유리(유리 두께 45mm)인데 낮에는 밖에서 안이 보이지 않습니다.
밤에는 불을 켜면 안 쪽이 보입니다.
그런데 대형 창문은 1층 주방과 손님용 거실, 2층 가족실이라고 볼 수 있는데
밤에 1층 주방은 저녁 식사 후 거의 사용하지 않아서 커튼도 치지 않고 삽니다.
2층 거실도 커튼을 잘 안 치고 살고 있습니다.
큰 창 바로 앞은 저희집 마당인데 무서울 게 있나요?
범죄 예방용 CCTV도 있고 저희 마을은 입구가 하나라서 그런지 집집마다 CCTV가 있어서 그런지
15년 간 사소한 범죄나 사고는 없었습니다.
이 집 짓기 전에 잠금장치도 부실한 10평짜리 이동식 가옥이 있었던 시절에도 혼자서도 잘 잤습니다.
남편이 부산 지사장으로 가 있을 때였는데 제가 겁이 많은 편인데도 주말에 혼자 자면서도 무섭지 않더라구요.
그 때는 저희 마을에 집도 별로 없던 시절이었음. 이상하죠?
이 마을이 저와 잘 맞는지 어쩐지 포근한 느낌이 들었어요. ㅎㅎㅎ
하여간.. 멧돼지... 이런 놈들 조심하셔야 합니다.
1층 방 창문과 테라스 쪽 큰 창은 방범방충망 설치했습니다.
밤에 문 열어 놓고 잡니다.
특수강철이라 방충망 제거하는데 장비도 필요하고 시간이 좀 걸린다고 하네요.
혹시 지하실 있는지요?
비밀의 공간 뭐.. 이런거요.
멧돼지는 봄부터 가을까지는 오지 않고 주로 겨울에 내려오는데 인적 없는 부재지주 땅에 옵니다.
왔다 간 흔적이 있으면 양평군청에 신고하면 군청 소속 사냥꾼이 와서 대형틀 놓고 갑니다.
15년 동안 틀에 갖힌 녀석이 멧돼지 2마리, 오소리 1마리입니다. 잡힌 녀석 봤는데 무셥습니다. ㄷㄷㄷ
밤에는 특히 겨울에는 집 밖으로 나가지 않습니다.
남편이 지하실을 하고 싶어 했는데 지하실은 습기 관리가 힘들어서 안 했습니다.
음.. 비밀의 공간은 두 군데 정도 있습니다만.. 별 거 없습니다.
작은 금고에도 달러나 금땡이 이런 건 없고 서류만 들어 있어유~~ 불에 타지 않는다고 해서리.. ㅎㅎㅎ
뭔가 고급스러운 느낌, 색다른 느낌의 사진입니다^^
감사합니다. ^^
저도 결과물에 흡족한 마음이 들어 일 년 동안 집 짓느라 고생한 보람이 있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