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날의 앙증맞은 자1살기도 그 일곱번째
옛날 썰을 리마스터링하고있는데 순서가 바뀌는건
그려둔 삽화의 위치를 까먹어서 그렇다
때는 또 15년 전 그 언저리인지 뭐시긴지
평화롭게 나와 내 친구 a는 공부는 집어치우고 오목이나 두고있었다
그 당시에 바둑학원이 유행이라 학교에서도 바둑세트를 놓아두는 곳이 많았는데
어림도없지 바로 알까기
아무튼 그렇게 시간을 보내던 우리 앞에 나타난 친구 b가 들고온 것은
기름에 담긴 나트륨 한 통이었다
이 미친 초등학생 십새1끼가 이걸 어캐구했지?
사실 이런 생각은 들지 않았다
우리는 아직 이 흉기의 실체를 확인하지 못했으니까...
재밌는걸 보여주겠다며 학교 생태공원으로 우리를 데려간 친구b
그러고는 뚜껑을 열어 미리 조각낸 나트륨 한 쪼가리를 집게로 집어 물 속에 던졌다
그러고는
빵!
조각이 순식간에 물과 반응해 연기와 불똥, 굉음을 일으키며 폭발했다
그제서야 우리는 그 녀석이 품에 금덩어리를 들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됐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죽는다는 말이 있는데
무심코 던진 나트륨엔 누가 오체분시됐을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우리가 원했던 것은 폭발이니까
시험을 보여준 직후 친구b는 폭탄의 신이 되었고
우리는 방과 후에 근처 개천으로 가 이걸 가지고 놀기로 했다
그렇게 방과 후 근처 개천까지 걸어온 우리
그 날은 비가 제법 와 강물이 불어났고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겼다
학교까지는 걸어서 20분도 넘는 거리였지만
폭발을 향한 열정 덕에 우리는 아무도 볼멘소리도 하지 않고 도착했다
마침 바로앞에 대형병원도 있어서 죽을만큼 다치면 실려가기도 좋았고
그렇게 시작한 나트륨 폭발쇼는
예상외로 재미가 더럽게 없었다
1. 결국 던지는건 우리가 아니라 친구b만 했고
2. 여러번 던지자는 생각에 나트륨을 너무 조각내서 단조로운 폭발만이 계속될 뿐이었다
이럴거면 왜 시발 여기까지 왔지?
학교앞에서 이집트디제이나 하지.. 이생각이 들 즈음
슬슬 우리 눈치를 보기 시작한 친구b
우리도 한번즘은 던지게 해줘야되나? 이생각을 하는 듯 싶었다
난 당연히 그걸로 만족하지 못했고
한가지 제안을 하게 된다
수십번 던질 분량을 그냥 한덩어리로 던져버리면 대폭발 아님
큰 폭발=큰 재미니까 함 해봐라
난 폭발과 희열에 중독돼있었다
그 말을 들은 친구는 잠시 입을 꾹 다물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 위험한걸 한방에?
내 친구라지만 그녀석은 나트륨의 위험성을 이미 알고 있었기에
결정에 신중함을 가하고 있었다
구라다
그냥 통 깊숙히 있는 왕건이 빼내는게 힘들어서 입을 꽉 다물고있었다
그래야 내 친구지
이야압!
주먹만한 나트륨 돌팔매가 날아갔다
죽음이 멀어지고있다
개천 한가운데에 빠진 나트륨은 그대로 펑!
수면을 미친듯이 흔들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러고는 연무와 폭음 속에서 나트륨 덩어리가 튀어나왔다
그리고는 다시 또 수면에서 펑!
조그만 나트륨과 달리 연쇄적으로 폭발하며 튕기고 폭발하며 튕겼다
그렇게 개천을 터뜨려버릴 기세로 나트륨은 광란의 뜀뛰기를 계속했고
우리 또한 흥분하며 성공적인 폭발 실험을 자축하고있었다
그게 시발 우리한테 튀어날아오기 전까진
죽음이 다가오고있었다
기습적인 폭격에 당황한 우리는 반사적으로 몸을 틀고 바깥쪽으로 도망가려했지만
상황은 순식간에 터졌다
사실 나트륨은 물에 반응하기에
그냥 맨바닥에 떨어지기만 한다면 그리 큰 피해는 없을 것이다
땅에
떨어진다면
말이지
그렇다
뒤질 놈은 어떻게든 뒤지는게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그렇게 우리는 물웅덩이와 나트륨의 환상적인 반응실험을 3미터도 안되는 거리에서 관측하게 되었다
쾅! 소리와 함께 그윽한 연기, 불똥, 충격과 공포를 뿜는 재앙의 금속덩이
남은 나트륨의 폭발력을 그대로 받아쳐먹은 우리는
축축히 젖은 모래바닥에 대자로 뻗어 잠시 쓰러졌고
어른이 올 거라고 직감하여 정신을 추스리기도 전에 도망가는 것으로
이 날의 자폭1쇼는 끝났다
그 날 이후로 나트륨의 나 자만 꺼내도 기겁을 하게 된 우리는
다시는 자의적으로 그 실험을 건들지 않았다
그 짓거리를 하고도 몸에 생활기스 좀 난게 다인 나와 잡것들은
분명히 신이 보우하신게 아닌가 싶다
소듐...소듐을 조심하라
뒤지기 싫으면
루리웹 전용
2022/08/20 13:50
용케 아직도 살아있구나!
아룬드리안
2022/08/20 13:52
사악한 코리안 폭탄마들...
크랙 헬름
2022/08/20 13:53
저 기린 자캐 예전에 타블렛 나눔했던 유게이 아니냐? 그때부터 센스가 보통 뿅뿅는 아닌 줄 알았는데 감탄사가 나오는 뿅뿅였구나.
칭찬이야 일단...
기가스웜
2022/08/20 13:53
예술은 뭐다?
마왕 제갈량
2022/08/20 13:53
신: 또 이걸 사네
시현류
2022/08/20 13:54
........용케 살아있다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