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인터넷 검색, 소니에서 약 20년 전에 출시된 DCR-TRV20 6mm 캠코더입니다)
함께 작업하는 무용수 친구들이 레트로 카메라, 캠코더 이야기를 몇 달 전부터 하길래, 2022년 이 시점이지만 중고품을 구해서 몇 가지 사용해 보았습니다.
일단 소니가 만든 4:3 비율 / 29.97fps / 480p로 기록되는 6mm 테이프 캠코더입니다.
해상도가 낮지만 특유의 질감과 색감이 생각보다 신선했습니다. 과거에는 가정용 캠코더=후진 영상 질감과 텁텁한 색감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20년 전 기기가 요즘 기기들마냥 동영상 AF를 너무나 잘 잡습니다. 소니의 실력이 갑자기 튀어나온 게 아니라 20년 전에도 이미 보통이 아니었음을 체감했습니다. 물론, 20년쯤 전에 100만원을 가볍게 넘는 기기들이었으니 2022년 기준으로는 신형 미러리스 카메라 바디 가격 정도는 되는 물건들이긴 합니다.
테이프 캠코더는 일단 테이프를 캡쳐해야 해서 하드웨어 준비가 좀 필요합니다만,
컴퓨터에 PCIe 1x 슬롯 하나만 비어 있으면 배송비 포함 만원 남짓한 IEEE1394 확장 카드 하나면 됩니다.
60분 테이프 하나를 풀로 캡쳐하면 12-13GB 정도 용량이 됩니다. (의외로 비트레이트가 높습니다) DV 테이프는 올인트라 방식으로 압축되는데 그래서인지 의외로 색 보정도 잘 먹습니다. 다만... 60분 찍은 테이프를 캡쳐하는 데에는 정확히 러닝 타임과 같은 60분이 필요합니다...
하드디스크, 메모리 캠코더도 있지만, 이 캠코더들은 전송 시간은 빠르지만 데이터를 훨씬 더 많이 압축해서 저장하고, 다 아시는 이야기지만 이미지 압축 과정은 비가역적입니다. 테이프 쪽이 화질도, 보정 가능성도 더 좋습니다.
같은 누군가를 인스탁스나 필름 카메라로 찍으면 분명 저화질임에도 어딘가 '갬성 보정'을 받아서 더 예쁘게 보일 때가 많은데 이 캠코더로 찍은 영상이 딱 그런 느낌에 가깝습니다. 순식간에 제 스튜디오에 방문하는 여학생들, 젊은 무용수들이 대단히 좋아하는 인기템이 되었습니다.
제가 올림푸스 카메라에 15mm 바디캡 렌즈를 장착해서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 주면 그것도 참 좋아들 합니다.
물론... 저화질이라서 어디까지나 같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지 상업용도로 쓰지는 않습니다만,
20년 전의 물건 앞에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네요.
http://www.slrclub.com/bbs/vx2.php?id=minolta_forum&no=1095233
위 링크의 글 보고 저도 '레트로, 빈티지 캠코더' 갖고 싶다..생각했었어요.
근데 불을 지피시는 분이 또 나타나셨.. ^^;
99년엔가 소니 pc3를 썼었는데 pc3를 다시 구할 수 있을까? 구한다해도 상태가 별로일테니 3ccd이기도 하고 비교적 최근 모델인 trv900이 낫겠지? 하며 스펙 생각하는 제가 웃겨서 말았었네요 -_-ㅋ
trv20도 체크해놓겠습니다 ㄷㄷ
ㅋㅋ 이런 기기는 3ccd니 뭐니 하는 스펙을 따지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좋은 건 이미 신형 기기로 다 할 수 있고... 굳이 그 시절의 느낌을 내려고 하는 거니까요.
구형 기기라도 너무 비싸게 사게되면 또 의미가 없죠. 꼭 갖고 싶어서 그런 거라면 몰라도 솔직히 그만한 가격을 주고 살 이유가 없죠.
개인적으로는 HD 이상으로 기록되는 캠코더는 레트로한 옛날 느낌 내는것과 상대적으로 관련이 없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해상도는 낮아도 SD 캠코더, 테이프 캠코더가 제일인 것 같아요.
그쵸 스펙은 중요치 않은데, 상태는 좀 괜찮은 놈으로 구하고 싶긴 합니다.
방금 예전에 찍었던 dv 테잎이 어딨더라 하면서 창고를 뒤지는데 2000년대 언젠가 dv 플레이어용으로 샀었던 jvc 싸구려 캠코더를 찾았네요! ㅎㄷㄷ
우선 충전중입니다 ^^ 충전 다 된다해도 배터리가 얼마나갈지 모르겠네요.
이거 신제품 뭐 지르는 것과 비슷한 즐거움이네요 ㅋ
TRV20은 구하다 보니 구해진거였습니다.
근데 풀오토 뿐만 아니라 수동 초점과 수동 노출이 동시에 가능한 기종입니다.
좀 크지만 뷰파인더도 있고... VCR 인터페이스도 잘 보이게 나와 있고.
프로급 카메라와 유사한 구성으로 되어있어서 쓰기 편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