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다 야숨에서 머리 좋게 써먹은 설정 甲.JPG

바로 포스트 아포칼립스 설정.

현대식 오픈월드는 처음 도전해보는 젤다 시리즈에서

제대로 된 오픈월드 게임을 조성하기 위해 이 설정으로 필드를 쫙 밀어버림.

이 한가지 선택을 통해 야숨이 확보한 이점은 상당히 많은 편.

게임플레이:

게임내 NPC들과 함께 복작복작 스토리를 따라가기 보다는

나의 행동과 세계와의 물리/화학적 상호작용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줌.

이 때문에 스토리적 상호작용이 많은 오픈월드 'RPG'에 익숙한 팬들 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이지만

반대로 이야기보다는 게임플레이에 집중했다고 볼 수 있다.

촘촘하게 구성된 상호작용 상태를 바탕으로

살아 움직이는 게 야숨의 세계다.

그 핵심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혹은 그 요소에만 집중하기 위해)

플레이어가 참여하는 스토리 요소는 단순할 필요가 있었던 것.

스토리:

'자유도를 추구하는' 오픈월드에서 의외로 난이도 높은게 스토리 조성법인데

이런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와 캐릭터 설정(기억상실)을 더해

야숨은 파편적인 스토리를 구성했다.

과거의 나를 기억하는 NPC들과의 만남과 맵에 숨겨진 과거의 기억.

그걸 조우하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 나의 몰입도와 경험은 달라진다.

다소 간편하게 스토리 경험의 폭을 풀어놓은것. 

개발 관점:

엄청난 수의 인물과 건물을 심리스 오픈월드로 구현하는 난이도는 상당하다.

그 복잡한 인물 동선과 오브젝트 수가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개발자 입장에서는 지옥같을 것이다.

게다가 이게 원래 위유 버전으로 나올 예정이었다고? 날 죽여주세요.

야숨은 포스트 아포칼립스라는 설정을 바탕으로

필드를 시원하게 다 밀어버리고

인구와 건물 수는 적당한 스케일로 조정한다.

특히나 수직적 모험 (클라이밍, 패러세일)도 가능케 한 게임 안에서

지나치게 복잡한 구조의 건물이 모여 있는 도시는 탐험의 직관성이 덜할 수 있다.

특히나 모험을 강조하기 위해 친절함은 좀 제거한 게임이다보니

복잡한 도시 안에서 이 게임이 흘러갔다면 플레이어가 길을 잃기도 쉬웠을 것이다.

쉽게 말해서 플레이어가 뛰어놀고 기어다닐 만한 놀이터를 위해

거슬리는 부분은 싹 파괴해버렸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설정 하나로 다 편하게 퉁쳐버린 듯한 뉘앙스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게

게임의 거의 모든 요소가 이 설정에 어울리게 작동하기 때문이다.

음악, 아트, 스토리텔링 등등이

게임의 추구하는 하나의 비전을 향해 나아가고 있고

설정은 그 중에 하나일 뿐이다.

게임플레이 하나를 위해 나머지 요소도 함께 따라간 것.

(갓겜충이냐고 오해하는 사람이 나올까봐 하는 걱정 때문에 하는 말이지만

이게 오픈월드의 정점이니 야숨만이 이뤄낸 장점이니 그런 소리가 아니라

야숨이 확보해낸 개성과 오픈월드 특징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위쳐도, GTA도, 스카이림도 각자만의 방향성이 뚜렷하게 존재하여 각자만의 방식으로 찬양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