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딸, 장문) 말딸 팬덤이 R-18G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이유.eu

자세히 쓰기 전에 일단 한줄요약하고 들어가면

말딸이라는 컨텐츠의 수명 자체와 연관된 문제이기 때문임.

잘못되면 말딸이라는 컨텐츠 자체가 시한부가 될 수도 있는 거라서.

일단 말딸에 등장하는 캐릭터들 대부분이 현실에 존재하는 실제 경주마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는 점,

그래서 마주들의 라이센스를 얻어서 실장시킨 것이라는 점 때문에

2차 창작이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는 점 자체는 말딸 서비스 초기부터 공론화되었던 이야기임

여기에 사이게임즈 측도 공식적으로 R-18G 2차 창작을 막지는 않았지만

"원본마의 마주들에게 뭘 당해도 우린 모름"이라고 우회적으로 하지 말라는 경고를 함

(공식적으로 막은건 아니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은 이 시점에서 업데이트가 멈춘 것)

그 후로 몇가지 일들이 있었는데

1. 우선 유게 말딸러들도 잘 알고 있을 세이운 스카이 사건.

말딸의 인기로 세이운 스카이와 니시노 플라워가 일반 대중에게도 인지도를 얻고 유명해지니

두 말의 마주가 기분이 좋아져서 "우리 세이운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트윗을 올림.

이것을 본 한 야짤러가 "세이운 스카이나 니시노 플라워로 야짤 만들면 어떻게 생각하심?"이라고 질문을 하는데

아마도 오타쿠 세계의 어둠을 모르고 그냥 야시시한 옷 입혀놓은, 혹은 벗겨놓은 누드 일러스트 정도를 생각했을 마주는

"뭐 그 정도야 좋지!"라고 대답해버리고 맘

이 답변이 화제가 되자 많은 야짤러들이 '오 마주가 허락한 첫 사례다!'라고 속으로 기뻐하지 시작했으나

역시 오타쿠 바닥에서 뇌절하는 놈이 나타나지 않을 리 없으니....

고어를 빠는 한 미1친놈이 마주에게 "그럼 세이운 스카이로 고어 그려서 올려도 되는거지?"라며 어그로를 끌기 시작했고

그냥 누드 화보집 정도나 생각하고 있다가 그 짧은 시간만에 오타쿠 세계의 어두움을 알게된 마주는

전언을 전면 철회하며 자신의 말들에 대해서는 2차 창작을 전면 금지하겠다며 의견을 바꿈

야짤 좀 건드려보려다 2차 창작 자체가 금지될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니 팬덤도 난리가 났고

나중에 화가 가라앉은 마주가 "R-18G"가 아닌 2차 창작은 해도 좋다"고 허락해주긴 하였으나

이 사건은 말딸 팬덤에 그동안 막연하게만 느껴지던 경각심을 다시금 되살려줌

"괜히 R-18G 만지작거리다가 마주가 빡치면 R-18G만이 아니라 2차 창작 전체가 날아갈 수도 있다."라는 것.

2. 11월 2차 창작 가이드라인 개정

시간이 지나 11월,

사이게임즈 측은 2차 창작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대놓고 "불쾌한 묘사나 성적 묘사가 들어간 2차 창작은 금지임"이라고 못박게 됨

그 전에도 마주들이 이놈 하는게 무서워서 말딸은 사실상 R-18G 금지인 셈이긴 했으나

우회적으로 하지 말라고만 했지 아예 금지로 못 박은 적은 없는 사이게임즈가

갑자기 가이드라인을 개정해서 아예 확실하게 R-18G는 금지라고 못을 박아버리니

말딸 팬덤은 "뭐지? 뭔 일 있었나?"라고 생각하게 됨.

물론 많은 말딸러들의 머릿속에 떠오른 사건은 위의 세이운 스카이, 니시노 플라워 마주 사건이었고

그래서 "아 그 일 때문에 사이게임즈도 빡쳤나보다 or 마주들의 항의가 있었나보다" 정도로 생각했는데.....

아래의 일 이후로 갑작스러운 가이드라인 개정의 이유에 대한 새로운 가설이 떠오름

3. 11월 전설적 경주마 "신잔" 라이센스 관련 소동

일본의 전설적인 경주마 중 "신잔"이 있음.

국제 규격의 그레이드제 도입 이전 일본 경마에서 가장 큰 대회 8개를 추려 "8대 경주"라고 불렀는데,

(사츠키, 도쿄 더비, 국화상의 클래식 3관 + 트리플 티아라 중 2개인 벚꽃상, 오크스 + 봄, 가을 텐노상 + 아리마 기념)

이 중 5관을 차지한 전설적 명마임

심지어 차지하지 못한 3관도 나갔는데 못 딴게 아니라 일정 문제로 안 나간 것이고,

최종적으로 19전 15승의 말도 안 되는 기록을 세웠는데 여기서 4패조차 2등이었음. 그냥 전설 그 자체인 말임.

오죽하면 이 말의 이름을 딴 "신잔 기념"이라는 대회가 있음.

(말딸에도 나옴 클래식 1월 전반, GⅢ / 교토 / 잔디 / 1600m(마일) / 우, 외측)

그런데 11월, 한 말딸 오픈챗에서

자신이 신잔 마주의 증손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신잔 라이센스 체결됨 곧 말딸에 나옴 ㅋㅋㅋ"라는 글을 올림

당연히 사람들은 저질 어그로 취급을 하고 있었는데

그 유저가 자기가 증손자 맞다는걸 인증한답시고 신잔이 우승한 대회들의 우승기를 사진 찍어서 올려버림

참고로 신잔의 우승기는 우승 이후 사진이 공개된 적이 없어서 어디서 적당히 퍼온 사진일 가능성은 0%

당연히 전설 중의 전설 신잔이 말딸에 나온다는 놀라운 사실에 트워터가 달궈지기 시작하자

이게 법적인 문제라도 될까봐 당황한 오픈챗 관리인은 트위터를 통해 "그거 가짜 뉴스임"이라며 수습 시작.

하지만 정작 신잔의 마주에게 문의하니 신잔의 마주는 '그거 유출되도 괜찮음 저희 신잔 많이 기억해주세요~'라며 쿨한 반응을 남김

그 이후 해당 증손자는 13살짜리 잼민이로 밝혀지고

"신잔 실장은 아직 확정된거 아니니 이야기를 너무 퍼트리진 말아주세요" 정도로 수습되고 끝났으나....

최초 유출자인 13살짜리 증손자가 진짜 증손자가 맞았다는 점과

마주측이 라이센스 사실을 부정하지 않고 그냥 확정된건 아니다 정도로 흘렸다는 점 등을 근거로

'신잔 라이센스 획득 자체는 사실이나 엠바고로 아직 공개하지 않는 걸 잼민이 증손자가 멋대로 유출시켰다.'로 거의 결론난 상태.

뭐 이거 자체야 그냥 해프닝이고 신잔이 실장된다는 건 좋은 소식이니 그냥 그러려니 하면 되긴 한데....

4. 문제는 가이드라인 개정과 신잔 라이센스 썰이 둘 다 같은 시기(작년 11월)였다는 점

여기에서 말딸 팬덤은 가이드라인 개정의 이유가 마주들의 라이센스 요구조건이 아니었을까라는 추측을 하게 됨.

즉 사이게임즈가 신잔의 라이센스를 따기 위해 마주측과 협상을 하던 중,

마주측이 말의 명예에 누가 될 수 있는 불쾌하거나 선정적인 2차 창작을 확실하게 막아줄 것을 요구했고,

이에 사이게임즈 마주측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개정한 것이 아닌가하는 추측이 나온 것임.

이게 갑작스러운 것은 아닌게

이전부터 말딸측에 라이센스를 불허한 마주들의 상당수가

"미소녀 모바일 게임과 오타쿠 문화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서"라는 이야기가 있었음.

사이게임즈 측은 당연히 이런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애를 써왔고.

그렇기에 만약 정말 가이드라인 개정이 마주들의 요구 사항 때문이라고 한다면

앞으로도 말딸이 새로운 말들의 라이센스를 얻기 위해서는 R-18G 2차 창작을 철저히 막아야한다라는 결론이 나오게 됨

5. 말딸은 신규 말의 라이센스 = 컨텐츠 수명이나 다름 없음

수많은 게임 리뷰어들이 짚고 있으며 수많은 말딸러들 역시 공감하듯이,

말딸이라는 컨텐츠의 가장 큰 매력 요소 중 하나는 현실 경주마들에 대한 고증임.

단순한 창작물이 아니라 현실에 있었던 스토리와 연관되어 있다는 점, 반대로 그 현실의 스토리가 충실하게 고증되어 있다는 점.

그렇기 때문에 말딸이라는 컨텐츠의 수명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새로운 경주마의 라이센스를 따올 수 있느냐 문제와 직결됨.

계속해서 신캐를 출시할 수 있느냐는 컨텐츠의 수명과 직결되는 요소인데,

말딸의 경우 원본마와의 연계가 컨텐츠의 중요한 요소인만큼 자체 창작 캐릭터를 출시하는 것만으로는 유저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어려움.

문제는 사이게임즈측이 아직 라이센스를 따지 못한 말들이 너무 많다는 점.

특히나 오르페브르, 부에나 비스타, 젠틸돈나, 스테이 골드 등의 역대급 명마들의 마주인

일본 최대의 마주 그룹 중 하나, 샤다이 그룹의 라이센스를 아직도 따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음.

이 때문에 샤다이 그룹을 설득하기 위해 사이게임즈의 모회사 회장이 직접 경마 사업에 참여해 공을 들이고 있는데,

특히 샤다이 그룹과 친분을 쌓기 위해 샤다이 그룹 출신의 육성마를 많이 구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음.

그런데 이 샤다이 그룹이 라이센스를 주지 않는 이유도 위의 사항들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것.

샤다이 그룹의 소유주 요시다 가문은 상당히 보수적인 성향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 보수적인 성향으로 인해 오타쿠 문화를 좋게 보지 않아 라이센스를 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 일본쪽의 공공연한 추측임.

결론적으로, R-18G 2차 창작으로 뇌절하는 사람이 나오면 나올수록

사이게임즈가 신규마의 라이센스를 따와 신캐를 출시할 수 있을 가능성은 낮아진다고 볼 수 있는 것임.

특히나 2000년대 이후 명마들 상당수의 라이센스를 쥐고 있는 샤다이 그룹을 설득하기 위해 온갖 공을 들이고 있는 시점에서,

이 샤다이 그룹이 "역시 오타쿠놈들은 안 돼. 우리 말로도 이딴 2차 창작 만들 거 아냐. 라이센스 못 줘"라고 결론을 내리는 순간

수많은 매력적인 명마들이 그냥 출시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것.

스테이 골드, 오르페브르, 부에나 비스타, 젠틸돈나 이런 말들을 말딸에서 영영 볼 수 없어진다고.

이미 지금도 신캐 출시 텀이 빠르지 않은 점이 단점으로 꼽히고 있는 상황인데

여기에서 새롭게 추가할 명마들의 라이센스가 날아가버리는 것은 곧 컨텐츠 자체가 시한부 인생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가 됨.

창작캐나 잡말딸 추가하는 걸로 버티기엔 한계가 있으니.

말딸의 R-18G 2차 창작 금지를 단순히 '마주가 이놈하는게 무서워서' 정도로 생각해선 안 됨.

아직 라이센스를 주지 않고 있는 마주들이 말과 목장의 이미지에 얼마나 민감한지,

그런 마주들을 설득하기 위해 사이게임즈가 어떤 똥꼬쇼를 하고 있는지를 안다면

그냥 그런 2차 창작을 만드는 것 자체가 컨텐츠의 수명을 얼마나 갉아먹는 행위인지를 생각해야함.

말딸경찰 같은게 등장할 수 밖에 없는 데에도 이런 배경이 있음.

가령 말딸을 열심히 하고 있는 오르페브르 팬이 있다고 생각해보자.

그는 하루빨리 샤다이 그룹과의 라이센스 협상이 잘 되어

오르페브르가 말딸에 실장되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겠지?

그런 사람이 말딸 야짤 그려서 판매하는 사람을 보면 어떻겠어.

저 새끼 때문에 오르페브르가 영영 말딸에 실장되지 않을 수도 있는 거라고.

어느 뒤틀린 오타쿠 하나가 만든 고어짤이, 푼돈이나 벌어보자고 생각없이 그린 야짤이 마주들을 화나게 하면

그 결과물로 딥 임팩트와 오르페브르를 말딸에서 보게 될 기회가 영원히 사라질 수도 있는 것이고,

마주들을 설득하기 위해 갖은 똥꼬쇼를 벌이고 있는 사이게임즈가 마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어떤 대응을 할지는 불 보듯 뻔한 일임.

결론은

하지말라면 하지마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