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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편의점 일기.TXT

조금전 경찰 다녀간 사건 관련해서,
해당 손님이, 저도 고소하고 경찰도 고소한다고 큰소리 치고 가셔서
기록 차원에서 잊어버리기 전에 최대한 자세히 적어놓을겸
매번 이런 일 있을때마다 한풀이(?) 비슷하게 하는 자게에 오늘도 일기 올릴겸... 적어봅니다.
(손님이 문을 열고 들어선다. 누군지 보자마자 마음이 철컹 내려앉는다. 매번 술먹고 오면 행패부리고 시비거는 바로 그 손님이다)
"어서오세요!"
"아 오랜만이네. 나 오늘 취했어"
"네... 기분좋은일 있으셨나봐요!"
"됐고!, 그거줘봐 내가 매번 사는거"
"네?! 어떤..."
"이사람이 내가 여기 그렇게 오는데 아직도 몰라"
"네..."
"바나나우유 4개 묶은거"
"아! 네!"
(우유매대로 달려가 바나나 단지우유 네개를 집어 계산대 위로 올려둔다. 그사이 해당 손님은 핫바 매대에서 핫바들을 고른다. 나는 또 불안함이 느껴진다. 항상 저기 어딘가를 둘러보고 나서 나를 불러서 시비를 거는게 이 손님의 패턴이기 때문이다)
"이봐!"
"네?!"
"당신... 장사 그렇게 하는게 아니야"
"네... 무슨..."
"이거봐이거. 상했어. 완전히 맛이 갔어"
"네?!"
(핫바매대로 달려가 손님이 말한 소시지를 살펴본다)
"손님... 이거 유통기한도 아직 많이 남았고..제가보기엔 정상인데..."
"이게 어딜봐서 정상이야! 이거봐! 색이 얼룩덜룩 하고 군데군데 하얗잖아!"
"아...손님, 소시지는 원래 색이 좀 얼룰덜룩하기도 하고...안에 다른 성분들이 혼합되어있어서..."
"당신! 장사 이따위로 하면 안돼..."
"아..."
스크린샷_2017_06_06_오전_2.24.21.png
(사진은 문제의 제품. 구글링)
"됐고, 빵 어딨어"
"빵매대는 저쪽에 있습니다(빵 매대로 안내해드린다)"
(한참을 빵 매대에서 부스럭 소리가 난다)
"이봐! 이리봐봐!"
"네!"
"이거봐 기간 지났어!"
"네?!"
"6월 6일까지야. 오늘이 며칠이야?!"
"지금 자정 넘어서 6월 6일이요... 아직 24시간정도 남은거에요.."
"이싸람이! 이봐! 당신같으면 이딴거 사겠어?!"
"아... 빵은 저희가 원래 받을때부터 기간이 짧게짧게 유지되는거라.. 거의 하루 이틀정도에요..."
"내가 다 아는데, 당신 이 물건 어디서 떼왔어!"
"네?!"
"어디서 물건 받았냐고"
"본사에서 받죠...."
"내가 다 아는데, 이렇게 유통기한 하루나 이틀 남은거 반값에 사온다는거 다 알아!"
"네?! 그게 무슨....."
"됐고! 이따위로 장사하지 말아!"
"네..."
(그리고는 다른 빵을 집어서 계산대로 가져온다)
"(계산대 위에 있는 바나나 우유와, 본인이 조금전에 집어온 빵과 쿠키 몇가지를 가리키며) 이것들 계산해줘"
"네..."
"아 잠깐!"
"네?!"
"단팥빵 이거 유통기한 지났어..."
"네?! 잠깐만요...확인해볼께요..."
"그래 봐봐"
"손님... 오늘이 6월 5일, 아니, 자정이 지났으니 6월 6월인데요. 이 빵은 6월 9일까지거든요..."
"당신 그렇게 장사하는거 아니야"
(이 순간 제가 화를 좀 더 참았어야 했는데, 그러면 그냥 빨리 이 손님 내보낼수 있었는데...참지 못했습니다. 한두번이 아니라 매번 이러니.. 쌓인게 폭발했나봐요)
"손님, 그러시면 이 빵 그냥 빼드릴께요. 바나나우유만 계산해드리겠습니다"
"이봐!!! 당신!!! 그런식으로 장사할꺼야?!"
"당신이라고 하지 마세요. 저도 똑같은 사람인데, 그런말 들으면 기분이 좋겠어요?"
"그래 당신이라고 안할게. 나이많이 먹어서 좋겠다"
"아..손님, 그런식으로 말씀하시면 제가 기분이 어떻겠냐구요. 입장을 바꿔서 한번 생각해보세요"
"당신 그따위로 장사하는거 아니야!"
"손님, 당신이라고 하면서 삿대질 하지 마시라구요.... 하아..."
"유통기한 지난거 팔고! 제품 곰팡이 핀거 팔고말이야!!"
"아, 손님... 유통기한은 지금 지난게 단 하나도 없고, 소시지 저건 곰팡이가 아니라 원래 소시지들이 얼룩덜룩하고 그런거잖아요...안에 다른 성분들이랑 배합되면서..."
"당신! 자꾸 그럴꺼야?!"
"아...죄송한데요. 경찰 부르겠습니다. 저랑 대화하면 안풀리는거 같아서. 저도 화좀 삭히고 경찰분들 오면 같이 이야기 하시죠"
"그래! 불러! 당장불러! 빨리오라그래!!"
(담당 경찰분이, 무슨일 있으면 아무때고 전화하라고 주고간 명함으로 전화를 거니 받지를 않는다. 괜히 미안하다.. 오늘 근무일이 아닌가보다)
"이봐 당신! 경찰 불렀어?!"
"지금 여기 담당하시는분이 안받으셔서요... 112로 부를까요?!"
"불러! 당장오라고해! 누가 잘못했는지 따져보자고해!!!"
(112에 전화한다. 경찰 바로 보내주겠다고 한다)
"이봐당신! 경찰 불렀어?!"
"네..."
"왜안와! 당장오라고해!!!"
"방금 전화했잖아요. 지금 1분도 안지났어요"
"당장오라고해!!"
"네..."
(경찰이 매장으로 전화를 한다. 신고한거 맞나며, 정말 출동해야 하는지 확인한다. 도움이 필요하다고하니 알았다고 하고 출동하겠다 한다)
(3~5분쯤 지났나? 경찰이 도착했다.)
"무슨일이세요?"
"아...죄송합니다 바쁘실텐데 출동하게 해서.."
"아닙니다. 취객때문에 신고하셨다고...."
"네...저기 저분....(말이 끝나기 무섭게 손님이 말을 끊는다)"
"이봐! 당신 경찰이지!"
"네. 그렇습니다. 무슨일이십니까"
"여기 수퍼가 유통기한 지난걸 팔고 장사를 막..."
"유통기한 지난거 파셨어요?(경찰이 나에게 물어온다)"
"(한숨을 쉬며....) 하아... 아니요.... 유통기한 3일 남은걸 지났다고 하시고, 소시지 색깔 얼룩덜룩하다고 곰팡이 핀거 판다고 하시고....뭐...그런;;"
"손님, 유통기한 지나지도 않은건데, 안사시려면 안사시고 그냥 가세요"
"이봐! 당신 경찰이야?! 경찰이 여기 편의점 편이야?! 편의점을 위해 일해?!"
"아니요. 그런게 아니구요... 손님게서 그걸 사기 싫으시면 안사시고 그냥 가시면 된다구요"
"가만있어봐! 경찰이 국민을 위해 일해야지!!"
"선생님, 선생님도 국민이시지만 저기 계신 저분(나를 가리키며)도 국민이세요.... 지금 술드시고 이러시면..."
"내가 술먹은거 어떻게 알았어!!"
"술냄새가 이렇게 많이 나잖아요..."
"내가 화가 안나게 생겼어?! 유통기한 지난걸 파는데"
"(경찰분 이쯤되니 좀 화나심...) 아니, 그러니까 안사시려면 안사고 가시면 된다고요..."
"아니 이사람 지금 그게 할소리야? 완전 또라이네..."
"네?! 지금 또라이라 하셨어요?"
(이쯤에서 같이 온 나머지 다른 한명의 경찰관이 핸드폰? 처럼 생긴 무슨 촬영기같은거로 영상촬영을 하기 시작한다)
"그래! 내가 당신한테 한말이야! 경찰이 국민을 위해 일해야지 여기 수퍼마켓을 위해 일하고, 당신이 무슨 여기 대리점 사장이야?!"
"손님, 물건이 마음에 안드시면 안사고 가시면 되구요. 저기 저분(나를 가리키며)도 손님께서 안사겠다 하시면 안팔 권리가 있어요"
"허허 참.. 이상하네! 당신 그렇게 할바엔 경찰 때려치고 편의점이나 해. 당신 딴데서도 그래?!"
"제 개인 사생활까지 언급하진 마시구요. 물건이 마음에 안들면 안사시면 된다구요"
"이봐 당신! 이런 또라이가있나..."
(경찰분 화 많이나셔서 큰소리로 소리지르며 싸우기 시작한다)
"저기요! 안사시려면 안사면 되구요. 살게 있으면 빨리 계산하고 가시면 된다구요!! 지금 여기서 업무방해 하시는거잖아요!!"
(같이 온 나머지 한명의 경찰관이 영상촬영을 하다가 중간에 둘 사이에 끼어들어 말리는 형국이 되버렸다)
"그냥 사실꺼만 사고 얼른 나가시면 되요.."
"이봐! 당신 둘다! 내가 고소할꺼야! 얼씨구! 지금 나를 동영상을 찍어?! 나도 카메라 있어!!"
(본인 카메라를 꺼내더니 동영상으로 자기를 찍는 경찰관을 찍는다. 경찰과 손님이 서로 마주보며 상대방을 향해 동영상을 촬영한다)
"내가 이거 당신들 고소하고 여기도 고소할꺼야!"
"네!! 그러세요!!!!"
"경찰이 편의점을 위해서만 일하고말이야!!"
"손님.. 알았으니까 필요하신거 얼른 고르세요"
(나를향해 소리치며)
"저사람이 내가 산다고 했던거 안판다고 했다고!!!"
"아..손님..... 팔려고 해도 유통기한 지났다고 하시고, 색이 변했다고 하시고..... "
"내가 고른거 고대로 갔다놔!!!"
"하아..."
(경찰관이 대화에 끼어들어서 나만 들으수 있게 작은 목소리로) "얼른 그대로 가져다 놓아세요..."
"네... 아까 소시지 두개랑...빵이랑 쿠키랑.."
"이봐! 그 소시지 유통기한 지나서 안산다고!!!!"
"네, 이건 빼드릴께요"
"그럼 이 빵이랑 쿠키랑....이 나머지것들 계산해드릴까요?"
"이거 완전 또라이아니야... 바나나우유!! 내가 바나나 우유도 골랐잖아!! 그거 몰라?!"
"하아... 네 바나나우유도 챙겨드릴께요"
"그걸 기억못해 완전 또라이네 이거.."
"네.. 여기있습니다. 다 해서 XXX원입니다. 할인카드 있으세요?"
"이봐! 내가 그거 없다고 여기 올때마다 몇번을 말해! 나 무시해?!"
"네. 없으시면 바로 계산해드릴께요. 전부 XXX원입니다. 영수증 드릴까요?!"
(이때 경찰이 나를향해 눈을 찡끗하며 그런거 물어보지 말고 얼른 내보내라는 듯한 제스쳐를 취한다)
(***할인카드랑 영수증은 일부러 물어봤어요. 나를 고소하네 본사에 신고하네 어쩌네 하길래. 본사에서 교육받은 그대로 일부러라도 더 하려고)
"내가 당신들이랑 경찰들 전부다 고소할꺼야!!!"
(문을 박차고 나간다)
(손님이 나간후 경찰은 나에게 다가오며) "이런거 어떻게 참으세요. 바로 신고하세요"
"죄송해요. 저분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술만 드시면 이러시는분인데, 매번 제 선에서 참고 응대해드다가 .. 참고참다 제가 폭발해버려서 제선에서 처리 못할거같아서 신고했어요. 바쁘신데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앞으로는 바로 신고하시고, 둘이있을때 말고 다른사람이 옆에 같이 있을때 신고하세요. 그래야지 모욕죄가 성립이 되요. 다음부터는 모욕죄로 해서 처리하세요. 이런거 어떻게 다 받아주고 일해요"
"네...감사합니다. 저 괜히 저희때문에 죄송한데 드링크라도 하나 드시고..."
"아닙니다. 그런거 안받습니다"
"네.. 안녕히 가세요"
...오늘 하루는 이렇게 시작했습니다.

댓글
  • 의지백점 2017/06/06 02:51

    사건사고가 잦다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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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X70 2017/06/06 03:36

    개구라에요..혼자하는 망상이죠..일기니 뭐니해서..
    이사건이 진짜 있었으면 CCTV영상 공개하면
    30만원 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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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X70 2017/06/06 03:38

    왜자게이들은 이글만큼은 의심없이 믿는지 이해가안됨ㅋㅋㅋ
    그냥 소설쓰는건데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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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peninfo 2017/06/06 03:50

    제가 자게에 편의점 글 쓰는게 많이 미우셨나봐요...
    동영상은 개인정보도 있고, 관련 법을 제가 알지도 못하고
    본사측의 입장도 있는거고....자영업이지만 이게 자영업이라 하기도 애매한 부분이고...
    30만원 주신다는거 굳이 받고싶지도 않고;
    그냥 방금 CCTV 돌려서 폰카로 찍고 최대한 저희매장 정보 흘러나가지 않게 크롭해서 올려볼께요....
    왜 그렇게 남을 미워하고 비아냥하고 그러시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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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peninfo 2017/06/06 03:51

    이미지 등록 버튼 눌렀는데 계속 로딩만 되고 올라가지 않네요. 새로 글 쓸께요.... 거기에 파일첨부 하면 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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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흙수저는흙흙하고울어요 2017/06/06 02:53

    ㅇ럭37ㅏ저3838거ㅏㅁ7ㄷ7쒸바아아아아알
    고생이 많으십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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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일리언♥ 2017/06/06 02:55

    아 빡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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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이밍™ 2017/06/06 02:57

    보살이시네요.........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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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o캐논/kr에이브이itz 2017/06/06 02:59

    에릭클랩튼의 레일라 한 번 듣고 가세요. 고생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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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햏자 2017/06/06 03:06

    저도 장사하지만 유난히 사고가 잦네요?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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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의자유 2017/06/06 03:15

    술취해서 공권력에 시비붙이는놈들은
    호되게 다스려야한다고 봅니다
    그냥 잡아뒀다가 그담날 훈방조치하는건 아니라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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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idsummer 2017/06/06 03:17

    암걸리겠다는
    저런건 손님이 아니라 손놈이라는
    다른 사람이 옆에 있을때 신고 모욕죄
    좋은거 배웠네요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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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아냄새 2017/06/06 03:33

    저분도 어디서 저런거 당하고 오셔서 화풀이하시는 걸꺼에요.
    다들 아픔을 주고 받는 것 같아 맘이 아프네요.
    글쓴이님이 다 받아주고 참아주시니 그나마 더이상 아픔이 전파되지는 않을 것 같아요.
    너무 큰일 하셨어요. 아프시겠지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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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떻게든살아가겠지 2017/06/06 03:43

    술취한 사람치곤. 너무 행동이나 기억이 자세한거 같은데요 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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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minF 2017/06/06 03:58

    힘내세요.
    내공 생기면 손님 얼굴만 봐도 대처법이 떠올라요.
    더 심한 손님도 많아요.
    지금 6년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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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쁘라비다 2017/06/06 04:13

    술취한 사람은 답이 없지요.
    본인은 기억도 못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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