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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거슬러 온 LP판 - 드디어 노가다 끝

아.. 드뎌 LP판 정리가 끝났습니다.
수건을 꼭 비틀어 짜서 한 장 한 장을 닦다 보니 손목에 무리가 왔어요.
파스 붙이고 수건을 탈수기에 짜서 마저 닦았습니다.

남편과 가까운 음악 매니아이신 지인 분께서 거의 10년 간 듣지 않았던 LP입니다.
연세 드시니 LP보다는 걸기 편한 CD와 FM 라디오를 주로 들었다고 하십니다.
현재는 유튜브 음악을 천 곡 정도 목록에 저장해 놓고 주로 들으신다고.
평생 음악과 음향기기에 심취하셨는데 나이 드니 편안한 게 젤 좋다시네요.
해 볼 만큼 다해 보신 분이 가는 길인가 봅니다.


세어 보지는 않았는데 족히 7백장은 되는 것 같습니다.
그 분의 인생이 담겨 있는 LP판을 대하자니 존경심마저 듭니다.
한 장도 예외없이 속지에 ㄴ자로 꺾어서 넣어 놓으셔서
방치해 두었던 10년의 세월이 무색하게도 LP판 상태는 최상입니다. ㄷㄷㄷ

지인께서 LP판을 딸들에게 가져갈거냐 물었더니 단호하게 거절했다고.
음악을 즐기지 않은 사람에게는 아무리 좋은 음악도 소음에 불과하지요.
음악과 음향기기 사랑을 묵묵히 견뎌준 지인의 가족도 대단하고
음악은 잘 모르지만 지금부터라도 알아가고 싶어하는 저의 남편도 대견합니다. 쓰담쓰담~~

손 닿기 편한 곳에 모짜르트, 베에토벤, 브람스.. 를 위시해서
제가 자주 들을 것 같은 작곡가의 콘체르토와 소나타 위주로 분류했습니다.
글렌 굴드는 30장 가까이 되는데 꺼내기 쉬운 곳에 배치했습니다.

아직은 좋아하지 않는 교향곡이라든가
제가 잘 들을 것 같지 않은 LP는 책장 위쪽에 눕혔습니다. (LP판 세울 자리가 모자람)
지인의 분류법은 오리지날 원판은 별도로 분류하는 등 LP판의 급수에 따른 분류를 하신 듯합니다.
잘 모르지만 명판도 있고, (기이하게도) 핑크 플로이드의 Money가 들어있는 뜯지 않은 앨범도 있습니다.
제가 즐겨 들었던 그라모폰에서 나온 모짜르트, 베에토벤, 브람스의 콘체르토 형식과 소나타가 많습니다.
그 분과 저의 취향이 비슷한 것 같습니다.



수납장 아래 쪽부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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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판 받으면서 LP 수납 전용 원목장도 함께 받았습니다.
미국산인데 크기도 적당하고 층별로 분리가 되어 이동하기도 용이합니다.
샌딩하고 라커칠 새로 먹일까 하다가 오리지날리티를 그대로 살리기로.
테라스에 내 놓고 컴배트 뿌려서 소독하고 일 주일 정도 거풍하고 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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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으로 올라가는 계단 아래에 작은 창고가 있습니다.
본래 소형금고와 벽난로용 착화제, 카메라 관련용품 수납장이 있었는데
카메라용품 수납장을 다락으로 올리고 이곳에 자리잡으니 동선도 좋고 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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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도에 있는 빌트인 수납장엔 DVD, CD 수납장입니다.
동선도 이 정도면 양호합니다.
아일랜드 바 테이블에는 저의 전용 컴으로 블로그 포스팅을 위한 사진 편집용입니다. (음악 들으면서 사진 편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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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객이 집 구경을 하고 싶어하십니다.
사생활 존인 침실까지 다 보여드립니다.

그런데 이것저것 만지는 사람들이 정말 못마땅합니다.
JBL L65 스피커만 해도 그렇습니다.
오리지날리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프러시안 블루의 스피커 커버.
L65가 70년대 제품이니 근 50년간 올 나감 없이 보존되었다는 건 경이로운 일입니다.
그러자면 전 소유주가 얼마나 아꼈을지 충분히 짐작되고도 남는 일.
저 역시 그 마음을 이어가야 한다고 다짐했는데..

보호용 커버의 모서리를 아무렇지 않게 비비고 (스킨의 모서리는 쉽게 올이 나감)
LP판을 저의 허락도 없이 뽑아서 테두리 안 쪽을 집어서 꺼냅니다.
음향기기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것 같은데
스피커는 우퍼를 추가로 설치해야 한다는둥 확신에 찬 조언을 하기도 합니다.

특히 연세 드신 분들이 주로 그러십니다.
나이 들면 삼가하는 마음이 젊은 사람들보다 더 들고 그럴 것 같은데..
안방과 연결된 드레스룸 화장대 위에 올려 있는 카메라도 만지고..
제가 좀 까탈스럽다 할 수는 있겠지만.. 참 이해불가.
댓글
  • 오양골金完起 2022/07/01 11:30

    은은한 음악이 전해옵니다~

    (8SeAZJ)

  • 고래공주 2022/07/01 11:32

    아.. 들으셨군요.
    제가 음악을 좀 크게 듣는 편이라서 오양골님댁까지 들렸을 겁니다. 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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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두호빵맨 2022/07/01 12:05

    인테리어로도 훌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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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래공주 2022/07/01 12:14

    인테리어. 저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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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몬 향기 2022/07/01 13:52

    몇해전에 젊은애가 스콜피온스에대해서 막떠들었는데
    모른척 듣고말았는데 레코드판보니까 생각나네
    창소년시절에 그사람들 노래엄청들었는데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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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래공주 2022/07/01 14:18

    아, 스콜피온즈 저도 엄청 좋아합니다.
    특히 도입부의 휘바람 소리가 인상적인 'Wind of Change' 즐겨 듣지요.
    달콤하고 리드미컬한 멜로디여서 사랑 노래인가 싶은데
    가사는 모스크바 거리를 걸으면서 변혁의 바람에 대해 생각한다.. 이런 내용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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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래공주 2022/07/01 14:20

    핑크 플로이드 LP가 미개봉으로 있는데
    클래식 매니아라 그런지 스콜피온즈 LP는 없었습니다.
    CD를 구입해야 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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