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애가 성묘 한 마리를 키워보라고 데려다 놨지요.
창고에서 밥 주고 그랬는데 창고 문을 열어놨더니 가출.
이웃들에게 카톡으로 사진 보내고 수배 내렸습니다.
두세 달 동안 두 내외가 온 동네를 '두부야~ 두부야~~' 부르고 다녔죠.
가출해서 돌아오지 않은 두부입니다.
어느 날인가 두부 비슷한 녀석이 저희집에 자주 오는 겁니다.
길고양이답게 잔뜩 경계하는 눈치지만 멀리서 말도 건네고 멸치도 놔주고 그랬더니
가끔 회랑에 앉아서 휴식하다가 가곤 했지요.
우리 내외가 녀석을 두부2라는 의미로 '두투'라고 이름 짓고
가끔씩 올 때마다 이름을 불러주었더니 알아 듣는 듯하기도.
딸에게서 사료 얻어다가 밥 주고 그랬어요.
배가 좀 불룩한 것이 좀 이상하다 싶긴 했는데 임신중이었나 봅니다. (우린 몰랐음)
한참 동안 오지 않더니 아주 가끔씩 오면 밥 주고 그랬습니다.
3월 중순인가 배가 홀쭉해서 오길래 그 때 출산한 걸 알았어요.
길고양이 밥 주는 거 저도 말리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천적이 없는 환경에서 이상 번식을 하는 것이 생태계에도 사람의 거주 환경에도 좋지 않거든요.
친정엄니께서 늘 하시던 말씀.
"내 집에 온 손님은 물 한 그릇이라도 대접해야 한다."고.
어릴 때 지나가는 거지에게도 (옛날엔 동네에 거지가 있었음)
찬밥이지만 반찬 두세 가지 소반에 받혀서 툇마루에서 먹고 가게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내 집에 들어온 손님인데 내칠 수도 없고..
캣맘충이라고 비난해도 어쩔 수 없음. ㅜㅜ
양평군청에 TNR (중성화 사업) 신청했습니다.
'올해 예산은 다 소진됐고 예산도 적고..' 담당 공무원의 응대가 영~ 시원치 않네요.
언제쯤 가능하냐고 했더니 '내년 이맘 때 쯤이나..?' 라고.
두투는 회랑의 돌 바닥에 엎드려 휴식하는데
절대 방석이 올려져 있는 원목 의자에 올라가지 않습니다.
고양이들이 본디 나무 재질과 방석을 엄청 좋아한답니다. 얌체처럼 난짝난짝 올라가지요.
고양이가 깔끔하고 뽀송한 방석이 깔린 의자에 올라가지 않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법인데
두투는 절대 올라가지 않습니다..
밥 챙겨주는 게 고마워서인지 미안해서인지 본래 젊잖은 성격인지.. 정말 정말 기특합니다. ㅎㅎ
요즘은 새끼 3마리를 데리고 딱! 3일 간격으로 울집에 옵니다.
3일은 무슨 루틴인지..???
사료 주면 두투는 먹지 않고 새끼들에게 양보합니다.
새끼는 치즈 한 마리에 까망이 2마리, 모두 3마리입니다.
까망이들이 나무 타는 사진을 딸에게 보냈더니
"어~? 이건 냥이가 아니라 곰새낀데~" ㅎㅎㅎ
아직까지 두투가 경계를 많이 합니다.
새끼들 밥 먹고 있을 때 물 떠주려고 접근하면 저한테 하악질도 합니다.
석 달 넘게 밥 주는데도 아직도 믿지 못하는 듯.
영상 촬영을 위해서 가까이 접근했더니 새끼들을 품 속으로 끌어안고 보호하네요.
https://serviceapi.nmv.naver.com/flash/convertIframeTag.nhn?vid=7B68...
길고양이 새끼들이 저희집 텃밭을 놀이터로 아는 듯.
두투네 가족이 놀이공원에 놀러 왔나 봅니다. ㅎㅎ
https://serviceapi.nmv.naver.com/flash/convertIframeTag.nhn?vid=0DA2...
두투 가족은 3일 간격으로 저희집에 옵니다.
와서 하루 종일 놀다가 하루 밤 자고 가는 것 같습니다. (늦은 밤까지 있었는데 아침에 보면 없음)
새끼들은 어미인 두투의 보호 아래 텃밭 밖으로는 나오지 않지요.
두투가 독박육아로 지치면 혼자 회랑으로 와서 휴식합니다. (이때 두투만 따로 밥을 챙겨줌)
새끼들이 이제 슬슬 텃밭에서 나와 마당으로 나오기 시작하네요.
https://serviceapi.nmv.naver.com/flash/convertIframeTag.nhn?vid=8902...
네 마리가 말뚝 박으면 어쩌나..? 걱정했더니 딸애가 그러네요.
고양이는 자식하고도 영역을 공유하지는 않는다고.
울집에 오는 날까지는 돌봐주려고 합니다.
https://cohabe.com/sisa/2486521
길고양이 두투 - 두부 대신 온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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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글 잘 읽었습니다^^
캣맘충이라고 비난하는 댓글 올라올 줄 알았는데..
고맙습니다. 웅웅~~~
고양이에게 간택당한다고 하죠...^^
좋은 사람 알아보는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