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피스의 독자라면 누구나 잊지 못할 고잉 메리호.
메리호와 이별을 다룬 워터세븐 에피소드는 감동적인 수미상관으로도 팬들에게 감동을 남겼지만 무엇보다 당시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은 일행간의 오해로 일어난 불화 과정이였다.
오랫동안 혹사를 당하여 더 이상 항해가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은 고잉 메리호.
메리호의 선장으로서 동고동락했던 루피는 처음에 인정을 못하며 현실부정을 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배를 이끄는 '선장'으로서 현실을 부정하며 동료들을 위험에 빠트릴 것이라는 말에 말을 잇지 못하는 루피.
작중에서 루피가 상대방의 말에 반박도 못한 경우가 손에 꼽는 것을 생각해보면 루피에게 동료애가 얼마나 강한지를 알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하다.
이후 2억 베리를 빼앗겼을 뿐더러 수치를 당한 우솝을 위해 복수를 하며 프랑키 패밀리를 작살낸 루피 일행.
그런 상황에서 담담하게 메리호와 이별을 고하여 동료 뿐만이 아니라 독자들에게도 충격을 주는 루피의 발언.
동료인 우솝을 배려하기 위함인지 아니면 자기 자신의 심란한 마음을 숨기고 싶어서인지 겉으로 아무렇지 않은 모습을 보이며 배를 바꾸자고 말하는 루피.
하지만 자세한 사정을 알지 못하는 우솝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2억 베리를 빼앗겨 수리비가 부족하여 메리호를 고치지 못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만다.
메리호와 이별하는 것은 자기 자신 역시 슬픈 일이였기에 어떻게든 무덤덤한 표정을 연기하며 큰 결정을 한 것이였지만 그런 마음도 몰라주면서 목소리를 올리며 자책감을 가지는 우솝의 모습에 결국 참지 못하고 감정이 폭발해버린 루피.
그런 상황에서 몸과 정신 모두 정상이 아니였던 우솝은 메리호와 이별해야 한다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며 선장인 루피를 향해 겨우 메리호의 가치는 그것밖에 안되냐는 억지를 부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루피라고 해서 우솝만큼이나 메리호를 소중하게 여기지 않을리가 있겠는가?
대놓고 면상이 썩으면서 분노한 루피는 우솝에게 조선공도 아니면서 무슨 판단과 함께 매달리냐는 폭언에 가까운 발언을 하고 만다.
비록 루피가 하고 싶은 말은 '넌 조선공이 아닌데 메리호와 이별하고 동료를 선택하는 내 마음을 왜 몰라주는 거야?'라는 의미겠지만 나미를 포함한 다른 동료가 봐도 그건 우솝을 무시하는 발언에 가까웠다.
그런 상황에서 우솝은 루피가 그저 뱃장사를 하는 놈들에게 속아 넘어가 메리호를 버리려고 한다면서 억지를 연이어 나간다.
그런 상황에서 결코 하면 안되는 말을 하고만 우솝.
누구보다 동료를 소중하게 여기는 루피에게 있어 이런 말은 가슴에 못을 박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사실상 이전부터 동료들 사이에서 자신이 진정 '필요'한지 종종 의문을 품었던 우솝.
그런 우솝에게 있어 메리호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상처입은 '동료'였고 그렇게 메리호와 작별하는 일행은 자신 역시 언제든지 쓸모가 없다면 버릴지도 모른다는 오해에 빠졌을지도 모르는 상황.
그런 상황에서 루피와 우솝의 말다툼은 연이어 계속되고...
연이어 메리호와 자신의 관계를 비하하는 발언에 자신 역시 우솝만큼이나 괴롭다는 속마음을 털어 놓으며 루피는 동료에게 하면 안되는 말을 하다가 상디에게 걷어 차이는 지경에 이른다.
아무리 감정이 격해졌어도 방금 자신의 말은 개소리였기에 루피는 바로 사과를 꺼내지만 그런 말에 오히려 본심이라고 매도하는 우솝.
그렇게 오해에서 시작된 동료들의 파탄은 지금 봐도 독자들이 분노와 안타까움을 느끼게 하기 충분하다.
그리고 이후 일어나는 둘의 결투는 성우들조차 울음을 금치 못할 정도였으니 당시 독자들이 어떻게 느꼈을지는....
만☆족한 듀얼리스트 2022/05/31 16:14
저 에피소드는 지금봐도 존나 명작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