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시체를 숨기는 농사 게임.jpg

몇년 전, *tipofmyjoystick이라는 레딧 게시판에 글이 올라왔음.

(* 기억이 안 나는 게임을 찾아주는 게시판임.)

그런데 그 유저가 찾는 게임은 뭔가 이상하고 기괴했음.

이 유저가 기억하는 게임은 하베스트문과 같은 게임인데

아내와 싸우다가 아내를 살해한 뒤

경찰에게 들키지 않고 아내의 시체를 여기저기 옮기면서 숨기고

동시에 농사도 지어야하는 게임이었음.

농사 게임 + 시체 숨기기 게임이라는 이 기괴한 조합의 게임은

2000년대 초반에 출시되었으며

3D 게임도, 쯔꾸르도, 플래시 게임도 아니었다고 함.

사람들은 이 유저가 책, 만화, 영화, 다른 게임같은 다른 매체로부터 접한 내용을

게임이라고 착각해서 만들어진 기억이라고 생각하거나

걍 주작 어그로라고 생각했음.

그런데 몇몇 유저가 저 의견에 동조하며 자기도 비슷한 게임을 해봤다는 경험글이 올라옴.

토렌트에서 저 게임을 다운받은 적이 있다.

내가 해본 게임이 저 게임인 것 같다 등등.

점점 상황은 미스터리해지면서

그 게임이 우리도 잘 모르는 제 3세계에서 만든 게임이거나 

개인이 만든 게임 모드가 유출된 것이라든지 새로운 추측도 생겨남.

원본 글을 올린 유저는 나중에 다시 등판하면서

자신의 기억과 도움이 될만한 새로운 정보를 적극 제공하기 시작했음.

그리고 한 유저가 주시한 정보는

그 유저가 Vinesauce라는 스트리머 그룹의 게임 플레이를 자주 보곤 했다는 것.

이 사람은 그 스트리머 그룹의 엄청난 분량의 게임플레이 영상을 다 뒤져보기 시작했고

마침내 그 곳에서 단서를 찾아냄.

저 스트리머 그룹의 한 게이머가 Glabal Defense Force라는 플2 게임을 하면서

곤충형 외계인을 잡아죽이는 중,

곤충이 나오는 Body Harvest라는 닌텐도 게임을 언급했음.

"그런데 Body Harvest라는 이름 막 하베스트 문이랑 비슷하지 않냐?ㅋㅋㅋ"

라는 의식의 흐름식 잡담이 시작되었음.

그런 잡담은 곧

"막 실수로 아내를 죽이고 이를 의심하는 경찰로부터

아내의 시체를 숨기면서 농사를 짓는 게임같다."

라는 스트리머식 잡담으로 이어졌음.

그리고 한 팬이 저 내용으로 저퀄 팬영상을 만듬.

하필 그 영상의 캐릭터도 하베스트문의 캐릭터고

저 영상이 게시된 시기도 원본글의 유저가 글을 올린 시기와

1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음.

그래서 마침내 저걸 찾아낸 유저는 저걸 보고 착각한거 아님?이라고 글을 보냈고

원본글의 유저도 저게 맞는것 같다고 말한뒤

게임을 찾기 위해 애써준 유저들에게 감사글을 올림.

도시전설로 퍼질 뻔했던 그 게임은

그렇게 한 유저의 만들어진 기억이자 착각이었다고 깔끔하게 밝혀짐.

실제로 그 게임 루머에 영감을 받아

누군가가 진짜로 그 evil farming game의 개발을 시작하기도 하는 등,

여러 파장을 낳았던 기괴한 게임 루머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