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전두환정권시절.
아버지는 원하는 대학에 가기위해 재수를 준비하고 있었다.
나름 잘 사는 집안 막내아들이였던 아버지는 재수학원에 다니고 있었다.
그날도 어김없이 가방에 국영수책등을 챙겨서 문을 나섰고 버스를 탔다.
만원 버스에 몸을 실은 아버지는 생각했다.
'오늘따라 버스에 사람이 많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아버지는 재수학원에 빨리 도착하고 싶은 마음 뿐이였다.
하지만!
사건은 그떄 일어났다!
아직 내려야하는 정류장에 도착하지 못했는데
다른 정류장에서 사람들이 일제히 우르르르 내려버리며
그 인파에 떠밀린 아버지도 같이 내려버리고 말았다.
시위를 하려고 했던 대학생들이였던것이다.
하지만 이미 시위를 알고 있었던 경찰들이 나타나 대학생들을 연행하기 시작했다.
아무도 입도 뻥끗못하게 하고 경찰버스에 태웠다.
거기엔 아버지도 있었고 그길로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게 되었다.
아버지에게 욕을하고 무례하게 굴며 가방에 불온서적이 있을것이다 라며
가방을 다 쏟아 냈는데 나온거라고는
국영수 책들 뿐이였고
경찰은 왜 말을 안했냐고 오히려 타박했다.
아버지는 내가 아니라고 했는데 억지로 경찰버스에 태웠고 말도 한마디도 못하게 했는데
어떻게 하냐고 욱해서 대들었었다고 한다.
결국 그날 할아버지까지 경찰서에 와서 아버지가 경찰서 밖에 나온건 밤12시였다고한다.
그날 아버지는 재수학원 못가서 공부 못한것과 12시에 경찰서에서 나온 것이 너무 화가 나서
경찰들을 겁나 싫어하게 되었고 경찰이 썩어 빠졌다 -->경찰이 썩어빠진건 나라가 썩어빠졌기 때문이다-->대학가면 학생운동 할태다!!로 빌드업되었다.
한편 아버지는 학력고사 3개월전에 당구에 빠져 서울연고대못가고 경기대에 가서 매우 억울해 하셨다.
(다녔던 재수학원은 어지간하면 연고대는 무조건 보내는 곳일정도로 좋은곳이였다고 한다.)
억울해 한 이유는 평소엔 공부도 대충하던 둘째 큰아버지가 대충 학력고사 보고 경기대에 갔기 때문이다.
여튼 경기대에 입학하시고 전선에 서진 않았지만 학생운동을 하셨다고 한다.
요히라 2022/04/24 02:23
당구는 어쩔 수 없지
spectatory 2022/04/24 02:24
하필이면 3개월 전에
공허의 문별이♥ 2022/04/24 02:25
경영학과 졸업하셨는데 후에 중국집을 경영하게 되어 농담으로 아버지 전공살리셨다고 농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