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영 이상했습니다
드레스 피팅시간 맞춰 메이컵샵에 가서 처음 만났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함께해주실 헬퍼님이시죠?"
이러면 대개 네~ 그러거나 안녕하세요~ 그럴테죠
그러면 아이구 오늘 고생 많으시겠지만 정말 잘 부탁드립니다 뭐 이런 식으로, 형식적이지만 첫인사 나누고 일 시작하잖아요?
근데 "아니면 제가 뭐하러 이러고 있겠어요?" 이러는 겁니다
제가 뭐 싸가지없게 퉁퉁대며 말한것도 아니고 생글생글 웃으며 90도 폴더인사 드리면서 여쭤본건데 말이죠
뭐지? 라는 생각 들었지만 그냥 넘어갔습니다
잠시후에 티아라 고르고 나서 헬퍼가 신부님께 티아라를 양손 모아서 들고 있으라는겁니다
그래야 작가님이 찍는다고...
어차피 찍으려던 거니까 그래 뭐 잘했네 싶으면서도 속으로는 "저양반 좀 오바하네" 싶었죠
하지만 "와 오늘 신부님 복받았네요. 헬퍼님이 정말 베테랑이신가봐요 ^^" 하며 칭찬을 하니까
자기가 지금 헬퍼 15년차라서 치러낸 식만 수천개라고 하더군요
아무튼 그래그래 좋은게 좋은거지 하면서 식장으로 이동하는데까지는 괜찮았습니다
저는 신호 안걸리고 잽싸게 가서 주차 마치고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신랑신부 차가 잠시후에 들어오더라구요
어차피 신부님은 정문 앞에서 내리시잖아요
그래서 정문앞에 서서 하차씬 찍게 잠시 내리지 말고 기다려 달라고 하니까
헬퍼가 여기다가 이렇게 차를 세우면 안된다는 겁니다
웨딩홀 앞은 대략 3차선 정도 되는 공간이어서 설령 전세버스가 들어온다해도 충분히 지나갈수 있는 자리고
또 신랑신부 차량은 어차피 혼주칸에 세우니까 거기서 내리고 그 옆에 주차하면 되는 곳이예요
"여기 공간 넓어서 괜찮아요 신랑님 셔츠 카라 한쪽 안으로 들어갔으니 그거만 바로잡아 주세요" 라고 했는데
그냥 문 열고 바로잡아도 될것을 굳이 신랑을 내리라고 하더니 셔츠를 만지는 겁니다
저거 #@&^#년 아닌가 싶은 생각이 슬슬 들기시작하면서 울화가 치밀더라구요
첫타임 예식이어서 홀연출이랑 야외연출을 좀 길게 할수 있었는데 중간중간에 신부님께 이거 망가지면 변상해야 한다는 얘기를 제가 들은것만 대여섯번을 하네요
그렇다고 제가 무리한 연출을 하거나 신부님이 조심성없게 막 움직이신것도 아닙니다. 그냥 늘 보던 그대로의 평상시의 연출이고 평상시의 신부님이었거든요
신부님이 조심스러워서 긴장하실까봐 "오늘의 키워드는 변상인가봐요 ㅎㅎㅎ"하고 제가 농담을 하니까 신부님이 그제서야 웃으시더라구요 어이가 없어서 원...
야외에서 베일 날리는 씬이 있었는데, 바람이 불더니 베일이 신부님을 덮으려고 하는겁니다 그래서
"아 저 죄송한데 바람이 갑자기 부네요. 죄송한데 신랑신부님 자리 바꿔서서 한번 다시 갈께요"그랬죠
힘들어 죽겠는데 처음부터 그런것도 못보냐며 이번에는 베일 던지고 슬슬 걸어서 나가는군요
(돌아와서 보니 연사중에 헬퍼 빈자리가 없어서 기둥을 그려 넣어야 하게 생겼습니다;;;)
이게 뭐? 라고 생각하시는 실장님도 계실테고 혈압 오르신 실장님도 계실텐데, 여기까지는 저도 그냥 그래 오늘 똥밟았네 생각하고 말았어요
결정적으로 퇴장씬이었는데,
이런 사진..
.
이거 대부분 많이들 찍으시잖아요?
저도 늘 찍는 컷입니다만... 이거 하면서 플라워샤워 하려고 일부러 식장 직원분께 부탁드려서
플라워샤워 퇴장때 한번이랑 마지막에 한번만 더 해 달라고 미리 부탁드려 놨었습니다
(리모콘 누르면 천장에서 떨어지는 시스템)
근데 플라워!! 해서 이미 리모콘은 눌러졌고 베일요!! 하는데 베일을 안날리는 겁니다
베일요 베일!! 그랬지만 안날리고 계속 들고있는거예요
그래서 "왜 안날리세요?" 물었더니
자기가 베일 예쁘게 나오게 들고 있을테니 그걸 찍으라는 겁니다
그냥 날리세요 빨리요!! 그러는데도 계속 들고있더라구요
그래서 "찍었어요 찍었으니 빨리 날려요" 그러니까 그제서야 날렸는데
이미 꽃잎은 다 떨어져서 없더군요;;
꽃잎이야 나중에 합성해서 붙이면 되긴 하겠지만 정말 그순간 발로 차서 자빠뜨리고 싶었습니다
뭐 이런 &%~#*같은 %#%이 다 있지? 싶은게
하루가 지났어도 분이 가시질 않네요
연회장 갔더니 그지랄 해놓고도 밥은 잘도 쳐먹고 있는데
스테이크 접시에 머리를 쳐박아버리고 싶은걸 이를 빠드득 갈면서 웃었습니다 ㅎㅎㅎ
별 #@@
https://cohabe.com/sisa/2430611
높으신 헬퍼님 만난 썰(혈압주의)
- 10대, 20대, 30대 게이머의 차이점 [25]
- Trust No.1 | 2022/04/18 08:31 | 862
- 말딸) 수수께끼의 주최자 [5]
- 사카키 코지로 | 2022/04/18 02:59 | 1517
- 소전)웨딩카구팔x2 [5]
- 연람 | 2022/04/17 23:26 | 1218
- a7m4 장터 미개봉 가격 [3]
- 브금브금브금 | 2022/04/17 21:11 | 743
- @)유치원복이 싫은 씨뺫이 [5]
- 빛의운영자スLL | 2022/04/17 19:33 | 378
- 버튜버) 아빠의 아름다운 턱선 [3]
- RunRun | 2022/04/17 17:24 | 1237
- 바이킹 병사에게 겁탈될뻔한 여자의 정당방위 [6]
- 우가가★ | 2022/04/17 15:26 | 978
- 유튜브 알고리즘 레전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
- 내마위 추종자? | 2022/04/17 13:26 | 869
- 배트맨의 정체를 알고 있는 빌런들 [14]
- 앙베인띠 | 2022/04/17 11:02 | 1707
- 박지성 제주도집 [8]
- 레드포스트 | 2022/04/17 08:31 | 571
- 높으신 헬퍼님 만난 썰(혈압주의) [7]
- 해피스냅퍼 | 2022/04/18 10:57 | 1002
Ssang nyeon 이네요.. 고생많으셨습니다 ㅠㅠ 비상용 혈압약 챙기셔야 ㄷ ㄷㄷ
영어로 해주시니 뭔가 있어보이네요 ㅎㅎㅎ
글에서 분노가 생생하게 느껴지네요.... ㄷㄷㄷ
헬(hell)퍼를 만나셨네요.
와 시적인 표현이십니다
ㅎㅎ 고생하셨네요. 이런건 끝나고 신부님한테 다 말해서 샵통해서 클레임 들어가게 해줘야 합니다.
예상컨테 글내용 봐서는 이미 클레임 경험 다수있을듯하네요..
저한테 무슨 감정이 있을리가 없으니 늘 이렇게 한다는 뜻일것 같네요
나중에 보정본 전달할때 꽃잎이랑 기둥얘기 하면서 신부님께 슬쩍 전달하려구요
고생 하셨습니다.
예식의 주인공분들이 헬퍼를 잘 못 만났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