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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백도 이제 예전처럼 좋은 것 사기가 힘드네요
제가 지금까지 취미부터 약 20년간 카메라를 사용하면서 장비 운반용이 아닌 메고 다니면서 쓰는 촬영 가방 용도로 감히 최고의 카메라 백이라고 할 수 있는 가방을 2개 뽑자면 싱크탱크포토의 스피드레이서 2.0과 로우프로 패스포트 슬링 3 입니다. 솔직히 예뻐서 쓰진 않습니다. 둘 다 못생겼습니다. 하지만 쓰기에 이보다 좋은 백이 아직도 없네요. 지금은 둘 다 오래전에 단종됐구요. (패스포트 슬링 3은 재작년까지는 국내에서 해외구매 없이 새것 구입이 가능했습니다. 지금은 해외구매는 되는 것 같은데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네요. 아무리 좋아도 굳이 그 가격으로 살 물건은 아닌 듯 하구요.)
이 가방들의 특별한 장점은 사용할 때 몸에 착 달라붙고, 무거운 장비를 수납해도 어깨가 편합니다. 그리고 장비를 넣고 빼기가 아주 좋고, 내부 공간 활용이 아주 끝내줘서 크기에 비해 수납량이 대단히 많습니다. 특히 스피드레이서 2.0은 전문가용 카메라 백 제작회사 시대의 싱크탱크포토가 정말 심혈을 기울여 만든 가방 같습니다. 단점이라면 둘 다 노트북 수납 공간이 없습니다만... 개인적으로 기동력을 중요시하는 숄더 카메라 백에 노트북 수납은 에러라고 생각합니다. 노트북을 굳이 수납하려면 좀 더 큰 백이어야겠죠.
패스포트 슬링 3은 6년간 사용하다가 내부 수납 공간의 지퍼가 망가져서 예비로 사 둔 똑같은 새것으로 교체해 쓰고 있는데, 스피드레이서 2.0은 기본 가격이 20만원 중후반으로 많이 비싸서 예비를 사둘까 말까 어물어물하다가 이젠 어디서도 살 수 없는 물건이 됐네요. 마모가 심하지만 그래도 스트랩이라도 새것으로 교체하면 될 것 같은데 이젠 그것도 살 수가 없네요.
카메라 수요가 적어지고 미러리스화로 카메라 바디나 렌즈들의 기본 크기가 많이 달라져서 가방들이 많이 애매해졌습니다. 크기에 비해 수납능력이 나쁘거나, 자잘한 기능은 많아졌지만 가격만 비싸지고 사실 벨트나 스트랩, 지퍼, 포켓 등의 편리함, 내구성이나, 장비를 가득 수납했을때와 비었을때의 효율이 다 좋은 가방을 찾기가 매우 어렵네요. 싱크탱크포토가 다소 비싸긴 해도 전문용으로 참 좋았지만 2010년대 중반부터 마인드시프트랑 같이 물건을 만들면서 전반적으로 물건들의 충실함이 덜어지는데 가격만 비싸져서 사고 싶은 생각이 안 들었습니다. 싱크탱크포토가 잘 나갈 때 많이 헤매던 로우프로가 요즘 오히려 상대적으로 훨씬 좋은 물건을 생각보다 저렴하게 잘 만들고 있구요. 근데 수입사가 세기 피앤씨로 바뀌면서 가격이....... 조금 맘에 안드네요. 그리고 싱크탱크포토는 가방 스트랩을 매다는 고리 부분에 스트랩 고리 쪽은 금속, 가방 고리는 직물로 해서 부드럽게 소리 없이 작동하면서도 튼튼하고 분리가 쉽게 만들어 놔서 좋았는데 로우프로는 플라스틱 고리에 플라스틱... 튼튼한 건 문제없는데 부드럽지도 않고 장비를 많이 담으면 고리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납니다.
빌링햄이나 돔케같은 클래식 브랜드들은 사실 요즘 시대에 맞지 않는 부분(렌즈나 카메라 등 기본 수납품들의 크기나 비율이 많이 달라졌고, 필름카메라 시대의 백들이다보니 디지털 카메라를 위한 액세서리들을 수납하기도 애매합니다)이 많기도 하구요. 굳이 카메라 백같이 생기지 않은 가방이어야 할 필요는 전혀 없으니 좀 더 효율적이고 튼틈한 백들이 여러 종류 있었으면 좋겠는데 참 쉽지가 않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어쩌니 저쩌니 해도 실사용은 원래부터 전문 카메라 백 회사들의 제품들이 좋습니다.
전문회사들의 물건들은 외모는 상대적으로 못생겼지만 원래 이런 물건은 쓰는 사람의 몸의 연장선 상에 해당하는 물건이다 보니 자잘한 부분들에 담긴 사소한 노하우가 전체적인 사용성에 굉장히 큰 영향을 주게 됩니다. 전체적인 외모 뿐만 아니라 디테일에서 쓰기 좋으면서 예쁘기까지 하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지만... 어쨌든 예쁜 것과 쓰기 좋아야 하는 것 중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쓰기 좋은 것이 먼저인 거죠. 핫한 새 브랜드들이 반짝 하고 사라지는 이유가 대부분 이 문제입니다. 개인적 관점이지만 카메라는 '동료'의 개념이라서 조금 불편해도 예쁘면 웬만하면 참을 수 있지만 가방은 '내 몸의 일부' 개념이라 사소한 것들이 불편하면 절대 견딜 수가 없습니다. 정작 써 보니 묘하게 불편한 것들이 있는거죠. 뭔가 하나를 흔적 없이 빼내거나 하는 일이 디자인적으로 굉장히 어렵습니다. 이 부분에 제조사의 노하우가 있습니다. 한두 번 시도해보다 실패한 뒤로 이제는 아예 비전문회사나 다른 분야에선 전문이지만 카메라 백에서는 전문.. 인지 모르겠는 회사의 제품은 아예 살 생각도 안 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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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착 달라붙고, 무거운 장비를 수납해도 어깨가 편합니다.-> 이 부분 공감합니다. 거기에 더해서 장비가 가벼워지면 더 좋더라구요. 나이가 들었나....;
몸에 붙어야 피로가 적고 보호도 잘 돼죠 :) 나이들어서의 문제와는 전혀 다릅니다. 예전에도 그런 점이 좋아서 저 가방들을 샀던 거니까요.
백팩 하나 사긴 해야 하는데.
실물을 보기가 어려워서 ㅠ 짐작만으로 사자니 ㅠㅠ
그렇지요 이젠 실물 보고 살 전시장도 별로 없는.....
가벼운거 찾으시면 매틴 클레버250 괜찮습니다. 로우프로 프로텍틱 450aw2 쓰다가 허리 나갈거 같아서 바꿨는데 한결 가볍네요. 그리고 장비 많이 챙길거 대비해서 씽크탱크포토 롤러더비도 하나 샀는데 의외로 수납이 많이 안되네요 포켓? 이 많이 없어서 그런지 모두 안에다 넣어야해서요. 그래도 허리에 부담이 안되니 구입은 했는데 사용빈도는 낮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