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 전 막연한 믿음으로 샀던 갠적으로 최악의 파인더 상태 M3를 수리보낸지
일주일. 낙향하신 김학원 선생님이 계신 홍성에서 연락이와서
부랴부랴 휴가를 쓰고 오늘 다녀왔습니다.
사실 일전에 포럼에도 속상했던 구매후기를 썼지만 반 포기상태로
사진도 찍는둥 마는둥 다 처분하고 싶은 맘이 컸던걸
최근에서야 보내게 되었네요ㅎ
택배로도 충분히 받을 수도 있었지만 같은 충청도니 멀지 않겠다는 생각
(2시간 넘게걸리더군요 ㅋㅋ)과 함께 꼭 한번 뵙고싶다는 생각이 커서
설레는 마음으로 다녀왔습니다.
저 또한 여전히 작은 시골에 살고있지만서도 낯선 곳은 언제나 마음이 들떠서
일찍 도착해서 주변 한 바퀴 돌았는데 참으로 정겹습니다.
너무 들떴는지 필름도 안 챙기고 결국 어색하게 폰카모드ㅎㅎ
첫 인상은 초라함과 쓸쓸함이 느껴지는 작업실 모습 이었지만
긴 얘기를 나누고 많은 말씀을 들으니 비로소 선생님 다운 작업실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던 입구 모습입니다.
아직도 집에갈 때 배웅 나오시는 그 모습이 아른거리네요.
사실 작업실 내부를 무턱대고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뭔가 존중받아 마땅할 곳을 쉽게 찍는다는 생각이 들어 이내 마음을 접었어요.
제 닉네임에서 유추할 수 있을 법도 한 애증의 짜이스이콘 한숨이 나옵니다.
그리고 그 유명한 전설의 KH-1 꿈만같던 시간이었네요.
KH-1호의 업글버전을 여전히 작업하고 계신듯한데 시간이 없으셔서
못하신다는 부분에서는 뭔가 같은 유저의 모습이 느껴져 더 따듯한 기분이 들었어요ㅎㅎ
깨끗해진 바디보다 선생님과 얘기하는게 우선이었던게 스스로도
웃음이 났습니다.
가장 큰 문제였던 이중상 흐림은 단순한 이유로 쉽게 해결이 됐고
이중상패치의 듬성듬성한 크랙은 이 정도의 문제로 수리를 할 필요가 있겠냐
하셔서 저 또한 그냥 마음을 비웠습니다.ㅎ
최근 사진이 아닌 사진기로 인해 알게된 인간관계에서 속상했던 일도
이야기 해보면서 조언도 들으며 두어시간 참 행복했습니다.
올 해 마지막에 가장 기억되는 날이 아닐까 싶어요
여전히 이 글을 쓰면서도 아까의 시간이 어찌 지나갔는지 모르겠네요.
이제 제법 아픈 흔적이 많이 사라진 카메라를 보고 있으니 맘도 아무는건지
오늘의 시간 때문에 조금 정이 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다 내다팔고 쳐다도 보기 싫은 마음도 크지만
결국 선택도 내 몫, 아쉬움에 쓴소리 한번 못한 것도 내 탓이라 생각하고
먼저 변해야겠다 싶은 하루였네요. 할 말은 하고 살 수도 있어야..ㅎ
낼부터 또 열심히 셔터 눌러볼까 합니다.
따뜻해지는 하루였네요
https://cohabe.com/sisa/2374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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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멋진 글과 사진은 추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내에서 라이카 가장 오래, 많이 만지신 분 아닐까합니다.
보성 윗층에 계실 땐 거기서 촬영했던 단편 영화에 참여했던 기억도 있네요
벌써 십년전 이야기군요 ㅎㅎ
간간히 수리때문에 방문했던 사람으로써 많이 만나뵙지 못했지만, 짐싸신다는 글 보고 아쉬웠었는데..라이카 유저로써 잘 계시는 소식을 이렇게 나마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