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전, 프랑스 어느 중소도시에 살고 있는 제 동생과 오랜만에 카톡으로 화상통화를 했습니다.
자주 연락을 하는 스타일이 아닌데...무슨일이지? 했습니다.
TGV로 2시간 걸리는 파리까지 재외국민투표하러 가겠다고 합니다.
여비도 만만찮지만, 평소 정치에 거의 관심없는 동생이라 의외였습니다.
"프랑스 방송에 나와 쪽팔려 죽겠더라. 대대적으로 방송했다. 아나?!
대통령 부인될려는 사람이 집권하면 기자들 조지겠다고...어떻게?!!"
지난 금요일 밤늦게 1년에 한 두번 연락하는 판사 친구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뭔가 하고 싶은 답답한 이야기가 있는데... 시간이 시간이라 월요일에 점심이나 먹자고 했습니다.
그냥 해본 소리인 줄 알았는데, 월요일 아침 댓바람부터 확인 전화를 하더군요.
점심은 이런 저런 싱거운 얘기하며 끝내고, 커피 한 잔 하잡니다.
그러고는 가슴에 답답한 이야기를 풀어 놓네요 봇물처럼 말입니다.
지극히 정치적 견해에 극도로 조심하던 전형적인 판사친구였는데,
정경심 교수 판결부터 이야기하였습니다.
"판사 생활 18년동안 형사재판을 저렇게 하는 거 처음 봤다.
이런 적어도 형사 재판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재판이다. 판사들 다 안다.
4년이 뭐냐. 강도상해정도가 4년이다. 자신들이 조금전 세운 증거판례도 그냥 깡무시했다.
그런데, 법원 내에서는 어느 누구도 여기에 대해 아무런 말을 일체 하지 않는다.
본보기로 조국 교수를 "그냥 닥치고 때려잡는 짓"을 한 거다.
다른 판사들 이런 야만적인 광경에 대해서 외면하거나 내심 동조하는 분위기다.
이렇게 돌아가는 법원 조직이라는 것에 엄청난 혐오감이든다.
한참을 울분을 토해내고, 이번 대선에 너무나 두렵다고 했습니다.
시험(사시, 행시, 기자고시) 잘 본 영악한 범생들이 자기들 몇푼 챙길려고
나라를 완전히 꺼꾸로 돌리려하고, 그 방법도 너무 비열하다..."
2시간 가까이를 커피전문점에서 그 친구 답답한 속풀이를 들어주고 긴 점심시간을 보냈습니다.
여러 선거 겪어 보면서 이런 위기감은 처음입니다.
기대감 내지 마뜩치 않음 정도였지, 위기감 내지 공포감은 처음입니다.
그런데 용기를 내서 정의감을 발동하는 시민들이 꿈틀대는 것 같습니다.
민주주의에 대한 애착이 유달리 강한 대한민국 시민들의 양식을 믿습니다.
동생에게 왕복 기차표 값이나 보내줘야겠습니다.
근데, 꽤 되네요 ㅎㅎ
87년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의 제일 큰 위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자신들에게 고분고분하지 않는 언론을 조진다는거죠
투표장 안에서는 냉정해질겁니다